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기운으로 잠을 설친다. 아침에 좀 일찍 일어나서 짐정리를 대충 해놓는다. 휘도 슬슬 눈을 뜬다. 이제 시안과는 작별이다. 애증의 시안이다. 병마용과 화산을 준 반면 더위와 3번의 박물관 퇴짜를 준 애증의 도시이다. 원래 계획대로 산림공원에도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어디 사람이 살아가면서 모든 면이 만족스러운 경우가 얼마나 있었던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내어주는 것이 어쩌면 교환의 법칙에 부합되는 것일 것이다. 시안은 더위만 아니면 도시도 깔끔하고 사람들도 활기차 보여서 좋은 도시처럼 보인다. 나중에 다시 들릴 기회가 있다면 조금은 선선한 시기에 다시 오고 싶다. 시안은 충분히 걸어다니고 싶은 동네이다. 내가 중국에 오기 전에 가지고 있던 선입견들은 조금쯤 잘못 되었다는 것을 여행 중반이 넘어가면 느끼기 시작한다. 중국은 시끄럽고, 더럽고, 불친절하고, 교통질서가 엉망이라는 선입견. 물론 우리나라나 일본에 비하면 그런면이 당연히 보인다. 하지만 하나하나 조금씩 변경되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쓰레기는 함부로 버리지만 수시로 치워주고 쓰레기 통도 아주 가까이 있다. 사람의 마음이란게 간사한게 그런 모습이 자꾸보이면 조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마도 몇 년 후면 그러한 모습은 많이 개선되 있을 것이다. 교통은 신호체계를 정부에서 바꾸어 주면된다. 현재는 보행신호에 직진신호에 좌회전 신호를 동시에 준다. 보행자나 운전자나 자기 신호다. 바뀌겠지... 시끄러운건 공중도덕이 자리잡으면 조금씩 바뀌겠지. 물가나 모든 것이 우리나라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지 않은 듯해서 우리나라 분발해야 겠다.


10시 30분경 그 동안 정들었던 시안 Z-MON 호텔을 떠난다. 시안을 방문하실 분들 종루 근처에 숙소를 잡을 것이 아니라면 여기 추천한다. 싸고 깔끔하다. 종루까지 조금 걷긴하지만 걸어갈 수 도 있다. 체크아웃을하고 지하철을 타고 시안북역으로 간다. 지난번 화산에 갈 때도 이용하였기에 눈에 익다. 발권은 이미 핑야오에서 하였기에 바로 승강장으로 진입한다.


역시나 시간이 남지는 않는다. 약 30분 전이다. 시안에서 낙양까지 약 2시간 거리다. 기차는 시속 304km를 넘나든다. 약 4~500km거리이다.



가이드북을 참고해서 숙소 근처를 핸드폰에 저장하고 뤄양고속역에 내려, 역시나 택시 기사들을 뿌리치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버스 정류장에서 한 아주머니께 상하이시장을 물어본다. 물론 핸드폰에 저장된 내용이다. 자신도 잘 모르는지 여기저기 버스 표지판을 보며 75번을 타라고 알려준다. '세세'와 고개를 숙여 답례한다. 75번은 1원의 요금이다. 핸드폰 GPS를 켜서 간신히 신호를 확보하고 저장된 슈퍼8 호텔의 위치를 가늠해본다. 역에서 9km정도이다. 맵을 확인하며 버스의 경로를 살핀다. 500m를 남기고 버스가 방향을 튼다. 우리는 미련없이 바로 내린다. 500m 정도야 요즘 걷는 것에 비하면 너무 짧은 거리이다. 배낭을 짊어지고 배낭여행자 부자는 느리지만 꾸준히 걷는다. 3시가 되어가고 있어 배가 고프다. 체크인 후 바로 밥을 먹어야겠다.

슈퍼8호텔은 중국뿐만아니라 여러나라에 체인을 가지고 있는 저가 호텔 그룹인 모양이다. 물론 카운터 영어는 기대하지 마시라... 이제는 눈치껏 여권과 체크인 용지에 사인을 잘하고 있다. 야진도 100원 걸고 문제가 됐던 카드 결재도 잘되서 한시름 놓는다. 왜 카드가 문제였는지 모르지만 한국의 한과장이 카드사에 문의해 주었는데 카드사는 잘모르겠다고 했단다. 아무튼 신경써준 한과장에게 감사하고 한국 돌아가면 소주 일 잔 사야겠다.


룸은 Z-MON에 비하면 떨어지지만, 베이징의 레드크로스와 큰차이 없다. 이만하면 우리 부자 누워 편히 지내기에 충분하다. 아마 제일 싼방인 듯 싶다. 사진의 의리의리해 보이는 방들은 사진기술들 덕분인가 싶다.


호텔 맞은편에 Dicos도 있고 싸고 맛난 집도 있다. 오늘은 조그만 중국 식당에 들어가 닭도리탕에서 고추가루를 뺀듯한 것과 돼지뼈 조림에 고추가루를 뺀듯한 놈을 먹는다. 의외로 맛이 좋다. 15원 20원인데 밥까지 포하되어 있어 한 끼 식사로 훌륭하다. 35원이면 6,000 조금 넘는 정도이니 둘이 식사로 가격도 적당하다.


식사 후 호텔로 돌아와 조금 쉰 후 6시가 넘어서 상하이시장을 둘러보기로 한다. 그런데 걸어가다 보니 빗방을 조금씩 보인다. 결국 시장은 추후에 가기로 하고 호텔앞 마트에 가서 휘가 먹고 싶다는 멜론과 칼을 하나 구입한다. 멜론은 9.6원으로 2,000원도 하지 않는다. 달고 맛나게 조금 남기로 둘이 모두 먹어 치운다.

우리 한여사께서 이 일지를 열혈 애독하신다고 한다. 감기 걸린 것을 아셔서 휘엄마가 걱정하실텐데 알려줬을 일은 없고 어떻게 아시냐니 제수씨가 알려줘서 혼자 알아서 들어와 새벽까지 일지를 기다리신단다. 대단한 양반이시다. '사랑하는 한여사 오늘은 일찍 글을 올려 드리니 읽으시고 일찍 주무세요~' 그리고 다음날 오전에 읽으세요. 여기 인터넷 사정에 따라 늦게 올라갑니다.

내일은 용문석굴을 찾아갈 예정인데 어떻게 가는지 지금부터 찾아봐야 겠다. 오늘은 이동이 주 업무라 사진이 별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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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화산에 간다. 내 또래 남자는 화산하면 화산파가 떠오를 것이다. 무림의 강한 문파중에  하나인 화산파, 화산이 거칠고 험하며, 도교와 불교의 도사들이 많아서 화산파라는 소설속의 문파가 생긴건지 아니면 진짜로 화산파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김용의 소설 속에는 화산파는 큰 무림의 지존은 되지 못하지만 '화산논검' 속의 주백통, 황약사 등 무림지존들이 화산에서 나누는 대화와 무술은 당시 소년이던 나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했던 추억의 장소이다. 물론 김용의 소설 속 내용들도 화산에 가보고 싶다는 부분에 큰 역할을 했지만 사실 영상과 사진 속 화산의 모습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아무튼 우리 부자는 오늘 '그' 화산에 직접 간다. 실망을 할지 환호를 할지는 갔다오면 알겠지...


아침 5시 30분쯤 눈을 뜬다. 일어나 씻고 준비하며 휘를 깨운다. 기특하게도 큰 저항없이 잘일어난다. 이번 여행에서 휘는 항상 기특하고, 어른스럽다. 조금은 예전의 천진하고, 밝은 휘로 돌아온듯도하여 반갑다.


6시 30분경 조식을 먹고 나가기 위해 내려가지만 조식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대로 지하철역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아침은 먹어야 할텐데, 요기 할 것을 두리번 거리며 바쁜 걸음을 옮긴다. 아마 아침을 못먹으면 화산에서 하산하는 4시경까지 못먹을 듯 싶으나 별 생각도 없거니와 쉽게 먹을 것을 정하지 못한다.


역시 익숙하게 전철을 타고 시안북역으로 간다. 시안북역에 도착하니, 시간이 빠듯하다. 아침에 30분은 서둘렀음에도 빠듯하다. 만약 조식까지 먹었으면 늦었을 가능성이 높다. 발권을 위해 줄을 섰는데 쉽게 줄이 줄지않는다. 미리 한자로 역명과 예약번호 등을 적어와서 여권과 내밀어 쉽게 발권을 마친다. 발권후 승강장으로 역시 익숙하게 엑스레이를 통과하며 들어간다. 시간이 급하긴 하지만 휘와 초코파이와 빵을 구입하여 기차에 오른다. 기차가 출발하기도 전에 초코파이와 빵을 먹고 있자니 옆자리 중국인이 신기하게 쳐다본다.




고속열차는 40분 정도를 달려 화산북역에 우리를 내려놓는다. 화산을 방문하는 승객이 많은지 고속열차의 종착역이 화산북역이다. 화산북역에 내려서 역사를 나와 광장에 들어서니 수 많은 택시기사들이 유혹을 한다. 하지만 어디 그런 유혹에 넘어가랴. 이미 인터넷으로 셔틀 버스가 운행한다는 내용을 숙지하고 온 터이다. 광장 중간 끝에 다다르니 사람들이 버스에 오르고 있다. 마을 버스 크기인데 셔틀 버스처럼 생기지는 않았다. 여러 행선지가 적혀있으니 바로 화산 매표소로 가는 버스처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버스에 오르니 요금을 받지 않는다. 요금을 받지 않으니 셔틀은 맞는데, 그럼 마을 버스처럼 운행되는 이 버스 노선 3개는 모든 사람을 무료로 태운단 말인가? 참말이었다. 화산 시내를 다니면서 모든 주민을 공짜로 태워준다. 더구나 태워서 화산 매표소로 이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정류장에서 내려주고 태워주고를 반복한다. 내 직업의 특성상 말이 되지 않는다. 누군가 운영주체가 있으면 무료로 운행한다는 건 화산시에서 모든 운영비를 제공한다는 것인데 어떻게 가능할까 궁금해진다. 무료 버스이다 보니 기사의 운전도 매우 느긋하다. 기사는 월급만 받으면 되니 승객이 타던안타던 소심하게 운전하면 된다. 이것 참 좋다.




그렇게 느긋한 차량을 에어컨도 없이 타고 매표소에 내린다. 무료 버스라서 그런지 친절도는 꽝이어서 무엇을 물어도 빤이 쳐다볼 뿐 답하지 않는다. 그래 거기까지다. 친절할 필요를 못느끼겠지... 사람이 완벽한 조건이 갖추어지면 소통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매표소에 들어가 휘 국제학생증과 여권 그리고 13세라고 한자로 적은 쪽지를 직원에게 제시한다. 학생증만으로 실패를 한 경험을 살려 중학교 1학년생의 만나이를 적어서 보여준다. 매표소 여직원은 여권사진과 아들을 번갈아보며 한참을 쳐다본다. 그리고 옆자리 다른 직원들과 번갈아 쪽지와 아들을 힐끔거리며 자신들끼리 중국어로 이야기하며 웃는다. 아마도 너무 어른스러운 아들의 얼굴과 키에 못믿겠는 눈치다. 어쩌겠는가! 그렇게 빨리 조숙한걸...날닮았겠지... 휘는 90원 나는 180원에 표를 구입하고 서봉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비 2인 80원을 지불한다. 이 셔틀버스비에서 조금은 궁금증이 풀린다. 관광객에게 케이블카 승강장까지 셔틀버스비를 왕창 바가지 씌워서 받고 주민은 공으로 태원주는 시스템인가보다. 나 한명 타면 주민 39명을 공으로 태울 수 있다. 운영비 충당분은 시비로 마련하겠지...


서봉의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고 40분 정도 화산안으로 굽이굽이 들어간다. 케이블카 승강장은 북봉과 서봉을 선택할 수 있는데 편도 북봉은80원 서봉은 140원으로 두 배가 차이나지만 서봉이 경치가 더 좋고 서봉에서 북봉으로 트레킹을하고 북봉 케이블카로 내려오는 코스가 내리막에 길도 좋다는 정보를 믿기로 한다.





서봉 케이블카 승강장에 도착하여 한참을 계단을 오른다. 주변에 한국인 가족의 모습들도 보인다. 휘는 학생할인을 받아 100원에 승차권을 구입하고 약 20분의 줄서기 끝에 8명이 한차에 케이블카를 탑승한다. 케이블카는 약 20분간 오를 정도로 길고 경치가 말로는 표현 할 수 없기에 구지 적지 않으려한다. 사람이 살면서 장관이라는 표현을 여러번 쓰게 되겠지만 내 생에 산에 대한 장관은 화산이 최고이지 싶다. 기암괴석은 물론이고 그 절벽과 산세의 흐름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편도 케이블카 비용으론 140원이 큰 돈이지만 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휘도 마찮가지 였다고 한다. 거기에 무서움은 덤으로 추가되어 손에 땀이 흥건했다. 사진을 여러장 찍었는데 사진의 모습과 실제 체감하는 느낌은 하늘과 땅차이라고 느낀다.







화산에 관한 내용은 길게 적지 않으려한다. 서봉에서 출발해 느긋하게 북봉으로 내려오며 느낀 것은 북봉에서 서봉으로 오는 것은 미친짓이라는 것이다. 우리와 같은 당일 트레킹 관광을 원한다면 무조건 서봉에서 북봉으로 움직여야한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북봉에서 케이블카가 아닌 도보로 내려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오늘 북봉에서 하산로를 이용해 내려오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운 오점이다. 북봉으로 올라 북봉으로 내려오는 코스는 서봉의 웅장함을 놓치는 큰 실수를 하는 것이다. 북봉의 케이블카는 서봉에 비하니 뒷산 마실 수준이다. 추후에 집 어르신이나 가족과 한 번은 더 찾아오고 싶다.











하산 후 소나기가 잠깐 내려서 조금 비를 맞기는 했지만 무리없이 화산북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비가 오는 데도 지열이 얼마나 강한지 내리는 비를 바로 말리는 광경을 보았다. 비가 수증기가 되어 내 코의 숨을 꽉 막았을 정도이다.




돌아오는 기차는 1등석을 예매하여 시안으로 편안하게  도착한다. 7시가 다 되어 가서 숙소에서 씻고 다시 나오기 귀찮을 것 같아 휘와 저녁을 먹고 들어가기로 한다. 숙소 근처 눈여겨보았던 노상에 테이블을 깔고 꼬치구이와 맥주를 먹는 집으로 간다. 꼬치구이 소, 양, 닭 35점과 우육면을 시켜서 배부르게 먹고 숙소로 돌아온다.





내일은 오전은 그제 못본 박물관을 부지런을 떨어 둘러보고, 성곽 자전거 일주도 해볼 생각이다. 시안도 내일 일정을 마지막으로 모레 뤄양/낙양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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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중국에 온지 열흘이 지나는 시점이다. 이렇게 뒷자리가 0으로 떨어지는 날들은 뭔가 특별한 듯 여겨지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지는 날이다. 하지만 지난 여러날들과 별로 다를 건 없는 여전히 우리 부자는 열심히 중국을 모험중이다.


오늘은 화산에 가기로 한 날이다. 어제 저녁 화산행 열차를 Ctrip으로 예매하고 좌석 배정까지 받고 오늘 6시에 일어나 서둘러 기차를 타러나가면 여느날과 같이 하루를 시작 할 수 있는 날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오늘은 하루를 쉬었다가는 특별한 날이 되었다. 어제 티스토리에 글을 올리고 기차표를 받기위해 종이에 한자로 정보를 적고 있는데 날짜가 이상하다. 8월7일로 예약이 되어 있는 것이다. 아차 다음주 금요일로 예약을 한 것이다. 이런 날벼락이 있나... 급하게 7월 31일로 변경한다. 12시가 넘은 시각이라. 결재만 되고 좌석 배정은 되지 않는다. 취소도 되지 않는다. 일단 내일 아침에 일어나 확인하기로 한 것이다.


모처럼 알람 소리에 눈을 뜨니 6시이다. Ctrip을 확인한다. 아직도 배정 준비중이다. 약관쪽을 읽어보니 7시가 넘어야 취소나 배정이 될 것 같다. 8시 14분차인데 무작정 가야하나 고민이 된다. 갔는데 배정이 되지 않으면 낭패이다. 휘와 고민하다, 9시대 기차로 재예약을하고 아침을 먹기로 한다. 조식은 어제와 조금 다른 메뉴에 역시나 먹을만하다(맛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조식을 먹으며 기차를 확인하니 8시 기차는 배정이 실패하여 탑승이 불가하다. 9시대 기차 역시 불안하다. 그래서 휘와 과감히 오늘 화산행을 포기한다. 화산과 관련된 모든 기차표를 예약 취소하고 8월1일 기차로 예약을 한다. 내일 8시 기차와 5시 돌아오는 왕복 기차를 완료한다.

결국 오늘은 무엇을 해야하나 휘와 고민을 한다. 휘에게 가이드북을 뒤져 가고 싶은 곳을 찾아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나데로 투어리스트 센터에서 가져온 팜플릿을 뒤진다. 사실 오늘 화산행 후 내일은 우리나라 관광객이 잘 찾지 않는 산림공원을 한 번 찾아보려고 했는데 일정이 틀어졌다. 오늘 하루 쯤 그냥 쉬는 것도 괜찮겠지만 일단 움직여 보기로 한다.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산시 역사박물관. 규모도 크고 산시성에 관련된 좋은 유물이 많다고하여 꼭 가고 싶었던 곳이기도 하다.


지하철을 타고 9시에 움직인다. 시안은 지하철이 1, 2호선만 있어서 단순하다. 2호선으로 갈아타고 박물관 근처의 역을 찾아 내린다. 오늘도 어김없이 방향을 반대로 잡아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는 바람에 두 배로 걷는다. 전철역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데 덥다.


시안의 폭염은 우리가 있는 요 시기만 더운 건지 여름이 이렇게 전반적으로 더운 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작열하는 태양과 열기이다. 휘와 산시박물관 입구에 도착하여 둘러보니, 줄을 선 사람들이 많다 일단 덥고 목말라 잘라파는 메론을 하나씩 사먹고 줄 뒤에 선다. 그런데 내 앞에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피켓을 보니 오늘 표는 13시 이후에 와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오전표는 매진이라고 영어로도 적혀있다,. 지금 10시 조금 넘었는데 3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가혹하다.


결국 우리 부자는 오늘은 그냥 쉬어가는 하루를 보내기로 한다. 일단 백화점에 들어가 시원한 에어컨을 도둑질한다.


중국 백화점은 무엇을 파나 봤더니 거의 모든층에서 옷을 팔고 있다. 중국인들이 옷에 관심이 많은 것인가? 그렇게 패션 감각이 좋아보이지는 않는데...



이층버스를 타보기로 한다. 대중교통업에 종사하기도 해서 타보고 싶었다. 요금은 1원...싸다. 이층버스를 타고 종루에서 내린다.


종루는 시안의 가장 중심가이다. 내려서 종루 광장 사진을 한 장 찍고,  더위를 느끼고는 바로 숙소로 돌아가기로 한다. 지하철을 타고 익숙한 숙소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길에 점심을 먹으러 다시 나가긴 싫으니 만두 같은, 싸가지고 갈만한 먹을 거리를 두리번 거린다. 호텔 앞에 만두를 판다. 종류별로 두 개씩 3종류를 산다. 사와서 입맛 없다는 아들은 지몫 3개를 모두 먹어치운다. 맛있다. 시안에 있는 동안 한 번 더 사먹고 싶다.

숙소로 돌아와 우린 일단 그냥 푹쉰다. 낮잠도 한 시간 잔다. 저녁에 시안 성벽에 가기로 한다. 해가 질무렵 가서 자전거를 대여해 시안 성벽 일주를 해보려고 하는데 일단 가봐야 알겠지...



역시나 오늘은 쉬는 날이다. 5일을 일하고 주말에 쉬는 현대의 시스템에서 10일 연속 강행군은 무리가 갈 수 있으니 쉬라는 계시인 건가 싶기도 하다. 6시까지 푹쉬다 시안성벽에 가서 자전거 타고 한 바퀴 돌기로 한다. 휘와 나와서 저녁을 먹으러 늘 저녁이면 가는 식당에 간다. 식당이름은 잘 모르겠는데 깔끔하고 가격도 저렴하며 무엇보다 맛있다. 오늘도 소고기 야채볶음과 탕수육 그리고 밥과 맥주를 한 병 시킨다. 그런데 이 집 우리가 늘 볶음밥을 먹었더니 오늘도 볶음밥을 내왔다. 잘못나왔다고 말은 했으나 돌려보내기 뭐해서 그냥 먹는다. 역시나 너무 많다 밥은 반 정도 남기고 탕수육도 조금 남긴다. 오늘은 카드로 결재하려고 카드 결재를 시도하지만 어제 병마용처럼 카드 승인 제대로 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어제 오전 은행에서 현금찾기를 시도하다가 현금서비스를 받은 때문인가? 의도치 않게 신용카드 현금 서비스로 1,000원을 뽑았는데 그 이후 문제가 되는 듯도 싶다. 어제나 오늘 Ctrip은 잘 됐는데, 오프라인 결재가 문제다. 한국에 있는 한과장에게 알아봐 달라고 카톡을 남긴다. 그런데 내일이 토요일이라 월요일에나 문의가 가능하겠지...




밥을 든든하게 먹고 성벽으로 나가본다. 그런데 출입할 수 있는 출입구가 제한되어 있는 것 같다. 호텔 근처 입구는 막혀있고, 성벽을 따라 1km정도 걸었는데 모두 잠겨있다. 결국 휘와 나는 일요일에 가보기로 하고 포기했다. 아들과 오늘은 쉬는 날인 것 같다며 숙소에서 맘껏 에어컨 틀고 쉬기로 한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천냥 백화점 스러운 곳을 만나 내일 화산에 가져갈 목장갑 두 켤레와 빨랫줄, 차를 담아 마실 수 있는 물병을 15원쯤에 구입한다.

사람사 어디 마음대로 되겠는가? 오늘 같은 쉼표도 여행에서 필요할 것이다. 한국의 휘엄마는 딸을 데리고 극장에 가고 있다고 한다. 두모녀도 즐거운 방학을 보내고 있나 모르겠다. 열흘이 되가니 우리 가족의 소중함과 아내와 슬이가 많이 보고 싶다. 아마 한국의 두 모녀도 그렇겠지...

이제 내일부터는 또 힘내서 열심히 아들과 걸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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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병마용에 간다. 병마용만 다녀올 예정이고 주변에 있는 화청지나 진시황릉은 패스하려고 한다. 화청지는 볼거리에 비해 너무 비싼듯 싶고, 진시황릉은 병마용 티켓에 입장료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냥 조금 높은 언덕을 오르는 정도라고 하는데 매우 덥다. 오늘은 병마용에만 집중하기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침이 바쁘지는 않다. 병마용 관람 시간을 3시간 정도로 잡고 있는데 얼마나 걸릴지 볼일이다. 일단 9시쯤 나가서 오전 병마용에 도착하여 둘러보고 3, 4시쯤 돌아올 예정이다.


가만 생각하면 병마용은 참 아이러니한 장소이다. 진시황은 자신의 사후 세계를 위해 병마용을 제작했고, 후대에는 자신의 능보다는 병풍에 불과한 병마용에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이 쏠리지 않는가! 역사는 후대에 평가 받는다지만 진시황은 오히려 만리장성과 병마용으로 당시에는 폭군으로 민도를 괴롭혔지만 지금에 와서는 엄청난 문화 유산을 중국과 세계에 남겨 놓은 업적아닌 업적을 남긴다. 어떠한 의도가 좋든 나쁘든 결과는 후에 남겨진 자들의 몫인 것이다. 지금 아웅다웅해봐야 티끌만한 인간 존재가 어디 우주적 역사에 흠집이라도 남겨보겠는가?


8시경 조식을 먹으러 내려간다. 전혀 기대되지 않는 중국식 조식이다. 옆에 토스트와 커피 정도만 주어도 참 좋을텐데라 생각하며 부페 식으로 차려진 식단에 몇 가지 음식을 접시에 받아 먹어본다. 어라~ 의외로 괜찮다. 핑야오의 조식에 비하면 엄청 맛난 식단이다. 그리고 한쪽에 빵도 한가지가 있다. 모처럼 조식을 잘 먹었다. 프론트에 잠시들러 세탁 서비스에 대해 물어보고 물론 세탁기 사진을 핸드폰에 저장해 보여주면 진행한 대화이다. 방으로 올라와 출발 준비를 한다.



9시경 호텔에서 나와 지하철역으로 향한다. 시안역으로 가서 306번 버스를 타야하는데 시안역까지 지하철이 없다. 지도와 노선도를 확인하고 무작정 지하철로 두 정거장을 가서 시안역을 찾아 걷는다. 시안의 날씨는 정말로 40도가 넘는 폭염이다. 걷는 일이 보통 힘든 것이 아니다. 그런데 시안역이 있을만한 위치에 없다. 우리는 이미 한 시간을 걸었는데... 그냥 호텔에서 걸었어도 이보다 먼저 도착했을 것 같다.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도착하고 보니 우리는 시안역 뒷편, 시안 성벽 뒷쪽을 걷고 있었다.



그 뒷편은 마치 슬럼가처럼 집들은 모두 부서지고 또 재개발을 예정하고 있는 것 처럼 대부분의 집들이 비어있는 상태였다. 아들 데리고 다니기는 조금 아니다 싶은 곳을 다녀온 셈이다.


오늘 날이 워낙 더워서 그런지 306 버스는 10여분 정도 줄을 서고 바로 탈 수 있었다. 편도 7원으로 비교적 저렴하고 에어컨이 나와서 그나마 갈만 했지만 병마용까지 가는 길은 너무나 막혀서 1시간30분은 이동한 듯 싶다. 결국 병마용을 둘러보기도 전에 녹초가 되었다. 병마용에 도착하니 12시가 넘어 있었고 호텔에서 출발한지 3시간이 지난 후였다.


밥을 먹기로 한다. 지금 먹지 않으면 4, 5시나 되어 먹을 판이다. 병마용앞 우리나라로 말하면 관광지 앞에 노점 식당에서 먹기로 한다. 그냥 때울 예정이어서 가장 저렴한 10원짜리 아무거나 짚이는데로 2가지를 달라고 한다. 하나는 마치 올챙이 모양의 묵같은 국수에 야채와 콩나물이 들어간 뜨겁지 않은 국수있데 먹을만했다. 두 번째 주문한 음식은 첫번째를 다먹도록 나오지 않아서 첫 번째 음식만 둘이 나눠먹고 10원을 내고 나온다. 맛도 나쁘지 않았고 적당히 먹어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병마용 입구까지 걸어올라간다. 입구에 도착하니 티켓을 사는 티켓오피스가 보이지 않는다. 입구 직원에게 물어보니 달랑 하나 있는 자동화 기기에서 구입하란다. 이게 아닌데... 그럼 아들 학생할인은? 아마도 정식 티켓오피스는 우리가 보지 못하고 지난친 듯하다 설마 이 많은 인원이 자동화 기계 하나로 통과할리 없다. 더구나 기기앞에는 아무도 없고 우리 부자 뿐이다. 결국 150원을 둘다 내고 입장권을 구매한다. 학생이 반값이라면 15,000원을 손해봤다. 어쩌겠는가 너무 더운 것이 죄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집에 올 때까지 티켓오피스를 발견하지 못했다.






1호갱이 위엄은 정말 모든 것을 압도했다.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을 나가라고하고 혼자서 하루 종일 군인과 말 피규어를 보고 있고 싶었다. 사후에도 이들이 자신을 지킬 것이라 믿었을 진시황은 과연 그들의 지원으로 행복한 죽음을 영유하고 있을까? 행복한 죽음중이라... 이상한 표현이다. 1호갱의 모든 발굴이 끝난다면 다시와서 보고 싶다. 이 엄청난 장관을...



2호갱은 발굴이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볼거리는 거의 없다. 휘가 좋아하는 인디아나 존스같은 고고학자는 없겠지만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하는 고고학자에게는 무척이나 행복한 작업공간일 듯 싶다. 진시황릉은 고고학적 기술이 아직 부족하다 생각되어 발굴을 후대에 미뤄놨다니 중국은 역사적인 부분에서는 본받을 만하다.




3호갱은 크기도 작고 상대적으로 1호갱의 위용을 이미 맛본터라 쉬 둘러본다. 3호갱을 둘러보는 와중에 프랑스 친구를 다시 조우한다. 이번은 가족없이 혼자인 상태로 본다. 그와 나는 서로 알아보고는 둘다 큰소리로 웃고는 포옹을 한 번 진하게 한다. 그리고 악수 후 아무말 없이 제갈길을 갔다. 정말 인연이다. 다음에 길거리에서 본다면 밥이나 술이라도 한 잔 해야 겠다. 그런데 나는 아직 그 친구 - 친구인지는 모르겠지만 - 이름도 모른다.




나는 둘러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거라 생각했는데 3시간 정도 둘러보니 마쳤다. 너무 더워서 물과 음료수를 여러번 사서 마셔야 했다. 휘와 벤치에 앉아 쉬는데 서양인 한 명이 내 담배와 비슷한 모드기기 전자담배를 피며 나온다. 나는 반가와서 내 전자담배를 높이 치켜들고 그에게 건배의 자세를 취한다. 이 친구도 비슷한 담배를 들고 있는 내가 신기했는지 바로 신나게 달려와 자신도 사고 싶었던 기종이라며 지금 품절이라고 어디서 샀냐고, 바이두냐고 뭍는다. 인터넷으로 사기는 했는데 지금은 잊었다고 하니 알았단다. 자신은 오래 흡연을 했는데 폐에 무리가 오는 듯 싶어 전자담배로 바꾸었는데 대단히 만족한다고 말한다. 서양인 특유의 한 건 잡으면 말 많음을 이 친구도 여실히 보여준다. 너무 말이 많아서 우리 부자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재미있는 아저씨다. 휘는 전자담배로 어른들이 이렇게 반가와하고 수다떠는 모습이 신기했다고 한다.

더운데 버스 줄이 길면 어떻하나 걱정을 하고 정류장으로 왔는데 915번 버스가 다행이 대기중이다. 306번이나 915번이 병마용가는 버스였다. 나는 306번만 간다고 알고 갔는데 아니였다. 다만 915번이 시설이 아주 조금이지만 좋고, 가격이 10원으로 3원이 비싸다. 그래서 현지인들이 306을 선호하는 모양이다. 물론 나의 짐작이다. 그러니 시안역에 에어콘을 켜고 대기중인 915번을 타는 것이 오늘 같은 날씨엔 이득이다.

깔끔하게 시안역으로 돌아와 이번에는 그냥 걸어서 숙소로 돌아가기로한다. 약 3Km, 덥지만 않으면 걷기 좋은 거리이다. 의외로 길도 찾아가기 나쁘지 않다. 숙소로 돌아가다가 덥고 휘가 피곤해해서 버스를 탄다. 대충 방향이 맞으면 3, 4 정거장 타면 숙소 근처이기에... 그런데 버스비가 칭다오처럼 1원이라 생각하고 냈더니 인당 2원이다. 물과 음료수를 많이 사먹어서 1원짜리 지폐가 두 장 뿐인데... 주머니에 1원짜리 동전이 있있어서 그냥 1원을 더 내고 모른척 자리에 앉는다. 기사도 아는 눈치지만 외국인인 우리를 봐주는 눈치다. 4정거장 후 내린다. 이 버스 운좋게도 숙소 근처까지 가는 버스이다.


숙소로 돌아와 쉬며 내일 화산에 가는 방법을 모색한다. 그리고 Ctrip을 이용하여 아침 8시대 기차를 예매하고, 돌아오는 6시대 기차도 예매한다. 250원 정도가 들었지만 Ctrip Money 80원이 포함되기에 나중에 호텔 결재시 쓰면 된다. 화산은 입장료와 케이블카 비용이 비싸서 학생할인을 받아도 우리 부자 20만원은 들 것 같다. 이번 일정 중 면산은 즉흥적이었기에 유일하게 남겨둔 산이다. 그 만큼 가보고 싶었던 곳이어서 꼭 가보기로 한다. 하루 화산에서 자고 일출을 보고 싶지만 그냥 당일로 결정한다.

내일은 6시경 일어나서 준비를해야 할 것이다. 내일은 더위가 조금 물러나길 바란다. 휘와 나 모두 더위에 오늘은 꽤나 지쳤다. 글 쓰기가 힘들만큼...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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