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여름방학 둘 만 떠나는 두 번째 배낭여행이 오늘로서 마무리라고 봐야할 것이다. 내일은 아침에 일어나 공항으로 이동하여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일정이기에 실질적으로 러시아에서의 활동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다. 특별히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저 휘가 조금 더 내 힘이 필요로 할 때 힘이 되어 같이 여행하는 것, 그것으로 만족한다. 나 역시 휘와 같이 이렇게 여행함으로써 많은 의지를 하고 있다. 휘는 이번 여행동안 작년보다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고, 나도 크게 의지를 할 수 있어서 부자간에 정에 큰 도움이 되었다. 작년과 올해의 아들의 변화도 느낄 수 있었고, 좀 더 아버지로써 분발해야 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아빠로써 아들이 작년보다 많이 성장했구나를 느낀다. 작년 사진과 비교해 일단 키가 이제는 나보다 커지는 시기다. 이녀석이 이제는 걸을 때 나에게 어깨동무를 많이 건다. 많이 컸다.내년에도 아빠와 배낭여행을 하겠냐는 물음에 휘는 "글쎄요."라며 회피하고 있다. 작년, 올해 모두 고생을 많이 시켜서 그런가? 아님 이제는 방학을 또래들과 즐기고 싶은 걸까? 나 역시 이제 이런 배낭여행은 힘들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배낭을 짊어지고 이렇게 여행하는 것이 기간이 쌓일 수 록 힘에 부침을 느낀다. 물론 배낭만 짊어지고 다닐 뿐이지 호텔에서 자고, 특별히 돈 걱정 않하고 식사를 하는 이런 여행이 과연 배낭 여행인지도 모르겠다. 젊은 친구들 처럼 아끼고 많이 몸을 쓰며하는 여행은 무리라고 생각된다. 내년엔 딸을 데리고 여행을 해볼까? 아마 다음 여행부터는 조금은 더 편한 여행으로 변화하지 않을까 싶다.

아침 조식을 먹고와서 시내로 나가본다.

 블라디보스톡도 관광객을 위한 시내는 작다. 대부분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거래내에 있다. 중국인 뿐 아니라 한국인도 매우 많다. 러시아 여행 전체 일정 중 가장 난이도가 낮은 도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주변 상가나 식당 등이 중국인과 한국인을 많이 상대해본 노련함이 있다.

휘와 일단 독수리 전망대라 불리우는 블라디보스톡 해안가 가장 높은 곳을 올라가 보려한다. 전망대까지 케이블전차가 다닌다고 읽었는데 구글 지도로 전망대를 검색하니 걸어가는 길을 안내한다. 우리 부자 그것도 모르고 걷다가 이건 아닌 것 같아서 우리나라 인터넷 검색을 한다. 오늘은 하늘이 맑아서 매우 덥다. 러시아와서 가장 더운 하루이다. 역시나 케이블전차를 타는 곳은 Golden bridge 아래 도로 근처에 있다. 다시 휘와 내리막을 걷는다. 찾기가 어려워 지나가는 러시아 남자에게 케이블전차역 사진을 보여주자 가던 길을 되돌아 한 블럭을 같이 걸어가는 친절을 배풀며 타는 곳을 알려준다. 더운데 너무 고마워 둘다 고개를 숙여 "쓰바시바" 하며 인사한다. 러시아인들 많이 무뚝뚝하지만 깊은 속내는 따뜻하고 순진하다.

전망대 올라가는 케이블전차는 인당 편도 15루불이다. 사실 올라가는 높이는 별로 높지 않다. 다만 걸어가는 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전망대에 오르자 다리를 전망하며, 도시가 넓게 펼쳐진다. 오늘 시야가 좋아서 제법 근사한 풍경을 제공한다. 전망대에 오른 다른 이유도 있다. 여기 기념품샾이 물건이 다양하다고 해서 구경도 같이 할 겸 올라왔다. 물건을 구경하고 간단한 악세사리 몇 가지를 구입한다.

내려와서 버커킹에서 점심을 먹는데 주위가 온통 한국인이다. 여기 한국인이 정말 많다. 종로 버거킹인지 블라디보스톡 버거킹인지 헛갈린다. clever house에 들러 한국인들이 잘산다는 몇 가지 물품을 구입하고 숙소로 돌아온다.

휘에게 오늘 저녁은 전통 러시아식 샤슬릭을 먹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휘가 검색하여 데리고가라고 부탁한다. 저녁 무렵 츄다데이라는 샾에 가서 구경을하고 휘가 고른 러시아식 레스토랑에 찾아간다. 나름 트립어드바이져 점수도 높은 집을 잘 골랐다. 우리는 종업원에게 샤슬릭을 주문한다.

휘는 양고기 샤슬릭이 있냐고 물었는데 종업원이 있다고해서 양과 돼지 샤슬릭을 주문한다. 하지만 양은 없었고 뭔가 주문이 꼬여 돼지 샤슬릭 하나만 주문이 들어간 모양이다. 돼지 샤슬릭 하나에 포크가 두 개 나왔다. 이런 양고기를 기다리다 아무래도 잘못된 것을 눈치 채고 재주문을 하여 하나, 하나 따로 돼지 샤슬릭을 먹는다. 사실 맛이 없는 것은 아니였지만 비싸고 양도 별로이다. 내가 원한 샤슬릭은 알마티에서 먹은 바로 그 샤슬릭이었다.

휘 역시 알마티의 샤슬릭이 푸짐하고 맛도 훨씬 좋았다고 한다. 알마티 샤슬릭은 4,000원 정도에 정말 근사한 음식이 나왔었는데, 여기서 10,000원이 넘으면서 맛도, 양도, 비쥬얼도 재료 종류도 떨어진다. 다시 알마티에 가서 샤슬릭을 먹고 싶다. 물론 지금 알마티에서부터 다시 여행을 시작하겠냐고하면, 다리가 풀릴 것 같다.

숙소로 돌아와 짐을 정리한다. 이제 전자기기와 세면 도구만 배낭에 넣으면 끝이다. 내일 일어나 씻고 공항으로 공항철도를 타고 이동하면 저녁은 식구들과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어머니, 집사람, 슬이가 보고 싶다.

휘는 러시아 불곰국 형님들에 대해서 선입견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처음 러시아 여행을 제안했을때 뭔가 미지의 세계같은 느낌으로 응했다고 한다. 사실 휘에게 '다음 여행은 아프라카?'라고 하자 눈을 반짝인다. 지금은 러시아도 사람 사는 곳이고 좋은 사람이 많은, 두려움 보다는 친근함이 남는 곳이라 한다. 중국보다는 뭔가 야생적인 혹은 남성적인 느낌이었던 것 같다. 휘는 여전히 알마티가 가장 정이 간다고 한다. 우리 부자 여행 초기에 힘이 남아 가장 많이 돌아다녔던 곳도 알마티였고, 여러 사람과 부딪쳤던 곳도 알마티였다. 세련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 중간 쉼 단계였던 노보시비르스크, 바이칼의 이루크추크, 아쉬운 하바롭스크 그리고 한국인이 많아서 반가웠지만 나중엔 살짝 불편함을 느꼈던 블라디보스톡까지 우리 부자 잘 다녔다.

가장 오래 머문곳은 누가 뭐래도 기차안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 모두 한 곳에서 자고, 먹고, 씻고, 싸고 1차적인 인간 활동을 같이한 사람들이다. 러시아인들은 예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 몸에 배어있는 사람들이었다. 내 생각과 실제가 많이 달랐던 사람들... 훨씬 좋은 사람들이었다. 아마 다시 시베리아횡단열차를 이렇게 오래 탈일은 없을 것이다. 이제는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던지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겠지. 하지만 아마 평생 이렇게 오래 아들과 한공간에 의지하며 딱붙어 지내는 것은 이 기화말고는 앞으로 힘들 것이다. 좁은 기차안에 만 8일을 딱붙어 있었다. 그래서 아비로써 좋기도 했다.

아들의 청소년 시절 한 페이지를 둘만의 호흡으로 함께 할 수 있었어서 행복한 여행이었다. 

Posted by 휘슬호
:

오늘로 이 기차를 내리는 날이다. 꼬박 49시간을 탄 것인데, 시차를 감안하면 53시간이 된다. 노보시비르스크는 모스크바와 시차가 3시간으로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4시간의 시차가 난다. 내가 잘못 안 것인지 인터넷이 잘 못 알려준 것인지...덕분에 한국과 2시간 시차이다.

막상 기차의 화장실을 써보니 그렇게 불편하지는 않다. 물론 80여명의 사람이 볼 일과 씻는 일과 컵 등을 설겆이하는 일까지 따지면 항상 화장실은 사람이 있다고 봐야겠지만 일찍 씻고 늦게 씻으면 큰 불편함은 없다. 뜨거운 물은 항상 펄펄 끓는 물을 준비해 놓기 때문에 커피를 타 마실 수 있다. 여기 사람들이 차를 많이 마시기에 뜨거운 물을 충분히 준비하는 것 같다. 중국도 그렇고 차문화 발달한 문화는 뜨거운 물을 얻기 쉽다.

앞의 초등학생 남자아이 둘을 데리고 탔던 가족은 밤 12시쯤 기차에서 내리고 2, 3살쯤 되어 보이는 꼬마 여자애를 데리고 부부가 앞자리에 탄다. 그 때 나는 몇 가지 도움을 주고는 누워서 잠이든다. 자리 잡느라고 부시럭 거리는 소리, 꼬마 여자아이의 울음 소리가 귀찮게 느껴지지만 어느 정도 적응을 해서 크게 무리 없이 잠이 든다. 아침에 깨어보니 5시경이다. 조심스럽게 일어나 씻고 자리에 앉아 창밖을 본다. 커피 한 잔을 타서 두 시간 가량 넋 놓고 창밖을 본다. 어느 덧 기차에서의 하루 일과가 됐다. 모두 자고 있는 시간에 날이 밝아서 창밖이 잘보이는 조용한 이시간이 가장 좋다. 지금까지 2일을 넘게 기차는 달리고 있는데 창밖은 변함이 없다. 도대체 산이라고는 아직 못봤다. 그러고 보니 알마티 이후로 산을 본 기억이 없다. 이놈의 나라는 평원만 있다. 가끔씩 보이는 민가는 전혀 기대하지 않는 장소에 10여채의 집들이 모여있는 정도이다. 가끔 큰 마을이나 도시가 나타나 기차가 정차하여 내려보면 우리나라 소도시 보다도 작아보인다. 가끔 기차 창문까지 말린 생선이나, 간식거리, 과일, 기념품을 팔기 위해 장사치들이 들락거린다.

아침은 간단한 빵과 말린 빵을 먹는다. 점심은 정차한 역사에서 피자빵을 사서 휘와 먹는다. 맛은 별로 없다. 다음에 기차를 타게 되면 준비해야 할 것들이 이제는 눈에 보인다. 그리고 밖에서 사는 것과 역 플랫폼 매점에서 사는 음식의 가격 차이가 거의 없어서 편안하다. 구지 무겁게 물과 음료를 잔뜩 사가지고 탈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리고 역무원이 식사 시간이면 빵 종류를 다양하게 가지고 다니며 판다. 물론 역무원실에서 과자며, 음료, 컵라면까지 팔고 있다. 적어도 돈만 가지고 탄다면 굶지는 않아도 된다.

도착하기 3시간 전쯤부터 몸이 근질근질하다. 빨리 내리고 싶다. 목표점에 다가와 오니 내리고 싶은가보다. 기차안이라 운동량은 거의 없다. 의자에 앉아 창밖을 보거나 누워서 책이나 만화를 보거나 자거나, 먹거나 그 것들 중 하나이다. 신선 놀음이 따로 없다. 앞에 여자아이는 번잡하다. 그 만할 때의 휘나 슬이가 생각난다. 그래도 여자이이(이름을 잊었다)는 내가 웃거나 표정을 지어주면 까르르 웃어서 예쁘다. 그래도 정류장에서는 3G가 터져서 잠깐이라도 인터넷으로 한국 소식을 접할 수 있어서 반갑다.

여기 시간으로 6시가 넘어서 기차에서 내린다. 짐을 챙겨넣고, 기차에 타면서 보급받은(물론 미리 기차표를 구매하면 같이 결재한) 수건, 배개보, 침대커버, 덮는커버를 반납한다. 일단 노보시비르스크는 기차를 50시간 타고오면서 본 가장 큰 도시처럼 보인다. 왠지 갑자기 시내에 온 것 같은데 잠깐 둘러본 봐로는 사실 알마티 보다도 시골이다. 큰 오비강을 끼고 있는 강변 도시이기도 하다. 역을 나와서 호텔을 찾아보니 역 앞에 노보시비르스크에서 가장 큰 건물처럼 보인다. 4성급 호텔임에도 그렇게 정이가는 호텔은 아니다. 일단 직원이 불친절하다고 해야 할까 무뚝뚝하다고 해야 할까, 좀 인상이 좋지 않다. 물론 4성급 호텔이니 영어는 어느 정도 한다. 트윈 침대를 미리 예약했음에도 킹사이스 원 침대 밖에 없단다. 그럴리가... 아무튼 서비스는 4성급이 아닌 2성급이다.

일단 모레 밤늦게 다시 기차를 타고 이루츠크로 떠난다. 노보시비르스크는 제법 큰 도시에 유서가 있는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오는 동안 보았던 조용하고 휴양지에 가까운 도시에서 묶는게 좋았을 것 같다. 도시가 우중충한게 특색이 없다. 물론 내일 돌아다녀봐야 겠지만 그래도 지하철이 있다. 러시아는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지역 격차가 심해지는 느낌이다. 휘는 알마티가 가장 정이 갔다고하고 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가 가장 맘에 들었다.

휘와 오랫동안 기차안에서 빵쪼가리와 사발면을 먹었으니 맛난걸 먹어보자고 제안한다. 왠지 힘도 들어서 호텔내 레스토랑을 갈지 호텔 옆에 있는 스시집에 갈지 결정을 하라고 했더니 스시로 결정을 한다. 제법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다. 스시(그래봐야 진짜 회가 아닌 초밥이고 그 것도 김밥과 연어를 얹은 것과 장어를 얹은것이 다지만) 세트를 주문하고 휘는 돼지고기가 들어간 면요리를 주문한다. 일본식 라면이다. 나는 베트남 비빔 쌀국수를 주문한다. 스시는 일반적인 맛이었고 바다가 먼 이곳에서 신선한 생선은 무리일 것이다. 라면은 의외로 괜찮았다. 베트남 쌀국수는 별로였다. 생맥주 두 잔과 콜라 한 병을 먹고 1,500 루불을 지불한다. 현재 환율로 28,000원 정도이다. 둘이 잘먹고 내일 비가 오지 않는다면 킥보드를 타고 시내와 강변을 나가 볼 계획을 세운다.
Posted by 휘슬호
:

10시 50분에 출발하는 모스크바행 밤기차를 타기 위해 일기를 마무리하고 10시25분경 바에서 일어난다. 4번 플랫폼에 가니 우리를 태울 기차가 이미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다. 2층 기차로 1, 2층으로 나뉘어 각 층마다 방이있고, 한 방에 2층 침대로 침대가 4개씩 있는 구조이다. 티켓이 온통 러시아어로 되어있어 우리가 몇 번 객차인지도 잘모르겠다.

대충 10번 객차인 것 같아서 10번 객차의 여자 차장에게 티켓을 보여주니 확인하고 표는 돌려주지 않고 13, 14번 침대로 가라고 알려준다. 아마도 우리가 내릴 역에서 티켓을 돌려주는 모양이다. 이런 침대칸 시스템은 중국이 더 좋은 것 같다. 다만 오늘 타는 객차는 4인 1실로 깨끗하고 신형 열차이다. 그런데 객차안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점령하고 있다. 우리 자리도 중국인 관광객이 미리 앉아있어서 비키라고 한다. 우리 자리 밑에 짐넣는 공간도 떡하니 자신들 케리어를 넣어 놓았다. 이런 여행에서 중국인 단체 관괌객은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은 민폐 손심들이다.

자리를 확인하자마자 휘는 바로 새 침대 시트들을 펴주고 잠을 잘 수 있도록 해주었다. 오늘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내색없이 잘따라와줘서 고맙다. 어른도 힘들어서 민감해 졌을 것이다. 나는 붐비기 전에 화장실로 가서 양치하고 세안을 한다. 곧 중국 아줌마 부대들이 고성과 이동을 시작한다. 화장실도 점령당한다. 우리방은 맞은편 2층 침대에 중국인 단체 중 남자 한 명, 1층 침대는 이 곳 러시안 아주머니, 그리고 우리 부지이다. 중국인 아저씨는 바로 눕기는 했는데 눕자마자 코를 골기 시작하여 아침 하차시까지 끊임없이 코골이를 해서 잠을 못자게 만든 주범 이었다. 러시아 아줌마는 모두 누웠는데도 들락날락하며 기차에서 나눠주는 간식과 음료 그리고 차를 타와서 계속 먹고 있다. 옆 방 중국 아주머니들은 연신 수다들이다. 잠자리에서 잠귀가 밝은 편인 나는 계속 뒤척이며 잠을 깊이 들지 못한다.
 

이 러시아 열차는 각 자리마다 독서등과 개인 콘센트를 제공한다. 그리고 기내식처럼 빵, 쥬스, 요플레, 에너지바, 사탕 등을 봉지에 담아서 한명씩 먹을 수 있도록 침대에 놓아 두었다. 이렇게 7시간 여를 달려 모스크바에 도착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모스크바까지 총길이 약 700km가 넘을 것이다. 도착 30~1시간 전에 차장이 와서 기차표를 돌려주며 깨운다. 이 열차는 종착이 모스크바이기에 모두를 깨운다. 새벽 모스크바에 도착해 이곳이 어딘지 모르겠다. 눈에 익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나 다시 낯선 곳에 오니 방향 감각이 다시 멈췄다. 역시 이럴 땐 구글 지도 만한 것이 없다. 지금 호텔에 가봐야 체크인 시간으론 무리다. 그래서 일단 전철을 타고 붉은광장을 향한다. 모스크바하면 우선 붉은광장과 그곳의 크렘린 궁 떠오르지 않는가!

이미 익숙한 러시안 전철을 타고, 물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전철이 훨씬 깨끗하지만, 붉은광장이 있는 오크트니리야드(Okhotnyy Ryad)역으로 향한다. 모스크바는 일회용 전철카드를 주는데 1회 탑승시 50루불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보다 20루불이 비싸고 토큰을 사용하지 않고 전자태크 카드를 사용한다. 나는 2명이라고 손가락 V자를 한 후 100루불을 냈는데 카드 한 장을 줄 뿐이다. 당황했다. 자세히 보니 카드에 100루불을 충전해 준 것으로 2회 탈 수 있는 카드이다. 휘도 2회분의 카드를 주문한다. 나중에 다시 이용해보니 카드는 최대 2회까지 충전할 수 있고 4회를 충전해 달라고하면 2회 충전된 카드를 두 장준다.

오전 8시경 불꽃이 꺼지지 않는다는 2차대전 위령 기념물 위병들의 교대식을 본다.

그리고 붉은 광장으로 걸어가 본다. 국립역사박물관과 바실리성당, 그램린궁 외벽이 보인다. 그리고 넓은 붉은광장.

 아침 이른 시간이어서 사람도 거의없고 있어도 중국인들 단체 몇 그룹이다. 아마 낮이면 많은 인파에 사진마다 사람 잔치였을 것이다. 광장은 물차가 청소중이었고, 러시아 방송국의 카메라가 몇 대 보인다. 휘와 내일이나 모래 제대로 보기로했기에 오늘은 오전 시간을 때울 겸 천천히 걸어본다.

그렇게 잠깐이지만 한적하리라 생각되는 붉은광장을 뒤로하고 10시경 호텔로 향한다. 호텔은 2시 체크인 시작이라고 나중에 올 것을 부탁한다. 일단 배낭을 러기지룸에 보관시키고 조금은 홀가분한 몸이 되어 호텔 옆에 있는 Kremlin In Izmailovo라는 건물을 가본다.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아 신혼부부들이 웨딩사진 찍으러들 와있다. 우리는 천천히 둘러보는데 모두 장사하는 건물들이 기본이다. 시간도 남기에 벤치에도 앉았다가 근처의 공원에 가본다.

 구글지도상 엄청 커보이는데 도심지에 있는 공원임에도 그 크기와 깊은 산속같은 정막과 숲속에 놀란다. 여러 부부와 연인들이 걷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공원은 크고 사람은 많지 않아 우리나라 여자들 같으면 두려움을 느꼈을 만한 장소이다.

휘와 서브웨이에서 아침겸 점심을 먹고 공원을 걷다가 나무와 나무사이를 연결하여 우리나라 유격과 같은 시설을 해 놓고 대부분 아이들을 상대로 체험을 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 체험하는 것을구경하다가 휘에게 해볼 것을 권유한다. 녀석 무서워서 안할줄 알았는데 선뜻 해보겠단다. 한국인은 처음 있던 듯 운영하는 직원도 외국인이라고 신나서 설명한다. 물론 그 친구 영어가 엄청 약해서 몸짓 발짓이 우선한다. 300루불로 휘는 재미난 체험을 한다.

이미 체력 방전이다. 공원은 직선으로 끝까지도 아니고 중간까지 걷다가 왔을 뿐인데...이런 자연환경을 도심지 옆에 가지고 있는 이 나라가 부럽다. 1시경 체크인을 하고 23층의 방을 배정 받는다. 휘는 호텔이 크고 시설이 좋아서 만족해 한다. 실제로 이 동네는 4성급 대형 호텔이 총 4곳이 모여있어서 대부분 관광객이다. 나는 낮잠을 약 2시간 자서 체력을 보충한다.

오후 5시경 휘와 아르바트 거리를 나가 본다. 푸쉬킨 박물관과 빅토르 최 추모벽을 보고 싶어서 간 것이었는데 길을 잘못들어 아르바트는 신아르바트와 구아르바트가 있는데 신아르바트로 가서, 신아르바트를 걸어다니다 구아르바트로 걸어가니 이미 체력이 방전이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러시아 동방정교회의 성당인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을 겉에서 바라만 보고 다음에 다시 오기로하고 8시가 넘어 호텔 근처로 복귀한다.

저녁을 먹기 위해 인도 식당으로 들어온다. 이미 오늘 걸은 걸음수가 30,000걸음이 넘어서 어제에 이어 연속으로 30,000걸음이 넘는, 거리로 20km를 넘게 걸었다.  난 꼬치구이인 샤슬릭을, 휘는 닭튀김과 야채 볶음밥을 주문한다. 빵도 주문했는데 바로 구워 뜨겁고 맛있었다.
둘이 맛난게 먹고, 근처 마트에 들러 조식을 신청하지 않은 관계로  아침으로 먹을 우유, 빵, 쥬스 등을 샀다.

그리고 러시아 온김에 꼭 먹어야 겠다고 생각한 보드카를 한 병 샀다. 이번 여행 내내 먹을 생각으로 구입하였는데 보드카 치고는 고급을 샀다. 보통 보드카는 싼 맛에 먹는 주류인데 보드카 중 가장 좋은 보드카라는 BELUGA를 구입했다. 한국에서는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여기서 1,300루불을 준다. 앞으로 20일을 마실 것이니 그냥 종업원이 권하는 BELUGA를 산다. 아마도 중국인이 선물하려고 산다고 생각했나보다. 지금 샷 한 잔을 따라 놓고 일기를 쓰는데 사실 보드카가 칵테일을 하지 않으면 무색, 무취, 무향이어서 어느 점이 좋은지 잘 모르겠다. 난 싸구려 보드카가 더 좋은 것 같다.

어제 오늘은 무리해서 오늘은 일찍 자고 내일은 좀 편안하게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해야겠다.





Posted by 휘슬호
:

느긋하게 일어난다. 오늘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나 모스크바로 이동하는 날이다. 하루를 온전히 벌기위해 밤기차를 선택했는데 잘한 것인지 모르겠다. 고속 열차로 4시간 이내에 갈 수 있는 곳을 8시간 이상 침대칸으로 간다. 자는 동안 이동하는 것이기에 온전히 하루를 벌 수 있고 숙박비도 줄일 수 있다. 숙박비야 원래 비싼 숙소에서 묵는 것이 아니기에 큰 부담은 아니지만 여러모로 합리적이라 생각했다.

11시경 체크 아웃을하고 짐을 호텔에 맡기고 하루 종일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둘러볼 생각이다. 그러니 11시까지 호텔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어제 빨래한 옷가지는 모두 잘 말라있어서 접어서 배낭에 넣는다. 그외 배낭 밖에 나와있던 소품들을 챙긴다. 휘와 익숙해진 조식을 먹고 들어와 샤워를하고 세면 도구를 챙기고, 마지막 충전용 전원기기들을 정리하여 배낭에 넣으면 마무리가 된다.

마지막으로 4일 동안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던, 보금자리가 되어준 호텔방을 다시 둘러보고 체크아웃을 위해 3층 카운터로 내려간다. 카운터에서는 간단하게 키를 반납하고 배낭을 8~9시 사이에 찾으러 오겠다며 맡아달라고 한다. 밖으로 나오니 비가 오고 있어 쌀쌀하다. 우산을 펼쳐들고 투어 보트를 타러 이동한다.

이제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넵스키 거리가 눈에 많이 익었다. 마치 종로거리를 편안하게 걷는 느낌이다. 대충 어떤 가게와 풍경이 있는지 알게되었고 처음 와서 보았던 상이감은 익숙함으로 변해 있다. 투어보트를 운영하는 곳이 곳곳에 있는데, 우리는 첫번째 수로에 있는 투어보트 매장으로 찾아간다. 어제 갔던곳은 성인 800루불로 기억하는데 여기는 1,000루불이다. 자세히 안내서를 보니 이곳은 1시간 30분 코스이다. 어제의 투어보트는 1시간 코스였다. 휘는 학생 할인을 받아 800루불로 1,800루불을 지불한다.

영어 가이드가 안내하는 보트를 11시에 탑승한다. 그런데 휘는 져지를 입혔는데 나는 긴바지만 입고 반팔로 나왔더니 너무 춥다.

보트 바깥쪽 선석에 앉자 있자니 바람이 몹시도 차갑다. 다른 서양 관광객들은 파카를 입은 사람도 있다. 선내에 들어가 담요를 챙겨나오자 다른 서양 관광객들도 서로 담요를 들고 나온다.

휘와 나는 담요를 둘러 싸고 대지에서 보던 것과는 사뭇 다른 도시의 풍경을 감상한다. 네바강의 수로에 있는 다리들은 높이가 낮아서 머리에 닿을 듯 아슬아슬하다.

네바강의 수로를 지나 본격 네바강에 들어서니 흡사 한강같은 느낌이 다가온다. 이곳을 통해 러시아의 해군이 운용을 할 정도이고 해군 본부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다.

해군 박물관도 이 네바강 옆에 위치하고 있다. 1시간 30분의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니 빗방울이 조금 더 굵어져 있다.

휘와 KFC에 가서 치킨 버거를 하나씩 먹고 나는 다시 호텔로 돌아와 배낭을 열어 바람막이 잠바를 꺼내입는다. 점심을 먹고 나니 아까의 추위는 가셔서 다행이다. 집사람이 딸과의 사진을 보내줘서 통화를 잠깐한다. 한국의 식구들이 보고 싶은 하루이다.

이제부터 무엇을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10시 50분 기차, 뭘하지? 아직 10시간 가까이 남았다. 일단 휘와 갤러리 백화점을 가서 어슬렁 거린다. 러시아에서 아직 담배가게를 만나지 못했다. 길거리 여기저기서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피는데 담배 판매점은 꼭꼭 숨겨두었다. 도대체 어디서 파는지 모르겠다. 백화점에도 마트에도 없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는 길거리 거리마다 가판대가 있었는데, 알마티는 담배가격이 우리 돈으로 6~800원 정도였다. 면세점에서 담배를 사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나라, 필리핀도 그중 하나이긴 하지만, 알마티도 면세점 담배는 2,000원 이상인데 오히려 일반 담배점은 싸다. 희한하다.  다른 백화점에도 가보고 커피도 한 잔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대형 마트에 가서 이곳 생필품들도 구경한다. 마트에서 소주 가격이 무려 8,000원인 것을 보고 놀랐다. 보드카나 와인이 소주보다 저렴하다. 어제 babjip의 소주 가격과 비슷하다. 휘와 커피점에서 커피를 마신다.

커피점에 늘어져 있다가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버스를 타고 네바강 넘어 프리메이슨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뱃머리 등대에 가본다. 뉴튼과 표트르 대제가 비밀회동을 하고 만들었다는 뱃버리등대 뭔가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비밀을 숨기고 있는 도시처럼 비춰지기도 하다. 해군박물관도 가보지만 줄이 길어서 포기한다. 그렇게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그 동안 가보았던 곳들을 걸어서 복기한다. 오늘 투어보트를 타고 또 걸어서 이렇게 복기하니 우리가 그동안 다녔던 곳들이 모두 근처에 모여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제법 큰 도시인데 우리 부자는 서울로 따지면 3박4일을 종로 거리만 다녔던 셈이다. 물론 일기에서도 보이다 싶이 이런 일정만으로도 충분히 알차긴 했다. 나중에 다시 오게 된다면 넵스키 거리를 벗어나 좀 더 넓게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즐기게 되길 바라본다.

저녁은 돌아다니며 간단히 먹기로 하였는데 걷다보니 어제 갔던 babjip 근처를 걷고있다. 휘에게 그냥 다시 가서 한국 음식을 먹자고 했더니 좋아한다. 어제 저녁을 먹은 경험이 있기에 들어가서 제육덮밥을 2인분 주문한다. 역시나 한국음식이다. 맛나게 먹는다. 이집 한국에서 먹는 음식과 거의 동일하게 맛을 낸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인은 거의 없고 모두 러시아인이고 손님도 많은 편이다. 우리가 다먹고 있을쯤 들어온 러시아 처자 두 명은 갑자기 한국말로 전화를 받으며 엄청난 한국어 실력을 자랑해서 휘의 눈을 휘둥그래하게 만든다. 어디서나 알아들을 사람은 알아들을 수 있으니 말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늘도 배부르게 한국식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걷는 저녁 길에서 이제야 담배 가게들도 보인다. 4일만에 적응이다. 8시경 호텔로 돌아가 배낭을 찾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모스크바역으로 향한다. 역은 호텔에서 가까와 쉽게 도착한다. 인터넷으로 예매한 프린트물을 이용해 실물 티켓으로 바꿔야 하는데 어디서 바꿔야 하는지 모르겠다. 두 군데 물어보니 모두 아웃사이드로 나가란다. 역사에 들어왔는데 다시 나가라니... 나가보니 역 옆면으로 티켓 오피스 건물이 따로 있다. 중국처럼  사람들이 매표소 앞에 줄을 서있는데 우리도 줄을 서야하나 망설이다. 자동화 기기가 보인다. 우리는 자동화 기기에서 발권을 하기로 한다. 영어를 선택할 수 있다. 예약 번호와 여권번호를 입력하니 바로 프린트하여 발권해준다. 줄서있는 사람들은 당일와서 구매하는 사람들인 것 같다. 예약을 못한 사람들을 노리는 암표상들도 곳곳에 있다. 이처럼 자동화 기기를 이용하니 편안하다.

다시 여객 터미널로 돌아오니 사람들은 많고 좌석은 부족하다. 휘는 화장실에 다녀오고 싶다고해서 기다리는데 휘가 다시 돌아와서 역 안에있는 화장실도 35루불을 줘야 이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맙소사! 역사안에 있는 화장실도 돈을 내야 한다. 35루불이면 버스비가 30루불이니 적은 돈이 절대 아니다. 러시아와서 느낀 점은 무료 화장실이 보이면 무조건 볼일을 보고 갈 것! 화장실 찾기도 힘들고 찾아도 유료라는점!

휘와 스낵과 간단한 주류를 파는 역사내 바에 들어와 남는 시간 동안 이 글을 적는다. 이제 한 시간 후에 기차를 타고 내일 새벽 7시경 모스크바에 도착할 것이다.

 


Posted by 휘슬호
:

아들과 한 달을 둘 만 함께해야 한다. 좋기도하고 답답하기도하다. 하지만 휘는 또래의 사춘기 소년들에 비해 잘따라와 준다. 잠을 들 때도, 깰 때도 항상 어른 스럽다.

어제와 같은 아침 조식을 먹고 오늘은 조금 늦게 나가기로 한다. 어차피 에르미타주 미술관은 10시쯤에야 개관할 것이다. 샤워를 하고 부자는 천천히 밖으로 나간다.

아침도 든든히 먹었고 구글 지도는 변함없이 우리편이다. 에르미타주 미술관 찾는 길을 정확히 알려준다. 미술관까지 가는  버스는 많이 있었다. 그중 사람이 덜 많은 버스를 잡아타게 되면 버스로 대략 15분쯤...그리 멀지 않다. 넵스키 대로 끝에 위치 한 어떻게 보면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심가에 위치한 호텔은 여러모로 편리하다. 버스 두 대가 합쳐진 굴절버스를 선택한다. 러시아는 버스를 타면 안내원이 찾아와 버스 요금을 받고 영수증을 발급해 준다. 버스 카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처럼 버스에 비치되어있는 단말기에 카드를 접촉하면 된다. 버스 요금은 30루블로 현재 환율로 550원 정도이다. 환승은 되지 않지만 싸다. 러시아 환율이 좋을 때 버스요금 1100원 정도 였으니, 러시아 환율 반토막은 러시아 인들에게 치명적일 듯 싶다.

에르미타주 미술관, 세계 3대 미술관이라는...사실 누가 1대니 3대니 명칭을 부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건물의 위용이나, 소장품의 가치와 갯수로 봤을 때 대단한, 정말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갈 만한 미술관이다. 사실 세계 3대라는 프랑스 루브르, 대영 박물관, 에르미타주 3군대 모두 약탈의 오명을 벗을 수 없을 것이다. 전쟁 후 혹은 식민정책 이후 각지에서 강제로 빼앗어온 전시물들이지 않는가? 사실 수탈을 당한 역사가 많은 우리로서는 조금은 찜찜해 질 수 밖에 없는 곳이기도 하다.

10시전에 미술관에 도착했으나 10시30분 개장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개관 시간 전에 티켓오피스 앞에 길게 줄을 서고 있다. 만약 방문 예정인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하고 가시길, 줄이 매우 길다. 그것보다 줄이 줄지를 않는다. 10시에 줄을 서서 그렇게 뒤가 아니였음에도 2시간 가까이를 줄을 서 있었다. 그리고 당일 표를 구매하는 분은 전자발권기를 이용하시길... 줄 앞부분에 있었기에 전자발권기보다 빠르게 입장할 수 있을 거란 희망으로 줄을 서 있었으나, 전자발권기가 훨~씬 빠르다. 입장료는 성인 600루불, 국제 학생증은 가진 휘는 무료이다.

대한항공에서 지원하는 한국어 보이스 가이드는 김성주와 손숙씨가 녹음을 하였는데 보증금 인당 2,000루불에 대여료 500루불이다. 녹음 상태가 좋아서 듣기 나쁘지 않았다.

워낙 방대한 예술품을 보유하고 있어서 2일 패스를 가지고 있어도 다 보기 힘들 것 같다. 안내에 따르면 관림을 위한 총길이가 28km에 달한다고하니 상세히 보려면 대단한 체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휘와 나는 중요한 부분 위주로 보았음에도 수박 겉핥기 였다. 점심은 1층 카페에서 샌드위치를 먹었다. 전시물 보는 것도 힘들고 처음 2시간 가까이 티켓을 위해 대기하다보니 다리가 많이 아팠다. 사람들의 관심사가 저마다 다르니 미술품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하지만 당시 재정 러시아의 귀족들은 얼마나 사치스러움을 즐겼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현재 전시물도 일부만 전시한 것인지, 새로운 물품이 계속 운송되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미술관에서 나와 보이는 palace square의 규모 역시 엄청났다. 사람도 많고 광장의 크기도 압도적이다.

 시민문화회관의 석상들은 크기도 크지만 그 석상들 자체가 기둥을 대신하고 있고 여러 건축/예술가들이 수년에 걸쳐 완성 했다고한다. 10개의 석상들은 각 엄지발가락을 만지면 각기의 정해진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 휘와 나는 모든 석상의 발가락을 만지고 돌아온다.

미술관에서 벗어나 예정에는 없었으나 관광 보트를 타고 1시간 정도 수로를 따라 도시를 감상하려고 하였으나 줄도 길어지고 오늘 따라 배를 타려는 관광객이 많이 복잡해져서 내일을 기약하기로 하였다.

숙소로 돌아 온 우리는 빨래를 해두기로 한다. 우리층에 세탁기가 있는 것을 보았으므로 몇 가지 티셔츠와 양말, 속옷을 가지고 세탁기로 가져가 세탁기를 돌린다. 보통 30~60분이면 세탁이 만료되게 마련인데 너무 오래걸린다. 행굼과 탈수만 선택하는데도 오래 걸린다. 물론 그런 일련의 내용은 세탁기가 러시아어로 되어 있어서 구글 번역기의 사진을 문자로 인식하는 기능을 이용하여 알 수 있었다. 작년 중국에서 구입하여 늘 배낭에 넣어두고 있던 빨래줄을 꺼내서 빨래를 널어둔다.
휘와 7시가 넘어서 저녁을 먹으러 밖으로 나온다. 또 케밥이나 샤슬릭을 먹어야 겠지라며 여기저기 기웃거려 본다. 백화점 푸드 코트도 가보나 마땅치가 않다.

다시 구글을 이용하여 한국식당을 찾아본다. 모두 여기서 일정 거리가 있는데 모 블로그에서 넵스키 대로 근처에 Babjip이라는 한국 음식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구글 지도를 꺼내어 확인하니 2호점이 500m이내에 있다. 휘는 신이나서 찾아가자고 한다. 이녀석 아무거나 괜찮다고 하더니 한국 음식이 동하나 보다. babjip을 찾아간다. 러시아 종업원들이 우리말로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니 어색하다.

나는 부대찌게, 휘는 순두부찌게를 주문한다. 휘는 순두부찌게를 앞에 두고 한 숟가락 떠먹더니 매콤한데 맛있다면 연신 웃음이 가시질않는다. 계속 실실 웃어서 내가 놀리니 자신도 왜 자꾸 웃음이 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확실히 가격은 조금 있어서 일반 러시아 음식에 비해서 40%정도 비싸다. 부대찌게 470, 순두부 500 루불이다. 100루불에 현재 1,800원 정도, 보통 2,000원으로 계산하니 찌게 하나가 10,000원 정도이다. 아무튼 김치까지해서 오랜만에 배를 두둘긴다는 표현에 적합하게 배부르게 먹었다. 휘도 매우 만족스러워한다.

숙소로 돌아와 내일은 모스크바로 밤에 기차를 타고 떠나야해서 준비를 조금해야한다. 내일은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맞기고 돌아다니다 기차시간 전에 짐을 찾아서 열차에 타야한다.

10시 30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하늘은 이렇게 아직 환하다.


Posted by 휘슬호
:

비가 추적추적 온다. 쏟아 지지는 않지만 충분히 젖을 만큼 온다. 아침 6시에 눈이 떠진다. 한국 시간으론 오후 12시이다. 방학 전인 딸은 학교에서 점심을 먹을 시간이다. 이제 집사람과 통화하려면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어제 12시가 넘어서 잤는데 한국 시간에 적응되어 있는 몸은 6시에 깨어버린다. 서서히 적응하면 나중엔 한국의 시간에 이질감을 느낄 것이다. 막상 비가 오니 무엇을 할까 고민이 된다. 비가 오는데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하는게 나을까? 아니면 오늘 세계 3대 미술관이라고 불리는 에르미타주 미술관을 가는게 나을까? 에르미타주로 결론을 내리고 혹시 월요일 휴관이 아닐까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예상대로 오늘 휴관일이다. 확실히 여행에 익숙해지니 노하우가 생기는 것 같다. 결국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둘러보기로 한다.

휘와 조식을 먹으러 움직인다. 여기 호텔 조식이 생각보다 훨씬 좋다. 계란을 이용한 즉석 음식 혹은 딱 먹기 좋은 것만 갖추어 만족스럽다. 커피도 좋고 갖구운 빵과 햄, 치즈, 오트밀 등도 괜찮다. 우리와 같이 식사하는 사람들은 중년 이상의 서양 부부들이다.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우리포함 3테이블이 전부다. 조용히 맛나게 식사를 한다.

우산을 쓰고 추울 것을 에상하여 점퍼와 긴바지를 입고 출발한다. 숙소 근처에 시티투어버스 sightseeing을 이용한다. 1day freepass 가격이 성인 800, 학생 600이다.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도 하기 때문에 듣는 즐거움도 있다. 일단 전체 한바퀴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곳에 내려 둘러보기로 한다.

투어버스의 출발점은 이삭 대성당인 모양이다. 이삭 대성당에서 한 동안 정차한다. 지도에도 이삭 대성당이 1번으로 표시되어 있다. 우리는 이삭 대성당을 둘러보기로 한다. 성인 250, 학생 150이다. 그런데 나중에 요금표를 자세히 보니 18세 미만 50루블로 표시되어있다. 아마도 자국 청소년을 위한 요금인 것 같다. 아무튼 버스나 성당이나 휘의 국제 학생증은 이용이 가능했다.

이삭 대성당은 이른 시간(10시경)임에도 사람이 적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한 번더 버스가 돌 때 확인하니 우리가 다녀온 시간은 엄청 한가한 편이였던 것 같다. 중국 단체부터 각국의 단체 여행객들로 매표소가 인산인해였다.

이삭 대성당은 지금은 별도의 예배는 진행하지 않고 관광객을 위한 자체 박물관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표토르 대제의 수호성인인 이삭의 이름을 딴 성당이라고 하는데 당대 최고의 성당을 건축하고 싶었는지 각종 부조와 대리석 기둥, 벽화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피라미드 다음으로 가장 많은 돌이 쓰인 건축물이라고 하는데 내외부로 충분히 아름다운 건축물이었다. 휘와 둘러보고 내부 의자에 앉아 한참을 천장을 바라보다가 나왔다. 무언가 뭉클하게 만드는 공간의 힘을 갖고있는 건축과 예술품들 이었다.

다시 버스를 타고 움직이다가 카잔 대성당에서 내린다. 이곳은 현재도 미사가 이루어지고 있고, 우리가 들어간 그 시점에도 미사 진행중이었다.

나는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게 조용히 그리고 경건한 자세를 유지하며 둘러보았다. 확실히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그 도시가 갖고있는 확실한 정체성이 있는 도시인 것 같다.

점심은 휘와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를 사먹는다. 15cm, 30cm를 하나씩 사서 둘이 나누어 먹는다. 크기가 커서 배부르다. 휘에게 5일째 이런 음식만 먹는데 괜찮냐고하자 괜찮긴한데 할머니 비지찌게가 먹고 싶다고 한다.

다음은 피의 궁전에 들러 건축물을 확인한다. 확실히 건축물의 화려함에 사람들이 몰리는 듯하다. 피의 궁전 옆 공원에서 미하일롭스키 정원을 한 바퀴 둘러본다. 비에 젖어 흙과 풀,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냄새가 사람을 안정되게 만든다.

이곳은 화장실 이용하기가 매우 힘들다. 정원에서 화장실을 찾으니 한 곳을 알려주는데 유료다. 소변 한 번 보길 30루불을 인당 지불한다. 우리나라 같으면 관광지에 화장실을 깨끗하고 편하게 지을 텐데 이곳은 돈을 지불하는 관광지에도 화장실이 없는 경우가 있다. 결국 개인이 화장실을 짓고 돈을 받는 시스템처럼 보인다.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하긴 음식점인 서브웨이도 화장실이 잠겨있고 바코드 같은 것을 찍어야 열리는 시스템이었다. 잠겨있어서 이용하진 않았지만...

2시가 넘어가고 피곤해진다. 잠시 숙소에 들어가 쉬다가 다시 나와서 저녁에 돌아볼까 생각해본다. 일단 투어버스를 타고 종점인 모스크바역 갤러리 백화점을 가본다. 백화점은 크고 화려하다. 하지만 우리가 관심있는 부분이 없고 살 것도 아니기에 뭐가 있나 둘러본다.

5층 푸드코트를 둘러본다. 보통 이런 푸드코드면 한,중,일식이 있기 마련인데 한국 음식은 없다. 확실히 여기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한류의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카자흐스탄만 해도 한류의 영향이 조금은 있었는데...문화의 힘이란 총칼보다 무서운 것이다.

확실히 세계의 관광지는 블랙홀처럼 중국 관광객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아니 중국 관광객들이 점령하고 있다고 표현해야 하나? 어디가나 유명 관광지는 시끄러운 중국 단체 여행객이다. 이곳 그 보이지 않던 동양인들이 관광지에 가면 깃발을 따라서 그리고 주차장에 수 많은 관광버스로 차지하고 있다.

휘가 짭잘한 과자를 먹고 싶다고하여 들른 슈퍼마켓에서 라면을 찾아 그냥 저녁은 숙소에서 라면과 간식거리 조금을 먹고 끝내기로 한다. 나도 동의하여 숙소로 돌아와 도시락면과 쿠키, 맥주 한 캔으로 마무리한다. 한국 음식을 먹고는 싶지만 아직 여기 케밥이나 빵과 고기를 곁들인 음식들이 싫지는 않다. 다행이다.

Posted by 휘슬호
:

5시 알람 소리에 휘와 동시에 눈을 뜬다. 몸은 무겁지만 정신은 무겁지 않다. 여행이 주는 긴장감은 신체를 뛰어넘는다. 연일 20,000보 이상을 걷고 있음에도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제 저녁에 짐정리는 어느정도 끝냈고 간단한 세면만 한다. 어제 저녁 체크인도 끝낸 상태, 프론트 직원에게 택시를 부탁한다. 첫날 체크인을 도왔던 여직원이 있어서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친구 참 친절하다. 택시가 도착하지 않자 도로까지 나와서 택시 타는 것을 봐준다. 새벽의 호스텔 앞은 토요일을 밤새 클럽에서 놀았는지 꽃을 든 예쁘게 차려입은 아가씨들이 웃고 떠들고 있다. 택시 기사는 가격 흥정이 맞지 않는지 공항으로 이동하면서 여직원과 기사가 통화하고 우리를 바꿔주고한다. 여직원은 공항까지 1,250tz + 콜비400tz를 주라고한다. 처음 도착했을 때 택시비에 비하면 엄청 저렴하다.

공항으로 향하는 새벽의 한가한 도로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도로가 한가해서 생각보다 빨리 공항에 도착한다. 기사에게 2,000tz를 주고 내린다. 거스름돈을 챙기는 것을 보고 그냥 넣어두라고 몸짓으로 표현한다. 기사는 고개까지 숙여가며 고맙다고 한다. 어차피 남아있는 텡게 쓸 일도 별로 없다. 공항에 와보니 지갑에 1,500tz가 남아있다. 지금도 지갑에 그대로 남아있다.

공항 직원들은 친절하고 일처리도 빠르다. 한국에선 큰 문제 없었던 보조배터리를 이 곳에서는 꼼꼼이 확인한다. 그리고 항공셔틀을 타고 우리가 타고갈 비행기까지 간다. 휘는 활주로를 버스로 타고 가서 비행기에 계단으로 오르는 것이 처음이라고 한다. 셔틀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니 알마티의 주위를 둘러싼 텐산의 위용이 장관이다. 이제 알마티와는 헤어진다. 처음이 어렵지 이렇게 적응하고 떠나려니 조금 아쉽다. 아들과 충분히 걷고, 충분히 느꼈던 도시이다. 때도 덜 묻고 친절한 사람들이 있었던 도시로 기억할 것이다.

다시 6시간 가까이를 비행한다. 8시25분 출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10시25분 도착이다. 그 중간 시차로 시간을 번다. 기내식과 맥주 두 캔을 먹고는 안대를하고 두 시간 가까이 잔다. 비행기에서 이렇게 잘잔 것도 오랜만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할 때까지 입국카드를 주지 않는다. 러시아는 입국시 입국카드를 별도로 작성하지 않는 모양이다.

배낭만 매고 찾을 짐이 없기에 가장 먼저 출국장으로 나온다. 휘는 약간 긴장을 한 것 같지만 기대감이 큰 모양이다. 일단 100불 환전을 하고 beeline 통신사를 택해 30gb 심카드를 12,000원 정도에 장착한다. MTC를 장착하고 싶었지만 풀포코 공항엔 MTC가 없다. 한국 통신비가 얼마나 비싼 것인지 알 수 있다. 구글 지도를 이용해 숙소를 찾아가야하기에 차선으로 beeline을 선택한다. LTE가 터져서 매우 빠른 인터넷을 사용이 가능하다. 버스를 타고 전철을 두 번 갈아타면 된다고 구글맵이 친절히 알려준다. 대략 3,40분 만에 숙소에 도착한다.

도착하여 또 이동 중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모습은 완벽한 유럽이다. 더구나 1700년대 차르 표트르 대제가 모스크바에서 이 곳으로 수도를 천도하기 위해 완벽한 계획도시로 설계되어 도로나 건물들의 형태가 훌륭하다. 내가 어려선 레닌그라드로 불리던 이곳. 1900년대 모스크바로 수도가 옮기기 전까지 약 200년을 제정 러시아의 수도였다. 각기의 개성이 있는 사람들이 여유있게 움직이는 모습이 근사하다. 그들을 보라 외모도 근사하지 않는가. 휘는 이제 동양인은 우리뿐이라며 두리번 거린다. 확실히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유럽의 영향권 도시이다. 이제 동쪽으로 우리가 움직임에 따라 중국, 몽골, 고려의 동양권 모습들이 섞일 것이다.

숙소는 Roses Hotel로 고풍스런 건물에 직원들의 영어도 훌륭하고 시설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그런데 내가 예약시 프로모션 할인 금액으로 예약을 해서 그런지 1명만 예약되어있다.

2명이 묶으려면 Extra Charge를 내야한다. 1,400루불을 추가 지불한다. 조식이 포함이고 커피와 차는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기에 괜찮은 조건이다. 휘는 방도 마음에 들어한다.

오늘 마린스크 극장에서 오페라를 예약해 놓은 것을 잊고 있었다. 가장 오래된 마린스크극장1은 우리가 있는 동안 일요일 말고는 볼만한 것이 없어 오늘 예약한 것이다. 발레를 보고 싶었으나 우선 극장을 선택하니 오페라를 예약하게 되었다. 푸시킨의 운문소설에 차이코프스키가 곡을 쓴 <예브게니 오네긴>을 7시에 보기로 했다. 배낭 여행자지만 최소한 예를 갖춰야 겠기에 긴반지를 입고 옷깃이 있는 젊잖은 스타일을 셔츠를 입는다. 휘도 마찮가지이다. 혹시 복장 때문에 입장 불가를 받지 않을까 했지만 특별히 복장을 지적하여 입장을 제한하지는 않는 것 같다. 다만 거의 대부분 여자들은 드레스 스타일을 남자는 양복 스타일의 옷들을 입었다. 극장은 그 자체로 골동품 같고 고풍 스러우며 화려하다. 선택할 수 있는 좌석도 거의 없었지만 일부러 극장 전체 분위기를 느끼려고 2층 앞부분을 선택했다.

막 오르기 조금 전에야 노란 단체복을 입고 어수선하게 입장하는 중국 학생 관람객을 제외한다면 분위기는 내가 원하던 그런 전통적인 오페라 분위기였다. 그런데 문제는 휘가 시차에 적응을 못하고 2막을 시작하면서 졸고 있다는 것이다. 에어컨 공기와 어울려 한기가 느껴지는데 웅크리고 불편한 의자에서 졸고 있으니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중간 3막 쯤에 퇴장하기로 하였다. 휘는 도저히 못견디겠다고 한다. 사실 말도 알아듣지 못하니 그냥도 관심이 없으면 졸음이 올만하다.

극장에서 나와 간단히 길거리 크레페로 요기를 하고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온다. 휘는 양치를 하고는 바로 잠이 들었고 10시인데도 환한 탓에 나는 잠시 밖에 나가 슈퍼에 들른다. 맥주3캔과 물, 오렌지 쥬스를 사려는데 카운터 여직원이 맥주를 가르키며 뭐라고 자꾸한다. 내가못알아 들으니 옆에 있던 사람이 이시간에는 맥주를 구입할 수 없다고 한다. 숙소에서 맥주 한 잔하려면 미리 사놔야겠다.

내일은 비가 오고 온도도 20도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Citytour 버스를 타려고한다. 11시가 넘어가면서 어둠이 서서히 내린다. 백야의 밤이다.


Posted by 휘슬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