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베트남 하노이 1일차
카테고리 없음 2017. 5. 8. 00:13 |다시금 길을 떠난다. 오늘부터 6월23일까지 47일을 떠나는 장기여행이다. 방학에 아들과 또 떠나려했지만 이번은 아들은 학교에 남기로하였다. 중3이기에 공부가 더 중요하다고 한다. 결국 혼자 일정을 잡아본다.
이번 여행지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자길이다. 프랑스 생장에서 부터 스페인 산티아고까지 800km를 걷는다. 하루 25km 이상을 걸어야하는 강행군이다. 걷는 길이 멀기도하고 혼자서 너무 장기 여행이라 가족들의 걱정이 많다. 작년 당분간 너무 피곤한 배낭 여행은 지양해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잊은 모양이다.
내가 좋아하는 경유 비행기를 알아본다. 하노이를 거쳐 파리로 들어가는 비행편이 마음에 든다. 결국 스탑오버로 하노이에서 3박 4일을 여행하고 파리로 아침에 들어가는 비행기를 예약한다. 혼자서의 하노이는 여행의 곁다리이기에 선택하고나서 사실 조금 망설였다. 순례자길은 목적이 있기에 혼자도 괜찮지만 하노이에서의 4일을 잘 보내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배낭 여행 횟수가 늘어날 수 록 준비는 점점 나태해진다. 결국 두 달 가까이되는 짐싸기를 여행 떠나는 어제 저녁에야 부랴부랴 준비했다. 물론 걷기 연습은 충분히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꾸준히 해오고 있었다. 최종 배낭 무게는 보조가방을 제외하고 7.5kg으로 준수했다.
새벽에 일어나 집사람과 아이들의 배웅을 받으며 공항버스 정류장까지 배웅을 받는다. 10시 비행기이기에 7시 30분에는 공항에 들어가야 했다. 혼자하는 비행은 필리핀에 있었던 2년간 충분히 경험했기에 오히려 부담이 없다. 연휴 막바지라 많은 사람들 속에서 수속을 마치고 수화물이 없는 나는 배낭을 짊어지고 입국장으로 들어선다. 제법 많고 다양한 짐이기에 입국 심사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아무 문제 없이 탑승구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번은 처음으로 가장 먼저 비행기에 들어갔다. 운좋게 내가 일어나자마자 탑승수속을 시작해서 가장 먼저 기내에 입장했다. 4시간 20분의 비행이기에 창가 자리에 앉는다. 333배열인 비행기는 옆자리에 승객이 없어서 비교적 수월하게 올 수 있었다. 빈자리가 어의 없었음에도 혼자 탑승하는 사람은 나와 옆옆자리 남자 승객뿐이었나보다. 기내에서 맥주 2캔을 마시고 영화를 한 편 보니 어느덧 하노이 근처임을 비행지도가 표시한다.
베트남은 15일간 무비자이기에 좀 처럼 줄어들진 않아 오래걸렸지만 무사히 입국 수속을 마무리한다. 베트남 돈인 '동'을 환전하지 않아 ATM에서 돈을 찾는다. 유심을 구입하지 않아 환율을 알 수 없는데 금액 단위가 커서 얼마를 찾아야하는지 알 수 가 없다. 대약 유심가격이 500,000동 이하 인걸 알았기에 일단 500,000동을 찾아본다. 유심은 4일 8Gb에 300,000동을 받는다. LTE가 잘 터져서 속도가 나쁘지 않다. 300,000동이 15,000원이다. 대략 1,000원에 20,000동이다. 그래서 1,500,000동을 더 찾아 본다. 단위는 큰데 금액은 75,000원 정도이다.
공항 왼쪽 공항 버스 정류장에서 86번 버스를 타면 30,000동에 시내로 나올 수 있다. 보스도 크고 깨끗, 친절해서 좋다. 버스 정류장까지 오는 동안 수많은 택시와 미니버스 기사들에서 호객을 당해야 했음은 물론이다.
86번 버스를 타고 차장에게 30,000동을 지불하자 내가 갈 호텔을 확인하고 지도와 간단한 베트남어 회화가 적인 지도를 주며 내릴 곳을 체크해 준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내릴때도 알려주고 어떻게 걸어가야하는지도 체크해 주었다. 하노이의 인상이 좋다.
혼자 묵는 숙소이기에 저가 3성급 호텔을 예약했다. 고객평이 워낙 좋아서 선택한 곳인데 시설은 조금 낡았어도 직원들이 친절하고 영어도 잘해서 만족스럽다. 숙소 위치는 호엠끼엠 호수 근처에 있고 주변에 볼곳과 먹을 곳이 많다. 시장 중간에 위치하여 찾기는 어려웠다. 물론 구글 지도 덕분에 큰 고생은 없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동대문 상가 중심에 있는 5층 건물의 호텔이다.
일단 숙소에 들어와서 짐을 풀고 호엠끼엠 호수에 걸어가 본다. 주변 시장들도 둘러보며 걷는다. 이렇게 낮선 곳에 혼자 헤메고 있으니 우리 휘가 그리워진다. 이녀석 언젠가는 다시 나랑 장기 배낭여행을 할까? 물론 이제 집사람과 딸과 함께하려고 한다. 하지만 아들이 있었으면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가 없다. 일요일 오후의 호수 근처는 관광객과 이곳의 젊은이들로 북적인다. 하노이 젊은 친구들이 버스킹도하고 군무를 하는 팀도 있고 나름 북적이는 것이 재미가 있다. 호텔로 돌아오며 반미를 길거리에서 사먹는다. 쌀로 만든 바게트에 햄과 계란 등을 넣고 제법 근사하게 만들어주는데 가격은 30,000동으로 1,500원 정도이니 매우 저렴하다. 베트남은 전반적으로 물가가 착해서좋다.
걸어다니며 신카페라는 여행사를 찾아서 내일 짱안투어를 신청한다. 하롱베이도 가보고 싶은데 편도 5시간은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고해서 일단 짱안으로 정한다. 아침 8시경 호텔로 픽업을 온다고 한다. 가격은 750,000동을 카드로 결재한다. 생각보다 50,000동 정도 비싸지만 2,500원 정도는 익스큐즈하기로 한다. 내일은 아침부터 짱안 투어를 다녀오면 저녁에 도착할 것이다.
숙소에서 좀 쉬다가 식구들과 통화하고 반미를 먹어 별로 배가고프지는 않지만 다시 나가본다. 야시장들이 준비중이고 호수 근처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주말 저녁을 즐기고 있다. 나도 베트남 커피를 한 잔 마신다. 엄청 달다. 베트남은 커피를 아주 달게 마신다고 들었는데 역시나 달다. 단것이 몸에 들어가니 정신이 난다.
저녁의 시장을 둘러 다니다 노점 식당에 혼자 자리를 잡는다. 워낙 정신이 없는 곳이다. 소고기 볶음 쌀국수를 주문하고 Tiger beer를 2병 마신다. 총 100,000동으로 5,000원이다. 싸다. 맛도 우리 입맛에 잘 맞을 맛이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저녁 8시가 조금 넘어 숙소로 돌아와 샤워 후 이글을 적는다. 사실 일기를 적을까 말까 많이 고민한다. 과연 산티아고에서도 이렇게 실시간으로 일기를 적을 수 있을까? 지금도 피곤하고 귀찮아서 내용이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는 일지식의 글이다. 느낌이란 배제되 마치 조서의 하루 일과를 적는 것 처럼... 하루 정도는 이렇게 늘어지다가 조금씩 여행자 모드로 적응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