감기 기운으로 잠을 설친다. 아침에 좀 일찍 일어나서 짐정리를 대충 해놓는다. 휘도 슬슬 눈을 뜬다. 이제 시안과는 작별이다. 애증의 시안이다. 병마용과 화산을 준 반면 더위와 3번의 박물관 퇴짜를 준 애증의 도시이다. 원래 계획대로 산림공원에도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어디 사람이 살아가면서 모든 면이 만족스러운 경우가 얼마나 있었던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내어주는 것이 어쩌면 교환의 법칙에 부합되는 것일 것이다. 시안은 더위만 아니면 도시도 깔끔하고 사람들도 활기차 보여서 좋은 도시처럼 보인다. 나중에 다시 들릴 기회가 있다면 조금은 선선한 시기에 다시 오고 싶다. 시안은 충분히 걸어다니고 싶은 동네이다. 내가 중국에 오기 전에 가지고 있던 선입견들은 조금쯤 잘못 되었다는 것을 여행 중반이 넘어가면 느끼기 시작한다. 중국은 시끄럽고, 더럽고, 불친절하고, 교통질서가 엉망이라는 선입견. 물론 우리나라나 일본에 비하면 그런면이 당연히 보인다. 하지만 하나하나 조금씩 변경되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쓰레기는 함부로 버리지만 수시로 치워주고 쓰레기 통도 아주 가까이 있다. 사람의 마음이란게 간사한게 그런 모습이 자꾸보이면 조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마도 몇 년 후면 그러한 모습은 많이 개선되 있을 것이다. 교통은 신호체계를 정부에서 바꾸어 주면된다. 현재는 보행신호에 직진신호에 좌회전 신호를 동시에 준다. 보행자나 운전자나 자기 신호다. 바뀌겠지... 시끄러운건 공중도덕이 자리잡으면 조금씩 바뀌겠지. 물가나 모든 것이 우리나라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지 않은 듯해서 우리나라 분발해야 겠다.


10시 30분경 그 동안 정들었던 시안 Z-MON 호텔을 떠난다. 시안을 방문하실 분들 종루 근처에 숙소를 잡을 것이 아니라면 여기 추천한다. 싸고 깔끔하다. 종루까지 조금 걷긴하지만 걸어갈 수 도 있다. 체크아웃을하고 지하철을 타고 시안북역으로 간다. 지난번 화산에 갈 때도 이용하였기에 눈에 익다. 발권은 이미 핑야오에서 하였기에 바로 승강장으로 진입한다.


역시나 시간이 남지는 않는다. 약 30분 전이다. 시안에서 낙양까지 약 2시간 거리다. 기차는 시속 304km를 넘나든다. 약 4~500km거리이다.



가이드북을 참고해서 숙소 근처를 핸드폰에 저장하고 뤄양고속역에 내려, 역시나 택시 기사들을 뿌리치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버스 정류장에서 한 아주머니께 상하이시장을 물어본다. 물론 핸드폰에 저장된 내용이다. 자신도 잘 모르는지 여기저기 버스 표지판을 보며 75번을 타라고 알려준다. '세세'와 고개를 숙여 답례한다. 75번은 1원의 요금이다. 핸드폰 GPS를 켜서 간신히 신호를 확보하고 저장된 슈퍼8 호텔의 위치를 가늠해본다. 역에서 9km정도이다. 맵을 확인하며 버스의 경로를 살핀다. 500m를 남기고 버스가 방향을 튼다. 우리는 미련없이 바로 내린다. 500m 정도야 요즘 걷는 것에 비하면 너무 짧은 거리이다. 배낭을 짊어지고 배낭여행자 부자는 느리지만 꾸준히 걷는다. 3시가 되어가고 있어 배가 고프다. 체크인 후 바로 밥을 먹어야겠다.

슈퍼8호텔은 중국뿐만아니라 여러나라에 체인을 가지고 있는 저가 호텔 그룹인 모양이다. 물론 카운터 영어는 기대하지 마시라... 이제는 눈치껏 여권과 체크인 용지에 사인을 잘하고 있다. 야진도 100원 걸고 문제가 됐던 카드 결재도 잘되서 한시름 놓는다. 왜 카드가 문제였는지 모르지만 한국의 한과장이 카드사에 문의해 주었는데 카드사는 잘모르겠다고 했단다. 아무튼 신경써준 한과장에게 감사하고 한국 돌아가면 소주 일 잔 사야겠다.


룸은 Z-MON에 비하면 떨어지지만, 베이징의 레드크로스와 큰차이 없다. 이만하면 우리 부자 누워 편히 지내기에 충분하다. 아마 제일 싼방인 듯 싶다. 사진의 의리의리해 보이는 방들은 사진기술들 덕분인가 싶다.


호텔 맞은편에 Dicos도 있고 싸고 맛난 집도 있다. 오늘은 조그만 중국 식당에 들어가 닭도리탕에서 고추가루를 뺀듯한 것과 돼지뼈 조림에 고추가루를 뺀듯한 놈을 먹는다. 의외로 맛이 좋다. 15원 20원인데 밥까지 포하되어 있어 한 끼 식사로 훌륭하다. 35원이면 6,000 조금 넘는 정도이니 둘이 식사로 가격도 적당하다.


식사 후 호텔로 돌아와 조금 쉰 후 6시가 넘어서 상하이시장을 둘러보기로 한다. 그런데 걸어가다 보니 빗방을 조금씩 보인다. 결국 시장은 추후에 가기로 하고 호텔앞 마트에 가서 휘가 먹고 싶다는 멜론과 칼을 하나 구입한다. 멜론은 9.6원으로 2,000원도 하지 않는다. 달고 맛나게 조금 남기로 둘이 모두 먹어 치운다.

우리 한여사께서 이 일지를 열혈 애독하신다고 한다. 감기 걸린 것을 아셔서 휘엄마가 걱정하실텐데 알려줬을 일은 없고 어떻게 아시냐니 제수씨가 알려줘서 혼자 알아서 들어와 새벽까지 일지를 기다리신단다. 대단한 양반이시다. '사랑하는 한여사 오늘은 일찍 글을 올려 드리니 읽으시고 일찍 주무세요~' 그리고 다음날 오전에 읽으세요. 여기 인터넷 사정에 따라 늦게 올라갑니다.

내일은 용문석굴을 찾아갈 예정인데 어떻게 가는지 지금부터 찾아봐야 겠다. 오늘은 이동이 주 업무라 사진이 별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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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면산에 가기로 기차 예약을 한 상태이다. 9시 18분 기차이니 걸어가는 시간을 감안해 7시반쯤에 출발하기로 하였다. 6시 반쯤 일어나 씻고 조식은 과일만 먹기로 한다. 어제 먹은 소주에 맥주 때문인지 아니면 그 동안 너무 걸어서 몸이 혹사되서인지 몸이 개운치 않다. 수박과 배, 기본으로 주는 삶은 계란과 미음맛이 조금 나는 죽을 먹는다.





모든 준비를 끝내고 조식을 마치고 바로 걷기 시작한다. 아침의 중국인은 여전히 번잡스럽나다. 이제 이 객잔의 외국인은 우리 부자뿐인 듯 싶다. 어제 걸은데로 서문을 향해 걷는다. 어제 맛본 떡볶이 집도 지나치고 부지런히 걸어서 역에 도착하니 8시가 조금 지나있다.







너무 부지런을 떨었다. 늦는 것 보단 나으니... 아들과 아침부터 농담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휘의 모습이 조금은 학교생활 할 때의 모습과는 다르게 밝아지고 대화량이 많아졌다. 긍정적이고 반갑다. 역시 사람은 자꾸 부딪쳐야 되는 것이다. 모든 인간 관계가 이렇듯 자주 보고 자꾸 싸워야 긍정적으로 변하는 듯 싶다.







중국의 고속열차가 아닌 일반 열차는 정말 번잡스럽고 시골스럽기 짝이 없다. 마치 예전 영화 중 닭이 날라다니고 담배 피고 술마시던 열차의 모습같다. 실제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휘 옆사람이 낮은채로 담배를 폈다고 한다. 휘와 떨어져 앉아 있었다. 열차에 탑승하니 버젓히 우리 자리에 다른 사람들이 앉아있다. 내 자리 옆에 서서 비키라는 무언의 눈짓과 표정을 짓는다. 그래도 남의 자리를 차지해서인지, 눈치를 보며 자리에서 일어나 준다. 하지만 내 자리인 창가자리는 내 주지않는다. 어차피 한 정거장만 갈 것이니 서서가도 되긴하다. 기차는 정확한 시간에 출발한다. 중국은 다른 것은 모두 조금씩 틀에서 어긋나 있는데 기차 시간 만큼은 정확하다.




개슈역에 내려서 면산가는 버스 탑승장을 찾아 거리를 약간 헤멘다. 한참을 걷다 길을 잘못든 것 같아 주변에 물어보니 역시나 잘못됐다. 다행이 면산가는 버스 사진을 인터넷에서 캡쳐해 갔더니 물어보기 편하다. 시간은 10시가 넘어간다. 인터넷 정보와는 다르게 면산가는 버스는 버스터미널에서 수시로 있다. 그리고 버스 터미널은 개슈역 왼쪽에 100m 옆에 있다.




아침이 부실하고 면산에 가면 식사가 번거로울 것 같아 중국식 햄버거 패스트푸드점으로 간다. 역 바로 옆에 있는... 패스트푸드점 이름은 DICOS, KFC와 비슷한 메뉴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치킨버거 세트를 주문하는데 역시나 못알아 들어서 메뉴를 달라고 해서 짚어준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KFC에 비해 좋다. 두 세트에 36원에 먹는다. 기분 좋게 치킨버거를 먹고 터미널로 가서 면산이라고 적혀있는 버스에 올라 기사에게 '멘산?'이라고 물으니 맞다고 긍정의 표현을 한다. 버스비는 인당 5원, 면산 티케팅 부스 앞이 종점이다. 대략 20~30분에 한 대씩 운행하는 듯 싶다.







버스는 11시 정각에 출발하고 약 30분을 달린다. 달리는 와중 여러 토굴과 토굴에 문을 세운 토굴집들이 많이 보인다. 이쪽은 석회와 석탄의 재질인 토양으로 보인다. 얼핏 듣기로 이곳에 석탄이 많이 난다고 들은 것 같다. 역시나 공기도 좋지 않고 도로 주변은 흙먼지가 날린다. 도로에는 큰 덤프 차량들이 많이 왕래한다.



면산에 도착하여 거대하고 그럴듯하게 지은 매표소로 들어간다. 여름 방학 성수기여서 사람이 매우 많을 것이라 생각하고 오늘도 줄 좀 서겠구나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사람이 없다. 놀랍게도 티켓팅 창구가 비어서 바로 티켓을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휘의 국제 학생증이 통과를 못한다. 베이징의 천단공원처럼 중국학생만 할인을 적용한단다. 국제학생증도 공인된 것이라고 따져 물어도 요지 부동이다. 어쩔 수 없다. 인당 150원을 지불한다. 왜 150원인지는 모르겠다. 여러 단계가 적혀있는 요금표였는데 제일 비싼 1Day 프리 티켓이다. 그럼 300원만 받아야 하는데 50원을 더 받아 350원을 지불한다. 50원은 뭐하는 돈인지 아직 모르겠다. 카드 패스를 주기에 어디 들어가거나 버스 탈때마다 카드를 태그하는 줄 알았는데 들어갈 때를 제외하고 한 번도 쓰지 않았다. 그럼 110원짜리나 90원짜리를 구매하는 것과 무슨 차이인가? 버스 탈 때 조차 그냥 무임승차인데...


아무튼 대기하는 버스를 바로 타고 면산으로 고갯길을 오른다. 아슬아슬하다. 버스도 신형이고 주위 표지판도 모두 한글로 안내가 되어있다. 국가 5A를 받은 최고급 관광구여서 그런지 시절들이 모두 훌륭하고 동선도 훌륭하다. 관광객 받을 줄아는 설계와 시스템이다. 이런 기획과 시스템이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만족도를 높여주는 것 같다. 가격이 싸기만하다고 훌륭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면산이 보여준다. 면산 내부 버스로 갈아타고 오른다. 면산내 버스 정류장이 7, 8 정류장은 되는 듯 싶다.


각 정류장마다 관광지가 있으니 얼마나 큰지 짐작이 가능하리라... 물론 버스는 모두 공짜이고, 우리는 처음엔 마지막 정류장에서 내려 계곡을 즐기고, 각 정류장 마다 되짚어 오면서 볼만하다 싶으면 내린다. 총 5번 버스를 내리고 다시 탄 것 같다.




각각의 관광지는 모두 특색이 있고 불교와 도교, 유교 그리고 역사적 가치가 있는 장소들이 줄지어 있다. 이번 중국여행에서 가장 잘한 관광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계곡을 따라 걷는 곳은 꼭 올라가 보고 싶었지만 그전 정류장에서 다리가 부러진 것인지 여자 한명이 업혀 내려와서 버스에 널부러지는 것을 보고는 절대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끄러져 다리라도 다치면 이번 여행은 끝이기 때문이다. 결국 내려오는 사람이 많아 대기도 해야 했지만 위험해 보이는 계곡내 위험길은 포기하기로했다. 무엇보다 안전이 제일이다.



공중에 뜬 길인 잔도를 걷는 것은 휘가 너무나 무서워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것 같다. 온몸과 발에 힘이들어가서 다시는 걷고 싶지 않다고 해서 나의 놀림이 된다. 아침길에 들은 '옴마니반메홈' 음이 오늘 입속에서 계속 맴돌았는데 토굴 사당에 우리만 있게되서 우리는 '옴메니반메홈'을 노래하며 사당에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다.



나중에 사당을 나와 한글 설명을 읽으니 장량과 공명을 모시는 곳이었다. 부처와 관계가 있는 사당이 아님에도 우리는 토굴내 울림이 멋들어져 '옴마니반메홈'을 노래했으니 아이러니하다.






대리궁에서는 인터넷에서 읽은대로 호텔로 들어가서 투숙객인양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랐다. 10층에 내리니 프론트가 또 있어서 뜨끔했지만 휘의 유창한 영어 덕분에 직원들에게 우리는 외국 관광객임을 보여 줌으로써 눈치 보기를 조금은 면 할 수 있었다. 사람은 참 마음 먹기에 다른게 이런한 사소한 것에도 외국인임이 갖는 시선의 자유로움이 있다.




아마도 중국 일반 관광객이었으면 공짜 엘리베이터에 뜨끔했을 것이다. 역시나 정상에 쉽게 오르니 다른 중국 관광객들은 정상에 퍼져있다. 올라오는 길이 가팔아 보이긴하다. 우리는 편안하게 수초만에 올라왔으니 그들보다 팔팔하다.







아들과 4시간 투어를 하기로 했는데 시간을 귀신같이 맞췄다. 우리는 4시에 출발하는 개슈행 버스를 타고 돌아올 수 있었다. 6시 13분 출발 기차이니 2시간 정도 여유가 있다. 시원한 백화점에 들어갔다가 배도 조금 고프기도해서 오전에 같던 DISCO에 또 간다. 역시나 치킨버거 세트를 주문한다. 이번엔 휘에게 주문을 시킨다. 주문한 음식을 느긋하게 먹고 휴대용 Bottle과 함께주는 콜라 이벤트를 구입하여 49.7원을 지불한다. 그동안 500mml 물을 구입하여 먹고 리필했는데 Bottle이 있으니 휴대나 물 담기가 편하겠다. 나중에 거추장 스러우면 버리고 가도 되니까...


매장내 아르바이트 여학생들이 자꾸 휘를 힐끔거린다. 이 친구들 외국인이 오니 신기한가보다라고 짐작한다. 휘와 시원한 매장에서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5시30분에 기차역으로 나선다. 기차역 계단쯤 왔을 때 매장 유니폼을 입은 여학생 한 명이 뛰어와서 우리를 잡는다. 휘가 무언가 두고 온 것인가? 휘가 맨 카메라 가방에 돈이 많이 들었는데? 카메라 가방은 잘매고 있다. 휘 뒷주머니의 지갑을 두고 왔나? 지갑에 20만원 정도를 넣어놨는데... 그것도 아니였다.







여학생이 친구하고 싶단다, 휘하고... 전화번호 좀 달라고 한다. 헉! 휘가 번호따이는 고백의 현장을 아비로써 목격하게 된 것이다. 휘가 학교에서 여학생들에게 많은 고백을 받았다고 들었는데 그 때마다 내가 놀렸더니 더 이상 나에게 그런 말을 하지 않았었다. 이 녀석 이 또래 남자 애들이 그렇듯 여자에게 관심이 조금도 없다. 나는 늘 휘에게 '남자고 여자고 친구를 많아 사귀어라, 애인으로 사귀라는 말이 아니고 친구로 연락하고 지내면 너의 인간관계나 사람을 특히 이성을 대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고 말해 왔는데 국제적으로 고백을 받으니 당황스럽다. 한국인이라고 말해도 이 여자친구 막무가네다. 하긴 유니폼을 입고 뛰어 쫒아올 정도이니 마음가짐이 오죽했으랴... 우리가 중국내 사는 외국인으로 생각했나보다. 한국인이라고, 한국 전화번호 뿐이라고 했는데고 알려달란다. 대단한 각오이다. 페이스북 주소를 알려주라고 했는데 결국 휘는 한국 핸드폰 번호를 적어주었단다. 이름도 적어주지 않고 번호만 딸랑. 전화 받아봐야 말도 통하지 않을 터인데 어찌하려고... 여학생이 갑자기 불쌍해진다 TT; 메일 주소라도 적어주지 그랬냐고 물었더니 깜빡했다고 한다. 페이스북 주소는 최근에 바꿔서 기억을 못한단다... 무심한 놈. 오는 기차에서 두고두고 놀림을 당한다. 결국 오늘 이 시간까지 연락은 오지 않았다. 여학생은 이름도 모르고 말도 통하지 않는데 어이할꼬... 그래도 번호 받아서 함박 웃음을 지으며 '안녕'이라고 서툰 한국말을 하는 여학생, 이런놈을...불쌍하다.

이번 역시 자리를 비켜주지 않는 중국인과의 기싸움에 이겨 내자리에 앉아서 왔다. 저녁은 건너 뛰기로 하고 칼이 없어 다른 과일은 못사고 크고 맛나보이는 복숭아 4개를 사서 돌아온다. 아저씨가 덤으로 하나를 더 줘서 5개에 9원을 줬다. 하나에 우리돈으로 330원 쯤하는 것 같다. 와서 먹어보니 꿀맛이다. 과일이 정말 신선하고 싸다. 많이 사먹어야 겠다.




숙소로 돌아와 발마사지를 받자고 휘를 꼬신다. 휘는 나가기 싫다고 그냥 누워있는게 편하다는데 끌고 나간다. 매장밖 알림판에는 기본 발마사지 30원 어깨까지 포함 45원이라고 적어놓고 막상 들어가니 발마사지 45원 어깨 포함은 58원을 부른다. 비싸다고 간다고 하자 둘이 어깨 포함 100원에 합의 본다. 둘이 60분 18,000 정도면 싸다. 나는 덩치가 있어서 남자가하고 휘는 아줌마가 해준다. 시원하기 보다는 아프다. 어쨌든 발마시지까지 받으니 몸이 노곤한게 기분 좋은 상태이다. 오늘은 술은 먹지 않기로 한다. 이 노곤함이 좋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웃으며 떠들며 먹는 술자리가 파하길 기다려 10시 30분쯤 기분 좋게 내 전용 자리로 나와 글을 쓴다. 내일은 핑야오 마지막날이다. 내일 오전 10시경 고속 열차로 시안/장안으로 떠난다. 내일도 기차를 4시간쯤 탈듯 싶다.


핑야오는 관광보다는 도시를 둘러보고 사람사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늘 관광객이 북적이지만 핑야오 사람들은 아직 때도 덜 뭍고 친절하고 아름답다. 언젠가 이 곳도 많이 변해 있을 것이다. 지금도 가라오케를 틀고 가수들이 밖까지 큰소리가 들리게 노래를 하는 주점이 여러개 있다. 그리고 새롭게 짓고 있는 전통 가옥들도 여기저기 공사중이다. 핑야오는 느긋하게 시쳇말로 좀비처럼 즐기면서 다니는 맛이 있다. 저녁 거리를 걷는, 어깨쯤 부딪쳐도 전혀 불쾌하지 않은 편안한 도시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자 그럼 내일 오전 떠나기까지 이런 좋은 기억으로 남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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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유가 많다. 특별한 일정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은 느긋하게 핑야오 고성안을 좀비처럼 어슬렁거리면 된다. 모처럼 7시 넘어서까지 잠을 잔다.




숙박에 조식도 포함되어 있기에 천천히 밥을 먹으러 움직인다. 부페식이다. 그런데 먹을게 없다. 무릇 조식이라면 토스트, 계란후라이, 커피면 충분하거늘... 중국식이다. 이름 모를 그리고 맛모를 음식들의 향연이다. 조심씩 접시에 담아본다. 입맛에 맞는 것이 드물다. 그나마 볶음밥도 엉망이다. 그냥 밥을 볶았다는데 중점을 둔 기름밥이다. 그나마 수박과 배는 조금 먹을만한다. 계란도 삶은 계란을 준다. 퍽퍽하다. 하지만 공짜라는데 의의를 둔다. 언제부터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꽤나 짠돌이가 된 기분이다.




아침을 먹고 샤워를 한다. 정말 느릿느릿 좀비 처럼 고성안을 헤멘다. 우리는 고성안을 둘러볼 수 있는 135원짜리 투어리스트 패스를 구입하지 않았다. 인터넷으로 알아본 결과 볼만한 것이 - 그 돈을 주고 - 없다. 오래전 상인의 생가나 표국 등을 돈내고, 더구나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북적이는 곳을 여기까지와서 줄서서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밖에서 보는 것 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북문에서 남문으로 동문으로 느릿느릿 정성껏 둘러본다. 한 블럭만 둘러봐도 점방에서 파는 상품들은 동일하다. 모자 종류나 수량, 기념품, 그림, 간장 모두 동일하다. 어제부터 보니 조금쯤 지루하다. 아들은 여러 소품들 중에 손가락에 끼워 싸울 수 있는 너클에 관심을 보여서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하나 사주겠다고 했다. 눈에 불을 켜고 찾는다. 사실 어른들 눈에는 정말 쓸모없는 물건이다. 결국 15원에 하나 구입한다. 하루 종일 손가락에 끼고 놀고 있다.













10시 반쯤 둘러보기가 끝났다. 햇볓도 따가와 이만하면 됐다. 오후에 또 둘러보기로하고 숙소로 철수한다. 이 숙소 처음엔 독일인 가족이 있더니 이제는 완전히 중국 관광객들만 남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끊임없이 시끄럽다. 그나마 방에 있으면 괜찮다. 어제부터 말썽이던 인터넷과 티비가 해결된다. 오전에 빨리 글을 티스토리에 올린다.







1시가 조금 넘어 휘와 나와서 좀비 모드로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돌아다닌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음식 그림중에 두부와 갈비를 끓인 갈비탕처럼 보이는 음식이 보인다. 이 식당으로 낙점이다. 휘는 전에 먹은 탕수육 비슷한 음식을 시켜준다고 시켰는데 전혀 다른 음식이 나온다., 마늘쫑과 돼지고기와 양파를 볶은 음식인데 나름 맛이 좋다. 그리고 두부와 갈비를 끓인 음식과 맥주를 시킨다. 도합 92원쯤한다. 두부갈비탕도 입맛에 맞다. 오늘 점심도 성공이다. 휘와 맛나게 점심을 먹고 다시 숙소로 컴백한다.

낮잠을 살짝잔다. 자고 일어났더니 휘도 자고 있다. 휘가 자는 틈에 내일 면산에 가기 위해 교통편을 알아본다. 핑야오역에서 20분이면 개휴/제슈역에 갈 수 있고 제슈역에서 버스를 타면 면산에 간다고 한다. 오후에 핑야오역에 걸어가 기차표를 예약해야겠다. 잘할수 있겠지... 일단 말이 통하지 않을 터이니 종이에 날짜와 제슈역을 한자로 적고 씨트립으로 확인한 열차번호를 적는다. 그리고 장수를 적는다. 돌아오는 편도 동일하게 종이에 적고 주머니에 넣어 놓는다. 이러면 표를 살 수 있겠지...













5시30분경 휘와 핑야오역을 찾아 걷는다. 인터넷에는 핑야오 북역으로 가서 왼쪽으로 가면 금방이라고해서 걸어가는데 금방이 아니다. 혹시 길을 잘못들었나 싶어 공원에 인상쓰며 혼자놀이하고 있는 중국 청년에게 화쿼찬을 외친다. 화쿼찬이 중국말로 기차역이라고 알고있었는데 이 친구 전혀 못알아듣는다.







급기야 나는 마임을 시작한다. '칙칙폭폭' 의성어와 마임까지 보탰음에도 이 친구 갑자기 'What 's your name?'을 시전한다. 이것은 왠 뜬금포란 말인가. 갑자기 나의 마임은 의미없는 몸짓이요 헛짓거리가 되고 말았다. 이 친구가 알고 있는 유일한 영어 문장이었던 것 같다. 이런 뷰~ㅇ, 아니 그냥 됐다고하고 나의 길을 간다. 아마도 이 친구는 친구들에게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했다며 무용담을 펼치리라 생각한다. 물론 살을 붙여서... 그 살에는 나의 '칙칙폭폭'은 없길 간절히 기원해 본다.










어쨌든 조금 더 걸어 기차역에 도착했다. 고속역이 아니기에 역도 작고 표를 구입하는 줄도 짧다. 여권과 미리 한자로 작성한 나의 쪽지를 긴장한 손아귀에 꼭 쥐어본다. 내 차례가되서 여권과 쪽지를 수줍게 내민다. 역무원은 쪽지를 보고 아주 쉽게 예매를 시작한다. 기차표를 구입하는데 왜 내 여권번호와 기차표에 내 이름을 인쇄해주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름이 살포시 인쇄된 기차표 4장을 받는다.




내 덕분에 내 뒤 대기자는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나는 혼자서 기차표를 예매했다는 뿌듯함에 휘에게 5원짜리 음료수를 쏜다.

북문은 걸어오는데 멀었다. 분명 더 가까운 문이 있을 것 같아 방향을 어림잡아 다른 곳으로 걸어본다. 시내 중심으로 걷는데 고성과 달리 시내는 일단 중국과 큰 차이가 없다. 결과적으로 핑야오 서문이 더 가깝다. 시내 중심쯤에 갑자기 한글이 보인다. 떡볶이 전골이라니...한국인이 운영하는 분식점인가? 먹고 싶다. 휘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곳이 아니라고 말한다. 왜냐고 물으니 메인 간판의 글자를 제외하면 말도 않되는 한글이 적혀있다. 말그대로 한글을 모르는 중국인을 상대로 사기치는 곳이다. 그래도 우리 한국인이 한 번 방문해 주면 저집 주인은 가문의 영광이 아닐까 싶다는 뻘생각을 하며 떡볶이집으로 발을 향한다.




정말로 중국인이 운영하는 떡볶이집이다. 더구나 한국인은 처음 방문이다. 갑자기 주인과 모든 종업원들이 긴장을 시작하고 분주해진다. 메뉴판 제일위에 19원이라고 적힌 것이 떡볶이인것 같다. 이것을 두 개 주문하니 소주를 두 병가지고 온다. 이런! 소주는 좋지만 깡소주를 먹을 순 없잖아~ 어떻게 주문하는 것인가? 주인에게 물으니 모든 종업원이 출동했다. 말이 안통한다. 내생에 가장 어려운 떡볶이 주문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입장하면 부페식으로 인당 58원이다.




재료는 내맘대로 골라서 부르스타에 끓여먹으면 된다. 비싸다. 그런데 재료가 신기하고 신선하다. 야채, 오뎅, 치즈떡, 김치, 단무지, 해물, 쏘세지, 고기 등등 그릇에 담아서 주면 고추장을 넣어서 사리까지 선택하면 끓여 먹으면 된다.




맛은? 두둥~ 훌륭하다. 정말이다. 신당동 떡볶이 못지않다. 사실 떡볶이는 기본 양념만 되면 재료가 푸짐할 수 록 맛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더구나 일주일만에 보는 김치는 너무나 맛나다. 정말 김치없으면 못살겠다. 마지막에 새우와 오징어까지 넣어서 맛나게 먹고 소주도 한 병 먹는다. 주인은 번역기를 가져와 끊임없이 뭍는데 문장으로 물으면 번역기 수준이 엉망이라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다. 나는 대답은 단답으로 간단한 단어로만 해준다. 그러면 제대로 번역되는 듯 싶다. 이 양반 번역기만 믿고 간판을 제작했다가 한국인들이 비웃고 넘어갈 간판이 됐다는 것을 알까... 주인이 꽤나 한국빠인 것 같다. 가계안은 온통 한글과 한국 음악, 런닝맨을 틀어 놓았다. 맛있다는 뜻으로 '호'와 엄치를 치켜주니 주인 얼굴에 함박웃음이다. 가게를 나설 때 모든 종업원의 인사를 받으며 기분 좋게 나온다.









숙소로 돌아와 혼자 핑야오 밤거리를 조금 걷다가 들어와 휘는 샤워를 하고 나는 맥주를 한 캔들고 객잔 마당 테이블에 앉아 이글을 쓴다. 내일은 한 달전 어머니께서 다녀오시고 극찬을 하셨던 면산에 간다. 원래 일정은 아니였지만 갈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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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6시간 이상 잠을 잤다. 거의 7시간을 잤으니 충분하다. 오늘은 핑야오로 이동을 해야 한다. 사실 이번 중국여행 일정중 가장 기대가 되는 곳이기도 한다. 번잡하지 않고 - 물론 요즘 많이 알려져 관광객이 많다고 한다. - 고스런히 중국풍의 가옥과 성안의 생활상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한다. 그런 고성에서 3박 4일 묵으며 저녁에 조용히 맥주 한 잔 하고 싶다. 그래서 핑야오의 숙소도 중국 전통식 객잔의 모습을 간진한 곳으로 예약해 놓았다. 10시 33분 출발 기차이니 적당히 텐션 조절하며 준비하면 될 것이다.




오늘은 아들이 먼저 일어나 스마트폰을 뒤적거리고 있다. 어제 9시쯤 잠들었으니 충분히 잤겠지...어제 세탁한 옷가지 들이 모두 말라있다. 휘는 어제 옷을 말리느라고 켜두었던 에어컨에 목이 잠겨있다. 따뜻한 물로 샤워하라고 시키고 나는 짐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한국에서 가져온 짐들이 옷가지와 몇 가지 전자제품, 그리고 소품이어서 줄어들 것이 없다. 가방을 모두 정리하니 처음 한국에서 올 때보다 무겁게 느껴진다. 별로 무게가 늘어난건 없는데 아마도 마음 가짐이 변해서 짐의 무게도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거겠지...

휘에게 아침은 컵라면으로 먹자고 제안하고 호텔앞 구멍가게에서 사오라고 시켰다. 먹어보지 않은 것으로 먹자고 했더니 특이한 라면 두 종을 사왔다. 둘다 맛이 없지도 있지도 않은 특별 할 것 없는 중국식 컵라면 맛이었다. 아들에게 방을 살짝 정리하도록 주의를 주었다. 아무리 청소 하는 사람이 다시 정리를 하더라도 사람의 마음 가짐이 어떻게 작용하고 필요한 것인지 설교를 좀 했는데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모르겠다. 중학생 이니까...



호텔로비로 내려와서 체크아웃을 부탁하자 체크아웃을 못알아듣는다. 여기 호텔 직원은 진짜 뭐지?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방키를 주자 정산을 시작한다. 처음 예약 금액은 744원이었는데 체크인시 900원을 카드 결재했다. 156원이 야진(보증금, Deposit)인 것이다. 900원을 결재 취소하고 744원으로 새롭게 결재를 했다. 내가 새로 만들어온 우리은행 은련카드는 결재 후 승인 문자가 왜오지 않는지 모르겠다. 이 부분 때문에 어제 밤에 우리은행 앱으로 들어가 문의를 해놓은 상황이다. 중국에서 쓰고나서 문자확인이 꼭 필요한데 왜 누락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744원이 결재되었는지 900원은 승인 취소되었는지 인터넷이 되는 곳에서 앱으로 확인해야 한다. 프론트 직원에게 문의하자 구글 번역기를 돌리는지 화면을 보고 문장이 조금은 이상한 영어를 적어서 보여준다. 일단은 내가 원하는바 대로 된 것은 같은데 오늘 저녁 인터넷에 연결되면 확인해 봐야 겠다




이제는 정말 능숙해진 지하철을 타고 베이징서역으로 이동한다. 베이징서역은 7호선의 종착역이다. 베이징서역에 도착하여 기차역으로 이동한다.







중국은 국내를 이동하는데도 케리어들이 무척 크고 무거워보인다. 땅이 넓으니 거의 해외 여행 수준의 짐들을 가지고 있다. 다들 비닐봉지 하나 가득 먹을 것들을 가지고 있어서 우리 부자도 라면이나 음료, 빵 등을 사가지고 타야할 것 같다.







칭다오에서 기차표를 미리 발권했기 때문에 승강장으로 바로 이동한다. 승강장은 역시나 여권과 함께 표를 보여주고, 엑스레이를 통과한다. 그리고나면 수많은 사람과 소음을 느낄 수 있다. 이제는 이러한 광경이 없다면 생소하게 느껴질 것 같다.







역사안에는 각종 패스트푸드 점과 매점들이 즐비하다. 우리는 작은 매점에 들러 맥주 2캔과 물 2병, 빵 2개, 음료 1개를 구입한다. 총 42원 정도 소요됐다. 우리가 타고갈 열차는 G609 고속열차이다.




종착역은 영제인것 같다. 우리는 중간 핑야오역에서 내리면 된다. 도착 예정시간은 오후 2시 32분이다.  9번 플랫폼에 도착하니 출발까지 50분 정도가 남았다. 그런데 사람들은 벌써 줄을 서고 있다. 참 줄서기 좋아하는 민족인 듯 싶다. 그냥 앉아있다가 게이트가 열리면 타도되는데 줄을 선다. 우리 역시 앉을 자리가 없어서 줄을 선다TT; 출발 30분 전쯤 게이트가 열리고 우리를 태워갈 깔끔한 G609가 기다린다.







우리가 타고갈 좌석은 16번칸, 제일 마지막 칸이다. 발권도 4일전에 했는데 좌석 준 꼬라지보소! 아들과 나의 좌석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따로 앉게해놓았다. 참나! 일처리를 어떻게하면 이렇게할까? 중국 열차는 3,2좌석 배열을 가지고 있어서 왼쪽 3명 오른쪽 2명이 앉는 시스템이다.




우리는 왼쪽 끝, 오른쪽 끝에 배정을 받았다. 결국 오른쪽 창가자리 젊은 친구에게 자리를 바꾸어 줄 수 없겠냐고 물었다. 영어로 물어보니 이 친구 당황하더니 얼떨결에 자리를 바꾸어 준다. 분명 창가보다 많이 불편할텐데... 고마워서 고개를 꾸벅 숙여 답례한다. 누군가 배려를 하면 고마워 할 줄아는 것이 인간 아니겠는가! 음료수라고 하나 사줄까하다가 그건 오바인건 같아서 참는다.




기차에 타서 빵과 맥주를 한 캔 먹고 아들과 지난번에 보다만 영화를 마져보고 키보드를 펼치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 기차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몇 번의 정류장에 정차한다. 정차한 정류장 중에 타이위안역에 정차하였을 때 잠시 기차에서 내려서 전자담배를 한 모금한다. 작년 말부터 다시 시작한 전자담배는 지금까지 잘 이어오고 있다. 예전에 한 일년 반을 잘 피우다가 식구들이 외국에 나가기로하고 다시 시작한 담배는 작년 말부터 다시 전자담배로 바꾸었다. 무엇보다 깔끔하고 간편해서 좋다. 딱히 끊을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튼 타이위안에 도착하여 담배를 피는데 런닝만 입은 - 다 늘어난 - 중국 할아버지가 중국말로 관심을 보인다. 정말 하나도 알아듣기가 힘들다. 잘모른다고 영어로 이야기하고 주변을 살펴보니 백인 한명이 - 나와 나이가 비슷해보이는 - 담배를 피러 나온다.




5분여의 짬이다. 백인에게 말을 걸어본다. 혹시 핑야오에 가냐고 물어보니 그렇단다. 내 앞쪽에 앉아있고 와이프와 휘 또래의 애들과 여행하는 듯 싶어서 가족과 여행 중이야고 묻는다. 와이프 와 아들, 딸과 네식구가 여행중이란다. 베이징에서 구경하고 핑야오로 간다고 해서 나도 같다고 나 역시 아들과 여행중이라고 말한다. 중국인이냐고 뭍기에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한국 서울에서 왔냐고 자신이 군인이었을 때 한국을 왔었다고 말한다. 어디 사람이냐고 물으니 프랑스인이다. 말투를 보고 짐작했었다. 나보고 중국은 처음이냐고 뭍는 폼이 이 친구는 몇 번 왔던 모양이다. 좀 더 이야기 하고 싶지만 기차가 출발한다고 기적을 울려서 자리로 돌아간다.

휘에게 저 프랑스 남자 아이나 여자 아이는 네 또래 같은데 사귀라고 하니 싫다고 한다. 한국에 돌아온지 1년이 되가는 우리 아들은 영어로 무언가 이야기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듯 싶어서 다시 기차안에서 정신 교육에 들어간다. 심각한 만남을 하는 것고 아니고 잠시 스치는 간단한 만남에 질색은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신이시여...이 또래의 뇌에는 무슨 호르몬을 주입하고 계신 것입니까 ?




약 40분 후 기차는 핑야오역에 도착한다. 사실은 핑야오 고속열차역이다. 대부분의 중국역이 그렇듯 핑야오도 핑야오역과 핑야오 고속열차역이 있는 모양이다. 핑야오역은 고성 바로 옆에 있는데 고속역은 약 9km 떨어진 외곽에 있다, 물론 GPS로 확인한 바이다. 기차역에 내려서 허허벌판에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다. 잠시 주저하는데 저 멀리 프랑스 가족도 그러한 눈치이다.







휘와 나는 계단을 내려와 버스가 서있는 곳으로 가서 기사에게 '고성'이라고 한국말로 외쳐본다. 기사는 고개를 끄덕이고 버스비는 3원이다. 버스에 올라 이정표를보니 고성이 한자로 적혀있어 안심이다 버스로 대략 7정거장 정도이다. 휘에게 프랑스 가족에게 이 버스 타면 된다고 말해주라고 하는데도 이 녀석 우물 쭈물이다. 오~신이여! 4식구이니 혹시 택시를 탈까싶어 그만둔다. 9km면 4식구 택시나 버스나 요금은 비슷할 듯 싶다. 짐도 많던데... 버스에 우리가 타고 있는 것을 보고 프랑스 친구들이 버스로 오고 있다가 택시 삐끼에게 걸려 택시로 가는 듯 싶다. 아무튼 버스는 출발을했고 버스 기사는 대단히 신경질 적이고 난폭하며, 크락션을 사랑한다. 대중교통업을하는 나로서는 이런 기사라면 당장 보직해임감이다. 엉장진창으로 운전을 하며 더구나 관광객이라고는 나와 아들뿐인데 고성앞에서 말도 없이 내려주지 않고 지 갈길을 간다. 젠장할  Nom이다. 아무래도 지나친 것 같아서 옆에 대학생으로 보이는 아가씨에게 물으니 이런! 정말 영어라고는 전혀모른다. 그런데 물어볼 사람이 이 아가씨 뿐이다. 도와주려고는 하는데 정말 손짓발짓을 해가며 알아낸 내용이 우리가 정류장을 이미 5정거장이나 지나쳤다는 것이다. 젠장할~ 휘와 내려서 택시를 타기로하고 내렸다. 내렸더니 삐기까 붙는다. 택시 삐기라 생각하고 따라갔더니 전기차 기사를 부른다.







아마도 고성안에는 화석연료 엔진을 사용하는 도구는 움직일 수없기 때문이리라 짐작한다. 맨처음 호텔 팜플릿을 흔들기에 필요없다고 했는데 알고보니 우리가 원하는 호텔 쪽으로 데려다 주려는 모양이다. 나는 눈치 빠르게 호텔 약도가 적힌 쪽지를 보여준다. 알았다고하고 30원을 부른다. 젠장할~ 나는 15원을 부르고 실갱이 끝에 15원에 가기로 합의한다. 중국은 일단 부르는 값의 반으로 치고 볼일이다. 물건을 살때 정가가 아닌것은 모든게 그랬다.




고성의 중간쯤에서 내려준다. 아마도 더 깊이는 이 차로도 들어갈 수 없는가 보다. GPS는 먹통에 여기가 어딘지 감도 안온다. 주변 상인에게 뭍는데 개가 짖냐라는 표정이다. 오늘 저녁 늦게 휘와 결정한 것이지만 정말 영어를 모르는구나 중국. 휘와 앞으로는 영어가 아니라 우리말로 뭍기로 했다. 같은 한자 문화권이니 차라리 얻어걸리는 것은 우리말이 나은 것 같다. 아무튼 거리의 주소를 보고 찾아갈 수 있었다. 문제는 호텔(객잔)을 찾아 갔는데 프론트가 없다. 식당안에 객잔이 있는데 프론트는 없다. 식당 종업원에게 이야기 했더니 여기가 예약한 객잔이 맞단다. 근데 프론트가 없다! 객잔안에 여기 저기 기웃거리다 객잔 주인인 듯한 사람에게 이야기 했는데 두이부치만 외친다. 투숙객 이었다. 아~ 답답하다. 옆에 독일말을하는 가족이 있어서 한참 얘기 중이지만 실례를 무릅쓰고 물어본다. 프론트를 물어보니 식당 데스크에 물어보란다. 식당이 프론트라고 친절히 말해준다. 그럼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식당 종업원들은 무엇을 한 것인가? 이야기를 하던지... 여기도 영어는 눈꼽만큼도 못한다. 갑자기 방을 보여주더니 계산기로 방 가격을 이야기한다. 어라! 난 예약하고 이미 방값도 지불했단 말이다! 못알아 듣는다. 또 못알아듣느다. 또또 못알아듣는다. 결국 주인과 전화로 이야기 하는 듯 싶더니 예약을 확인해 준다. 야진(보증금, Deposit)은 100원이고 조식은 포함이라 조식권을 3박용 6장을 준다.  방을 확인했는데 매우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깨끗하고 욕실도 훌륭하다. 완전 전통 중국식 객잔으로 젓가락으로 파리를 잡아야 어울릴것 같은 분위기이다.







일단 점심을 먹어야 겠기에 나와서 빈정상한 객잔 내의 식당 말고 다른 식당에 들어간다. 이 동네 특식인 도샥면과 만두를 시킨다. 맛이 훌륭하고 깔끔하다. 방에 들어와 뜨거운 해를 피해 낮잠을 한 시간 잔다. 달콤하다. 일어나 보니 7시다. 슬슬 휘와 밖으로 나온다.































저녁 무렵의 핑야오를 최대한 힘을 빼고 느릿느릿 걷는다. 사진도 몇 장 찍어본다. 도성벽 근처의 동네 주민들이 애용할 것 같은 식당에 들어간다.










야외 테이블인데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친절은한데 역시나 중국말... 아저씨가 굽고 있는 꼬치중에 돼지고기꼬치 10개와 꽁치 같은 생선 꼬치 2개를 손가락으로 주문한다. 그리고 밥 2개, 옆 테이블에서 먹고 있는 고량주 한 병을 주문한다. 108원인데 고량주 가격이 40원은 하는 듯하다. 중국와서 처음먹는 맥주 외 주류이다. 맛은? 기가막힌다. 맛난다.













고량주는 한국에서 먹는 빽알이나 이과두주 보다 도수가 높은 듯 식도를 타는 듯 훝고 지나간다. 기분 좋다. 한 병을 먹으니 말이 많아지는게 취기까지 있다. 기분 좋게 숙소로 돌아와 휘도 블로그 글을 쓰고 나는 쉰다. 다만 티비와 인터넷이 먹통이다. 프론트에 먹통이라고 말해도 지도 않된단다. 해결할 생각이 없는 듯 싶어 오늘은 글만 작성하고 내일 올려야 겠다. 휘는 잠들었고 나는 식당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맥주 한 병을 시키고 키보드를 편다.

내일은 핑야오 고성을 두루 걸어다니고 혹시 면산에 갈 수 있는 투어가 있는지 알아봐야 겠다.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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