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6시간 이상 잠을 잤다. 거의 7시간을 잤으니 충분하다. 오늘은 핑야오로 이동을 해야 한다. 사실 이번 중국여행 일정중 가장 기대가 되는 곳이기도 한다. 번잡하지 않고 - 물론 요즘 많이 알려져 관광객이 많다고 한다. - 고스런히 중국풍의 가옥과 성안의 생활상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한다. 그런 고성에서 3박 4일 묵으며 저녁에 조용히 맥주 한 잔 하고 싶다. 그래서 핑야오의 숙소도 중국 전통식 객잔의 모습을 간진한 곳으로 예약해 놓았다. 10시 33분 출발 기차이니 적당히 텐션 조절하며 준비하면 될 것이다.




오늘은 아들이 먼저 일어나 스마트폰을 뒤적거리고 있다. 어제 9시쯤 잠들었으니 충분히 잤겠지...어제 세탁한 옷가지 들이 모두 말라있다. 휘는 어제 옷을 말리느라고 켜두었던 에어컨에 목이 잠겨있다. 따뜻한 물로 샤워하라고 시키고 나는 짐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한국에서 가져온 짐들이 옷가지와 몇 가지 전자제품, 그리고 소품이어서 줄어들 것이 없다. 가방을 모두 정리하니 처음 한국에서 올 때보다 무겁게 느껴진다. 별로 무게가 늘어난건 없는데 아마도 마음 가짐이 변해서 짐의 무게도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거겠지...

휘에게 아침은 컵라면으로 먹자고 제안하고 호텔앞 구멍가게에서 사오라고 시켰다. 먹어보지 않은 것으로 먹자고 했더니 특이한 라면 두 종을 사왔다. 둘다 맛이 없지도 있지도 않은 특별 할 것 없는 중국식 컵라면 맛이었다. 아들에게 방을 살짝 정리하도록 주의를 주었다. 아무리 청소 하는 사람이 다시 정리를 하더라도 사람의 마음 가짐이 어떻게 작용하고 필요한 것인지 설교를 좀 했는데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모르겠다. 중학생 이니까...



호텔로비로 내려와서 체크아웃을 부탁하자 체크아웃을 못알아듣는다. 여기 호텔 직원은 진짜 뭐지?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방키를 주자 정산을 시작한다. 처음 예약 금액은 744원이었는데 체크인시 900원을 카드 결재했다. 156원이 야진(보증금, Deposit)인 것이다. 900원을 결재 취소하고 744원으로 새롭게 결재를 했다. 내가 새로 만들어온 우리은행 은련카드는 결재 후 승인 문자가 왜오지 않는지 모르겠다. 이 부분 때문에 어제 밤에 우리은행 앱으로 들어가 문의를 해놓은 상황이다. 중국에서 쓰고나서 문자확인이 꼭 필요한데 왜 누락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744원이 결재되었는지 900원은 승인 취소되었는지 인터넷이 되는 곳에서 앱으로 확인해야 한다. 프론트 직원에게 문의하자 구글 번역기를 돌리는지 화면을 보고 문장이 조금은 이상한 영어를 적어서 보여준다. 일단은 내가 원하는바 대로 된 것은 같은데 오늘 저녁 인터넷에 연결되면 확인해 봐야 겠다




이제는 정말 능숙해진 지하철을 타고 베이징서역으로 이동한다. 베이징서역은 7호선의 종착역이다. 베이징서역에 도착하여 기차역으로 이동한다.







중국은 국내를 이동하는데도 케리어들이 무척 크고 무거워보인다. 땅이 넓으니 거의 해외 여행 수준의 짐들을 가지고 있다. 다들 비닐봉지 하나 가득 먹을 것들을 가지고 있어서 우리 부자도 라면이나 음료, 빵 등을 사가지고 타야할 것 같다.







칭다오에서 기차표를 미리 발권했기 때문에 승강장으로 바로 이동한다. 승강장은 역시나 여권과 함께 표를 보여주고, 엑스레이를 통과한다. 그리고나면 수많은 사람과 소음을 느낄 수 있다. 이제는 이러한 광경이 없다면 생소하게 느껴질 것 같다.







역사안에는 각종 패스트푸드 점과 매점들이 즐비하다. 우리는 작은 매점에 들러 맥주 2캔과 물 2병, 빵 2개, 음료 1개를 구입한다. 총 42원 정도 소요됐다. 우리가 타고갈 열차는 G609 고속열차이다.




종착역은 영제인것 같다. 우리는 중간 핑야오역에서 내리면 된다. 도착 예정시간은 오후 2시 32분이다.  9번 플랫폼에 도착하니 출발까지 50분 정도가 남았다. 그런데 사람들은 벌써 줄을 서고 있다. 참 줄서기 좋아하는 민족인 듯 싶다. 그냥 앉아있다가 게이트가 열리면 타도되는데 줄을 선다. 우리 역시 앉을 자리가 없어서 줄을 선다TT; 출발 30분 전쯤 게이트가 열리고 우리를 태워갈 깔끔한 G609가 기다린다.







우리가 타고갈 좌석은 16번칸, 제일 마지막 칸이다. 발권도 4일전에 했는데 좌석 준 꼬라지보소! 아들과 나의 좌석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따로 앉게해놓았다. 참나! 일처리를 어떻게하면 이렇게할까? 중국 열차는 3,2좌석 배열을 가지고 있어서 왼쪽 3명 오른쪽 2명이 앉는 시스템이다.




우리는 왼쪽 끝, 오른쪽 끝에 배정을 받았다. 결국 오른쪽 창가자리 젊은 친구에게 자리를 바꾸어 줄 수 없겠냐고 물었다. 영어로 물어보니 이 친구 당황하더니 얼떨결에 자리를 바꾸어 준다. 분명 창가보다 많이 불편할텐데... 고마워서 고개를 꾸벅 숙여 답례한다. 누군가 배려를 하면 고마워 할 줄아는 것이 인간 아니겠는가! 음료수라고 하나 사줄까하다가 그건 오바인건 같아서 참는다.




기차에 타서 빵과 맥주를 한 캔 먹고 아들과 지난번에 보다만 영화를 마져보고 키보드를 펼치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 기차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몇 번의 정류장에 정차한다. 정차한 정류장 중에 타이위안역에 정차하였을 때 잠시 기차에서 내려서 전자담배를 한 모금한다. 작년 말부터 다시 시작한 전자담배는 지금까지 잘 이어오고 있다. 예전에 한 일년 반을 잘 피우다가 식구들이 외국에 나가기로하고 다시 시작한 담배는 작년 말부터 다시 전자담배로 바꾸었다. 무엇보다 깔끔하고 간편해서 좋다. 딱히 끊을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튼 타이위안에 도착하여 담배를 피는데 런닝만 입은 - 다 늘어난 - 중국 할아버지가 중국말로 관심을 보인다. 정말 하나도 알아듣기가 힘들다. 잘모른다고 영어로 이야기하고 주변을 살펴보니 백인 한명이 - 나와 나이가 비슷해보이는 - 담배를 피러 나온다.




5분여의 짬이다. 백인에게 말을 걸어본다. 혹시 핑야오에 가냐고 물어보니 그렇단다. 내 앞쪽에 앉아있고 와이프와 휘 또래의 애들과 여행하는 듯 싶어서 가족과 여행 중이야고 묻는다. 와이프 와 아들, 딸과 네식구가 여행중이란다. 베이징에서 구경하고 핑야오로 간다고 해서 나도 같다고 나 역시 아들과 여행중이라고 말한다. 중국인이냐고 뭍기에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한국 서울에서 왔냐고 자신이 군인이었을 때 한국을 왔었다고 말한다. 어디 사람이냐고 물으니 프랑스인이다. 말투를 보고 짐작했었다. 나보고 중국은 처음이냐고 뭍는 폼이 이 친구는 몇 번 왔던 모양이다. 좀 더 이야기 하고 싶지만 기차가 출발한다고 기적을 울려서 자리로 돌아간다.

휘에게 저 프랑스 남자 아이나 여자 아이는 네 또래 같은데 사귀라고 하니 싫다고 한다. 한국에 돌아온지 1년이 되가는 우리 아들은 영어로 무언가 이야기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듯 싶어서 다시 기차안에서 정신 교육에 들어간다. 심각한 만남을 하는 것고 아니고 잠시 스치는 간단한 만남에 질색은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신이시여...이 또래의 뇌에는 무슨 호르몬을 주입하고 계신 것입니까 ?




약 40분 후 기차는 핑야오역에 도착한다. 사실은 핑야오 고속열차역이다. 대부분의 중국역이 그렇듯 핑야오도 핑야오역과 핑야오 고속열차역이 있는 모양이다. 핑야오역은 고성 바로 옆에 있는데 고속역은 약 9km 떨어진 외곽에 있다, 물론 GPS로 확인한 바이다. 기차역에 내려서 허허벌판에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다. 잠시 주저하는데 저 멀리 프랑스 가족도 그러한 눈치이다.







휘와 나는 계단을 내려와 버스가 서있는 곳으로 가서 기사에게 '고성'이라고 한국말로 외쳐본다. 기사는 고개를 끄덕이고 버스비는 3원이다. 버스에 올라 이정표를보니 고성이 한자로 적혀있어 안심이다 버스로 대략 7정거장 정도이다. 휘에게 프랑스 가족에게 이 버스 타면 된다고 말해주라고 하는데도 이 녀석 우물 쭈물이다. 오~신이여! 4식구이니 혹시 택시를 탈까싶어 그만둔다. 9km면 4식구 택시나 버스나 요금은 비슷할 듯 싶다. 짐도 많던데... 버스에 우리가 타고 있는 것을 보고 프랑스 친구들이 버스로 오고 있다가 택시 삐끼에게 걸려 택시로 가는 듯 싶다. 아무튼 버스는 출발을했고 버스 기사는 대단히 신경질 적이고 난폭하며, 크락션을 사랑한다. 대중교통업을하는 나로서는 이런 기사라면 당장 보직해임감이다. 엉장진창으로 운전을 하며 더구나 관광객이라고는 나와 아들뿐인데 고성앞에서 말도 없이 내려주지 않고 지 갈길을 간다. 젠장할  Nom이다. 아무래도 지나친 것 같아서 옆에 대학생으로 보이는 아가씨에게 물으니 이런! 정말 영어라고는 전혀모른다. 그런데 물어볼 사람이 이 아가씨 뿐이다. 도와주려고는 하는데 정말 손짓발짓을 해가며 알아낸 내용이 우리가 정류장을 이미 5정거장이나 지나쳤다는 것이다. 젠장할~ 휘와 내려서 택시를 타기로하고 내렸다. 내렸더니 삐기까 붙는다. 택시 삐기라 생각하고 따라갔더니 전기차 기사를 부른다.







아마도 고성안에는 화석연료 엔진을 사용하는 도구는 움직일 수없기 때문이리라 짐작한다. 맨처음 호텔 팜플릿을 흔들기에 필요없다고 했는데 알고보니 우리가 원하는 호텔 쪽으로 데려다 주려는 모양이다. 나는 눈치 빠르게 호텔 약도가 적힌 쪽지를 보여준다. 알았다고하고 30원을 부른다. 젠장할~ 나는 15원을 부르고 실갱이 끝에 15원에 가기로 합의한다. 중국은 일단 부르는 값의 반으로 치고 볼일이다. 물건을 살때 정가가 아닌것은 모든게 그랬다.




고성의 중간쯤에서 내려준다. 아마도 더 깊이는 이 차로도 들어갈 수 없는가 보다. GPS는 먹통에 여기가 어딘지 감도 안온다. 주변 상인에게 뭍는데 개가 짖냐라는 표정이다. 오늘 저녁 늦게 휘와 결정한 것이지만 정말 영어를 모르는구나 중국. 휘와 앞으로는 영어가 아니라 우리말로 뭍기로 했다. 같은 한자 문화권이니 차라리 얻어걸리는 것은 우리말이 나은 것 같다. 아무튼 거리의 주소를 보고 찾아갈 수 있었다. 문제는 호텔(객잔)을 찾아 갔는데 프론트가 없다. 식당안에 객잔이 있는데 프론트는 없다. 식당 종업원에게 이야기 했더니 여기가 예약한 객잔이 맞단다. 근데 프론트가 없다! 객잔안에 여기 저기 기웃거리다 객잔 주인인 듯한 사람에게 이야기 했는데 두이부치만 외친다. 투숙객 이었다. 아~ 답답하다. 옆에 독일말을하는 가족이 있어서 한참 얘기 중이지만 실례를 무릅쓰고 물어본다. 프론트를 물어보니 식당 데스크에 물어보란다. 식당이 프론트라고 친절히 말해준다. 그럼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식당 종업원들은 무엇을 한 것인가? 이야기를 하던지... 여기도 영어는 눈꼽만큼도 못한다. 갑자기 방을 보여주더니 계산기로 방 가격을 이야기한다. 어라! 난 예약하고 이미 방값도 지불했단 말이다! 못알아 듣는다. 또 못알아듣느다. 또또 못알아듣는다. 결국 주인과 전화로 이야기 하는 듯 싶더니 예약을 확인해 준다. 야진(보증금, Deposit)은 100원이고 조식은 포함이라 조식권을 3박용 6장을 준다.  방을 확인했는데 매우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깨끗하고 욕실도 훌륭하다. 완전 전통 중국식 객잔으로 젓가락으로 파리를 잡아야 어울릴것 같은 분위기이다.







일단 점심을 먹어야 겠기에 나와서 빈정상한 객잔 내의 식당 말고 다른 식당에 들어간다. 이 동네 특식인 도샥면과 만두를 시킨다. 맛이 훌륭하고 깔끔하다. 방에 들어와 뜨거운 해를 피해 낮잠을 한 시간 잔다. 달콤하다. 일어나 보니 7시다. 슬슬 휘와 밖으로 나온다.































저녁 무렵의 핑야오를 최대한 힘을 빼고 느릿느릿 걷는다. 사진도 몇 장 찍어본다. 도성벽 근처의 동네 주민들이 애용할 것 같은 식당에 들어간다.










야외 테이블인데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친절은한데 역시나 중국말... 아저씨가 굽고 있는 꼬치중에 돼지고기꼬치 10개와 꽁치 같은 생선 꼬치 2개를 손가락으로 주문한다. 그리고 밥 2개, 옆 테이블에서 먹고 있는 고량주 한 병을 주문한다. 108원인데 고량주 가격이 40원은 하는 듯하다. 중국와서 처음먹는 맥주 외 주류이다. 맛은? 기가막힌다. 맛난다.













고량주는 한국에서 먹는 빽알이나 이과두주 보다 도수가 높은 듯 식도를 타는 듯 훝고 지나간다. 기분 좋다. 한 병을 먹으니 말이 많아지는게 취기까지 있다. 기분 좋게 숙소로 돌아와 휘도 블로그 글을 쓰고 나는 쉰다. 다만 티비와 인터넷이 먹통이다. 프론트에 먹통이라고 말해도 지도 않된단다. 해결할 생각이 없는 듯 싶어 오늘은 글만 작성하고 내일 올려야 겠다. 휘는 잠들었고 나는 식당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맥주 한 병을 시키고 키보드를 편다.

내일은 핑야오 고성을 두루 걸어다니고 혹시 면산에 갈 수 있는 투어가 있는지 알아봐야 겠다.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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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어보니 새벽 4시가 조금 넘어 있다. 더 자야 겠다고 노력해 보지만 잠은 더 이상 오지 않는다. 그냥 미련을 떨치고 일어난다. 휘는 세상 모르고 이불을 박차고 자고있다. 에어컨을 살짝 틀고 이불을 덮어 준다. 세상은 조용하고 밖은 어둡다. 이번 여행 며칠전부터 잠을 깊게, 오래 못잔다. 티비를 켜면 아들이 깰 것이고 어차피 그림만 보길 켤필요가 없다. 태블릿을 켜고 글을 작성한다. 새벽이라 인터넷 속도도 좋아서 사진까지 한 두번의 오류만 나고 깨끗이 올라간다. 이렇게 글을 쓰고 사진을 올리고 나니 일어날 시간이다. 이번 여행은 블로그를 작성해봐야지하고 생각하고 와서인지 글을 작성하는 것도 하나의 여행이 되었다. 이렇게 적고 있으면 하루가 정리되는 느낌이다. 예전 중학교 선생님께서 빈 노트에 글을 적으며 공부하면 보고, 듣고, 쓰는 것을 동시에 하기때문에 빠르게 정리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른들 말씀은 나중에 생각하면 맞는 말씀이 많다.




오늘은 천안문, 자금성에 갈 것이기 때문에 9시쯤 출발하기로 하였다.
휘를 깨우고 냉장고에 남아있는 복숭이 두 개를 씻어 하나씩 먹어 아침을 대신하기로 하였다. 복숭아가 물이 많고 달아서 먹기 좋다. 한국에서는 2, 3천원은 할텐데, 여기서 3개 10원에 구매했으니 하나에 600원 꼴이다.

이제는 너무나 능숙하게 전철역으로 걸어가서 매일 그러했다는 듯이 표를 구입한다. 천안문은 east와 west역이 있다. 우리는 east역에 내렸다. 내리는데 역사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이런...오늘은 토요일이다. 더구나 천안문이다. 중국 시골 혹은 학교에서 단체로 온다는...




천안문엔 근처도 못가고 줄을 선다. 엄청난 인파다. 천안'문'에 가기위해 보안 검색'문'을 만들고 가방을 투시기에 집어 넣고 신분증을 꺼내서 보여주고 '문'앞에 입장한다.







문안이 아니다 문앞이다. 최근 테러를 이유로 지하철도 타기 위해 엑스레이 투과기를 통과하고 물을 들고 있으면 보는 앞에서 마셔서 진짜 물임을 증명해야한다. 휘에게 그러는 이유를 설명하고 공산의 폐쇄성을 설명하니 중국이 조금 무서워졌다고 이야기한다. 정말 생각이 많아진 눈치이다.




천안문 앞에는 촌부들과 학생, 그리고 단체 여행객과 외국인 무리로 아수라장이다. 우리는 앞사람 뒷통수를 바라보며 또 내 뒷통수를 뒷사람에게 내어주며 앞으로 걸어, 아니 밀려 간다. 밀려가다 어느 순간 표를 내고 입장하는 곳 앞에 다다른다. 그런데 우린 입장표가 없다. 끊은 적이 없으니 당연히 없다. 표를 가진 사람에게 어디서 샀냐고 물어본다. 우리가 지나친 곳 중에 표를 구입하는 곳이 있다. 다시 되돌아 표 구입처로 간다. 그런데 이게 줄이 쉽게 줄지를 않는다. 돈내고 표사길 왜 줄이 이렇게 않줄지? 앞쪽에 왔을 때 이유를 알았다. 표를 구입하기 위해 신분증을 꺼내 실명 인증을 해야한다. 광화문 경복궁 들어가는데 주민등록증 꺼내서 확인 후 구입하는 것과 같다. 테러를 막기 위함이겠지만 별 근거 없는 행위로 보여진다.




다행이 오늘은 외부에서 많이 걸을거라 생각해서 팔토시와 복면을 하고 나와서 살이 타는 것은 조금 줄일 수 있겠다. 표는 성인 60원 학생 20원이다. 휘는 국제 학생증을 이용해 20원에 구입했다.













구입한 표를 가지고 입장구로 가서 다시 여권을 꺼내 실명 인증을하고 표를 내고 입장한다. 이제 천안문을 관람하려고하는데 오토메틱 가이드를 선택해서 설명을 들으며 관람이 가능하다. 물론 돈은 지불해야 한다. 한국어 서비스 가이드의 경우 40원이어서 휘와 하나씩 귀에 착용한다. GPS인지 Point를 이용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건물이나 설명이 필요한 곳 근처에 가면 구수한 조선족 혹은 북쪽 억양이 남아있는 목소리의 남자가 설명을 해준다. 천단공원은 아무런 정보없이 다녔는데 천안문은 이 장치 덕분에 조금은 내용을 들으며 관람이 가능하다.
















자금성을 돌아보며 느낀건데 정말 사람이 우리나라 경복궁 만큼만 있으면 하루 종일도 보고 싶다는 것이다. 그 규모와 웅대함, 역사를 함께 느끼고 싶은데 여기저기 아이들 악쓰는 소리, 사람들 부르는 소리, 단체 관람객들 줄지어 다니며 내는 소리... 정신이 하나도 없다. 휘에게 돌아다니면서 정말 사람이 별로 없으면 너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도 아들도 별로 없으면 좋겠는 그 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인 걸 생각하면 아이러니이다.

휘와 빵을 하나 사먹고 음료를 마시고 각종 유물전시장 에어컨 앞에서 바람을 쐬어도 귀에 이어폰으로 듣고 있어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더구나 덮고 힘들어서, 대충 둘러보며 간 곳이 출구였다. 휘와 고민을 좀 하다가 출구로 그대로 퇴장하기로 하였다. 사람들 때문에 의미없다는 생각이다. 정말 나중에 오게 된다면 비가 많이 오는 평일에 관람객이 별로 없을 때 오고 싶다.




출구로 나와서 이정표를 보니 우리가 온 곳으로 되돌아가는데 걸어서 1.8km라고 표시된다.










성이 크긴 정말 크다. 성 주변으로 물이 흐르고 있어 운치가 있다. 휘에게 성주변에 왜 물이 흐르겠느냐고 물었더니 답은 알고 있으나 자신은 수영을 잘해서 잠수로 침투하면 더 쉬울 것 같다는 말을해서 한참 쿠사리로 정정해 주었다. 한참을 걸어서 천안문역에 도착해서 어제 갔던 용안리에 가기로 했다. 어제 산 것 중에 바꿔야 할 것도 있고, 점심도 그곳에 LG 트윈타워 지하 식당가에 먹기로 하였다. 천안문 지하철에 들어가려고 또 다시 줄을 서고 가방을 검색기에 집어 넣고 마시던 물을 마시는 것을 보여 물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천안문역은 지하철을 처음 타보는 듯한 중국인도 참 많다. 내 앞에 젊은 부인이 표를 4장 구매하는데 20원짜리 지폐를 자동화기기에 집어넣으니 자꾸 토해낸다. 중국 지하철 기기는 5, 10원짜리 지폐만 받는다. 내가 손가락으로 안내판을 지적해 주니 난감해 하면서 중국말로 20원짜리를 10원짜리로 바꾸어 달라는 것 같다. 지갑을 뒤져보니 바꾸어줄 잔돈이 없어서 영어로 미안하다 했더니 깜짝 놀라 도망간다. 나 중국인도 지하철 기기 사용법을 알려주는 사람이다.




트윈타워에 갔더니 한국 음식을 파는 식당이 세 군데가 있다. 하나는 치킨집이고 하나는 불고기 등 한식집, 하나는 중국 음식 퓨전에 김치를 준다. 김치다! 먹고 싶었다. 휘와 중국식 치킨카레 덥밥에 콜라, 김치가 포함된 버전을 시켰다. 아니 시키라고 지시하고 다리가 아파 나는 자리를 찾아 앉았다. 휘가 밥을 받아왔는데 콜라, 김치가 빠진 밥만 가지고 왔다. 세트로 시키지 않고 단품으로 시킨 것이다. '이눔아 아빠는 김치때문에 시킨거라구~'  휘에게 추가금을 지불하고 세트로 달라고 시키라했더니 매대에서 그렇게는 않된다고 했단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데 어쩌리... 그냥 김치없이 먹었다 TT; 아~ 김치 먹나보다 하고 잠시나마 즐거웠는데... 밥은 맛있었다. 다만 김치가 있으면 3배는 더 맛잇을 것 같았다.

수수가에서 물건을 쉽게 교환하고 보조 배터리나 싼 전기면도기나 하나 살까했는데 이런 공산품도 흥정을해야 해서 포기했다. 이런 품목은 흥정이 피곤하다. 왠지 흥정해도 더 주고사는 기분이랄까? 싼 선글라스를 하나 더 살까했는데 휘가 너무 힘들어해서 호텔로 컴백했다. 이제 지하철 승하차는 너무나 쉬워졌다. 아니 익숙해 졌다.














호텔로 들어와 빨래를 하였다. 호텔에는 세탁서비스를 물어보기 겁난다. 말이 안통해서... 호텔앞에 세탁소가 있는데 양말, 속옷, 티셔츠, 반바지 두 세개를 맡기는 것이 거추장 스러워서 가루 세제를 트윈타워 마트에서 구입해서 세면대에서 샤워하며 빨았다. 초벌을 내가 하고 첫번째 셔츠와 반바지를 빨고 있으니 휘가 자신이 하겠다고 해서 나머지는 휘에게 맞겼다. 옷을 빨고 에어컨 아래에 널어 놓고 식구들과 전화하고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고 있으니 천국이 따로 없다. 한국은 오늘 비가 오고 태풍이 올라온다고 한다. 통영에 휘슬호가 걱정이다. 김회장님, 박회장님께서 돌봐주시겠지...내일쯤 전화나 한 번 드려야 겠다.







저녁은 호텔을 오가며 보았던 호텔 앞에 깨끗해 보이는 식당으로 갔다. 가기전 인터넷으로 한국인 입맛에 맞는 음식과 반찬을 캡쳐해서 가져가서 비교하며 주문하였다. 돼지고기 채썬 것에 채소와 죽순, 숙주나물로 볶은 요리인 위샹로우쓰, 땅수육이나 깐풍기와 닮은 꿔바로우를 주문하고 사진에서 소고기를 맛나게 볶은 듯한 음식 하나 해서 세가지 요리를 시키고 쌀밥인 미판을 두 그릇 주문했다. 휘는 꿔바로우와 위샹로우쓰가 너무 맛잇다고 밥을 두 그릇 먹었다. 먹고나서 우리는 앞으로 요리를 두 가지만 시키기로 다짐하였다. 세 가지는 너무 많은 양이다. 이렇게 맛있게 먹고 122원을 카드로 결재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빨래는 내일까지 마를 것 같고 영화나 하나 보고 자려고 했지만 테블릿이 인식을 제대로 못하고 플레이스토어도 되지 않아 휘는 책을 읽다가 잠들었다. 나도 오늘은 일찍자야겠다.

내일은 오전 10시 30분 기차로 핑야오 고성으로 이동한다. 아마 고속열차로 5시간 가까이 이동하는 것일 것이다. 내일은 발바닥이 아니라 엉덩이가 불이나게 생겼다. 핑야오 고성은 특별한 일정 없이 중국의 고성의 맛을 제대로 즐길 생각이다.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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