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해 놓은 곳은 없지만 일단 관림을 가보려고 한다. 중국에는 2명의 인간이 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모두 알고 있듯이 공자와 관우이다. 개인적으로 조금 의아한 것은 관우이다. 공자야 유교를 창시하고, 물론 본인이 창시한 것이 아닌 제자들이 공자의 가름침을 유교라하여 하나의 교리와 종교처럼 받들었지만. 어쨌든 공자는 하나의 종교를 창시한 창시자이다. 관우는 삼국지에서 물론 대단히 매력적인 완전 무결한 사람이지만 신으로 추앙 받을 만한가에 대해, 나는 잘 모르겠다. 우리의 이순신 장군을 토속신앙에서 장군신으로 모시는 것과 비슷한 이치일까? 하지만 관우는 중국인 전체가 이미 신으로 추앙하고 있으니 한국인이 사랑하는 이순신장군보다 중국인이 사랑하는 관우가 훨씬더 크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후대에 황제로 그리고 더 나아가 신이된 사나이는 어떤 모습으로 잠들어 있을까? 그리고 무관이며 훌륭한 문장가이던 관우는 어떻게 재물신으로 탈바꿈햇을까? 조조가 그렇게 재물과 여색으로 꼬셔도 넘어오지 않던 그가 재물신이라니... 이상하다. 황제의 무덤을 능이라 칭하는데 그보다 한 단계 위인 림, 중국에 두 개의 림이 있다고 한다. 림은 신의 무덤을 뜻한다니 공림과 관림은 그 무덤 이름에서부터 죽은이에 대한 대단한 예우가 느껴진다.


아침은 조식권을 받아서 호텔에서 해결하면 되는데 식사 내용이 맘에 들지 않기에 조식권을 구지 달라고하지 않는다. 호텔앞 Dicos에 들린다. 중국에 와서 처음 알게된 Dicos, 자주 들르게 되는데 싸고 맛도 좋다. 개인적으론 KFC보다 좋다.


나는 모닝 세트를 아들은 중국식 치킨 버거를 시킨다. 모닝세트 6원 치킨버거 16원이다. 저렴하다. 모닝세트가 맛도 좋고 내용도 알차서 애용해 주고 싶다. 1,200원 돈에 새우버거 패티에 계란후라이도 들어있다. 주문하는 동안 한국에서 급한 전화가 와서 5분여간 처리한다.


어제 용문석굴에서 중간에 내려 들르려 했다가 힘들기도하고, 오늘 다시 올 생각으로 다시 숙소로 오는 버스로 바꿔탔으므로 우리는 어제와 반대로 숙소앞에서 29번 버스를 탄다. 종점에서 내려 '관문'을 향해 걷는다.




이미 인터넷으로 중국 학생만 할인 받는 다는 것을 읽었으나 슬적 휘 학생증을 내밀어 본다. 여지없이 퇴짜다. 그래도 이 창구 여직원 영어를 조금 한다. ' He is just child!'라고 말해도 'I know that But sorry'를 반복한다. 어쩌겠는가? 일인 40원을 내고 들어간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표를 끊지 않고 신분증만으로 입장한다. 왜 그런진 모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관림은 크게 실망했다. 종교 시설인지, 문화재 시설인지 분간이 힘들다. 안으로 들어서자 매케한 향냄새가 진동을 한다. 모두들 두꺼운 향을 사들고 불을 당겨 머리위로 치켜들고 절을 한다. 재물신이 되어버린 관우에게 배금주의가 온통 물들은 중국인들은 절을 한다. 이 만큼 잘맞아 떨어지는 신은 없다. 어찌 부처나 예수, 알라께 돈 많이 벌게 해달라 절을하겠는가? 재물신에게 가능한 치성이다. 사당과 여러가지 건물은 개보수를 하는지 안전막을 설치하여 전체적인 모습을 볼 수도 없다. 관우의 아내도 신격화 되어 있다. 결정적으로 부지의 크기가 8,000원을 받을 만큼 크지도, 또 볼거리가 있지도, 조경이 잘되있지도 않다.




쭉 둘러보는데 30분이면 충분한 정도이다. 관림을 나오며 결심을 한다. 7일 취푸로 떠나 공림과 공묘를 둘러볼 예정이었던 모든 일정을 조정해야 겠다는 것이다. '림'은 관림으로 충분하다. 물론 공묘를 보고 싶지만 휘는 처음부터 흥미를 가지지 않았고, 나는 관림으로 공림을 보고 싶은 생각을 접었다.


이제 어디를 둘러볼까? 우리는 시안에서 3번의 시도에도 가지 못했던 박물관을 다시 시도해 보기로 하였다. 바로 뤄양박물관 3,000년 고도의 도시 답게 박물관의 규모나 볼거리가 훌륭하다는 곳이다. 한국인들은 별로 찾지 않는 것 같은 그곳을 찾아간다. 대략적인 위치만 알고 일단 시내로 다시 들어간다. 왕성공원 근처라고 알고 간다. 12시가 넘은 시간이기에 휘와 점심을 먹는다. 오늘 찾아들어간 곳은 마치 휴게소 자율배식 코너처럼 먹고 싶은 것을 담아 계산하는 방식이다. 이거 괜찮다. 반찬 4개를 집고 밥 2개 음료수 해서 26원인가 지불한다. 맛도 괜찮고 배도 부르다. 그리고 도로 표시판에서 박물관가는 방향을 찾았다.


그런데 왕성공원 근처로 알고 왔는데 공원근처에서 5km 밖이다. 방향을 가늠해 표지판을 보고 걷다가, 볓이 들기 시작해서 버스를 탄다. 버스로 대략 2, 3 정거장 갔는데 너무 왔다. 다시 반대로 걷는다.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본인들은 잘 모르지만 친절하게 알려준다. 박물관 주위 사람들도 찾아가지 않는 곳처럼 생각되어 살짝 불안해진다. 진짜 시시한 박물관이 아닌지 의심도 든다. 아무튼 걸어걸어 찾아간 박물관은 건물부터 '나 의리의리한 박물관이요!'라는 자태이다. 크다! 여권을 주고 공짜 표를 받는다. 여권을 주니 개별 방문일지에 이름을 적는데 오늘 박물관을 찾은 외국인은 나 혼자이다.


안으로 입장하니 썰렁할 정도로 크다. 건물자체가 크다보니 많은 유물과 수집품이 있으에도 횡해보인다. 사람은 딱 관람하기 좋은 정도의 인원수가 조용히 관람중이다. 에어컨은 시원하고 시설은 훌륭하며 소장품에 대한 조명의 정도도 만족스럽다.






다만 한국어 보이스 가이드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중국인들은 중국인 코디네이터의 설명을 들으며 이동하고 있다. 외국인에 대한 안내는 없는지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아까적힌 방명록에 오늘 찾은 외국인은 우리 부자 뿐인걸로 봐서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시대별로 역사별로, 소장품의 종류별로 잘 나누어져 있고 간략한 설명도 군더더기 없이 좋다. 다만 종류도 많고 양도 많아 휘와 나는 지치기 시작한다.




어라! 공짜 와이파이도 된다. 박물관내 벤치에 앉아 와이파이도 얻어쓰고 음료수도 마시며 시간을 보낸다. 6시가 다되어 숙소로 출발한다. 휘는 관림에 비해 여기가 40원을 받아야 한다며 만족해 한다. 그래! 우리 부자는 절이나 묘지보다, 좋은 풍광이나 자연 혹은 이런 박물관을 더 좋아한다. 그렇담 일정 변경을 오늘 저녁에 확실히 해야겠다. 갑자기 생각도 많아지고 할일도 많아진 느낌이다.


7시가 다되어 숙소앞에 도착하여 낙양에 온 첫날 먹은 닭도리탕 비스무리 식당에 찾아가 맥주 한 병과 지난번과 동일한 음식 그리고 반찬 한 가지를 더 주문한다. 양이 많아 밥은 다먹고 찬은 조금씩 남긴다. 나는 룸으로 돌아와 일정 변경을 검토한다. 낙양에서 취푸가는 기차표와 취푸에서 칭다오가는 기차표를 취소하고, 호텔도 취소한다. 그리고 운대산으로 일정을 변경한다. 초작시에서 가까운 운대산은 2일에 걸쳐 좋은 풍경을 관람할 예정이다. 호텔도 운대산에 있는 호텔로 변경한다. 낙양에서 초작, 초작에서 제남, 제남에서 칭다오로 가는 기차를 예매하고 호텔도 예매한다. 거의 3시간을 핸드폰과 패드를 번갈아 확인하며 느린 인터넷 속에서 속결로 처리를 마친다. 모든 결제를 처리하고 한 숨을 돌리니 어느덧 10시가 넘어 있다. Ctrip 씨머니가 500원이상 있는데 한국돈으로 따지면 100,000원이 넘는 돈이다. 이걸로 호텔 결재를 하려고 하는데 인증 비밀번호를 잊었다. 어쩔 수 없지 다음에 중국 올 때 써먹어야 겠다. 3년간 유지 된다니...

내일은 소림사에 간다. 내일 7시 10분까지 로비로 나오라고 여행사 사장이 이야기 했으니 일찍 일어나서 잘다녀와야 겠다. 과연 중국의 단체 여행은 옵션이나 상품관광 없이 깨끗하게 일정을 소화할까 모르겠다. 중국인들 틈에서 잘버텨봐야지...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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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에 다녀온 후유증인지, 다리 근육이 많이 당긴다. 내리막을 많이 걸었더니 근육이 뭉쳤나보다. 그리고 어제 잠자리에서 힘이 들더니 오늘 감기 기운이 살짝있다. 일단 약을 먹어본다. 아침에 휘가 먼저 일어나 부시럭 거리는 소리에 눈을 뜬다. 7시가 넘어있다. 중국에 와서 가장 오래 잔듯 싶다. 오늘은 산시성 역사 박물관과 대안탑, 저녁은 성벽을 올라 자전거 일주를 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일정은 일정일뿐 실제로 마음먹은데로 이루어지는 일이 몇 퍼센트나 되겠는가? 그 동안 살아오면서 나는 거의 모든 바램이 많은 부분 잘 이루어졌다. 아마도 많은 주위 사람의 인덕이 있어서인가보다. 특히 우리 사랑하는 아내 - 물론 이글을 읽고 있다고 적는 글이다 - 고맙다. 앞으로도 혼자서든 가족들과든 자주 여행을 다닐 생각이다. 많이 이해해 주길 바라며, 지금 처럼만 이해해 주면 최고이겠다.


조식을 잘 얻어 먹고, 지하철을 타고 어제 10시경 갔다가 둘러보지 못한 박물관에 간다. 휘와 가면서, '8시 도착하려고 했는데 9시에 도착하니 줄이 길면 어떻하지?'라며 방정을 떨어본다. 특히나 오늘 요일이 일요일이라는 것을 감안하지 못했다.


8시 개장인 박물관은 9시에 도착했는데 역시나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중국인들 공짜에 일요일이라서인지 온식구들 출동이다. 줄을 서니 내 바로 앞에 13시 표를 구할 수 있다는 피켓을 든 직원이 보인다. 지금 줄이 언제 줄지도 모르는데 13시 이후 표를 구해 언제 입장할지도 알 수 없는 것이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헛탕이다. 도저히 이 더운데 줄을 서서 1시까지 대기할 자신이 없다. 더구나 감기로 컨디션도 가장 좋지 않은 이때에...




결국 휘와 근처의 대안탑으로 이동한다. 처음 계획은 대안탑에 입장할 예정이었다. 대안탑은 입장하면 볼거리가 대안탑 뿐이라고 가이드북에 나와 있다. 그나마 전란으로 각 층의 사리들과 현장 법사가 가져온 불교 경전이 모두 소실되었다고 하니 껍데기 뿐이다. 결국 대안탑으로 입장은 하지 않는다.







대안탑 밖 분수와 주변 공원이 충분히 편안하다. 우리딸 핸드폰 가죽 가방을 20원에 하나 산다. 좋아할라나... 그나마 공원에서 대안탑이 잘보인다. 들어갈 이유가 없다. 살면서 꼭 찍어 먹지 않아도 대충 그 맛을 짐작할 수 있는 지혜가 생기기 마련이다. 아들과 사람이 너무 많은 관광지나 사찰 등은 패스하기로 했었다. 우리가 준비하고 공부한 곳이 아니면 가봐야 수박 겉할기이다. 더구나 시안처럼 덥다면 관광이 오히려 노동이 된다. 차라리 도시 자체를 좋은 느낌으로 남기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이다.



시안 너무 덥다. 휘와 오늘은 오후에 다시 나오고 호텔로 일단 후퇴하기로 한다.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중국인이 한국에서 왔나고 묻는다. 처음은 중국어라 못알아 들었는데 이 친구 영어를 한다. 영어를 잘한다고 했더니 잘 못한단다. 아마도 우리에게 말을 걸고 영어 회화를 좀 하고 싶었나 보다. 시안 너무 덥다고 했더니, Bad season에 왔다고 한다. 시안의 좋은 곳을 소개해 달랬더니 딴소리다. 아마도 영어가 여기까지가 한계인 것 같다. 나와 비슷한 수준이다. 나는 휘가 있어서 그나마 잘해보인다. 호텔에서 낮잠도 한 시간자고 좀 쉰다. 컨디션이 조금은 나아진 기분이다. 어려서부터 조금 자고 일어나면 원기가 충전되는 느낌이었는데 오늘은 충분한 충전은 되지 못했다. 점심은 만두를 사와서 맛나게 먹는다.




3시경 다시 출발이다. 5시 30분까지 박물관 입장이 가능하다고 하니 4시쯤가면 사람이 거의 없지 않을까? 삼세판이다. 세번째 도전을 하기 위해 전철을 타고 오기로 다시 간다. 오! 줄이 없다. 더 가까이 가본다. 이런 출입문을 닫아 놓고 나가는 사람만 보낸다. 이러면 안되는데, 경비에게 최대한 발음을 굴려 외국인의 급박한 상황을 연기하며 들여보내 달라고 한다.


영어는 전혀 못하는 경비 둘이 요지부동이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입장료 20원짜리 특별 전시를 보면 줄도 짧고 입장도 바로 가능하다는 글을 봤다. 진작 특별 전시 줄을 설 것을... 결국 입장을 제지 당한다. 보통 이런면 금방 포기하는데 오기가 생겨 한 10분을 실랑이를 해보지만 결국... 대안탑으로 발길을 돌린다.


6시 시작하는 분수쇼를 보기로 한다. 대안탑에 도착하니 5시가 되지 않았다. 일찍 저녁을 먹기로 하고 휘와 인연이 깊은 Dicos로 간다. 치킨 버거를 시키려하는데 자리가 없다. 면산의 Dicos라면 휘 친구가 자리를 마련해 줄텐데...엄청 반가와 하겠지! 그나저나 그 친구 전화나 문자가 없다. 한국 전화로 전화거는 법을 여전히 모르는 것 같다. 얼마나 상심하고 있을꼬... 나와서 버거킹으로 이동하여 2인 세트를 시키고 5시 45분까지 에어컨 바람을 즐기며 분수쇼를 기다린다.







6시 시작하는 분수쇼에 가장 사진찍기 좋은 자리로 이동하여 20분간 진행되는 분수쇼를 관람한다. 공짜에 분수쇼 동안 주변이 시원해져서 볼만했다. 바람이 불어 분수가 분출할 때 오른편 관람객은 거의 물벼락을 맞았고 내쪽도 조금 젖을 정도로 날린다. 분수쇼가 끝나기 무섭게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휘와 육교 밑으로 피한다. 많은 중국인들과 육교밑 자리 쟁탈전이 시작된다. 한국에서 올 때 판초우의를 준비해서 비만 와봐라 입고 마음껏 돌아다녀 주겠다고 생각했는데 숙소에 두고온 이때에 판초우의를 아쉬워하면 어쩌겠는가! 비가 쉬 그칠 것 같지 않아서 버스 정류장까지 뛴다. 버스정류장에 비맞은 생쥐꼴로 도착하니 비가 멈춘다. 이 무슨 조화인가! 비는 더 올 요량으로 하늘이 어둡다. 오늘 성벽 관광도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간다.




숙소 지하철역에 도착하니 비가 더 세차게 퍼붇는다. 20분간 비가 소강되길 기다려 본다. 역시나 쉬 그치지 않을 것 같다. 다시 숙소로 뛴다. 이제는 도착하면 샤워를 하고 빨래를 할 것이기에 맞으면 맞는대로 뛴다. 호텔에 도착하니 비가 줄어든다. 이 무슨 조화인가!

비를 맞았더니 콧물이 계속 흐른다. 결국 샤워와 빨래를 하고 이글을 적으며 코를 휴지로 막고 있다. 내일은 낙양으로 떠난다. 시안 볼거리도 많고 넓은, 천년 고도의 도시 이건만 핵심인 병마용과 화산을 잘 구경하고 나머지는 남겨 놓았다. 내년쯤 서역을 갈 때 어차피 중간 기착지 이므로 다시 둘러볼 여지는 있어야 겠지라면 씁쓸한 마음을 속여본다.

내일은 좋은 컨디션으로 낙양으로 출발해야 할텐데... 오늘은 이만줄이고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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