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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7.31 09. 아들과 함께하는 중국여행 - 시안 9일차


오늘은 병마용에 간다. 병마용만 다녀올 예정이고 주변에 있는 화청지나 진시황릉은 패스하려고 한다. 화청지는 볼거리에 비해 너무 비싼듯 싶고, 진시황릉은 병마용 티켓에 입장료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냥 조금 높은 언덕을 오르는 정도라고 하는데 매우 덥다. 오늘은 병마용에만 집중하기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침이 바쁘지는 않다. 병마용 관람 시간을 3시간 정도로 잡고 있는데 얼마나 걸릴지 볼일이다. 일단 9시쯤 나가서 오전 병마용에 도착하여 둘러보고 3, 4시쯤 돌아올 예정이다.


가만 생각하면 병마용은 참 아이러니한 장소이다. 진시황은 자신의 사후 세계를 위해 병마용을 제작했고, 후대에는 자신의 능보다는 병풍에 불과한 병마용에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이 쏠리지 않는가! 역사는 후대에 평가 받는다지만 진시황은 오히려 만리장성과 병마용으로 당시에는 폭군으로 민도를 괴롭혔지만 지금에 와서는 엄청난 문화 유산을 중국과 세계에 남겨 놓은 업적아닌 업적을 남긴다. 어떠한 의도가 좋든 나쁘든 결과는 후에 남겨진 자들의 몫인 것이다. 지금 아웅다웅해봐야 티끌만한 인간 존재가 어디 우주적 역사에 흠집이라도 남겨보겠는가?


8시경 조식을 먹으러 내려간다. 전혀 기대되지 않는 중국식 조식이다. 옆에 토스트와 커피 정도만 주어도 참 좋을텐데라 생각하며 부페 식으로 차려진 식단에 몇 가지 음식을 접시에 받아 먹어본다. 어라~ 의외로 괜찮다. 핑야오의 조식에 비하면 엄청 맛난 식단이다. 그리고 한쪽에 빵도 한가지가 있다. 모처럼 조식을 잘 먹었다. 프론트에 잠시들러 세탁 서비스에 대해 물어보고 물론 세탁기 사진을 핸드폰에 저장해 보여주면 진행한 대화이다. 방으로 올라와 출발 준비를 한다.



9시경 호텔에서 나와 지하철역으로 향한다. 시안역으로 가서 306번 버스를 타야하는데 시안역까지 지하철이 없다. 지도와 노선도를 확인하고 무작정 지하철로 두 정거장을 가서 시안역을 찾아 걷는다. 시안의 날씨는 정말로 40도가 넘는 폭염이다. 걷는 일이 보통 힘든 것이 아니다. 그런데 시안역이 있을만한 위치에 없다. 우리는 이미 한 시간을 걸었는데... 그냥 호텔에서 걸었어도 이보다 먼저 도착했을 것 같다.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도착하고 보니 우리는 시안역 뒷편, 시안 성벽 뒷쪽을 걷고 있었다.



그 뒷편은 마치 슬럼가처럼 집들은 모두 부서지고 또 재개발을 예정하고 있는 것 처럼 대부분의 집들이 비어있는 상태였다. 아들 데리고 다니기는 조금 아니다 싶은 곳을 다녀온 셈이다.


오늘 날이 워낙 더워서 그런지 306 버스는 10여분 정도 줄을 서고 바로 탈 수 있었다. 편도 7원으로 비교적 저렴하고 에어컨이 나와서 그나마 갈만 했지만 병마용까지 가는 길은 너무나 막혀서 1시간30분은 이동한 듯 싶다. 결국 병마용을 둘러보기도 전에 녹초가 되었다. 병마용에 도착하니 12시가 넘어 있었고 호텔에서 출발한지 3시간이 지난 후였다.


밥을 먹기로 한다. 지금 먹지 않으면 4, 5시나 되어 먹을 판이다. 병마용앞 우리나라로 말하면 관광지 앞에 노점 식당에서 먹기로 한다. 그냥 때울 예정이어서 가장 저렴한 10원짜리 아무거나 짚이는데로 2가지를 달라고 한다. 하나는 마치 올챙이 모양의 묵같은 국수에 야채와 콩나물이 들어간 뜨겁지 않은 국수있데 먹을만했다. 두 번째 주문한 음식은 첫번째를 다먹도록 나오지 않아서 첫 번째 음식만 둘이 나눠먹고 10원을 내고 나온다. 맛도 나쁘지 않았고 적당히 먹어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병마용 입구까지 걸어올라간다. 입구에 도착하니 티켓을 사는 티켓오피스가 보이지 않는다. 입구 직원에게 물어보니 달랑 하나 있는 자동화 기기에서 구입하란다. 이게 아닌데... 그럼 아들 학생할인은? 아마도 정식 티켓오피스는 우리가 보지 못하고 지난친 듯하다 설마 이 많은 인원이 자동화 기계 하나로 통과할리 없다. 더구나 기기앞에는 아무도 없고 우리 부자 뿐이다. 결국 150원을 둘다 내고 입장권을 구매한다. 학생이 반값이라면 15,000원을 손해봤다. 어쩌겠는가 너무 더운 것이 죄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집에 올 때까지 티켓오피스를 발견하지 못했다.






1호갱이 위엄은 정말 모든 것을 압도했다.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을 나가라고하고 혼자서 하루 종일 군인과 말 피규어를 보고 있고 싶었다. 사후에도 이들이 자신을 지킬 것이라 믿었을 진시황은 과연 그들의 지원으로 행복한 죽음을 영유하고 있을까? 행복한 죽음중이라... 이상한 표현이다. 1호갱의 모든 발굴이 끝난다면 다시와서 보고 싶다. 이 엄청난 장관을...



2호갱은 발굴이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볼거리는 거의 없다. 휘가 좋아하는 인디아나 존스같은 고고학자는 없겠지만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하는 고고학자에게는 무척이나 행복한 작업공간일 듯 싶다. 진시황릉은 고고학적 기술이 아직 부족하다 생각되어 발굴을 후대에 미뤄놨다니 중국은 역사적인 부분에서는 본받을 만하다.




3호갱은 크기도 작고 상대적으로 1호갱의 위용을 이미 맛본터라 쉬 둘러본다. 3호갱을 둘러보는 와중에 프랑스 친구를 다시 조우한다. 이번은 가족없이 혼자인 상태로 본다. 그와 나는 서로 알아보고는 둘다 큰소리로 웃고는 포옹을 한 번 진하게 한다. 그리고 악수 후 아무말 없이 제갈길을 갔다. 정말 인연이다. 다음에 길거리에서 본다면 밥이나 술이라도 한 잔 해야 겠다. 그런데 나는 아직 그 친구 - 친구인지는 모르겠지만 - 이름도 모른다.




나는 둘러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거라 생각했는데 3시간 정도 둘러보니 마쳤다. 너무 더워서 물과 음료수를 여러번 사서 마셔야 했다. 휘와 벤치에 앉아 쉬는데 서양인 한 명이 내 담배와 비슷한 모드기기 전자담배를 피며 나온다. 나는 반가와서 내 전자담배를 높이 치켜들고 그에게 건배의 자세를 취한다. 이 친구도 비슷한 담배를 들고 있는 내가 신기했는지 바로 신나게 달려와 자신도 사고 싶었던 기종이라며 지금 품절이라고 어디서 샀냐고, 바이두냐고 뭍는다. 인터넷으로 사기는 했는데 지금은 잊었다고 하니 알았단다. 자신은 오래 흡연을 했는데 폐에 무리가 오는 듯 싶어 전자담배로 바꾸었는데 대단히 만족한다고 말한다. 서양인 특유의 한 건 잡으면 말 많음을 이 친구도 여실히 보여준다. 너무 말이 많아서 우리 부자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재미있는 아저씨다. 휘는 전자담배로 어른들이 이렇게 반가와하고 수다떠는 모습이 신기했다고 한다.

더운데 버스 줄이 길면 어떻하나 걱정을 하고 정류장으로 왔는데 915번 버스가 다행이 대기중이다. 306번이나 915번이 병마용가는 버스였다. 나는 306번만 간다고 알고 갔는데 아니였다. 다만 915번이 시설이 아주 조금이지만 좋고, 가격이 10원으로 3원이 비싸다. 그래서 현지인들이 306을 선호하는 모양이다. 물론 나의 짐작이다. 그러니 시안역에 에어콘을 켜고 대기중인 915번을 타는 것이 오늘 같은 날씨엔 이득이다.

깔끔하게 시안역으로 돌아와 이번에는 그냥 걸어서 숙소로 돌아가기로한다. 약 3Km, 덥지만 않으면 걷기 좋은 거리이다. 의외로 길도 찾아가기 나쁘지 않다. 숙소로 돌아가다가 덥고 휘가 피곤해해서 버스를 탄다. 대충 방향이 맞으면 3, 4 정거장 타면 숙소 근처이기에... 그런데 버스비가 칭다오처럼 1원이라 생각하고 냈더니 인당 2원이다. 물과 음료수를 많이 사먹어서 1원짜리 지폐가 두 장 뿐인데... 주머니에 1원짜리 동전이 있있어서 그냥 1원을 더 내고 모른척 자리에 앉는다. 기사도 아는 눈치지만 외국인인 우리를 봐주는 눈치다. 4정거장 후 내린다. 이 버스 운좋게도 숙소 근처까지 가는 버스이다.


숙소로 돌아와 쉬며 내일 화산에 가는 방법을 모색한다. 그리고 Ctrip을 이용하여 아침 8시대 기차를 예매하고, 돌아오는 6시대 기차도 예매한다. 250원 정도가 들었지만 Ctrip Money 80원이 포함되기에 나중에 호텔 결재시 쓰면 된다. 화산은 입장료와 케이블카 비용이 비싸서 학생할인을 받아도 우리 부자 20만원은 들 것 같다. 이번 일정 중 면산은 즉흥적이었기에 유일하게 남겨둔 산이다. 그 만큼 가보고 싶었던 곳이어서 꼭 가보기로 한다. 하루 화산에서 자고 일출을 보고 싶지만 그냥 당일로 결정한다.

내일은 6시경 일어나서 준비를해야 할 것이다. 내일은 더위가 조금 물러나길 바란다. 휘와 나 모두 더위에 오늘은 꽤나 지쳤다. 글 쓰기가 힘들만큼...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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