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쉬들지 못해 늦게 잤는데 오늘도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일어나 휘가 깰까 조용히 용문석굴 가는 법과 금요일 취푸에 예약한 기차를 확인하고 다른 방법이 있는지 알아본다. 금요일 취푸 이동시 침대칸을 구하지 못해 좌석에서 9시간 이상을 가야 한다. 꽤나 힘들 듯 싶다. 그리고 소림사 가는 방법을 생각한다. 일반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갈지 호텔 여행사에서 진행하는 소림사 투어를 신청할지 고민중이다. 투어 가격 240원이며 개인적으로 가는 거에 비해 조금 비싸지만 점심도 줄테니 별 차이 없다.


7시가 넘어서 슬슬 휘를 깨운다. 오늘은 일어나기가 다른날에 비해 힘들어한다. 녀석도 이제 조금은 힘이 들겠지... 그래도 쉽게 일어나서 씻고 조식을 먹으러 간다. 중국의 호텔 조식은 어디나 똑같은 것 같다. 모든 메뉴가 핑야오에서부터 동일하다. 역시나 그래도 한 접시 먹고 용문석굴로 이동한다.



호텔 앞에서 46번 버스를 타고 뤄양역으로 이동 역에서 출발하는 81번 버스를 이용하면 종점이 용문석굴이다. 46번은 1원, 81번은 에어컨 버스로 1.5원을 받는다. 중국 버스는 잔돈을 거슬러 주지 않으니 미리 잔돈을 준비해야 한다.

46번 버스를 탄다. 종점이기에 느긋하게 간다. 가는 동안 중국 노인들이 많이 타는데 아마 중국도 노인에 대해 무임승차를 하는지 모인들 목에 신분증 비슷한 버스카드를 걸고 탄다. 중국도 장유유서의 나라여서 그런지 젊은이들이 자리 양보를 적극적으로 잘한다. 나 역시 자리 양보를 한 번 한다. 81번은 뤄양역 바라보고 오른쪽 정류장에 있다. 종점에서 종점으로의 이동이므로 편안하게 앉아서 끝까지 간다.







버스정류장에서 용문석굴 매표소까지 수많은 상인들이 잡품들을 팔고 있다. 우리집 애들 기념품이라도 사줄까하고 휘랑 찾아보는데 영 마땅치 않다. 어른은 몰라도 애들은 뭐라도 하나 사다주고 싶은데, 살만한게 정말 하나도 없다.


좀 더 찾아봐야겠지. 매표소를 휘 학생증과 13세라고 적은 한자 쪽지까지 주지만 중국인중 학생만 할인이 된다. 이 뭔 경우인가? 학생이면 다 학생이지 중국인만 학생이란 말인가? 이런거 가지고 말다툼도 지친다. 그냥 일인 120원에 구매한다.
















나는 관광지의 역사적 배경이나 소개를 잘 적지 않는다. 그런 부분은 인터넷에 자세히 나와있으니 참조하면 된다. 나는 느낌만 조금 적으려 한다. 내가 느끼는 것이 중요하지 설명하는 것은 나에게 의미가 별로 없다. 그럼에도 용문석굴은 492년부터 400년간 진행된 대 작업이었으니 얼마나 많은 도사들이 노력을 기울였겠는가? 지금 생각하면 모두 불상과 동굴 덕후들이다.
















대부분의 석굴안 부처들의 머리가 잘려져 있어 보기 좋지 않았다. 아마 부처 머리를 가져가면 뭔가 좋은 일이 있을거라고 생각을 했던가 팔려고 했겠지... 미련한 사람들이다. 투어리스트 센터에서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를 하고 있어서 한국어 버전이 있냐고 물으니 오직 중국어 서비스만 한다고 한다. 5A등급 관광지 인데, 이런 부분은 조금 아쉽다. 아마 한국 관광객 수요도 엄청날텐데.




















1km에 걸치는 석굴을 둘러보고 반대편으로 넘어가 절과 백원도 둘러본다. 강을 사이에 두고 있어 풍경은 참 좋은데 강의 색깔이 그렇게 좋지 않아 깨끗해 보이지 않는다. 휘와 천천히, 충분히 둘러 보았음에도 2시가 조금 넘는 시간에 마무리를 진다.








용문석굴에서 약 10분간 버스로 이동하면 관림을 관람할 수 있다고 한다. 중국 최고의 존경받는 인물인 관우. 우리나라 이순신 장군과 같은 의미의 인물이라고 하면 맞겠지. 관우는 이미 중국에서 신격화 되었으니... 사전 정보없이 찾아가려 했지만 오늘은 그냥 용문석굴까지만 보기로 한다. 내일 백마사에 갈까하는데 그 때 관림도 둘러볼까 생각중이다.

81번 버스를 타고 돌아오다가 중간에 내려 호텔 근처까지 가는 버스로 갈아타고 잘 도착한다. 중국은 버스비가 저렴해서 승객은 참 좋은데, 내 입장에서는 이 요금으로 회사 운영이 힘들텐데 보조를 많이 받나보다 싶다. 호텔에서 2, 3시간 충분히 쉰다.

저녁 무렵 뤄양에서 유명하다는 상하이시장을 찾아본다. 호텔 1층에 있는 여행사에 들러 소림사 투어를 신청한다. 정말 영어를 단 한마디도 못해서 내가 한자로 몇 자 적어 진행한다. 8월 6일 7시경 호텔앞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소림사는 어쨌든 조금은 편하게 다녀올 수 있겠다. 투어는 인당 240원으로 진행한다. 휘는 역시나 중국학생이 아니기에 할인이 안된다고한다. 상하이 시장은 호텔에서 멀지 않아 천천히 걸어가 본다. 시안과 달리 날도 흐리지만 덥지 않아 걷기 나쁘지 않다. 걷다가 3 ,4번 휴대폰에 적은 내용을 보여주며 상하이시장을 묻는다. 이렇게하니 알려주는 사람도 쉽게 이해해서 잘 가르쳐준다. 하지만 생각만큼 가깝지는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베이징의 왕푸징거리를 생각하고 갔는데 전혀 아니고 쇼핑몰과 지하 아케이드가 있는 평범해보이는 거리이다. 도대체 인터넷속 주전부리와 꼬치를 많이 사먹었다는 글들은 어디서 먹은 걸 적은 것일까? 우리가 잘못 찾은 건가 싶기도한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옷가게 점원에게 상하이시장을 물었을 때 분명 여기가 상하이시장이라고 했었다. 휘와 엄청 실망을하고 간단한 우육면과 군만두를 시켜 나눠먹고 숙소로 돌아온다.


내일은 백마사와 관림을 다녀오던지 아니면 왕성공원과 뤄양 박물관을 다녀올 생각이다.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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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기운으로 잠을 설친다. 아침에 좀 일찍 일어나서 짐정리를 대충 해놓는다. 휘도 슬슬 눈을 뜬다. 이제 시안과는 작별이다. 애증의 시안이다. 병마용과 화산을 준 반면 더위와 3번의 박물관 퇴짜를 준 애증의 도시이다. 원래 계획대로 산림공원에도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어디 사람이 살아가면서 모든 면이 만족스러운 경우가 얼마나 있었던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내어주는 것이 어쩌면 교환의 법칙에 부합되는 것일 것이다. 시안은 더위만 아니면 도시도 깔끔하고 사람들도 활기차 보여서 좋은 도시처럼 보인다. 나중에 다시 들릴 기회가 있다면 조금은 선선한 시기에 다시 오고 싶다. 시안은 충분히 걸어다니고 싶은 동네이다. 내가 중국에 오기 전에 가지고 있던 선입견들은 조금쯤 잘못 되었다는 것을 여행 중반이 넘어가면 느끼기 시작한다. 중국은 시끄럽고, 더럽고, 불친절하고, 교통질서가 엉망이라는 선입견. 물론 우리나라나 일본에 비하면 그런면이 당연히 보인다. 하지만 하나하나 조금씩 변경되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쓰레기는 함부로 버리지만 수시로 치워주고 쓰레기 통도 아주 가까이 있다. 사람의 마음이란게 간사한게 그런 모습이 자꾸보이면 조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마도 몇 년 후면 그러한 모습은 많이 개선되 있을 것이다. 교통은 신호체계를 정부에서 바꾸어 주면된다. 현재는 보행신호에 직진신호에 좌회전 신호를 동시에 준다. 보행자나 운전자나 자기 신호다. 바뀌겠지... 시끄러운건 공중도덕이 자리잡으면 조금씩 바뀌겠지. 물가나 모든 것이 우리나라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지 않은 듯해서 우리나라 분발해야 겠다.


10시 30분경 그 동안 정들었던 시안 Z-MON 호텔을 떠난다. 시안을 방문하실 분들 종루 근처에 숙소를 잡을 것이 아니라면 여기 추천한다. 싸고 깔끔하다. 종루까지 조금 걷긴하지만 걸어갈 수 도 있다. 체크아웃을하고 지하철을 타고 시안북역으로 간다. 지난번 화산에 갈 때도 이용하였기에 눈에 익다. 발권은 이미 핑야오에서 하였기에 바로 승강장으로 진입한다.


역시나 시간이 남지는 않는다. 약 30분 전이다. 시안에서 낙양까지 약 2시간 거리다. 기차는 시속 304km를 넘나든다. 약 4~500km거리이다.



가이드북을 참고해서 숙소 근처를 핸드폰에 저장하고 뤄양고속역에 내려, 역시나 택시 기사들을 뿌리치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버스 정류장에서 한 아주머니께 상하이시장을 물어본다. 물론 핸드폰에 저장된 내용이다. 자신도 잘 모르는지 여기저기 버스 표지판을 보며 75번을 타라고 알려준다. '세세'와 고개를 숙여 답례한다. 75번은 1원의 요금이다. 핸드폰 GPS를 켜서 간신히 신호를 확보하고 저장된 슈퍼8 호텔의 위치를 가늠해본다. 역에서 9km정도이다. 맵을 확인하며 버스의 경로를 살핀다. 500m를 남기고 버스가 방향을 튼다. 우리는 미련없이 바로 내린다. 500m 정도야 요즘 걷는 것에 비하면 너무 짧은 거리이다. 배낭을 짊어지고 배낭여행자 부자는 느리지만 꾸준히 걷는다. 3시가 되어가고 있어 배가 고프다. 체크인 후 바로 밥을 먹어야겠다.

슈퍼8호텔은 중국뿐만아니라 여러나라에 체인을 가지고 있는 저가 호텔 그룹인 모양이다. 물론 카운터 영어는 기대하지 마시라... 이제는 눈치껏 여권과 체크인 용지에 사인을 잘하고 있다. 야진도 100원 걸고 문제가 됐던 카드 결재도 잘되서 한시름 놓는다. 왜 카드가 문제였는지 모르지만 한국의 한과장이 카드사에 문의해 주었는데 카드사는 잘모르겠다고 했단다. 아무튼 신경써준 한과장에게 감사하고 한국 돌아가면 소주 일 잔 사야겠다.


룸은 Z-MON에 비하면 떨어지지만, 베이징의 레드크로스와 큰차이 없다. 이만하면 우리 부자 누워 편히 지내기에 충분하다. 아마 제일 싼방인 듯 싶다. 사진의 의리의리해 보이는 방들은 사진기술들 덕분인가 싶다.


호텔 맞은편에 Dicos도 있고 싸고 맛난 집도 있다. 오늘은 조그만 중국 식당에 들어가 닭도리탕에서 고추가루를 뺀듯한 것과 돼지뼈 조림에 고추가루를 뺀듯한 놈을 먹는다. 의외로 맛이 좋다. 15원 20원인데 밥까지 포하되어 있어 한 끼 식사로 훌륭하다. 35원이면 6,000 조금 넘는 정도이니 둘이 식사로 가격도 적당하다.


식사 후 호텔로 돌아와 조금 쉰 후 6시가 넘어서 상하이시장을 둘러보기로 한다. 그런데 걸어가다 보니 빗방을 조금씩 보인다. 결국 시장은 추후에 가기로 하고 호텔앞 마트에 가서 휘가 먹고 싶다는 멜론과 칼을 하나 구입한다. 멜론은 9.6원으로 2,000원도 하지 않는다. 달고 맛나게 조금 남기로 둘이 모두 먹어 치운다.

우리 한여사께서 이 일지를 열혈 애독하신다고 한다. 감기 걸린 것을 아셔서 휘엄마가 걱정하실텐데 알려줬을 일은 없고 어떻게 아시냐니 제수씨가 알려줘서 혼자 알아서 들어와 새벽까지 일지를 기다리신단다. 대단한 양반이시다. '사랑하는 한여사 오늘은 일찍 글을 올려 드리니 읽으시고 일찍 주무세요~' 그리고 다음날 오전에 읽으세요. 여기 인터넷 사정에 따라 늦게 올라갑니다.

내일은 용문석굴을 찾아갈 예정인데 어떻게 가는지 지금부터 찾아봐야 겠다. 오늘은 이동이 주 업무라 사진이 별게 없다.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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