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기운으로 잠을 설친다. 아침에 좀 일찍 일어나서 짐정리를 대충 해놓는다. 휘도 슬슬 눈을 뜬다. 이제 시안과는 작별이다. 애증의 시안이다. 병마용과 화산을 준 반면 더위와 3번의 박물관 퇴짜를 준 애증의 도시이다. 원래 계획대로 산림공원에도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어디 사람이 살아가면서 모든 면이 만족스러운 경우가 얼마나 있었던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내어주는 것이 어쩌면 교환의 법칙에 부합되는 것일 것이다. 시안은 더위만 아니면 도시도 깔끔하고 사람들도 활기차 보여서 좋은 도시처럼 보인다. 나중에 다시 들릴 기회가 있다면 조금은 선선한 시기에 다시 오고 싶다. 시안은 충분히 걸어다니고 싶은 동네이다. 내가 중국에 오기 전에 가지고 있던 선입견들은 조금쯤 잘못 되었다는 것을 여행 중반이 넘어가면 느끼기 시작한다. 중국은 시끄럽고, 더럽고, 불친절하고, 교통질서가 엉망이라는 선입견. 물론 우리나라나 일본에 비하면 그런면이 당연히 보인다. 하지만 하나하나 조금씩 변경되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쓰레기는 함부로 버리지만 수시로 치워주고 쓰레기 통도 아주 가까이 있다. 사람의 마음이란게 간사한게 그런 모습이 자꾸보이면 조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마도 몇 년 후면 그러한 모습은 많이 개선되 있을 것이다. 교통은 신호체계를 정부에서 바꾸어 주면된다. 현재는 보행신호에 직진신호에 좌회전 신호를 동시에 준다. 보행자나 운전자나 자기 신호다. 바뀌겠지... 시끄러운건 공중도덕이 자리잡으면 조금씩 바뀌겠지. 물가나 모든 것이 우리나라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지 않은 듯해서 우리나라 분발해야 겠다.


10시 30분경 그 동안 정들었던 시안 Z-MON 호텔을 떠난다. 시안을 방문하실 분들 종루 근처에 숙소를 잡을 것이 아니라면 여기 추천한다. 싸고 깔끔하다. 종루까지 조금 걷긴하지만 걸어갈 수 도 있다. 체크아웃을하고 지하철을 타고 시안북역으로 간다. 지난번 화산에 갈 때도 이용하였기에 눈에 익다. 발권은 이미 핑야오에서 하였기에 바로 승강장으로 진입한다.


역시나 시간이 남지는 않는다. 약 30분 전이다. 시안에서 낙양까지 약 2시간 거리다. 기차는 시속 304km를 넘나든다. 약 4~500km거리이다.



가이드북을 참고해서 숙소 근처를 핸드폰에 저장하고 뤄양고속역에 내려, 역시나 택시 기사들을 뿌리치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버스 정류장에서 한 아주머니께 상하이시장을 물어본다. 물론 핸드폰에 저장된 내용이다. 자신도 잘 모르는지 여기저기 버스 표지판을 보며 75번을 타라고 알려준다. '세세'와 고개를 숙여 답례한다. 75번은 1원의 요금이다. 핸드폰 GPS를 켜서 간신히 신호를 확보하고 저장된 슈퍼8 호텔의 위치를 가늠해본다. 역에서 9km정도이다. 맵을 확인하며 버스의 경로를 살핀다. 500m를 남기고 버스가 방향을 튼다. 우리는 미련없이 바로 내린다. 500m 정도야 요즘 걷는 것에 비하면 너무 짧은 거리이다. 배낭을 짊어지고 배낭여행자 부자는 느리지만 꾸준히 걷는다. 3시가 되어가고 있어 배가 고프다. 체크인 후 바로 밥을 먹어야겠다.

슈퍼8호텔은 중국뿐만아니라 여러나라에 체인을 가지고 있는 저가 호텔 그룹인 모양이다. 물론 카운터 영어는 기대하지 마시라... 이제는 눈치껏 여권과 체크인 용지에 사인을 잘하고 있다. 야진도 100원 걸고 문제가 됐던 카드 결재도 잘되서 한시름 놓는다. 왜 카드가 문제였는지 모르지만 한국의 한과장이 카드사에 문의해 주었는데 카드사는 잘모르겠다고 했단다. 아무튼 신경써준 한과장에게 감사하고 한국 돌아가면 소주 일 잔 사야겠다.


룸은 Z-MON에 비하면 떨어지지만, 베이징의 레드크로스와 큰차이 없다. 이만하면 우리 부자 누워 편히 지내기에 충분하다. 아마 제일 싼방인 듯 싶다. 사진의 의리의리해 보이는 방들은 사진기술들 덕분인가 싶다.


호텔 맞은편에 Dicos도 있고 싸고 맛난 집도 있다. 오늘은 조그만 중국 식당에 들어가 닭도리탕에서 고추가루를 뺀듯한 것과 돼지뼈 조림에 고추가루를 뺀듯한 놈을 먹는다. 의외로 맛이 좋다. 15원 20원인데 밥까지 포하되어 있어 한 끼 식사로 훌륭하다. 35원이면 6,000 조금 넘는 정도이니 둘이 식사로 가격도 적당하다.


식사 후 호텔로 돌아와 조금 쉰 후 6시가 넘어서 상하이시장을 둘러보기로 한다. 그런데 걸어가다 보니 빗방을 조금씩 보인다. 결국 시장은 추후에 가기로 하고 호텔앞 마트에 가서 휘가 먹고 싶다는 멜론과 칼을 하나 구입한다. 멜론은 9.6원으로 2,000원도 하지 않는다. 달고 맛나게 조금 남기로 둘이 모두 먹어 치운다.

우리 한여사께서 이 일지를 열혈 애독하신다고 한다. 감기 걸린 것을 아셔서 휘엄마가 걱정하실텐데 알려줬을 일은 없고 어떻게 아시냐니 제수씨가 알려줘서 혼자 알아서 들어와 새벽까지 일지를 기다리신단다. 대단한 양반이시다. '사랑하는 한여사 오늘은 일찍 글을 올려 드리니 읽으시고 일찍 주무세요~' 그리고 다음날 오전에 읽으세요. 여기 인터넷 사정에 따라 늦게 올라갑니다.

내일은 용문석굴을 찾아갈 예정인데 어떻게 가는지 지금부터 찾아봐야 겠다. 오늘은 이동이 주 업무라 사진이 별게 없다.
Posted by 휘슬호
:





오늘은 면산에 가기로 기차 예약을 한 상태이다. 9시 18분 기차이니 걸어가는 시간을 감안해 7시반쯤에 출발하기로 하였다. 6시 반쯤 일어나 씻고 조식은 과일만 먹기로 한다. 어제 먹은 소주에 맥주 때문인지 아니면 그 동안 너무 걸어서 몸이 혹사되서인지 몸이 개운치 않다. 수박과 배, 기본으로 주는 삶은 계란과 미음맛이 조금 나는 죽을 먹는다.





모든 준비를 끝내고 조식을 마치고 바로 걷기 시작한다. 아침의 중국인은 여전히 번잡스럽나다. 이제 이 객잔의 외국인은 우리 부자뿐인 듯 싶다. 어제 걸은데로 서문을 향해 걷는다. 어제 맛본 떡볶이 집도 지나치고 부지런히 걸어서 역에 도착하니 8시가 조금 지나있다.







너무 부지런을 떨었다. 늦는 것 보단 나으니... 아들과 아침부터 농담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휘의 모습이 조금은 학교생활 할 때의 모습과는 다르게 밝아지고 대화량이 많아졌다. 긍정적이고 반갑다. 역시 사람은 자꾸 부딪쳐야 되는 것이다. 모든 인간 관계가 이렇듯 자주 보고 자꾸 싸워야 긍정적으로 변하는 듯 싶다.







중국의 고속열차가 아닌 일반 열차는 정말 번잡스럽고 시골스럽기 짝이 없다. 마치 예전 영화 중 닭이 날라다니고 담배 피고 술마시던 열차의 모습같다. 실제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휘 옆사람이 낮은채로 담배를 폈다고 한다. 휘와 떨어져 앉아 있었다. 열차에 탑승하니 버젓히 우리 자리에 다른 사람들이 앉아있다. 내 자리 옆에 서서 비키라는 무언의 눈짓과 표정을 짓는다. 그래도 남의 자리를 차지해서인지, 눈치를 보며 자리에서 일어나 준다. 하지만 내 자리인 창가자리는 내 주지않는다. 어차피 한 정거장만 갈 것이니 서서가도 되긴하다. 기차는 정확한 시간에 출발한다. 중국은 다른 것은 모두 조금씩 틀에서 어긋나 있는데 기차 시간 만큼은 정확하다.




개슈역에 내려서 면산가는 버스 탑승장을 찾아 거리를 약간 헤멘다. 한참을 걷다 길을 잘못든 것 같아 주변에 물어보니 역시나 잘못됐다. 다행이 면산가는 버스 사진을 인터넷에서 캡쳐해 갔더니 물어보기 편하다. 시간은 10시가 넘어간다. 인터넷 정보와는 다르게 면산가는 버스는 버스터미널에서 수시로 있다. 그리고 버스 터미널은 개슈역 왼쪽에 100m 옆에 있다.




아침이 부실하고 면산에 가면 식사가 번거로울 것 같아 중국식 햄버거 패스트푸드점으로 간다. 역 바로 옆에 있는... 패스트푸드점 이름은 DICOS, KFC와 비슷한 메뉴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치킨버거 세트를 주문하는데 역시나 못알아 들어서 메뉴를 달라고 해서 짚어준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KFC에 비해 좋다. 두 세트에 36원에 먹는다. 기분 좋게 치킨버거를 먹고 터미널로 가서 면산이라고 적혀있는 버스에 올라 기사에게 '멘산?'이라고 물으니 맞다고 긍정의 표현을 한다. 버스비는 인당 5원, 면산 티케팅 부스 앞이 종점이다. 대략 20~30분에 한 대씩 운행하는 듯 싶다.







버스는 11시 정각에 출발하고 약 30분을 달린다. 달리는 와중 여러 토굴과 토굴에 문을 세운 토굴집들이 많이 보인다. 이쪽은 석회와 석탄의 재질인 토양으로 보인다. 얼핏 듣기로 이곳에 석탄이 많이 난다고 들은 것 같다. 역시나 공기도 좋지 않고 도로 주변은 흙먼지가 날린다. 도로에는 큰 덤프 차량들이 많이 왕래한다.



면산에 도착하여 거대하고 그럴듯하게 지은 매표소로 들어간다. 여름 방학 성수기여서 사람이 매우 많을 것이라 생각하고 오늘도 줄 좀 서겠구나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사람이 없다. 놀랍게도 티켓팅 창구가 비어서 바로 티켓을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휘의 국제 학생증이 통과를 못한다. 베이징의 천단공원처럼 중국학생만 할인을 적용한단다. 국제학생증도 공인된 것이라고 따져 물어도 요지 부동이다. 어쩔 수 없다. 인당 150원을 지불한다. 왜 150원인지는 모르겠다. 여러 단계가 적혀있는 요금표였는데 제일 비싼 1Day 프리 티켓이다. 그럼 300원만 받아야 하는데 50원을 더 받아 350원을 지불한다. 50원은 뭐하는 돈인지 아직 모르겠다. 카드 패스를 주기에 어디 들어가거나 버스 탈때마다 카드를 태그하는 줄 알았는데 들어갈 때를 제외하고 한 번도 쓰지 않았다. 그럼 110원짜리나 90원짜리를 구매하는 것과 무슨 차이인가? 버스 탈 때 조차 그냥 무임승차인데...


아무튼 대기하는 버스를 바로 타고 면산으로 고갯길을 오른다. 아슬아슬하다. 버스도 신형이고 주위 표지판도 모두 한글로 안내가 되어있다. 국가 5A를 받은 최고급 관광구여서 그런지 시절들이 모두 훌륭하고 동선도 훌륭하다. 관광객 받을 줄아는 설계와 시스템이다. 이런 기획과 시스템이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만족도를 높여주는 것 같다. 가격이 싸기만하다고 훌륭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면산이 보여준다. 면산 내부 버스로 갈아타고 오른다. 면산내 버스 정류장이 7, 8 정류장은 되는 듯 싶다.


각 정류장마다 관광지가 있으니 얼마나 큰지 짐작이 가능하리라... 물론 버스는 모두 공짜이고, 우리는 처음엔 마지막 정류장에서 내려 계곡을 즐기고, 각 정류장 마다 되짚어 오면서 볼만하다 싶으면 내린다. 총 5번 버스를 내리고 다시 탄 것 같다.




각각의 관광지는 모두 특색이 있고 불교와 도교, 유교 그리고 역사적 가치가 있는 장소들이 줄지어 있다. 이번 중국여행에서 가장 잘한 관광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계곡을 따라 걷는 곳은 꼭 올라가 보고 싶었지만 그전 정류장에서 다리가 부러진 것인지 여자 한명이 업혀 내려와서 버스에 널부러지는 것을 보고는 절대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끄러져 다리라도 다치면 이번 여행은 끝이기 때문이다. 결국 내려오는 사람이 많아 대기도 해야 했지만 위험해 보이는 계곡내 위험길은 포기하기로했다. 무엇보다 안전이 제일이다.



공중에 뜬 길인 잔도를 걷는 것은 휘가 너무나 무서워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것 같다. 온몸과 발에 힘이들어가서 다시는 걷고 싶지 않다고 해서 나의 놀림이 된다. 아침길에 들은 '옴마니반메홈' 음이 오늘 입속에서 계속 맴돌았는데 토굴 사당에 우리만 있게되서 우리는 '옴메니반메홈'을 노래하며 사당에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다.



나중에 사당을 나와 한글 설명을 읽으니 장량과 공명을 모시는 곳이었다. 부처와 관계가 있는 사당이 아님에도 우리는 토굴내 울림이 멋들어져 '옴마니반메홈'을 노래했으니 아이러니하다.






대리궁에서는 인터넷에서 읽은대로 호텔로 들어가서 투숙객인양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랐다. 10층에 내리니 프론트가 또 있어서 뜨끔했지만 휘의 유창한 영어 덕분에 직원들에게 우리는 외국 관광객임을 보여 줌으로써 눈치 보기를 조금은 면 할 수 있었다. 사람은 참 마음 먹기에 다른게 이런한 사소한 것에도 외국인임이 갖는 시선의 자유로움이 있다.




아마도 중국 일반 관광객이었으면 공짜 엘리베이터에 뜨끔했을 것이다. 역시나 정상에 쉽게 오르니 다른 중국 관광객들은 정상에 퍼져있다. 올라오는 길이 가팔아 보이긴하다. 우리는 편안하게 수초만에 올라왔으니 그들보다 팔팔하다.







아들과 4시간 투어를 하기로 했는데 시간을 귀신같이 맞췄다. 우리는 4시에 출발하는 개슈행 버스를 타고 돌아올 수 있었다. 6시 13분 출발 기차이니 2시간 정도 여유가 있다. 시원한 백화점에 들어갔다가 배도 조금 고프기도해서 오전에 같던 DISCO에 또 간다. 역시나 치킨버거 세트를 주문한다. 이번엔 휘에게 주문을 시킨다. 주문한 음식을 느긋하게 먹고 휴대용 Bottle과 함께주는 콜라 이벤트를 구입하여 49.7원을 지불한다. 그동안 500mml 물을 구입하여 먹고 리필했는데 Bottle이 있으니 휴대나 물 담기가 편하겠다. 나중에 거추장 스러우면 버리고 가도 되니까...


매장내 아르바이트 여학생들이 자꾸 휘를 힐끔거린다. 이 친구들 외국인이 오니 신기한가보다라고 짐작한다. 휘와 시원한 매장에서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5시30분에 기차역으로 나선다. 기차역 계단쯤 왔을 때 매장 유니폼을 입은 여학생 한 명이 뛰어와서 우리를 잡는다. 휘가 무언가 두고 온 것인가? 휘가 맨 카메라 가방에 돈이 많이 들었는데? 카메라 가방은 잘매고 있다. 휘 뒷주머니의 지갑을 두고 왔나? 지갑에 20만원 정도를 넣어놨는데... 그것도 아니였다.







여학생이 친구하고 싶단다, 휘하고... 전화번호 좀 달라고 한다. 헉! 휘가 번호따이는 고백의 현장을 아비로써 목격하게 된 것이다. 휘가 학교에서 여학생들에게 많은 고백을 받았다고 들었는데 그 때마다 내가 놀렸더니 더 이상 나에게 그런 말을 하지 않았었다. 이 녀석 이 또래 남자 애들이 그렇듯 여자에게 관심이 조금도 없다. 나는 늘 휘에게 '남자고 여자고 친구를 많아 사귀어라, 애인으로 사귀라는 말이 아니고 친구로 연락하고 지내면 너의 인간관계나 사람을 특히 이성을 대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고 말해 왔는데 국제적으로 고백을 받으니 당황스럽다. 한국인이라고 말해도 이 여자친구 막무가네다. 하긴 유니폼을 입고 뛰어 쫒아올 정도이니 마음가짐이 오죽했으랴... 우리가 중국내 사는 외국인으로 생각했나보다. 한국인이라고, 한국 전화번호 뿐이라고 했는데고 알려달란다. 대단한 각오이다. 페이스북 주소를 알려주라고 했는데 결국 휘는 한국 핸드폰 번호를 적어주었단다. 이름도 적어주지 않고 번호만 딸랑. 전화 받아봐야 말도 통하지 않을 터인데 어찌하려고... 여학생이 갑자기 불쌍해진다 TT; 메일 주소라도 적어주지 그랬냐고 물었더니 깜빡했다고 한다. 페이스북 주소는 최근에 바꿔서 기억을 못한단다... 무심한 놈. 오는 기차에서 두고두고 놀림을 당한다. 결국 오늘 이 시간까지 연락은 오지 않았다. 여학생은 이름도 모르고 말도 통하지 않는데 어이할꼬... 그래도 번호 받아서 함박 웃음을 지으며 '안녕'이라고 서툰 한국말을 하는 여학생, 이런놈을...불쌍하다.

이번 역시 자리를 비켜주지 않는 중국인과의 기싸움에 이겨 내자리에 앉아서 왔다. 저녁은 건너 뛰기로 하고 칼이 없어 다른 과일은 못사고 크고 맛나보이는 복숭아 4개를 사서 돌아온다. 아저씨가 덤으로 하나를 더 줘서 5개에 9원을 줬다. 하나에 우리돈으로 330원 쯤하는 것 같다. 와서 먹어보니 꿀맛이다. 과일이 정말 신선하고 싸다. 많이 사먹어야 겠다.




숙소로 돌아와 발마사지를 받자고 휘를 꼬신다. 휘는 나가기 싫다고 그냥 누워있는게 편하다는데 끌고 나간다. 매장밖 알림판에는 기본 발마사지 30원 어깨까지 포함 45원이라고 적어놓고 막상 들어가니 발마사지 45원 어깨 포함은 58원을 부른다. 비싸다고 간다고 하자 둘이 어깨 포함 100원에 합의 본다. 둘이 60분 18,000 정도면 싸다. 나는 덩치가 있어서 남자가하고 휘는 아줌마가 해준다. 시원하기 보다는 아프다. 어쨌든 발마시지까지 받으니 몸이 노곤한게 기분 좋은 상태이다. 오늘은 술은 먹지 않기로 한다. 이 노곤함이 좋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웃으며 떠들며 먹는 술자리가 파하길 기다려 10시 30분쯤 기분 좋게 내 전용 자리로 나와 글을 쓴다. 내일은 핑야오 마지막날이다. 내일 오전 10시경 고속 열차로 시안/장안으로 떠난다. 내일도 기차를 4시간쯤 탈듯 싶다.


핑야오는 관광보다는 도시를 둘러보고 사람사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늘 관광객이 북적이지만 핑야오 사람들은 아직 때도 덜 뭍고 친절하고 아름답다. 언젠가 이 곳도 많이 변해 있을 것이다. 지금도 가라오케를 틀고 가수들이 밖까지 큰소리가 들리게 노래를 하는 주점이 여러개 있다. 그리고 새롭게 짓고 있는 전통 가옥들도 여기저기 공사중이다. 핑야오는 느긋하게 시쳇말로 좀비처럼 즐기면서 다니는 맛이 있다. 저녁 거리를 걷는, 어깨쯤 부딪쳐도 전혀 불쾌하지 않은 편안한 도시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자 그럼 내일 오전 떠나기까지 이런 좋은 기억으로 남길 기대해 본다.

Posted by 휘슬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