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인 마지막 날짜가 되었다. 초심과는 조금 변한 마음가짐이다. 처음 칭다오에 도착했을 땐 저녁 기차까지 남은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하여 그 무거운 배낭들을 들고서 칭다오 시내를 열심히 걸어다녔었다. 하지만 오늘은 별로 무언가 보기 위하여 바쁘게 몸을 움직이고 싶은 마음이 없다. 23일간의 장정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 집사람은 어머니 잘 모시고, 딸과 잘 지내고 있으니 한달 가까이나 잘 다닐 수 있었다.


오늘은 급할게 없기에 아침에 늦장을 부려본다. 9시가 넘어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오늘은 오전에 공항버스 타는 곳과 시간을 눈으로 확인하고, 아침을 먹고, 시장에 가서 기념품을 살만한 것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다. 어제 먹은 그 맛좋았던 칭다오 생맥주에 속이 부글거린다. 공장옆에서 바로 먹는 생맥주라서 효모가 살아있었나보다. 휘와 칭다오 기차역으로 걸어간다. 대략 여유있게 걸어서 25분쯤 걸린다.


공항버스 매표소는 칭다오역을 바라보고 왼편 끝에 있다. 5시 3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9시 30분까지 있다. 그 후는 30분 간격이다. 우리는 9시 50분 비행기라서 한 시간 이동 시간을 감안해 6시 30분 버스를 타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는 상황을 봐서 택시를 이용해도 무방하다. 택시를 타도 100원 안에 갈 수 있을 것이다. 버스비도 둘이 40원이다.


칭다오 역에서 찌모로 시장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어제 발견한 바로는 걸어가도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이다. 첫날은 버스를 타고도 엄청 멀게 느껴졌는데...


걷다가 코코에서 버블티도 한 잔 사먹는다. 달고 맛있다. parkson백화점에 들러 푸드코트를 찾아본다. 오늘은 시원한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아침겸 점심을 해결하기로 한다. 6층 푸드코트에 도착하니 한국 음식점이 있다. 물론 한국인이 주인처럼 보이진 않지만 왠만한 한식은 모두 있다. 휘는 순두부찌게를 시키고, 나는 다른 가게에서 그 동안 한 번쯤 먹고 싶었던 칭다오가 전문이라는 파이구이판을 시킨다. 순두부찌게는 맛있지는 않지만 흉내를 잘내서 그럴싸하다. 확실히 중국 음식의 국물맛과는 다르다. 파이구이판은 감자탕에 쓰이는 돼지뼈를 주는 것인데 이집이 별로인 것인지 딱히 맛나지 않는다. 보통의 백화점 푸드코트들이 맛이 비슷한가보다. 딱히 맛나지 않은... 아무튼 38원에 두 명이 한 끼를 해결한다.

다시 걸어서 찌모루시장에간다. parkson에서 걸어서 대략 25분쯤 걸린다. 도착하니 21일전에 왔던 곳인데도 어제 왔던 곳 처럼 익숙하다. 우리집 꼬마들 기념품이나 하나씩 사줄까하고 왔는데 정말 사줄 것이 하나도 없다. 부피가 있는 것은 배낭여행족이 가져갈 수가 없다. 결국 빈손이다. 나중에 한국에서 뭘하나 사주던지 해야 겠다.

호텔로 돌아와 더운 여름 태양을 피한다. 이제 저녁에 나가서 밥을 사먹고 나면 중국여행도 마무리된다. 내일은 새벽에 공항에 가서 집으로 돌아가는 일뿐이다. 나에게는 처음으로 하는 배낭여행이었다. 확실히 처음이라서 그런지 이제는 집이 그립다. 한국 음식도 그립다. 다음번에 이렇게 장기로 배낭여행을 하게 되면은 아마 조금은 더 성공적으로 짐을싸고 계획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행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는가 되 물어본다. 이번 중국여행은 알차기도 했고 이만하면 충분히 안전하게 별탈없이 아들과 잘지냈다. 아쉬운 점은 국내에서 데이터 유심을 사지 못한 것이다. 데이터만 됐어도 지도 어플과 간단한 검색을 통애 몸이 덜 피곤했을 것 같다. 올해 어머니와 대만에, 집사람과 일본에 다녀올 생각인데 이렇게 한 달씩가는 여행은 아니지만 휘와의 시행착오를 잘 기억해서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 휘는 아빠를 너무 믿어서 자기 주도적으로 여행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녀석 기특하게도 아주 든든하고 믿음직 스럽게 잘 해줬다. 내년, 후년에도 아빠를 따라서 방학에 움직여 주려나 모르겠다. 휘는 사춘기를 잘 이겨내고 있으니, 다음번 여행도 이번처럼 잘해주리라 믿는다.


저녁에 마지막으로 중국의 밤거리를 걸어본다. 바닷가에 나가 핫바도 하나 사먹고 악세사리샵에 들러 아이들줄 악세사리도 두 개 산다.



저녁은 왠지 입맛이 없어서 고민하다가 백화점 푸드코트로 가서 회전식 샤브샤브를 먹는다. 나는 맛이 별로였는데 휘는 맛있다고 먹는다. 중국에 있는 동안 휘가 큰 불만없이 아무거나 잘먹어서 다행이었다.ㅑ 이것으로 중국에서의 마지막 저녁까지 끝냈다. 9시 30분이 되어 호텔로 돌아왔다. 중국에서의 생활도 어느정도 정리가 된셈이다. 이제는 한국으로 돌아갈 짐정리를 하고 씻고 일찍자야 겠다. 내일도 새벽부터 바쁜 하루가 될 듯하다.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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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는 중국내에서도 휴양도시의 성격이다. 칭다오의 크기가 서울의 24배 인구가 800만명이라고 하니 엄청나게 큰 도시이다. 하긴 중국에 크지 않은 도시는 보질 못했다. 운대산이 있던 초작시도 처음 들어봤는데 막상 도착하니 엄청 컸다. 초작 시내에서 운대산까지 택시로 50분이 걸릴 정도이니...칭다오는 중국내 여행객도 많다. 여기저기, 특히나 바닷가 근처는 휴가온 중국인들로 인산인해이다. 바다를 처음보는 중국인도 많다고 한다.

우리는 오전에 잔교 근처로 걸어가 100달러를 환전하고 바닷가를 걸어서 산책하기로 했다. 9시에 은행이 오픈하니 시간 맞춰서 '중국은행'으로 간다. 시간이 조금 일러 칭다오의 명물 중 하나인 성당을 구경한다.


사실 볼 것은 없다. 건물이 유럽풍인 성당일 뿐이다. 신자가 아닌 우리로서는 이미 필리핀에서도 실컷 보았던 풍경들 중 하나이다. 은행에 도착하여 환전을 하러 왔다고 하니 여권을 제시하란다. 이런 환전에도 여권이 필요하다. 휘에게 맥도날드에서 기다리라고하고 숙소로 돌아가 여권을 챙겨 나온다. 다시 번호표를 받고 100불짜리 한 장을 환전한다. 622.5 위안을 받는다. 중국은 사설 환전소는 못본 것 같다. 아무 곳에서나 환전을 하지는 못하지만 믿을만한 환율에, 공적인 은행이라서 믿음은 간다. 오늘 포함 이틀만 사용하면 되니 700위안 정도면 13일 오전 공항가는데까지 충분 할 듯싶다. 다행이 우리 부자가 돈을 그렇게 많이 쓰는 편이 아니고 칭다오는 돈내는 관광지는 피하려고 한다.


휘는 식빵같은 길거리 음식을 사먹는다. 맛있다며 하나를 다 먹어 치운다. 잔교 근처는 아침부터 중국인들이 많다. 사실 중국은 어딜가나 관광지는 사람이 많다. 이제는 조금 익숙해졌다. 잔교에서 군사박물관 방향으로 이동한다. 박물관은 군함 몇 대 놓고 인당 50원을 받는다. 그런데도 줄을 서 있다. 중국인들 볼거리가 꽤나 없는 모양이다. 나같으면 공으로 들어가라고 해도 패스할 것 같다. 물론 박물관으로 해서 소청도까지 이어지는 모양이지만 별로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은 없다. 루쉰공원에 가서 잠시 앉아서 쉰다. 우리는 걷다가 제1해수욕장을 지나 화석루까지 간다.


꽤 걸었다. 해수욕장은 사람은 많은데 안전 요원은 안보인다. 멀리 나와서 수영하는 사람들은 조금 위태해 보인다. 오늘 바람도 많이 불어 파도가 제법 높던데. 멀리는 윈드서핑을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통영도 서핑하는 동호인들이 많이 바다에 떠있겠다. 여기까지 온 김에 5.4광장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대략 4정거장 정도이다.


5.4광장은 칭다오 민주화의 상징중에 하나인데 밤에 와야 볼만하다고 한다. 한낮에 온 우리 부자는 덥기만하다. 여기까지 온김에 걸어서 요트 경기장까지 가본다.


수영만 정도 규모가 되려나... 매년 혹은 격년으로 황해 중국컵 요트대회가 전곡항에서 열린다. 전곡항 인쇼어 경기, 전곡항 출발 칭다오 요트경기장 도착하는 외해 경기, 다시 전곡항으로 돌아오는 일주일짜리 경기이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출발하면 요즘은 중국 정부에서 쉽게 입항을 받아주는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중국 입항이 매우 까다롭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외국 항해자들이 중국령은 제외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이 유연해지면 나도 칭다오나 중국내 다른 좋은 섬에 가보고 싶다. 다채롭지는 않지만 요트경기장에는 제법 요트들이 많다. 내배와 같은 메이커인 베네토와 같은 선종인 오셔니스들이 보인다. 올림픽 초기에는 도입된 경기정 몇 척과 베네토 신정 몇 척이 전부라고 알고 있었는데.



요트 경기장을 나와서 온김에 근처 한인 식당가가 있다고 들은적이 있어서 찾아본다. 한참을 헤멘 후에 한국식당을 찾아 21일, 3주만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국식당에서 한국 음식을 먹는다. 손님도 모두 한국인이다. 부대찌게 작은 것을 시킨다. 김치를 두 번 리필하고 휘는 밥을 한 공기 더 먹는다. 나는 맥주도 한 잔한다. 100원을 지불한다. 싼 금액은 아니다. 그렇게 배부르게 먹고 오랜만에 우리말로 '잘먹었습니다'라는 인사를 하며 밖으로 나온다. 평생 가장 오랜 기간 동안 한국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기간이 아닌가 싶다.

호텔로 돌아오는 버스를 타고 3시가 넘은 시간에 돌아온다. 오늘 햇빛에 많이 노출되었더니 더 많이 탔다. 집사람에게 한소리 듣겠다. 조금 쉬다가 저녁에 맥주광장에 나가 야외에서 칭다오 맥주를 한 잔하고 돌아올 생각이다. 일단 휘는 푹쉰다. 나는 일지를 조금 적는다.

낮잠을 잠깐자고 7시가 다되어 우리는 맥주박물관 근처의 노상 주점을 찾아간다. 212번 버스를 타라고 바이두가 알려주어 버스를 타기위하여 조금 걷는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여 주위를 둘러보니, 휘나 나나 낯이 익다. 분명 와본 곳인데? 생각해 보니 중국 여행 첫날 방문했던 찌모루 시장이다. 어이쿠 여기가 이렇게 가까운데였다. 역시 사람은 무언가 알고나면 간단한 것인가 보다. 내일은 이곳에 걸어와서 우리집 꼬맹이들 줄 기념품이 있나 찾아봐야겠다.






버스를 타고 맥주박물관에서 내린다. 내려서 길을 걷다보니 길거리로 간이주점이 잔뜩 들어서 있다. 그중 사진으로 메뉴판을 보여주는 곳으로 정한다. 오늘 돈도 찾았겠다. 해산물을 3가지 시키고 제일 비싼 칭다오 생맥주 대략 2,000cc되어 보이는 피쳐를 하나 시킨다. 이집 맛집인가보다. 테이블이 빈틈이 없이 계속 찬다. 오징어, 바지락, 생선조림을 시킨다. 모두 맛이 괜찮다. 휘도 먹을만하다며 밥을 한 그릇 뚝딱 해치운다. 나는 맥주 피쳐 하나를 뚝딱 해치운다. 계산을 하고 보니 148원이 나왔다. 이만하면 준수하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휘는 군고구마를 하나 사서 먹는다. 맛이 좋다. 내일은 이글도 마지막이 될 것이다. 22일차 참 오래되었다. 처음 출발할때만 해도 영원할 것 같았던 날짜인데 벌써 내일이다. 내일을 마지막으로 23일차에는 새벽같이 일어나 공항으로 향할 것이다. 9시 50분 비행기니 일찍 출발해야 한다. 한국 도착시간 12시 20분. 시차 때문에 올때는 30분 차이더니 갈때는 2시간 30분차이다. 어딘가 손해보는 느낌이다.

내일 중국여행의 마무리를 무리하지 말고 잘해야 겠다.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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