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기운으로 잠을 설친다. 아침에 좀 일찍 일어나서 짐정리를 대충 해놓는다. 휘도 슬슬 눈을 뜬다. 이제 시안과는 작별이다. 애증의 시안이다. 병마용과 화산을 준 반면 더위와 3번의 박물관 퇴짜를 준 애증의 도시이다. 원래 계획대로 산림공원에도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어디 사람이 살아가면서 모든 면이 만족스러운 경우가 얼마나 있었던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내어주는 것이 어쩌면 교환의 법칙에 부합되는 것일 것이다. 시안은 더위만 아니면 도시도 깔끔하고 사람들도 활기차 보여서 좋은 도시처럼 보인다. 나중에 다시 들릴 기회가 있다면 조금은 선선한 시기에 다시 오고 싶다. 시안은 충분히 걸어다니고 싶은 동네이다. 내가 중국에 오기 전에 가지고 있던 선입견들은 조금쯤 잘못 되었다는 것을 여행 중반이 넘어가면 느끼기 시작한다. 중국은 시끄럽고, 더럽고, 불친절하고, 교통질서가 엉망이라는 선입견. 물론 우리나라나 일본에 비하면 그런면이 당연히 보인다. 하지만 하나하나 조금씩 변경되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쓰레기는 함부로 버리지만 수시로 치워주고 쓰레기 통도 아주 가까이 있다. 사람의 마음이란게 간사한게 그런 모습이 자꾸보이면 조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마도 몇 년 후면 그러한 모습은 많이 개선되 있을 것이다. 교통은 신호체계를 정부에서 바꾸어 주면된다. 현재는 보행신호에 직진신호에 좌회전 신호를 동시에 준다. 보행자나 운전자나 자기 신호다. 바뀌겠지... 시끄러운건 공중도덕이 자리잡으면 조금씩 바뀌겠지. 물가나 모든 것이 우리나라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지 않은 듯해서 우리나라 분발해야 겠다.


10시 30분경 그 동안 정들었던 시안 Z-MON 호텔을 떠난다. 시안을 방문하실 분들 종루 근처에 숙소를 잡을 것이 아니라면 여기 추천한다. 싸고 깔끔하다. 종루까지 조금 걷긴하지만 걸어갈 수 도 있다. 체크아웃을하고 지하철을 타고 시안북역으로 간다. 지난번 화산에 갈 때도 이용하였기에 눈에 익다. 발권은 이미 핑야오에서 하였기에 바로 승강장으로 진입한다.


역시나 시간이 남지는 않는다. 약 30분 전이다. 시안에서 낙양까지 약 2시간 거리다. 기차는 시속 304km를 넘나든다. 약 4~500km거리이다.



가이드북을 참고해서 숙소 근처를 핸드폰에 저장하고 뤄양고속역에 내려, 역시나 택시 기사들을 뿌리치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버스 정류장에서 한 아주머니께 상하이시장을 물어본다. 물론 핸드폰에 저장된 내용이다. 자신도 잘 모르는지 여기저기 버스 표지판을 보며 75번을 타라고 알려준다. '세세'와 고개를 숙여 답례한다. 75번은 1원의 요금이다. 핸드폰 GPS를 켜서 간신히 신호를 확보하고 저장된 슈퍼8 호텔의 위치를 가늠해본다. 역에서 9km정도이다. 맵을 확인하며 버스의 경로를 살핀다. 500m를 남기고 버스가 방향을 튼다. 우리는 미련없이 바로 내린다. 500m 정도야 요즘 걷는 것에 비하면 너무 짧은 거리이다. 배낭을 짊어지고 배낭여행자 부자는 느리지만 꾸준히 걷는다. 3시가 되어가고 있어 배가 고프다. 체크인 후 바로 밥을 먹어야겠다.

슈퍼8호텔은 중국뿐만아니라 여러나라에 체인을 가지고 있는 저가 호텔 그룹인 모양이다. 물론 카운터 영어는 기대하지 마시라... 이제는 눈치껏 여권과 체크인 용지에 사인을 잘하고 있다. 야진도 100원 걸고 문제가 됐던 카드 결재도 잘되서 한시름 놓는다. 왜 카드가 문제였는지 모르지만 한국의 한과장이 카드사에 문의해 주었는데 카드사는 잘모르겠다고 했단다. 아무튼 신경써준 한과장에게 감사하고 한국 돌아가면 소주 일 잔 사야겠다.


룸은 Z-MON에 비하면 떨어지지만, 베이징의 레드크로스와 큰차이 없다. 이만하면 우리 부자 누워 편히 지내기에 충분하다. 아마 제일 싼방인 듯 싶다. 사진의 의리의리해 보이는 방들은 사진기술들 덕분인가 싶다.


호텔 맞은편에 Dicos도 있고 싸고 맛난 집도 있다. 오늘은 조그만 중국 식당에 들어가 닭도리탕에서 고추가루를 뺀듯한 것과 돼지뼈 조림에 고추가루를 뺀듯한 놈을 먹는다. 의외로 맛이 좋다. 15원 20원인데 밥까지 포하되어 있어 한 끼 식사로 훌륭하다. 35원이면 6,000 조금 넘는 정도이니 둘이 식사로 가격도 적당하다.


식사 후 호텔로 돌아와 조금 쉰 후 6시가 넘어서 상하이시장을 둘러보기로 한다. 그런데 걸어가다 보니 빗방을 조금씩 보인다. 결국 시장은 추후에 가기로 하고 호텔앞 마트에 가서 휘가 먹고 싶다는 멜론과 칼을 하나 구입한다. 멜론은 9.6원으로 2,000원도 하지 않는다. 달고 맛나게 조금 남기로 둘이 모두 먹어 치운다.

우리 한여사께서 이 일지를 열혈 애독하신다고 한다. 감기 걸린 것을 아셔서 휘엄마가 걱정하실텐데 알려줬을 일은 없고 어떻게 아시냐니 제수씨가 알려줘서 혼자 알아서 들어와 새벽까지 일지를 기다리신단다. 대단한 양반이시다. '사랑하는 한여사 오늘은 일찍 글을 올려 드리니 읽으시고 일찍 주무세요~' 그리고 다음날 오전에 읽으세요. 여기 인터넷 사정에 따라 늦게 올라갑니다.

내일은 용문석굴을 찾아갈 예정인데 어떻게 가는지 지금부터 찾아봐야 겠다. 오늘은 이동이 주 업무라 사진이 별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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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중국에 온지 열흘이 지나는 시점이다. 이렇게 뒷자리가 0으로 떨어지는 날들은 뭔가 특별한 듯 여겨지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지는 날이다. 하지만 지난 여러날들과 별로 다를 건 없는 여전히 우리 부자는 열심히 중국을 모험중이다.


오늘은 화산에 가기로 한 날이다. 어제 저녁 화산행 열차를 Ctrip으로 예매하고 좌석 배정까지 받고 오늘 6시에 일어나 서둘러 기차를 타러나가면 여느날과 같이 하루를 시작 할 수 있는 날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오늘은 하루를 쉬었다가는 특별한 날이 되었다. 어제 티스토리에 글을 올리고 기차표를 받기위해 종이에 한자로 정보를 적고 있는데 날짜가 이상하다. 8월7일로 예약이 되어 있는 것이다. 아차 다음주 금요일로 예약을 한 것이다. 이런 날벼락이 있나... 급하게 7월 31일로 변경한다. 12시가 넘은 시각이라. 결재만 되고 좌석 배정은 되지 않는다. 취소도 되지 않는다. 일단 내일 아침에 일어나 확인하기로 한 것이다.


모처럼 알람 소리에 눈을 뜨니 6시이다. Ctrip을 확인한다. 아직도 배정 준비중이다. 약관쪽을 읽어보니 7시가 넘어야 취소나 배정이 될 것 같다. 8시 14분차인데 무작정 가야하나 고민이 된다. 갔는데 배정이 되지 않으면 낭패이다. 휘와 고민하다, 9시대 기차로 재예약을하고 아침을 먹기로 한다. 조식은 어제와 조금 다른 메뉴에 역시나 먹을만하다(맛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조식을 먹으며 기차를 확인하니 8시 기차는 배정이 실패하여 탑승이 불가하다. 9시대 기차 역시 불안하다. 그래서 휘와 과감히 오늘 화산행을 포기한다. 화산과 관련된 모든 기차표를 예약 취소하고 8월1일 기차로 예약을 한다. 내일 8시 기차와 5시 돌아오는 왕복 기차를 완료한다.

결국 오늘은 무엇을 해야하나 휘와 고민을 한다. 휘에게 가이드북을 뒤져 가고 싶은 곳을 찾아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나데로 투어리스트 센터에서 가져온 팜플릿을 뒤진다. 사실 오늘 화산행 후 내일은 우리나라 관광객이 잘 찾지 않는 산림공원을 한 번 찾아보려고 했는데 일정이 틀어졌다. 오늘 하루 쯤 그냥 쉬는 것도 괜찮겠지만 일단 움직여 보기로 한다.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산시 역사박물관. 규모도 크고 산시성에 관련된 좋은 유물이 많다고하여 꼭 가고 싶었던 곳이기도 하다.


지하철을 타고 9시에 움직인다. 시안은 지하철이 1, 2호선만 있어서 단순하다. 2호선으로 갈아타고 박물관 근처의 역을 찾아 내린다. 오늘도 어김없이 방향을 반대로 잡아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는 바람에 두 배로 걷는다. 전철역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데 덥다.


시안의 폭염은 우리가 있는 요 시기만 더운 건지 여름이 이렇게 전반적으로 더운 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작열하는 태양과 열기이다. 휘와 산시박물관 입구에 도착하여 둘러보니, 줄을 선 사람들이 많다 일단 덥고 목말라 잘라파는 메론을 하나씩 사먹고 줄 뒤에 선다. 그런데 내 앞에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피켓을 보니 오늘 표는 13시 이후에 와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오전표는 매진이라고 영어로도 적혀있다,. 지금 10시 조금 넘었는데 3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가혹하다.


결국 우리 부자는 오늘은 그냥 쉬어가는 하루를 보내기로 한다. 일단 백화점에 들어가 시원한 에어컨을 도둑질한다.


중국 백화점은 무엇을 파나 봤더니 거의 모든층에서 옷을 팔고 있다. 중국인들이 옷에 관심이 많은 것인가? 그렇게 패션 감각이 좋아보이지는 않는데...



이층버스를 타보기로 한다. 대중교통업에 종사하기도 해서 타보고 싶었다. 요금은 1원...싸다. 이층버스를 타고 종루에서 내린다.


종루는 시안의 가장 중심가이다. 내려서 종루 광장 사진을 한 장 찍고,  더위를 느끼고는 바로 숙소로 돌아가기로 한다. 지하철을 타고 익숙한 숙소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길에 점심을 먹으러 다시 나가긴 싫으니 만두 같은, 싸가지고 갈만한 먹을 거리를 두리번 거린다. 호텔 앞에 만두를 판다. 종류별로 두 개씩 3종류를 산다. 사와서 입맛 없다는 아들은 지몫 3개를 모두 먹어치운다. 맛있다. 시안에 있는 동안 한 번 더 사먹고 싶다.

숙소로 돌아와 우린 일단 그냥 푹쉰다. 낮잠도 한 시간 잔다. 저녁에 시안 성벽에 가기로 한다. 해가 질무렵 가서 자전거를 대여해 시안 성벽 일주를 해보려고 하는데 일단 가봐야 알겠지...



역시나 오늘은 쉬는 날이다. 5일을 일하고 주말에 쉬는 현대의 시스템에서 10일 연속 강행군은 무리가 갈 수 있으니 쉬라는 계시인 건가 싶기도 하다. 6시까지 푹쉬다 시안성벽에 가서 자전거 타고 한 바퀴 돌기로 한다. 휘와 나와서 저녁을 먹으러 늘 저녁이면 가는 식당에 간다. 식당이름은 잘 모르겠는데 깔끔하고 가격도 저렴하며 무엇보다 맛있다. 오늘도 소고기 야채볶음과 탕수육 그리고 밥과 맥주를 한 병 시킨다. 그런데 이 집 우리가 늘 볶음밥을 먹었더니 오늘도 볶음밥을 내왔다. 잘못나왔다고 말은 했으나 돌려보내기 뭐해서 그냥 먹는다. 역시나 너무 많다 밥은 반 정도 남기고 탕수육도 조금 남긴다. 오늘은 카드로 결재하려고 카드 결재를 시도하지만 어제 병마용처럼 카드 승인 제대로 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어제 오전 은행에서 현금찾기를 시도하다가 현금서비스를 받은 때문인가? 의도치 않게 신용카드 현금 서비스로 1,000원을 뽑았는데 그 이후 문제가 되는 듯도 싶다. 어제나 오늘 Ctrip은 잘 됐는데, 오프라인 결재가 문제다. 한국에 있는 한과장에게 알아봐 달라고 카톡을 남긴다. 그런데 내일이 토요일이라 월요일에나 문의가 가능하겠지...




밥을 든든하게 먹고 성벽으로 나가본다. 그런데 출입할 수 있는 출입구가 제한되어 있는 것 같다. 호텔 근처 입구는 막혀있고, 성벽을 따라 1km정도 걸었는데 모두 잠겨있다. 결국 휘와 나는 일요일에 가보기로 하고 포기했다. 아들과 오늘은 쉬는 날인 것 같다며 숙소에서 맘껏 에어컨 틀고 쉬기로 한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천냥 백화점 스러운 곳을 만나 내일 화산에 가져갈 목장갑 두 켤레와 빨랫줄, 차를 담아 마실 수 있는 물병을 15원쯤에 구입한다.

사람사 어디 마음대로 되겠는가? 오늘 같은 쉼표도 여행에서 필요할 것이다. 한국의 휘엄마는 딸을 데리고 극장에 가고 있다고 한다. 두모녀도 즐거운 방학을 보내고 있나 모르겠다. 열흘이 되가니 우리 가족의 소중함과 아내와 슬이가 많이 보고 싶다. 아마 한국의 두 모녀도 그렇겠지...

이제 내일부터는 또 힘내서 열심히 아들과 걸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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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핑야오의 마지막 날이다. 사실 마지막날은 어제로 끝났지만 오늘까지 핑야오에 있으니 공식적으론 오늘 오전까지이다. 아침 10시5분 기차로 시안으로 넘어간다. 어제 저녁 혼자 객잔에 손님이 모두 자리를 뜨고 혼자 남은 테이블에서 작별인사를 하고 마무리했다. 객잔 직원들은 테이블에서 키보드를 펴고 무언가 열심히 적고 또 놀고 있는 나를 위해 12시 넘어서까지 전등을 켜주었다. 내가 들어가고 나 서 바로 모든 내당 전등이 소등했으니 나 때문이 맞을 것이다. 그런 작은 배려가 너무나 감사하다. 마지막까지 작은 성의를 보여준 핑야오에게 감사한다.


6시가 조금 넘어서 일어나 짐을 챙기기 시작한다. 짐을 챙기는 동안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휘가 일어난다. 휘에게 8시에는 출발하자고 말하고 씻고 머리도 드라이로 말린다. 휘도 모두 준비를 마친 시간이 7시 50분쯤이다. 10분간 조식을 먹고 체크아웃을하고 역으로 출발하면 될 것 같다.


조식은 우리가 먹을게 없다는 걸 잘알지만 1시 이후에 시안에 도착할테니 먹어두는게 좋을 것 같다. 간단히 해결을 하고 체크아웃을 하고 야진으로 걸었던 100원을 돌려 받는다. 이제 진짜 이별이다. 방은 다 둘러보았고 급하게 작별을하고 젠거름을 재촉한다. 표도 발권해야하고 1시간 전엔 기차역에 도착해야 안심이 된다. 택시를 타기로한다.


늘상 다니던길을 나두고 생소한 길로 나섰더니 길을 잃었다. 어라! 시간없는데 택시도 없다. 급하게 됐다. 다시 돌아서 큰길로 나선다.


반대편 택시에 손을 흔드니 유턴으로 마구잡이로 돌려 세운다. 말로는 시안고성역(고속열차역)을 알아듣지 못한다. 당황스럽다. 결국 네비게이션을켜고 나서야 알겠단다. 얼마냐 몸짓으로 물어보니 50원을 달란다. 미터기로 가자니 고장났단다. 그 수법 너무나 뻔한데 이번은 시간 때문에 내가 을이다. 30원에 가지고 우겨도 40원이하로는 안된단다. 어쩔수없이 40원에 가기로 한다.


바가지 쓰는것 같아 빈정 상했는데 이 친구 대단히 유쾌하다. 뭐가 그리 좋은지 - 아침부터 봉잡아서 겠지만, 싱글벙글 담배까지 권한다. 난 전자담배로 변경했는데... 안핀다고하니 중국담배 좋다면 한 대 피란다. 휘에게도 권한다. 이것참... 결국 안핀다며 사양한다. 그런데 달리다 보니 생각보다 멀다. 한국 같으면 8,000원 잘나오겠다. 결국 한국 택시비라 생각하고 기분좋게 주고 기분좋게 헤어진다.



시안역에 도착해 발권을 하고 나오니, 어라 지난 핑야오에 도착했을 때 만난 프랑스 가족도 오늘 떠나는지 역에서 만난다. 내가 반갑게 손을 흔드니 프랑스 남자가 뛰어와 반갑게 악수하고 휘와도 악수한다. 우리와 베이징에서 부터 일정이 완전히 동일하다. 시안에 간단다. 나는 어제 면산에 다녀왔다니 자기도 가고 싶은데 아들도 배앓이를하고 이번엔 못갔다고 한다. 너무 좋았다고 담에 가보라고 권해준다. 물론 내 짦은 영어로 어색한 문장이지만... 이 친구 서양인들 특징인 한 번 물면 안놓는, 말하기 좋아하는 친구이다. 자신은 시안에서 상하이로 넘어간다고 한다. 나는 시안, 뤄양, 취푸, 칭다오라고 말해준다. 총 23일 일정이라고하니 자신도 23일 휴가라고 한다. 이 가족 우리랑 인연이다. 자신은 학교 역사 교사라고 한다. 내 직업도 물어 알려준다. 아들을 불러 네 명이서 이야기를 한다. 아들은 2주후 16세라고 하는데 아버지는 190은 넘게 큰데 아들은 휘와 비슷한 키다. 휘나 그 16세 아들이나 마리 없다. 아~ 호르몬이여~ 그렇게 옆앞에서 수다를 떨다 자연스럽게 역사로 들어가 헤어진다. 시안역에서 나와 지하철 앞까지 같은 동선이었는데 어느 순간 사라졌다. 정말 인연이면 다시 만나겠지...



중국의 고속기차는 참 좋다 2등석임에도 충분히 깨끗하고 편안하다. 제일 앞자리에 앉아 다리 뻗을 공간도 충분했다. 3시간을 넘게 달려 시안에 도착한다.


시안에 내려서 가장 먼저든 생각은 너무 덥다. 기차에서 내릴때 36도라고 나왔는데 그 이상이다. 어지껏 중국은 그늘에서는 시원했는데 완벽한 내륙이어서 그런지 숨이 탁막힌다. 체감 40도 이상이다. 베이징과 동일한 시스템의 전철을 타기 위해 시안북부역으로 이동한다. 기차역사와 동일한 건물에 있어서 쉽다. 하지만 이슬람문화권의 영향이 있는, 서역의 소수민족과 접해있는 시안이어서 인지 보안이 좀 더 철저하다. 결국 아들이 핑야오에서 신나게 구입했던 너클을 검색대에서 걸려 뺏기고만다. 한국인이라고 애가 산거라고 한 번만 봐달라고 하는데도 공안 여경이 더 미안해 하면서 두이부치라고 한다. 어쩔 수 없다. 그냥 주고 돌아온다. 휘가 분개했음은 물론이다. 나도 살짝 부하나 났지만 생각해 보니 본인의 임무를 충실히한 공안 여직원이 뭔 죄란 말인가? 테러로 불특정 다수를 공격하는 행위에야 말로 분개해야 한다. 그들의 주장이 옳든 그르든 불특정 다수가 공격이 대상일 수는 없는 일이다.


예약한 Z-MON 시안 호텔을 찾기위해 길을 나선다. 너무 더워서 배낭을 메고 움직이는 것은 너무 힘들다. 그렇게 더운데 길까지 잘못들어 3키로는 손해를 봤다. 전철역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는데 너무 오래 간다 싶어서 길가에 정복을 입은 사람에게 물었는데 아직도 한참 더가라는 것이 아닌가 이건 아니다 싶어 가던길을 멈추고 택시를 타기로 한다. 택시기사 50원을 부른다. 미친것 같다. GPS가 드디어 들어와서 확인하니 지하철과 가깝고 우리는 반대 방향이다. 도데체 더가라는 그자는 뭔가? 중국인은 자신이 모르면 모른다고 안하고 아는척을 해서 사람을 골탕먹인다. 지난번 베이징도 초반 잘못 알려준 정보로 큰 고생을 하지 않았나. GPS를 쫒아 다시 역으로 돌아와 반대편으로 걸어 쉽게 호텔을 찾는다.



여기 호텔 직원도 역시나 영어를 한마디도 못한다. 그리고 역시나 Passport를 모른다. 눈치로 찾아서 보여줘야 한다. 호텔비는 카드로 결재하고 야진은 현금으로 100원을 건다. 나중에 카드 취소하고 다시 결재하고 번거롭다. 호텔비는 카드로 하고 이상 없으면 야진은 현금으로 돌려받으면 서로 편하다. 물론 이러한 일련의 소통들은 충분한 마임을 통해 가능했다.



방으로 올라가 보니 깨끗하고 좋은데 청소가 안되어있다. 프론트로 내려가 짐을 맡기고 청소를 부탁한다. 우리는 밥을 먹고 오겠다고 밥먹는 시늉을 한다.


호텔 바로 옆에 있는 깨끗해 보이는 식당에 들어간다. 메뉴판을 한참보다가 결국 볶음밥 두 개와 너무 덥고 땀을 흘려 맥주 한 병을 주문한다. 밥은 오이를 넣고 볶았는데 의외로 아주 맛있다. 아들과 깨끗이 먹고 계산을하니 볶음밥이 10원에 맥주가 7원, 총 29원을 받는다. 차도 한 주전자 주었는데, 정말 싸고 맛있어서 휘에게 이렇게 먹으면 우리 돈 남겠다고 너스레를 떨어본다. 호텔로 돌아오니 깨끗이 방이 정돈되어 있다.


일기를 조금씩 틈나는데로 자주 써야 당시의 상황과 생각을 적을 수 있는데 밤 12시에나 몰아서 정리하니 사건 나열밖에 되지 않아 아쉽다. 또한 당시의 생각이 아니라 의무감에 적는 생각이 결핍된 글이되는 것 같다. 혼자 여행하면 시간과 생각도 많아져서 잘적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무튼 호텔에서 7시 가까이까지 있다가 저녁을 먹으로 나가니 그때까지도 열기에 화끈거린다. 에어컨 없으면 시안에서는 버틸 수 가 없다.



종루와 시루에 나가서 시안 사람들을 좀 관찰하고 투어리스트 센터에 들러서 에어컨 바람을 좀 훔치고 간단한 지도와 명소가 한글로 적힌 팜플랫을 얻어온다. 혹여 중국인으로 생각할까봐 영어로 질문을하는 센스를 보여 관광객임을 표현한다. 종루와 시루는 중심가 답게 북적인다. 나중에 다시와서 찬찬히 둘러봐야 겠다.



어제 발마사지를 받아서 인지 더워서 더위를 먹었는지 휘가 발이 아프다고 해서 빨리 회족거리로 옮겨 사람이 많은 맛있을 것 같은 꼬치집에 들어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들고 다니는 꼬치를 잔뜩사고 회족이 식사로 하는 빵을 두 개 사서 꼬치와 환타와 같이 먹는다. 회족은 술을 금기시하기 때문에 맥주 대신 환타로 배를 채운다. 다 먹고 꼬치가 남아 싸달라고 부탁하고 계산을 하니 95원이다. 생각보다 많이 먹었다. 아무 생각없이 꼬치를 계속달라고한 잘못이다. 어쨌든 시안의 첫날을 잘보냈다. 아들과 새로운 것도 자꾸 찾고 먹으려고하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하는, 여행의 맛이 점점 깊어지고 숙성되어 맛이 좋아진다.


돌아오는 길에 호두 30원어치와 포도 큰거 한 송이를 5원에 구입한다. 글을 쓰면서 호두를 까먹는데, 너무라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지만 정말 너무 맛있다. 어려서 먹던 그 호두 맛이다. 볶지 않은 과일 호두를 먹는 아삭이는 식감과 신선한 맛! 늘 껍질이 벗겨져 볶은 호두가 아니라 생호두를 껍질을 까먹으니 정말 맛나다. 지나치게 많이 샀다고 생각했는데 얼른 먹고 한 번 더 사먹어야 겠다.

내일은 병마용에 다녀올 생각이다. 주변 진시황릉이나 화청지는 패스하고 병마용만 다녀올 생각이라 새벽같이 출발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주말인 아닌 평일에 다녀와서 그나마 사람이 덜많겠지...물론 중국이니 매우 많겠지만.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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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어보니 새벽 4시가 조금 넘어 있다. 더 자야 겠다고 노력해 보지만 잠은 더 이상 오지 않는다. 그냥 미련을 떨치고 일어난다. 휘는 세상 모르고 이불을 박차고 자고있다. 에어컨을 살짝 틀고 이불을 덮어 준다. 세상은 조용하고 밖은 어둡다. 이번 여행 며칠전부터 잠을 깊게, 오래 못잔다. 티비를 켜면 아들이 깰 것이고 어차피 그림만 보길 켤필요가 없다. 태블릿을 켜고 글을 작성한다. 새벽이라 인터넷 속도도 좋아서 사진까지 한 두번의 오류만 나고 깨끗이 올라간다. 이렇게 글을 쓰고 사진을 올리고 나니 일어날 시간이다. 이번 여행은 블로그를 작성해봐야지하고 생각하고 와서인지 글을 작성하는 것도 하나의 여행이 되었다. 이렇게 적고 있으면 하루가 정리되는 느낌이다. 예전 중학교 선생님께서 빈 노트에 글을 적으며 공부하면 보고, 듣고, 쓰는 것을 동시에 하기때문에 빠르게 정리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른들 말씀은 나중에 생각하면 맞는 말씀이 많다.




오늘은 천안문, 자금성에 갈 것이기 때문에 9시쯤 출발하기로 하였다.
휘를 깨우고 냉장고에 남아있는 복숭이 두 개를 씻어 하나씩 먹어 아침을 대신하기로 하였다. 복숭아가 물이 많고 달아서 먹기 좋다. 한국에서는 2, 3천원은 할텐데, 여기서 3개 10원에 구매했으니 하나에 600원 꼴이다.

이제는 너무나 능숙하게 전철역으로 걸어가서 매일 그러했다는 듯이 표를 구입한다. 천안문은 east와 west역이 있다. 우리는 east역에 내렸다. 내리는데 역사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이런...오늘은 토요일이다. 더구나 천안문이다. 중국 시골 혹은 학교에서 단체로 온다는...




천안문엔 근처도 못가고 줄을 선다. 엄청난 인파다. 천안'문'에 가기위해 보안 검색'문'을 만들고 가방을 투시기에 집어 넣고 신분증을 꺼내서 보여주고 '문'앞에 입장한다.







문안이 아니다 문앞이다. 최근 테러를 이유로 지하철도 타기 위해 엑스레이 투과기를 통과하고 물을 들고 있으면 보는 앞에서 마셔서 진짜 물임을 증명해야한다. 휘에게 그러는 이유를 설명하고 공산의 폐쇄성을 설명하니 중국이 조금 무서워졌다고 이야기한다. 정말 생각이 많아진 눈치이다.




천안문 앞에는 촌부들과 학생, 그리고 단체 여행객과 외국인 무리로 아수라장이다. 우리는 앞사람 뒷통수를 바라보며 또 내 뒷통수를 뒷사람에게 내어주며 앞으로 걸어, 아니 밀려 간다. 밀려가다 어느 순간 표를 내고 입장하는 곳 앞에 다다른다. 그런데 우린 입장표가 없다. 끊은 적이 없으니 당연히 없다. 표를 가진 사람에게 어디서 샀냐고 물어본다. 우리가 지나친 곳 중에 표를 구입하는 곳이 있다. 다시 되돌아 표 구입처로 간다. 그런데 이게 줄이 쉽게 줄지를 않는다. 돈내고 표사길 왜 줄이 이렇게 않줄지? 앞쪽에 왔을 때 이유를 알았다. 표를 구입하기 위해 신분증을 꺼내 실명 인증을 해야한다. 광화문 경복궁 들어가는데 주민등록증 꺼내서 확인 후 구입하는 것과 같다. 테러를 막기 위함이겠지만 별 근거 없는 행위로 보여진다.




다행이 오늘은 외부에서 많이 걸을거라 생각해서 팔토시와 복면을 하고 나와서 살이 타는 것은 조금 줄일 수 있겠다. 표는 성인 60원 학생 20원이다. 휘는 국제 학생증을 이용해 20원에 구입했다.













구입한 표를 가지고 입장구로 가서 다시 여권을 꺼내 실명 인증을하고 표를 내고 입장한다. 이제 천안문을 관람하려고하는데 오토메틱 가이드를 선택해서 설명을 들으며 관람이 가능하다. 물론 돈은 지불해야 한다. 한국어 서비스 가이드의 경우 40원이어서 휘와 하나씩 귀에 착용한다. GPS인지 Point를 이용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건물이나 설명이 필요한 곳 근처에 가면 구수한 조선족 혹은 북쪽 억양이 남아있는 목소리의 남자가 설명을 해준다. 천단공원은 아무런 정보없이 다녔는데 천안문은 이 장치 덕분에 조금은 내용을 들으며 관람이 가능하다.
















자금성을 돌아보며 느낀건데 정말 사람이 우리나라 경복궁 만큼만 있으면 하루 종일도 보고 싶다는 것이다. 그 규모와 웅대함, 역사를 함께 느끼고 싶은데 여기저기 아이들 악쓰는 소리, 사람들 부르는 소리, 단체 관람객들 줄지어 다니며 내는 소리... 정신이 하나도 없다. 휘에게 돌아다니면서 정말 사람이 별로 없으면 너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도 아들도 별로 없으면 좋겠는 그 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인 걸 생각하면 아이러니이다.

휘와 빵을 하나 사먹고 음료를 마시고 각종 유물전시장 에어컨 앞에서 바람을 쐬어도 귀에 이어폰으로 듣고 있어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더구나 덮고 힘들어서, 대충 둘러보며 간 곳이 출구였다. 휘와 고민을 좀 하다가 출구로 그대로 퇴장하기로 하였다. 사람들 때문에 의미없다는 생각이다. 정말 나중에 오게 된다면 비가 많이 오는 평일에 관람객이 별로 없을 때 오고 싶다.




출구로 나와서 이정표를 보니 우리가 온 곳으로 되돌아가는데 걸어서 1.8km라고 표시된다.










성이 크긴 정말 크다. 성 주변으로 물이 흐르고 있어 운치가 있다. 휘에게 성주변에 왜 물이 흐르겠느냐고 물었더니 답은 알고 있으나 자신은 수영을 잘해서 잠수로 침투하면 더 쉬울 것 같다는 말을해서 한참 쿠사리로 정정해 주었다. 한참을 걸어서 천안문역에 도착해서 어제 갔던 용안리에 가기로 했다. 어제 산 것 중에 바꿔야 할 것도 있고, 점심도 그곳에 LG 트윈타워 지하 식당가에 먹기로 하였다. 천안문 지하철에 들어가려고 또 다시 줄을 서고 가방을 검색기에 집어 넣고 마시던 물을 마시는 것을 보여 물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천안문역은 지하철을 처음 타보는 듯한 중국인도 참 많다. 내 앞에 젊은 부인이 표를 4장 구매하는데 20원짜리 지폐를 자동화기기에 집어넣으니 자꾸 토해낸다. 중국 지하철 기기는 5, 10원짜리 지폐만 받는다. 내가 손가락으로 안내판을 지적해 주니 난감해 하면서 중국말로 20원짜리를 10원짜리로 바꾸어 달라는 것 같다. 지갑을 뒤져보니 바꾸어줄 잔돈이 없어서 영어로 미안하다 했더니 깜짝 놀라 도망간다. 나 중국인도 지하철 기기 사용법을 알려주는 사람이다.




트윈타워에 갔더니 한국 음식을 파는 식당이 세 군데가 있다. 하나는 치킨집이고 하나는 불고기 등 한식집, 하나는 중국 음식 퓨전에 김치를 준다. 김치다! 먹고 싶었다. 휘와 중국식 치킨카레 덥밥에 콜라, 김치가 포함된 버전을 시켰다. 아니 시키라고 지시하고 다리가 아파 나는 자리를 찾아 앉았다. 휘가 밥을 받아왔는데 콜라, 김치가 빠진 밥만 가지고 왔다. 세트로 시키지 않고 단품으로 시킨 것이다. '이눔아 아빠는 김치때문에 시킨거라구~'  휘에게 추가금을 지불하고 세트로 달라고 시키라했더니 매대에서 그렇게는 않된다고 했단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데 어쩌리... 그냥 김치없이 먹었다 TT; 아~ 김치 먹나보다 하고 잠시나마 즐거웠는데... 밥은 맛있었다. 다만 김치가 있으면 3배는 더 맛잇을 것 같았다.

수수가에서 물건을 쉽게 교환하고 보조 배터리나 싼 전기면도기나 하나 살까했는데 이런 공산품도 흥정을해야 해서 포기했다. 이런 품목은 흥정이 피곤하다. 왠지 흥정해도 더 주고사는 기분이랄까? 싼 선글라스를 하나 더 살까했는데 휘가 너무 힘들어해서 호텔로 컴백했다. 이제 지하철 승하차는 너무나 쉬워졌다. 아니 익숙해 졌다.














호텔로 들어와 빨래를 하였다. 호텔에는 세탁서비스를 물어보기 겁난다. 말이 안통해서... 호텔앞에 세탁소가 있는데 양말, 속옷, 티셔츠, 반바지 두 세개를 맡기는 것이 거추장 스러워서 가루 세제를 트윈타워 마트에서 구입해서 세면대에서 샤워하며 빨았다. 초벌을 내가 하고 첫번째 셔츠와 반바지를 빨고 있으니 휘가 자신이 하겠다고 해서 나머지는 휘에게 맞겼다. 옷을 빨고 에어컨 아래에 널어 놓고 식구들과 전화하고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고 있으니 천국이 따로 없다. 한국은 오늘 비가 오고 태풍이 올라온다고 한다. 통영에 휘슬호가 걱정이다. 김회장님, 박회장님께서 돌봐주시겠지...내일쯤 전화나 한 번 드려야 겠다.







저녁은 호텔을 오가며 보았던 호텔 앞에 깨끗해 보이는 식당으로 갔다. 가기전 인터넷으로 한국인 입맛에 맞는 음식과 반찬을 캡쳐해서 가져가서 비교하며 주문하였다. 돼지고기 채썬 것에 채소와 죽순, 숙주나물로 볶은 요리인 위샹로우쓰, 땅수육이나 깐풍기와 닮은 꿔바로우를 주문하고 사진에서 소고기를 맛나게 볶은 듯한 음식 하나 해서 세가지 요리를 시키고 쌀밥인 미판을 두 그릇 주문했다. 휘는 꿔바로우와 위샹로우쓰가 너무 맛잇다고 밥을 두 그릇 먹었다. 먹고나서 우리는 앞으로 요리를 두 가지만 시키기로 다짐하였다. 세 가지는 너무 많은 양이다. 이렇게 맛있게 먹고 122원을 카드로 결재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빨래는 내일까지 마를 것 같고 영화나 하나 보고 자려고 했지만 테블릿이 인식을 제대로 못하고 플레이스토어도 되지 않아 휘는 책을 읽다가 잠들었다. 나도 오늘은 일찍자야겠다.

내일은 오전 10시 30분 기차로 핑야오 고성으로 이동한다. 아마 고속열차로 5시간 가까이 이동하는 것일 것이다. 내일은 발바닥이 아니라 엉덩이가 불이나게 생겼다. 핑야오 고성은 특별한 일정 없이 중국의 고성의 맛을 제대로 즐길 생각이다.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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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올린 글을 쓰고 12시쯤 잠자리에 들었다. 10시쯤부터 아들은 잠이 들었다. 녀석 꽤나 피곤한 모양이다. 티스토리는 사진을 포함시키니 이곳 중국 호텔 무료 와이파이의 속도로는 글을 쓰는 것도 힘들고 수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첫날 쓴 글을 보니 오타가 너무나 많은데 고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사진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20장 기준 한 시간 이상이 걸린다. 티스토리앱의 시스템이 문제가 있는 듯 싶다. 사람은 모두 자기 기준에서 움직인다고,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 환경 기준에서 티스토리앱은 개발된 듯 싶다.




아침에 눈을 떠 태블릿 시간을 확인하니 6시 30분이 넘어서고 있다. 어라! 핸드폰 알람을 맞추어 놓았는데... 지금껏 살면서 알람이라는 기계 소리에 일어나지 못한 적이 없는데 이상하다 생각하며 일어난다. 일어나서 아들을 깨우고 간단히 세안과 이만 닦는다. 아들이 잘 일어나지 못해서 여러번 부른 후에야 일어난다. 휘가 일어나서 씻고 있는데 알람이 울린다. 아차~한국 시간으로 확인한 것이다. 베이징은 한 시간이 빠르다. 그러니 알람이 울린 시간은 6시가 맞다. 아들의 원망어린 눈빛을 애써 외면하며 "일찍 일어나면 좋지"라며 너스레를 떨어본다.




간단히 배낭을 매고 물 한잔을 마시고는 전철을 타기 위해 새벽 거리를 나서본다. 새벽이라 덥지도 않고 사람도 많지 않다. 아침의 도심 거리는 어디나 비슷할 것 같다. 이곳도 의미없는 표정의 출근자들이 회색 콘크리트와 잘어울리는, 마치 무생물 처럼 스무스하게 움직인다. 관광객인 우리들 만이 컬러가 있는 것처럼 다양한 표정으로 자갈길을 달리듯 움직인다.




베이징에 온지 이제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우리 부자는 부드럽게 전철역으로 이동해 오늘 가야할 곳인 지수이탄역을 찾고 있다. 자동화 기계가 꺼져있어서 창구로 가서 쓰표 얼장이라고 외쳐본다. 역무원은 나를 한 번 슥 보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4원의 전철표를 두 장 내어놓는다. 내말을 알아들은 것인지 8원을 먼저 줘서 그런 것인지 헛갈린다. 아무렴 어때 원하는 표를 능숙하게 받아서 지하철 안으로 들어왔으면 된 것이다.

지수이탄역에 도착하여 앞으로 갈지 뒤로 갈지 방향을 잡아야 한다. 이럴때가 가장 힘들다. 누군가 어느 방향으로 가라고 알려주면 좋으련만... 우리 인생도 누군가 -흰옷을 입은 도사님이 나타나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말라고 알려주면 훨씬 수월할텐데... 재미가 없으려나? 일단 인터넷에서 유턴을 하라고 적혀있었는데 이 부분도 작성자의 기준이었다. 출구가 온방향과 반방향이 있었는데 아마도 내가 보았던 글의 작성자는 반방향의 출구로 나와서 유턴했던 모양이다. 우리 역시 유턴해서 걷다가 아무래도 물어보는 것이 걷는 것을 줄일 것 같아서 청소 아주머니에게 최대한 중국발음 스럽게 "덕승문"을 물어보니 뒤돌아 가라고 한다. 역시 발품 한 번 보다 말품 한 번이 효과적이다.

한참을 걸어 덕승문 근처에 왔다. 오는 동안 중국인들이 많이 들고 다니는 음료수와 물을 한 병씩 더 사고 아들은 식빵처럼 보이는 빵을 사서 먹는데 맛있다고 좋다며 신나서 따라온다. 877번 버스 근처에 도착하는데 버스는 보이지 않고 길게선 두 줄이 보인다. 아마도 저 줄이 만리장성가는 줄인 듯 싶다. 가까이 걸어가서 확인하니 확실히 877번 버스를 타기위한 대기줄이다.







우리는 줄의 끝에가서 서기 위해 걷는다... 어라 또 걷는다... 어라 계단을 내려간다... 어라 모퉁이를 돈다...어라 풀숲 소로를 걷는다...와우 굉장한 줄이다! "포기하고 그냥 갈까 만리장성은 인연이 아닌가벼"라는 생각이들 정도이다. 아침에 잘못 일어나서 준비가 빨랐음에도 이정도 인가 싶다. 인터넷에서 줄이 빨리준다고 했는데 이건 빨리 줄어도 2시간은 걸릴 것 같다. 옆에 택시 기사들은 계속 오늘 중으로 버스 못탄다고 택시타라고 유혹한다. 물론 짐작으로 알아들은 것이지만. 하지만 왠만한 사람들은 모두 줄에 버티는 것을 보니 오늘 중으로 볼 수 있는 것 같긴하다.










내가선 줄 앞에 중국 가족들 그리고 그 앞에 인도 계열의 부녀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서서 기다리고 있다. 생김새가 달라서 택시 기사들이 계속 귀찮게한다. 가만보니 여자는 휘보다 2,3살 위로 보이고 물론 실제 겉보기는 20대로 보이지만 서양이나 아랍 계통이 나이가 더 들어보이는 피를 가지고 있을터이니 아마도 내 생각이 맞을 것이다. 아빠는 나와 비슷해 보인다. 멀리서 부녀가 중국 관광을 온 것인가란 생각이 들자 묘한 동질감이 생긴다. 말을 걸고 싶은데 앞의 중국인 가족들이 너무 시끄럽고 난잡해서 말을 거는 것은 관두기로한다. 설마 허니문이라면 낭패이기도하다.

그래도 생각보다 빨리 줄이 줄어서 한 시간쯤 줄을 섰다. 햇볓이라도 강했으면 괴로웠을 것이다. 다행히 줄서잇는 동안은 구름져 있었다. 버스에 타고 버스는 다음 줄로 이동하여 입석을 태우기 시작한다. 줄이 두 줄인 이유가 한 줄은 좌석, 다음줄은 입석인 모양이다. 우리는 좌석에 줄을 섰기에 앉아간다. 좌석은 12원, 입석은 6원인 듯 싶다.




버스는 고속도로를 올라가 잘달리는 듯 싶더니 막힌다. 많이... 버스는 가이드같은 안내양이 타서 이것저것 3번 정도 설명을 하는데 중국말을 모르는 우리에게는 소귀에 경일기이다. 그래도 아침 일찍 준비해서 간 보람이 있어 매표소가 조금은 한산하다. 하지만 만리장성을 쳐다보니 우리보다 부지런한 얼리트레버가 만리장성을 인간장성으로 형태변환을 시키고 있다. 움직이는 알록달록 용같다. 다행이 만리장성 매표소는 국제학생증을 받아들여 성인 40원, 학생 20원을 받는다.




사실 만리장성은 나와 같은 세대에겐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휘 또래는 그냥 긴성이다. 딱히 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대단하다는 경외감외에는 사람 많고 덮고 길다.
















일단 만리장성을 와서 직접 눈으로 확인한다는 차원 정도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이 많은 사람들 속과 이 더위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또  무엇을 얻으리오. 그렇게 생각을 먹은 만큼 지체할 필요는 없다. 팔달령의 만리장성에 올라갔으니 충분하다. 우리는 잰거름으로 내려와서 줄이 길지는 않은 -올때에 비해- 돌아가는 버스를 탔다. 시간상 2, 3시간 있었던 모양이다. 탔던 곳으로 돌아오니 12시 쯤 되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까하다가 서양인들이 좋아한다는 수수이가 거리를 가보기로 했다. 영어로 Silk street라고 한다는데 각종 기념품과 짝퉁을 판다고 한다. 그런데 용안리를 찾아가야한다는데 인터넷이되지않는 우리 부자는 지하철역으로 들어가 모든 역들의 이름을 복기한다. 읽다보니 평안리라는 한자가 보인다. 여긴가 싶어서 무작정 지하철을 타고 가본다. 아니면 숙소로 돌아가고의 각오로. 역시나 아니였다. 인터넷을 잠깐만 쓰면 될 것 같은데 쓰기가 쉽지 않다.




휘와 점심을 먹으며 식당 와이파이를 이용하자고 생각하고 식당을 들어갔으나 와이파이가 없다고해서 별로 맛없는 점심 도시락 비슷한 세트를 먹는다. 옆에 호박죽은 호박죽이라기보다 국에 가까운 한국보다 달고 묽다. 면은 기름과 고추기름의 기름면이다. 햄버거스러운 빵은 고기를 패티처럼 넣은 만두에 가깝다. 아들 도시락 역시 비계가 너무 많아서 한국인 입맛엔 별로이다. 하지만 우리 부자 잘은 아니지만 먹는다. 긍정적이라 다행이다. 여종원업원이 영어 공부가 하고 싶은지 자꾸 맴돌지만 이 아가씨 영어도 꽝이고 아는 것도 없어서 우리에게 별도움이 안된다.

결국 숙소로 돌아가기로하고 지하철역으로 돌아온다. 지하철 표를 끊으려고하는데 휘가 "여기 아니에요"라고 묻는다. 한자를 보니 영안리 영어로 용안리이다. 여기구나 싶어서 우리는 신이난다. 아들은 자신은 천재라며 우쭐거려서 맞받아준다. 기특한 녀석. 영안리역에 도착해서 내리 살펴보니 LG트윈타워가 보인다. 내가 예전에 오래 일했던 여의도의 그곳보다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이곳에 우리은행이있다고 들어서 들를까했는데 환전한 돈이 아직 많이 남아서 들르지 않기로 한다. 수수이제 타워에서 소품 몇 가지를 구매하고 숙소로 돌어온다. 힘들게 찾은 것에 비해선 허무하다. 하지만 인생이 원하는 바를 이루는 것보다 찾는 것에 목적을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꿈을 꾸고 있다는 증거일테니...

숙소로 돌아와 씻고 정리를 한다. 남은 돈도 확인해 본다. 달러를 제외하고 위엔화로 4800위안이 남았다. 80만원이 넘는 돈이니 20일 동안 많이 아끼면 잘쓸 것 같긴한데 모자르면 백달라짜리들 환전하고 그 것도 모자르면 찾으면되겠지. 물론 중국올 때 은련카드(UnionPay)카드를 만들어와서 신용카드를 적극 활용해도 된다.




휘에게 저녁은 직접 골라 아빠를 데리고 가라고 지시한다. 휘는 블로그를 뒤지기 시작한다. 이러한 일련의 글들이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정보가 되겠지라며 오늘도 글을 써내려간다. 아무튼 휘는 좋은 식당을 찾았다며 신나한다. 메뉴도 모두 정했다는데 블로그 사람들이 먹은 메뉴 그대로이다-_-; 우리 부자는 7시쯤 다시 왕푸징으로 나간다. 무려 1층에 프라다가 입점해있는 7층의 중국식당으로 휘가 안내를한다. '이 녀석 아까 돈세는 것을 보고는 푸짐하게 먹을 생각인것인가?' 불안감이 엄습한다.






깨끗하고 좋은 식당으로 보인다. 넓고 종업원들은 패드나 소형무선 단말기로 주문을 받는다. 대기표를 받았는데 대기하는 동안 차와 과일도 준다. '휘야 여기 몇 천원짜리 식당은 아니지?'

자리가 준비되서 앉아 메뉴판을 넘겨본다. 다행히 비싸지 않다. 물론 처음 기죽어서 생각한 만큼 말이다. 베이징덕이 170원 정도인 듯 하다.
















나쁘지 않다. 우리는 흰 쌀밥과 삼겹살을 간장에 삶은 듯한 놈과, 훈제 오리 조금, 치킨 탕수육을 시킨다. 맥주와 콜라도 한 잔 시킨다. 콜라를 시켰더니 패트병을 가져와 아들은 온몸의 표현으로 캔으로 바꾸어온다. 콜라, 코크를 못알아들으니 할말을 잊었다. 맛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지만 훌륭하다고하긴 그렇다 정도... 느끼하고 느끼해서 김치가 필요하다. 김치 같은 반찬이 무엇이 있는지 찾아서 앞으로는 그 것을 같이 시켜야겠다. 맥주 한 잔하고 휘의 뿌듯한 얼굴을 보았으니 만족한다 9점짜리다... 신용카드 결재도되서 신용카드로 결재했다. 136원이 나왔으니 2만여원 정도의 저녁 식사이다. Not bad!

내일은 천안문 광장과 자금성을 갈 것이다.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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