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깨어보니 새벽 4시가 조금 넘어 있다. 더 자야 겠다고 노력해 보지만 잠은 더 이상 오지 않는다. 그냥 미련을 떨치고 일어난다. 휘는 세상 모르고 이불을 박차고 자고있다. 에어컨을 살짝 틀고 이불을 덮어 준다. 세상은 조용하고 밖은 어둡다. 이번 여행 며칠전부터 잠을 깊게, 오래 못잔다. 티비를 켜면 아들이 깰 것이고 어차피 그림만 보길 켤필요가 없다. 태블릿을 켜고 글을 작성한다. 새벽이라 인터넷 속도도 좋아서 사진까지 한 두번의 오류만 나고 깨끗이 올라간다. 이렇게 글을 쓰고 사진을 올리고 나니 일어날 시간이다. 이번 여행은 블로그를 작성해봐야지하고 생각하고 와서인지 글을 작성하는 것도 하나의 여행이 되었다. 이렇게 적고 있으면 하루가 정리되는 느낌이다. 예전 중학교 선생님께서 빈 노트에 글을 적으며 공부하면 보고, 듣고, 쓰는 것을 동시에 하기때문에 빠르게 정리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른들 말씀은 나중에 생각하면 맞는 말씀이 많다.




오늘은 천안문, 자금성에 갈 것이기 때문에 9시쯤 출발하기로 하였다.
휘를 깨우고 냉장고에 남아있는 복숭이 두 개를 씻어 하나씩 먹어 아침을 대신하기로 하였다. 복숭아가 물이 많고 달아서 먹기 좋다. 한국에서는 2, 3천원은 할텐데, 여기서 3개 10원에 구매했으니 하나에 600원 꼴이다.

이제는 너무나 능숙하게 전철역으로 걸어가서 매일 그러했다는 듯이 표를 구입한다. 천안문은 east와 west역이 있다. 우리는 east역에 내렸다. 내리는데 역사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이런...오늘은 토요일이다. 더구나 천안문이다. 중국 시골 혹은 학교에서 단체로 온다는...




천안문엔 근처도 못가고 줄을 선다. 엄청난 인파다. 천안'문'에 가기위해 보안 검색'문'을 만들고 가방을 투시기에 집어 넣고 신분증을 꺼내서 보여주고 '문'앞에 입장한다.







문안이 아니다 문앞이다. 최근 테러를 이유로 지하철도 타기 위해 엑스레이 투과기를 통과하고 물을 들고 있으면 보는 앞에서 마셔서 진짜 물임을 증명해야한다. 휘에게 그러는 이유를 설명하고 공산의 폐쇄성을 설명하니 중국이 조금 무서워졌다고 이야기한다. 정말 생각이 많아진 눈치이다.




천안문 앞에는 촌부들과 학생, 그리고 단체 여행객과 외국인 무리로 아수라장이다. 우리는 앞사람 뒷통수를 바라보며 또 내 뒷통수를 뒷사람에게 내어주며 앞으로 걸어, 아니 밀려 간다. 밀려가다 어느 순간 표를 내고 입장하는 곳 앞에 다다른다. 그런데 우린 입장표가 없다. 끊은 적이 없으니 당연히 없다. 표를 가진 사람에게 어디서 샀냐고 물어본다. 우리가 지나친 곳 중에 표를 구입하는 곳이 있다. 다시 되돌아 표 구입처로 간다. 그런데 이게 줄이 쉽게 줄지를 않는다. 돈내고 표사길 왜 줄이 이렇게 않줄지? 앞쪽에 왔을 때 이유를 알았다. 표를 구입하기 위해 신분증을 꺼내 실명 인증을 해야한다. 광화문 경복궁 들어가는데 주민등록증 꺼내서 확인 후 구입하는 것과 같다. 테러를 막기 위함이겠지만 별 근거 없는 행위로 보여진다.




다행이 오늘은 외부에서 많이 걸을거라 생각해서 팔토시와 복면을 하고 나와서 살이 타는 것은 조금 줄일 수 있겠다. 표는 성인 60원 학생 20원이다. 휘는 국제 학생증을 이용해 20원에 구입했다.













구입한 표를 가지고 입장구로 가서 다시 여권을 꺼내 실명 인증을하고 표를 내고 입장한다. 이제 천안문을 관람하려고하는데 오토메틱 가이드를 선택해서 설명을 들으며 관람이 가능하다. 물론 돈은 지불해야 한다. 한국어 서비스 가이드의 경우 40원이어서 휘와 하나씩 귀에 착용한다. GPS인지 Point를 이용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건물이나 설명이 필요한 곳 근처에 가면 구수한 조선족 혹은 북쪽 억양이 남아있는 목소리의 남자가 설명을 해준다. 천단공원은 아무런 정보없이 다녔는데 천안문은 이 장치 덕분에 조금은 내용을 들으며 관람이 가능하다.
















자금성을 돌아보며 느낀건데 정말 사람이 우리나라 경복궁 만큼만 있으면 하루 종일도 보고 싶다는 것이다. 그 규모와 웅대함, 역사를 함께 느끼고 싶은데 여기저기 아이들 악쓰는 소리, 사람들 부르는 소리, 단체 관람객들 줄지어 다니며 내는 소리... 정신이 하나도 없다. 휘에게 돌아다니면서 정말 사람이 별로 없으면 너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도 아들도 별로 없으면 좋겠는 그 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인 걸 생각하면 아이러니이다.

휘와 빵을 하나 사먹고 음료를 마시고 각종 유물전시장 에어컨 앞에서 바람을 쐬어도 귀에 이어폰으로 듣고 있어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더구나 덮고 힘들어서, 대충 둘러보며 간 곳이 출구였다. 휘와 고민을 좀 하다가 출구로 그대로 퇴장하기로 하였다. 사람들 때문에 의미없다는 생각이다. 정말 나중에 오게 된다면 비가 많이 오는 평일에 관람객이 별로 없을 때 오고 싶다.




출구로 나와서 이정표를 보니 우리가 온 곳으로 되돌아가는데 걸어서 1.8km라고 표시된다.










성이 크긴 정말 크다. 성 주변으로 물이 흐르고 있어 운치가 있다. 휘에게 성주변에 왜 물이 흐르겠느냐고 물었더니 답은 알고 있으나 자신은 수영을 잘해서 잠수로 침투하면 더 쉬울 것 같다는 말을해서 한참 쿠사리로 정정해 주었다. 한참을 걸어서 천안문역에 도착해서 어제 갔던 용안리에 가기로 했다. 어제 산 것 중에 바꿔야 할 것도 있고, 점심도 그곳에 LG 트윈타워 지하 식당가에 먹기로 하였다. 천안문 지하철에 들어가려고 또 다시 줄을 서고 가방을 검색기에 집어 넣고 마시던 물을 마시는 것을 보여 물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천안문역은 지하철을 처음 타보는 듯한 중국인도 참 많다. 내 앞에 젊은 부인이 표를 4장 구매하는데 20원짜리 지폐를 자동화기기에 집어넣으니 자꾸 토해낸다. 중국 지하철 기기는 5, 10원짜리 지폐만 받는다. 내가 손가락으로 안내판을 지적해 주니 난감해 하면서 중국말로 20원짜리를 10원짜리로 바꾸어 달라는 것 같다. 지갑을 뒤져보니 바꾸어줄 잔돈이 없어서 영어로 미안하다 했더니 깜짝 놀라 도망간다. 나 중국인도 지하철 기기 사용법을 알려주는 사람이다.




트윈타워에 갔더니 한국 음식을 파는 식당이 세 군데가 있다. 하나는 치킨집이고 하나는 불고기 등 한식집, 하나는 중국 음식 퓨전에 김치를 준다. 김치다! 먹고 싶었다. 휘와 중국식 치킨카레 덥밥에 콜라, 김치가 포함된 버전을 시켰다. 아니 시키라고 지시하고 다리가 아파 나는 자리를 찾아 앉았다. 휘가 밥을 받아왔는데 콜라, 김치가 빠진 밥만 가지고 왔다. 세트로 시키지 않고 단품으로 시킨 것이다. '이눔아 아빠는 김치때문에 시킨거라구~'  휘에게 추가금을 지불하고 세트로 달라고 시키라했더니 매대에서 그렇게는 않된다고 했단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데 어쩌리... 그냥 김치없이 먹었다 TT; 아~ 김치 먹나보다 하고 잠시나마 즐거웠는데... 밥은 맛있었다. 다만 김치가 있으면 3배는 더 맛잇을 것 같았다.

수수가에서 물건을 쉽게 교환하고 보조 배터리나 싼 전기면도기나 하나 살까했는데 이런 공산품도 흥정을해야 해서 포기했다. 이런 품목은 흥정이 피곤하다. 왠지 흥정해도 더 주고사는 기분이랄까? 싼 선글라스를 하나 더 살까했는데 휘가 너무 힘들어해서 호텔로 컴백했다. 이제 지하철 승하차는 너무나 쉬워졌다. 아니 익숙해 졌다.














호텔로 들어와 빨래를 하였다. 호텔에는 세탁서비스를 물어보기 겁난다. 말이 안통해서... 호텔앞에 세탁소가 있는데 양말, 속옷, 티셔츠, 반바지 두 세개를 맡기는 것이 거추장 스러워서 가루 세제를 트윈타워 마트에서 구입해서 세면대에서 샤워하며 빨았다. 초벌을 내가 하고 첫번째 셔츠와 반바지를 빨고 있으니 휘가 자신이 하겠다고 해서 나머지는 휘에게 맞겼다. 옷을 빨고 에어컨 아래에 널어 놓고 식구들과 전화하고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고 있으니 천국이 따로 없다. 한국은 오늘 비가 오고 태풍이 올라온다고 한다. 통영에 휘슬호가 걱정이다. 김회장님, 박회장님께서 돌봐주시겠지...내일쯤 전화나 한 번 드려야 겠다.







저녁은 호텔을 오가며 보았던 호텔 앞에 깨끗해 보이는 식당으로 갔다. 가기전 인터넷으로 한국인 입맛에 맞는 음식과 반찬을 캡쳐해서 가져가서 비교하며 주문하였다. 돼지고기 채썬 것에 채소와 죽순, 숙주나물로 볶은 요리인 위샹로우쓰, 땅수육이나 깐풍기와 닮은 꿔바로우를 주문하고 사진에서 소고기를 맛나게 볶은 듯한 음식 하나 해서 세가지 요리를 시키고 쌀밥인 미판을 두 그릇 주문했다. 휘는 꿔바로우와 위샹로우쓰가 너무 맛잇다고 밥을 두 그릇 먹었다. 먹고나서 우리는 앞으로 요리를 두 가지만 시키기로 다짐하였다. 세 가지는 너무 많은 양이다. 이렇게 맛있게 먹고 122원을 카드로 결재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빨래는 내일까지 마를 것 같고 영화나 하나 보고 자려고 했지만 테블릿이 인식을 제대로 못하고 플레이스토어도 되지 않아 휘는 책을 읽다가 잠들었다. 나도 오늘은 일찍자야겠다.

내일은 오전 10시 30분 기차로 핑야오 고성으로 이동한다. 아마 고속열차로 5시간 가까이 이동하는 것일 것이다. 내일은 발바닥이 아니라 엉덩이가 불이나게 생겼다. 핑야오 고성은 특별한 일정 없이 중국의 고성의 맛을 제대로 즐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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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올린 글을 쓰고 12시쯤 잠자리에 들었다. 10시쯤부터 아들은 잠이 들었다. 녀석 꽤나 피곤한 모양이다. 티스토리는 사진을 포함시키니 이곳 중국 호텔 무료 와이파이의 속도로는 글을 쓰는 것도 힘들고 수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첫날 쓴 글을 보니 오타가 너무나 많은데 고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사진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20장 기준 한 시간 이상이 걸린다. 티스토리앱의 시스템이 문제가 있는 듯 싶다. 사람은 모두 자기 기준에서 움직인다고,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 환경 기준에서 티스토리앱은 개발된 듯 싶다.




아침에 눈을 떠 태블릿 시간을 확인하니 6시 30분이 넘어서고 있다. 어라! 핸드폰 알람을 맞추어 놓았는데... 지금껏 살면서 알람이라는 기계 소리에 일어나지 못한 적이 없는데 이상하다 생각하며 일어난다. 일어나서 아들을 깨우고 간단히 세안과 이만 닦는다. 아들이 잘 일어나지 못해서 여러번 부른 후에야 일어난다. 휘가 일어나서 씻고 있는데 알람이 울린다. 아차~한국 시간으로 확인한 것이다. 베이징은 한 시간이 빠르다. 그러니 알람이 울린 시간은 6시가 맞다. 아들의 원망어린 눈빛을 애써 외면하며 "일찍 일어나면 좋지"라며 너스레를 떨어본다.




간단히 배낭을 매고 물 한잔을 마시고는 전철을 타기 위해 새벽 거리를 나서본다. 새벽이라 덥지도 않고 사람도 많지 않다. 아침의 도심 거리는 어디나 비슷할 것 같다. 이곳도 의미없는 표정의 출근자들이 회색 콘크리트와 잘어울리는, 마치 무생물 처럼 스무스하게 움직인다. 관광객인 우리들 만이 컬러가 있는 것처럼 다양한 표정으로 자갈길을 달리듯 움직인다.




베이징에 온지 이제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우리 부자는 부드럽게 전철역으로 이동해 오늘 가야할 곳인 지수이탄역을 찾고 있다. 자동화 기계가 꺼져있어서 창구로 가서 쓰표 얼장이라고 외쳐본다. 역무원은 나를 한 번 슥 보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4원의 전철표를 두 장 내어놓는다. 내말을 알아들은 것인지 8원을 먼저 줘서 그런 것인지 헛갈린다. 아무렴 어때 원하는 표를 능숙하게 받아서 지하철 안으로 들어왔으면 된 것이다.

지수이탄역에 도착하여 앞으로 갈지 뒤로 갈지 방향을 잡아야 한다. 이럴때가 가장 힘들다. 누군가 어느 방향으로 가라고 알려주면 좋으련만... 우리 인생도 누군가 -흰옷을 입은 도사님이 나타나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말라고 알려주면 훨씬 수월할텐데... 재미가 없으려나? 일단 인터넷에서 유턴을 하라고 적혀있었는데 이 부분도 작성자의 기준이었다. 출구가 온방향과 반방향이 있었는데 아마도 내가 보았던 글의 작성자는 반방향의 출구로 나와서 유턴했던 모양이다. 우리 역시 유턴해서 걷다가 아무래도 물어보는 것이 걷는 것을 줄일 것 같아서 청소 아주머니에게 최대한 중국발음 스럽게 "덕승문"을 물어보니 뒤돌아 가라고 한다. 역시 발품 한 번 보다 말품 한 번이 효과적이다.

한참을 걸어 덕승문 근처에 왔다. 오는 동안 중국인들이 많이 들고 다니는 음료수와 물을 한 병씩 더 사고 아들은 식빵처럼 보이는 빵을 사서 먹는데 맛있다고 좋다며 신나서 따라온다. 877번 버스 근처에 도착하는데 버스는 보이지 않고 길게선 두 줄이 보인다. 아마도 저 줄이 만리장성가는 줄인 듯 싶다. 가까이 걸어가서 확인하니 확실히 877번 버스를 타기위한 대기줄이다.







우리는 줄의 끝에가서 서기 위해 걷는다... 어라 또 걷는다... 어라 계단을 내려간다... 어라 모퉁이를 돈다...어라 풀숲 소로를 걷는다...와우 굉장한 줄이다! "포기하고 그냥 갈까 만리장성은 인연이 아닌가벼"라는 생각이들 정도이다. 아침에 잘못 일어나서 준비가 빨랐음에도 이정도 인가 싶다. 인터넷에서 줄이 빨리준다고 했는데 이건 빨리 줄어도 2시간은 걸릴 것 같다. 옆에 택시 기사들은 계속 오늘 중으로 버스 못탄다고 택시타라고 유혹한다. 물론 짐작으로 알아들은 것이지만. 하지만 왠만한 사람들은 모두 줄에 버티는 것을 보니 오늘 중으로 볼 수 있는 것 같긴하다.










내가선 줄 앞에 중국 가족들 그리고 그 앞에 인도 계열의 부녀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서서 기다리고 있다. 생김새가 달라서 택시 기사들이 계속 귀찮게한다. 가만보니 여자는 휘보다 2,3살 위로 보이고 물론 실제 겉보기는 20대로 보이지만 서양이나 아랍 계통이 나이가 더 들어보이는 피를 가지고 있을터이니 아마도 내 생각이 맞을 것이다. 아빠는 나와 비슷해 보인다. 멀리서 부녀가 중국 관광을 온 것인가란 생각이 들자 묘한 동질감이 생긴다. 말을 걸고 싶은데 앞의 중국인 가족들이 너무 시끄럽고 난잡해서 말을 거는 것은 관두기로한다. 설마 허니문이라면 낭패이기도하다.

그래도 생각보다 빨리 줄이 줄어서 한 시간쯤 줄을 섰다. 햇볓이라도 강했으면 괴로웠을 것이다. 다행히 줄서잇는 동안은 구름져 있었다. 버스에 타고 버스는 다음 줄로 이동하여 입석을 태우기 시작한다. 줄이 두 줄인 이유가 한 줄은 좌석, 다음줄은 입석인 모양이다. 우리는 좌석에 줄을 섰기에 앉아간다. 좌석은 12원, 입석은 6원인 듯 싶다.




버스는 고속도로를 올라가 잘달리는 듯 싶더니 막힌다. 많이... 버스는 가이드같은 안내양이 타서 이것저것 3번 정도 설명을 하는데 중국말을 모르는 우리에게는 소귀에 경일기이다. 그래도 아침 일찍 준비해서 간 보람이 있어 매표소가 조금은 한산하다. 하지만 만리장성을 쳐다보니 우리보다 부지런한 얼리트레버가 만리장성을 인간장성으로 형태변환을 시키고 있다. 움직이는 알록달록 용같다. 다행이 만리장성 매표소는 국제학생증을 받아들여 성인 40원, 학생 20원을 받는다.




사실 만리장성은 나와 같은 세대에겐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휘 또래는 그냥 긴성이다. 딱히 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대단하다는 경외감외에는 사람 많고 덮고 길다.
















일단 만리장성을 와서 직접 눈으로 확인한다는 차원 정도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이 많은 사람들 속과 이 더위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또  무엇을 얻으리오. 그렇게 생각을 먹은 만큼 지체할 필요는 없다. 팔달령의 만리장성에 올라갔으니 충분하다. 우리는 잰거름으로 내려와서 줄이 길지는 않은 -올때에 비해- 돌아가는 버스를 탔다. 시간상 2, 3시간 있었던 모양이다. 탔던 곳으로 돌아오니 12시 쯤 되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까하다가 서양인들이 좋아한다는 수수이가 거리를 가보기로 했다. 영어로 Silk street라고 한다는데 각종 기념품과 짝퉁을 판다고 한다. 그런데 용안리를 찾아가야한다는데 인터넷이되지않는 우리 부자는 지하철역으로 들어가 모든 역들의 이름을 복기한다. 읽다보니 평안리라는 한자가 보인다. 여긴가 싶어서 무작정 지하철을 타고 가본다. 아니면 숙소로 돌아가고의 각오로. 역시나 아니였다. 인터넷을 잠깐만 쓰면 될 것 같은데 쓰기가 쉽지 않다.




휘와 점심을 먹으며 식당 와이파이를 이용하자고 생각하고 식당을 들어갔으나 와이파이가 없다고해서 별로 맛없는 점심 도시락 비슷한 세트를 먹는다. 옆에 호박죽은 호박죽이라기보다 국에 가까운 한국보다 달고 묽다. 면은 기름과 고추기름의 기름면이다. 햄버거스러운 빵은 고기를 패티처럼 넣은 만두에 가깝다. 아들 도시락 역시 비계가 너무 많아서 한국인 입맛엔 별로이다. 하지만 우리 부자 잘은 아니지만 먹는다. 긍정적이라 다행이다. 여종원업원이 영어 공부가 하고 싶은지 자꾸 맴돌지만 이 아가씨 영어도 꽝이고 아는 것도 없어서 우리에게 별도움이 안된다.

결국 숙소로 돌아가기로하고 지하철역으로 돌아온다. 지하철 표를 끊으려고하는데 휘가 "여기 아니에요"라고 묻는다. 한자를 보니 영안리 영어로 용안리이다. 여기구나 싶어서 우리는 신이난다. 아들은 자신은 천재라며 우쭐거려서 맞받아준다. 기특한 녀석. 영안리역에 도착해서 내리 살펴보니 LG트윈타워가 보인다. 내가 예전에 오래 일했던 여의도의 그곳보다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이곳에 우리은행이있다고 들어서 들를까했는데 환전한 돈이 아직 많이 남아서 들르지 않기로 한다. 수수이제 타워에서 소품 몇 가지를 구매하고 숙소로 돌어온다. 힘들게 찾은 것에 비해선 허무하다. 하지만 인생이 원하는 바를 이루는 것보다 찾는 것에 목적을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꿈을 꾸고 있다는 증거일테니...

숙소로 돌아와 씻고 정리를 한다. 남은 돈도 확인해 본다. 달러를 제외하고 위엔화로 4800위안이 남았다. 80만원이 넘는 돈이니 20일 동안 많이 아끼면 잘쓸 것 같긴한데 모자르면 백달라짜리들 환전하고 그 것도 모자르면 찾으면되겠지. 물론 중국올 때 은련카드(UnionPay)카드를 만들어와서 신용카드를 적극 활용해도 된다.




휘에게 저녁은 직접 골라 아빠를 데리고 가라고 지시한다. 휘는 블로그를 뒤지기 시작한다. 이러한 일련의 글들이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정보가 되겠지라며 오늘도 글을 써내려간다. 아무튼 휘는 좋은 식당을 찾았다며 신나한다. 메뉴도 모두 정했다는데 블로그 사람들이 먹은 메뉴 그대로이다-_-; 우리 부자는 7시쯤 다시 왕푸징으로 나간다. 무려 1층에 프라다가 입점해있는 7층의 중국식당으로 휘가 안내를한다. '이 녀석 아까 돈세는 것을 보고는 푸짐하게 먹을 생각인것인가?' 불안감이 엄습한다.






깨끗하고 좋은 식당으로 보인다. 넓고 종업원들은 패드나 소형무선 단말기로 주문을 받는다. 대기표를 받았는데 대기하는 동안 차와 과일도 준다. '휘야 여기 몇 천원짜리 식당은 아니지?'

자리가 준비되서 앉아 메뉴판을 넘겨본다. 다행히 비싸지 않다. 물론 처음 기죽어서 생각한 만큼 말이다. 베이징덕이 170원 정도인 듯 하다.
















나쁘지 않다. 우리는 흰 쌀밥과 삼겹살을 간장에 삶은 듯한 놈과, 훈제 오리 조금, 치킨 탕수육을 시킨다. 맥주와 콜라도 한 잔 시킨다. 콜라를 시켰더니 패트병을 가져와 아들은 온몸의 표현으로 캔으로 바꾸어온다. 콜라, 코크를 못알아들으니 할말을 잊었다. 맛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지만 훌륭하다고하긴 그렇다 정도... 느끼하고 느끼해서 김치가 필요하다. 김치 같은 반찬이 무엇이 있는지 찾아서 앞으로는 그 것을 같이 시켜야겠다. 맥주 한 잔하고 휘의 뿌듯한 얼굴을 보았으니 만족한다 9점짜리다... 신용카드 결재도되서 신용카드로 결재했다. 136원이 나왔으니 2만여원 정도의 저녁 식사이다. Not bad!

내일은 천안문 광장과 자금성을 갈 것이다.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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