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기운으로 잠을 설친다. 아침에 좀 일찍 일어나서 짐정리를 대충 해놓는다. 휘도 슬슬 눈을 뜬다. 이제 시안과는 작별이다. 애증의 시안이다. 병마용과 화산을 준 반면 더위와 3번의 박물관 퇴짜를 준 애증의 도시이다. 원래 계획대로 산림공원에도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어디 사람이 살아가면서 모든 면이 만족스러운 경우가 얼마나 있었던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내어주는 것이 어쩌면 교환의 법칙에 부합되는 것일 것이다. 시안은 더위만 아니면 도시도 깔끔하고 사람들도 활기차 보여서 좋은 도시처럼 보인다. 나중에 다시 들릴 기회가 있다면 조금은 선선한 시기에 다시 오고 싶다. 시안은 충분히 걸어다니고 싶은 동네이다. 내가 중국에 오기 전에 가지고 있던 선입견들은 조금쯤 잘못 되었다는 것을 여행 중반이 넘어가면 느끼기 시작한다. 중국은 시끄럽고, 더럽고, 불친절하고, 교통질서가 엉망이라는 선입견. 물론 우리나라나 일본에 비하면 그런면이 당연히 보인다. 하지만 하나하나 조금씩 변경되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쓰레기는 함부로 버리지만 수시로 치워주고 쓰레기 통도 아주 가까이 있다. 사람의 마음이란게 간사한게 그런 모습이 자꾸보이면 조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마도 몇 년 후면 그러한 모습은 많이 개선되 있을 것이다. 교통은 신호체계를 정부에서 바꾸어 주면된다. 현재는 보행신호에 직진신호에 좌회전 신호를 동시에 준다. 보행자나 운전자나 자기 신호다. 바뀌겠지... 시끄러운건 공중도덕이 자리잡으면 조금씩 바뀌겠지. 물가나 모든 것이 우리나라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지 않은 듯해서 우리나라 분발해야 겠다.


10시 30분경 그 동안 정들었던 시안 Z-MON 호텔을 떠난다. 시안을 방문하실 분들 종루 근처에 숙소를 잡을 것이 아니라면 여기 추천한다. 싸고 깔끔하다. 종루까지 조금 걷긴하지만 걸어갈 수 도 있다. 체크아웃을하고 지하철을 타고 시안북역으로 간다. 지난번 화산에 갈 때도 이용하였기에 눈에 익다. 발권은 이미 핑야오에서 하였기에 바로 승강장으로 진입한다.


역시나 시간이 남지는 않는다. 약 30분 전이다. 시안에서 낙양까지 약 2시간 거리다. 기차는 시속 304km를 넘나든다. 약 4~500km거리이다.



가이드북을 참고해서 숙소 근처를 핸드폰에 저장하고 뤄양고속역에 내려, 역시나 택시 기사들을 뿌리치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버스 정류장에서 한 아주머니께 상하이시장을 물어본다. 물론 핸드폰에 저장된 내용이다. 자신도 잘 모르는지 여기저기 버스 표지판을 보며 75번을 타라고 알려준다. '세세'와 고개를 숙여 답례한다. 75번은 1원의 요금이다. 핸드폰 GPS를 켜서 간신히 신호를 확보하고 저장된 슈퍼8 호텔의 위치를 가늠해본다. 역에서 9km정도이다. 맵을 확인하며 버스의 경로를 살핀다. 500m를 남기고 버스가 방향을 튼다. 우리는 미련없이 바로 내린다. 500m 정도야 요즘 걷는 것에 비하면 너무 짧은 거리이다. 배낭을 짊어지고 배낭여행자 부자는 느리지만 꾸준히 걷는다. 3시가 되어가고 있어 배가 고프다. 체크인 후 바로 밥을 먹어야겠다.

슈퍼8호텔은 중국뿐만아니라 여러나라에 체인을 가지고 있는 저가 호텔 그룹인 모양이다. 물론 카운터 영어는 기대하지 마시라... 이제는 눈치껏 여권과 체크인 용지에 사인을 잘하고 있다. 야진도 100원 걸고 문제가 됐던 카드 결재도 잘되서 한시름 놓는다. 왜 카드가 문제였는지 모르지만 한국의 한과장이 카드사에 문의해 주었는데 카드사는 잘모르겠다고 했단다. 아무튼 신경써준 한과장에게 감사하고 한국 돌아가면 소주 일 잔 사야겠다.


룸은 Z-MON에 비하면 떨어지지만, 베이징의 레드크로스와 큰차이 없다. 이만하면 우리 부자 누워 편히 지내기에 충분하다. 아마 제일 싼방인 듯 싶다. 사진의 의리의리해 보이는 방들은 사진기술들 덕분인가 싶다.


호텔 맞은편에 Dicos도 있고 싸고 맛난 집도 있다. 오늘은 조그만 중국 식당에 들어가 닭도리탕에서 고추가루를 뺀듯한 것과 돼지뼈 조림에 고추가루를 뺀듯한 놈을 먹는다. 의외로 맛이 좋다. 15원 20원인데 밥까지 포하되어 있어 한 끼 식사로 훌륭하다. 35원이면 6,000 조금 넘는 정도이니 둘이 식사로 가격도 적당하다.


식사 후 호텔로 돌아와 조금 쉰 후 6시가 넘어서 상하이시장을 둘러보기로 한다. 그런데 걸어가다 보니 빗방을 조금씩 보인다. 결국 시장은 추후에 가기로 하고 호텔앞 마트에 가서 휘가 먹고 싶다는 멜론과 칼을 하나 구입한다. 멜론은 9.6원으로 2,000원도 하지 않는다. 달고 맛나게 조금 남기로 둘이 모두 먹어 치운다.

우리 한여사께서 이 일지를 열혈 애독하신다고 한다. 감기 걸린 것을 아셔서 휘엄마가 걱정하실텐데 알려줬을 일은 없고 어떻게 아시냐니 제수씨가 알려줘서 혼자 알아서 들어와 새벽까지 일지를 기다리신단다. 대단한 양반이시다. '사랑하는 한여사 오늘은 일찍 글을 올려 드리니 읽으시고 일찍 주무세요~' 그리고 다음날 오전에 읽으세요. 여기 인터넷 사정에 따라 늦게 올라갑니다.

내일은 용문석굴을 찾아갈 예정인데 어떻게 가는지 지금부터 찾아봐야 겠다. 오늘은 이동이 주 업무라 사진이 별게 없다.
Posted by 휘슬호
:


화산에 다녀온 후유증인지, 다리 근육이 많이 당긴다. 내리막을 많이 걸었더니 근육이 뭉쳤나보다. 그리고 어제 잠자리에서 힘이 들더니 오늘 감기 기운이 살짝있다. 일단 약을 먹어본다. 아침에 휘가 먼저 일어나 부시럭 거리는 소리에 눈을 뜬다. 7시가 넘어있다. 중국에 와서 가장 오래 잔듯 싶다. 오늘은 산시성 역사 박물관과 대안탑, 저녁은 성벽을 올라 자전거 일주를 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일정은 일정일뿐 실제로 마음먹은데로 이루어지는 일이 몇 퍼센트나 되겠는가? 그 동안 살아오면서 나는 거의 모든 바램이 많은 부분 잘 이루어졌다. 아마도 많은 주위 사람의 인덕이 있어서인가보다. 특히 우리 사랑하는 아내 - 물론 이글을 읽고 있다고 적는 글이다 - 고맙다. 앞으로도 혼자서든 가족들과든 자주 여행을 다닐 생각이다. 많이 이해해 주길 바라며, 지금 처럼만 이해해 주면 최고이겠다.


조식을 잘 얻어 먹고, 지하철을 타고 어제 10시경 갔다가 둘러보지 못한 박물관에 간다. 휘와 가면서, '8시 도착하려고 했는데 9시에 도착하니 줄이 길면 어떻하지?'라며 방정을 떨어본다. 특히나 오늘 요일이 일요일이라는 것을 감안하지 못했다.


8시 개장인 박물관은 9시에 도착했는데 역시나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중국인들 공짜에 일요일이라서인지 온식구들 출동이다. 줄을 서니 내 바로 앞에 13시 표를 구할 수 있다는 피켓을 든 직원이 보인다. 지금 줄이 언제 줄지도 모르는데 13시 이후 표를 구해 언제 입장할지도 알 수 없는 것이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헛탕이다. 도저히 이 더운데 줄을 서서 1시까지 대기할 자신이 없다. 더구나 감기로 컨디션도 가장 좋지 않은 이때에...




결국 휘와 근처의 대안탑으로 이동한다. 처음 계획은 대안탑에 입장할 예정이었다. 대안탑은 입장하면 볼거리가 대안탑 뿐이라고 가이드북에 나와 있다. 그나마 전란으로 각 층의 사리들과 현장 법사가 가져온 불교 경전이 모두 소실되었다고 하니 껍데기 뿐이다. 결국 대안탑으로 입장은 하지 않는다.







대안탑 밖 분수와 주변 공원이 충분히 편안하다. 우리딸 핸드폰 가죽 가방을 20원에 하나 산다. 좋아할라나... 그나마 공원에서 대안탑이 잘보인다. 들어갈 이유가 없다. 살면서 꼭 찍어 먹지 않아도 대충 그 맛을 짐작할 수 있는 지혜가 생기기 마련이다. 아들과 사람이 너무 많은 관광지나 사찰 등은 패스하기로 했었다. 우리가 준비하고 공부한 곳이 아니면 가봐야 수박 겉할기이다. 더구나 시안처럼 덥다면 관광이 오히려 노동이 된다. 차라리 도시 자체를 좋은 느낌으로 남기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이다.



시안 너무 덥다. 휘와 오늘은 오후에 다시 나오고 호텔로 일단 후퇴하기로 한다.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중국인이 한국에서 왔나고 묻는다. 처음은 중국어라 못알아 들었는데 이 친구 영어를 한다. 영어를 잘한다고 했더니 잘 못한단다. 아마도 우리에게 말을 걸고 영어 회화를 좀 하고 싶었나 보다. 시안 너무 덥다고 했더니, Bad season에 왔다고 한다. 시안의 좋은 곳을 소개해 달랬더니 딴소리다. 아마도 영어가 여기까지가 한계인 것 같다. 나와 비슷한 수준이다. 나는 휘가 있어서 그나마 잘해보인다. 호텔에서 낮잠도 한 시간자고 좀 쉰다. 컨디션이 조금은 나아진 기분이다. 어려서부터 조금 자고 일어나면 원기가 충전되는 느낌이었는데 오늘은 충분한 충전은 되지 못했다. 점심은 만두를 사와서 맛나게 먹는다.




3시경 다시 출발이다. 5시 30분까지 박물관 입장이 가능하다고 하니 4시쯤가면 사람이 거의 없지 않을까? 삼세판이다. 세번째 도전을 하기 위해 전철을 타고 오기로 다시 간다. 오! 줄이 없다. 더 가까이 가본다. 이런 출입문을 닫아 놓고 나가는 사람만 보낸다. 이러면 안되는데, 경비에게 최대한 발음을 굴려 외국인의 급박한 상황을 연기하며 들여보내 달라고 한다.


영어는 전혀 못하는 경비 둘이 요지부동이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입장료 20원짜리 특별 전시를 보면 줄도 짧고 입장도 바로 가능하다는 글을 봤다. 진작 특별 전시 줄을 설 것을... 결국 입장을 제지 당한다. 보통 이런면 금방 포기하는데 오기가 생겨 한 10분을 실랑이를 해보지만 결국... 대안탑으로 발길을 돌린다.


6시 시작하는 분수쇼를 보기로 한다. 대안탑에 도착하니 5시가 되지 않았다. 일찍 저녁을 먹기로 하고 휘와 인연이 깊은 Dicos로 간다. 치킨 버거를 시키려하는데 자리가 없다. 면산의 Dicos라면 휘 친구가 자리를 마련해 줄텐데...엄청 반가와 하겠지! 그나저나 그 친구 전화나 문자가 없다. 한국 전화로 전화거는 법을 여전히 모르는 것 같다. 얼마나 상심하고 있을꼬... 나와서 버거킹으로 이동하여 2인 세트를 시키고 5시 45분까지 에어컨 바람을 즐기며 분수쇼를 기다린다.







6시 시작하는 분수쇼에 가장 사진찍기 좋은 자리로 이동하여 20분간 진행되는 분수쇼를 관람한다. 공짜에 분수쇼 동안 주변이 시원해져서 볼만했다. 바람이 불어 분수가 분출할 때 오른편 관람객은 거의 물벼락을 맞았고 내쪽도 조금 젖을 정도로 날린다. 분수쇼가 끝나기 무섭게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휘와 육교 밑으로 피한다. 많은 중국인들과 육교밑 자리 쟁탈전이 시작된다. 한국에서 올 때 판초우의를 준비해서 비만 와봐라 입고 마음껏 돌아다녀 주겠다고 생각했는데 숙소에 두고온 이때에 판초우의를 아쉬워하면 어쩌겠는가! 비가 쉬 그칠 것 같지 않아서 버스 정류장까지 뛴다. 버스정류장에 비맞은 생쥐꼴로 도착하니 비가 멈춘다. 이 무슨 조화인가! 비는 더 올 요량으로 하늘이 어둡다. 오늘 성벽 관광도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간다.




숙소 지하철역에 도착하니 비가 더 세차게 퍼붇는다. 20분간 비가 소강되길 기다려 본다. 역시나 쉬 그치지 않을 것 같다. 다시 숙소로 뛴다. 이제는 도착하면 샤워를 하고 빨래를 할 것이기에 맞으면 맞는대로 뛴다. 호텔에 도착하니 비가 줄어든다. 이 무슨 조화인가!

비를 맞았더니 콧물이 계속 흐른다. 결국 샤워와 빨래를 하고 이글을 적으며 코를 휴지로 막고 있다. 내일은 낙양으로 떠난다. 시안 볼거리도 많고 넓은, 천년 고도의 도시 이건만 핵심인 병마용과 화산을 잘 구경하고 나머지는 남겨 놓았다. 내년쯤 서역을 갈 때 어차피 중간 기착지 이므로 다시 둘러볼 여지는 있어야 겠지라면 씁쓸한 마음을 속여본다.

내일은 좋은 컨디션으로 낙양으로 출발해야 할텐데... 오늘은 이만줄이고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Posted by 휘슬호
:



오늘은 화산에 간다. 내 또래 남자는 화산하면 화산파가 떠오를 것이다. 무림의 강한 문파중에  하나인 화산파, 화산이 거칠고 험하며, 도교와 불교의 도사들이 많아서 화산파라는 소설속의 문파가 생긴건지 아니면 진짜로 화산파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김용의 소설 속에는 화산파는 큰 무림의 지존은 되지 못하지만 '화산논검' 속의 주백통, 황약사 등 무림지존들이 화산에서 나누는 대화와 무술은 당시 소년이던 나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했던 추억의 장소이다. 물론 김용의 소설 속 내용들도 화산에 가보고 싶다는 부분에 큰 역할을 했지만 사실 영상과 사진 속 화산의 모습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아무튼 우리 부자는 오늘 '그' 화산에 직접 간다. 실망을 할지 환호를 할지는 갔다오면 알겠지...


아침 5시 30분쯤 눈을 뜬다. 일어나 씻고 준비하며 휘를 깨운다. 기특하게도 큰 저항없이 잘일어난다. 이번 여행에서 휘는 항상 기특하고, 어른스럽다. 조금은 예전의 천진하고, 밝은 휘로 돌아온듯도하여 반갑다.


6시 30분경 조식을 먹고 나가기 위해 내려가지만 조식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대로 지하철역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아침은 먹어야 할텐데, 요기 할 것을 두리번 거리며 바쁜 걸음을 옮긴다. 아마 아침을 못먹으면 화산에서 하산하는 4시경까지 못먹을 듯 싶으나 별 생각도 없거니와 쉽게 먹을 것을 정하지 못한다.


역시 익숙하게 전철을 타고 시안북역으로 간다. 시안북역에 도착하니, 시간이 빠듯하다. 아침에 30분은 서둘렀음에도 빠듯하다. 만약 조식까지 먹었으면 늦었을 가능성이 높다. 발권을 위해 줄을 섰는데 쉽게 줄이 줄지않는다. 미리 한자로 역명과 예약번호 등을 적어와서 여권과 내밀어 쉽게 발권을 마친다. 발권후 승강장으로 역시 익숙하게 엑스레이를 통과하며 들어간다. 시간이 급하긴 하지만 휘와 초코파이와 빵을 구입하여 기차에 오른다. 기차가 출발하기도 전에 초코파이와 빵을 먹고 있자니 옆자리 중국인이 신기하게 쳐다본다.




고속열차는 40분 정도를 달려 화산북역에 우리를 내려놓는다. 화산을 방문하는 승객이 많은지 고속열차의 종착역이 화산북역이다. 화산북역에 내려서 역사를 나와 광장에 들어서니 수 많은 택시기사들이 유혹을 한다. 하지만 어디 그런 유혹에 넘어가랴. 이미 인터넷으로 셔틀 버스가 운행한다는 내용을 숙지하고 온 터이다. 광장 중간 끝에 다다르니 사람들이 버스에 오르고 있다. 마을 버스 크기인데 셔틀 버스처럼 생기지는 않았다. 여러 행선지가 적혀있으니 바로 화산 매표소로 가는 버스처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버스에 오르니 요금을 받지 않는다. 요금을 받지 않으니 셔틀은 맞는데, 그럼 마을 버스처럼 운행되는 이 버스 노선 3개는 모든 사람을 무료로 태운단 말인가? 참말이었다. 화산 시내를 다니면서 모든 주민을 공짜로 태워준다. 더구나 태워서 화산 매표소로 이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정류장에서 내려주고 태워주고를 반복한다. 내 직업의 특성상 말이 되지 않는다. 누군가 운영주체가 있으면 무료로 운행한다는 건 화산시에서 모든 운영비를 제공한다는 것인데 어떻게 가능할까 궁금해진다. 무료 버스이다 보니 기사의 운전도 매우 느긋하다. 기사는 월급만 받으면 되니 승객이 타던안타던 소심하게 운전하면 된다. 이것 참 좋다.




그렇게 느긋한 차량을 에어컨도 없이 타고 매표소에 내린다. 무료 버스라서 그런지 친절도는 꽝이어서 무엇을 물어도 빤이 쳐다볼 뿐 답하지 않는다. 그래 거기까지다. 친절할 필요를 못느끼겠지... 사람이 완벽한 조건이 갖추어지면 소통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매표소에 들어가 휘 국제학생증과 여권 그리고 13세라고 한자로 적은 쪽지를 직원에게 제시한다. 학생증만으로 실패를 한 경험을 살려 중학교 1학년생의 만나이를 적어서 보여준다. 매표소 여직원은 여권사진과 아들을 번갈아보며 한참을 쳐다본다. 그리고 옆자리 다른 직원들과 번갈아 쪽지와 아들을 힐끔거리며 자신들끼리 중국어로 이야기하며 웃는다. 아마도 너무 어른스러운 아들의 얼굴과 키에 못믿겠는 눈치다. 어쩌겠는가! 그렇게 빨리 조숙한걸...날닮았겠지... 휘는 90원 나는 180원에 표를 구입하고 서봉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비 2인 80원을 지불한다. 이 셔틀버스비에서 조금은 궁금증이 풀린다. 관광객에게 케이블카 승강장까지 셔틀버스비를 왕창 바가지 씌워서 받고 주민은 공으로 태원주는 시스템인가보다. 나 한명 타면 주민 39명을 공으로 태울 수 있다. 운영비 충당분은 시비로 마련하겠지...


서봉의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고 40분 정도 화산안으로 굽이굽이 들어간다. 케이블카 승강장은 북봉과 서봉을 선택할 수 있는데 편도 북봉은80원 서봉은 140원으로 두 배가 차이나지만 서봉이 경치가 더 좋고 서봉에서 북봉으로 트레킹을하고 북봉 케이블카로 내려오는 코스가 내리막에 길도 좋다는 정보를 믿기로 한다.





서봉 케이블카 승강장에 도착하여 한참을 계단을 오른다. 주변에 한국인 가족의 모습들도 보인다. 휘는 학생할인을 받아 100원에 승차권을 구입하고 약 20분의 줄서기 끝에 8명이 한차에 케이블카를 탑승한다. 케이블카는 약 20분간 오를 정도로 길고 경치가 말로는 표현 할 수 없기에 구지 적지 않으려한다. 사람이 살면서 장관이라는 표현을 여러번 쓰게 되겠지만 내 생에 산에 대한 장관은 화산이 최고이지 싶다. 기암괴석은 물론이고 그 절벽과 산세의 흐름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편도 케이블카 비용으론 140원이 큰 돈이지만 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휘도 마찮가지 였다고 한다. 거기에 무서움은 덤으로 추가되어 손에 땀이 흥건했다. 사진을 여러장 찍었는데 사진의 모습과 실제 체감하는 느낌은 하늘과 땅차이라고 느낀다.







화산에 관한 내용은 길게 적지 않으려한다. 서봉에서 출발해 느긋하게 북봉으로 내려오며 느낀 것은 북봉에서 서봉으로 오는 것은 미친짓이라는 것이다. 우리와 같은 당일 트레킹 관광을 원한다면 무조건 서봉에서 북봉으로 움직여야한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북봉에서 케이블카가 아닌 도보로 내려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오늘 북봉에서 하산로를 이용해 내려오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운 오점이다. 북봉으로 올라 북봉으로 내려오는 코스는 서봉의 웅장함을 놓치는 큰 실수를 하는 것이다. 북봉의 케이블카는 서봉에 비하니 뒷산 마실 수준이다. 추후에 집 어르신이나 가족과 한 번은 더 찾아오고 싶다.











하산 후 소나기가 잠깐 내려서 조금 비를 맞기는 했지만 무리없이 화산북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비가 오는 데도 지열이 얼마나 강한지 내리는 비를 바로 말리는 광경을 보았다. 비가 수증기가 되어 내 코의 숨을 꽉 막았을 정도이다.




돌아오는 기차는 1등석을 예매하여 시안으로 편안하게  도착한다. 7시가 다 되어 가서 숙소에서 씻고 다시 나오기 귀찮을 것 같아 휘와 저녁을 먹고 들어가기로 한다. 숙소 근처 눈여겨보았던 노상에 테이블을 깔고 꼬치구이와 맥주를 먹는 집으로 간다. 꼬치구이 소, 양, 닭 35점과 우육면을 시켜서 배부르게 먹고 숙소로 돌아온다.





내일은 오전은 그제 못본 박물관을 부지런을 떨어 둘러보고, 성곽 자전거 일주도 해볼 생각이다. 시안도 내일 일정을 마지막으로 모레 뤄양/낙양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Posted by 휘슬호
:


벌써 중국에 온지 열흘이 지나는 시점이다. 이렇게 뒷자리가 0으로 떨어지는 날들은 뭔가 특별한 듯 여겨지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지는 날이다. 하지만 지난 여러날들과 별로 다를 건 없는 여전히 우리 부자는 열심히 중국을 모험중이다.


오늘은 화산에 가기로 한 날이다. 어제 저녁 화산행 열차를 Ctrip으로 예매하고 좌석 배정까지 받고 오늘 6시에 일어나 서둘러 기차를 타러나가면 여느날과 같이 하루를 시작 할 수 있는 날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오늘은 하루를 쉬었다가는 특별한 날이 되었다. 어제 티스토리에 글을 올리고 기차표를 받기위해 종이에 한자로 정보를 적고 있는데 날짜가 이상하다. 8월7일로 예약이 되어 있는 것이다. 아차 다음주 금요일로 예약을 한 것이다. 이런 날벼락이 있나... 급하게 7월 31일로 변경한다. 12시가 넘은 시각이라. 결재만 되고 좌석 배정은 되지 않는다. 취소도 되지 않는다. 일단 내일 아침에 일어나 확인하기로 한 것이다.


모처럼 알람 소리에 눈을 뜨니 6시이다. Ctrip을 확인한다. 아직도 배정 준비중이다. 약관쪽을 읽어보니 7시가 넘어야 취소나 배정이 될 것 같다. 8시 14분차인데 무작정 가야하나 고민이 된다. 갔는데 배정이 되지 않으면 낭패이다. 휘와 고민하다, 9시대 기차로 재예약을하고 아침을 먹기로 한다. 조식은 어제와 조금 다른 메뉴에 역시나 먹을만하다(맛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조식을 먹으며 기차를 확인하니 8시 기차는 배정이 실패하여 탑승이 불가하다. 9시대 기차 역시 불안하다. 그래서 휘와 과감히 오늘 화산행을 포기한다. 화산과 관련된 모든 기차표를 예약 취소하고 8월1일 기차로 예약을 한다. 내일 8시 기차와 5시 돌아오는 왕복 기차를 완료한다.

결국 오늘은 무엇을 해야하나 휘와 고민을 한다. 휘에게 가이드북을 뒤져 가고 싶은 곳을 찾아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나데로 투어리스트 센터에서 가져온 팜플릿을 뒤진다. 사실 오늘 화산행 후 내일은 우리나라 관광객이 잘 찾지 않는 산림공원을 한 번 찾아보려고 했는데 일정이 틀어졌다. 오늘 하루 쯤 그냥 쉬는 것도 괜찮겠지만 일단 움직여 보기로 한다.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산시 역사박물관. 규모도 크고 산시성에 관련된 좋은 유물이 많다고하여 꼭 가고 싶었던 곳이기도 하다.


지하철을 타고 9시에 움직인다. 시안은 지하철이 1, 2호선만 있어서 단순하다. 2호선으로 갈아타고 박물관 근처의 역을 찾아 내린다. 오늘도 어김없이 방향을 반대로 잡아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는 바람에 두 배로 걷는다. 전철역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데 덥다.


시안의 폭염은 우리가 있는 요 시기만 더운 건지 여름이 이렇게 전반적으로 더운 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작열하는 태양과 열기이다. 휘와 산시박물관 입구에 도착하여 둘러보니, 줄을 선 사람들이 많다 일단 덥고 목말라 잘라파는 메론을 하나씩 사먹고 줄 뒤에 선다. 그런데 내 앞에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피켓을 보니 오늘 표는 13시 이후에 와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오전표는 매진이라고 영어로도 적혀있다,. 지금 10시 조금 넘었는데 3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가혹하다.


결국 우리 부자는 오늘은 그냥 쉬어가는 하루를 보내기로 한다. 일단 백화점에 들어가 시원한 에어컨을 도둑질한다.


중국 백화점은 무엇을 파나 봤더니 거의 모든층에서 옷을 팔고 있다. 중국인들이 옷에 관심이 많은 것인가? 그렇게 패션 감각이 좋아보이지는 않는데...



이층버스를 타보기로 한다. 대중교통업에 종사하기도 해서 타보고 싶었다. 요금은 1원...싸다. 이층버스를 타고 종루에서 내린다.


종루는 시안의 가장 중심가이다. 내려서 종루 광장 사진을 한 장 찍고,  더위를 느끼고는 바로 숙소로 돌아가기로 한다. 지하철을 타고 익숙한 숙소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길에 점심을 먹으러 다시 나가긴 싫으니 만두 같은, 싸가지고 갈만한 먹을 거리를 두리번 거린다. 호텔 앞에 만두를 판다. 종류별로 두 개씩 3종류를 산다. 사와서 입맛 없다는 아들은 지몫 3개를 모두 먹어치운다. 맛있다. 시안에 있는 동안 한 번 더 사먹고 싶다.

숙소로 돌아와 우린 일단 그냥 푹쉰다. 낮잠도 한 시간 잔다. 저녁에 시안 성벽에 가기로 한다. 해가 질무렵 가서 자전거를 대여해 시안 성벽 일주를 해보려고 하는데 일단 가봐야 알겠지...



역시나 오늘은 쉬는 날이다. 5일을 일하고 주말에 쉬는 현대의 시스템에서 10일 연속 강행군은 무리가 갈 수 있으니 쉬라는 계시인 건가 싶기도 하다. 6시까지 푹쉬다 시안성벽에 가서 자전거 타고 한 바퀴 돌기로 한다. 휘와 나와서 저녁을 먹으러 늘 저녁이면 가는 식당에 간다. 식당이름은 잘 모르겠는데 깔끔하고 가격도 저렴하며 무엇보다 맛있다. 오늘도 소고기 야채볶음과 탕수육 그리고 밥과 맥주를 한 병 시킨다. 그런데 이 집 우리가 늘 볶음밥을 먹었더니 오늘도 볶음밥을 내왔다. 잘못나왔다고 말은 했으나 돌려보내기 뭐해서 그냥 먹는다. 역시나 너무 많다 밥은 반 정도 남기고 탕수육도 조금 남긴다. 오늘은 카드로 결재하려고 카드 결재를 시도하지만 어제 병마용처럼 카드 승인 제대로 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어제 오전 은행에서 현금찾기를 시도하다가 현금서비스를 받은 때문인가? 의도치 않게 신용카드 현금 서비스로 1,000원을 뽑았는데 그 이후 문제가 되는 듯도 싶다. 어제나 오늘 Ctrip은 잘 됐는데, 오프라인 결재가 문제다. 한국에 있는 한과장에게 알아봐 달라고 카톡을 남긴다. 그런데 내일이 토요일이라 월요일에나 문의가 가능하겠지...




밥을 든든하게 먹고 성벽으로 나가본다. 그런데 출입할 수 있는 출입구가 제한되어 있는 것 같다. 호텔 근처 입구는 막혀있고, 성벽을 따라 1km정도 걸었는데 모두 잠겨있다. 결국 휘와 나는 일요일에 가보기로 하고 포기했다. 아들과 오늘은 쉬는 날인 것 같다며 숙소에서 맘껏 에어컨 틀고 쉬기로 한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천냥 백화점 스러운 곳을 만나 내일 화산에 가져갈 목장갑 두 켤레와 빨랫줄, 차를 담아 마실 수 있는 물병을 15원쯤에 구입한다.

사람사 어디 마음대로 되겠는가? 오늘 같은 쉼표도 여행에서 필요할 것이다. 한국의 휘엄마는 딸을 데리고 극장에 가고 있다고 한다. 두모녀도 즐거운 방학을 보내고 있나 모르겠다. 열흘이 되가니 우리 가족의 소중함과 아내와 슬이가 많이 보고 싶다. 아마 한국의 두 모녀도 그렇겠지...

이제 내일부터는 또 힘내서 열심히 아들과 걸어야지...
Posted by 휘슬호
:


오늘은 병마용에 간다. 병마용만 다녀올 예정이고 주변에 있는 화청지나 진시황릉은 패스하려고 한다. 화청지는 볼거리에 비해 너무 비싼듯 싶고, 진시황릉은 병마용 티켓에 입장료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냥 조금 높은 언덕을 오르는 정도라고 하는데 매우 덥다. 오늘은 병마용에만 집중하기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침이 바쁘지는 않다. 병마용 관람 시간을 3시간 정도로 잡고 있는데 얼마나 걸릴지 볼일이다. 일단 9시쯤 나가서 오전 병마용에 도착하여 둘러보고 3, 4시쯤 돌아올 예정이다.


가만 생각하면 병마용은 참 아이러니한 장소이다. 진시황은 자신의 사후 세계를 위해 병마용을 제작했고, 후대에는 자신의 능보다는 병풍에 불과한 병마용에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이 쏠리지 않는가! 역사는 후대에 평가 받는다지만 진시황은 오히려 만리장성과 병마용으로 당시에는 폭군으로 민도를 괴롭혔지만 지금에 와서는 엄청난 문화 유산을 중국과 세계에 남겨 놓은 업적아닌 업적을 남긴다. 어떠한 의도가 좋든 나쁘든 결과는 후에 남겨진 자들의 몫인 것이다. 지금 아웅다웅해봐야 티끌만한 인간 존재가 어디 우주적 역사에 흠집이라도 남겨보겠는가?


8시경 조식을 먹으러 내려간다. 전혀 기대되지 않는 중국식 조식이다. 옆에 토스트와 커피 정도만 주어도 참 좋을텐데라 생각하며 부페 식으로 차려진 식단에 몇 가지 음식을 접시에 받아 먹어본다. 어라~ 의외로 괜찮다. 핑야오의 조식에 비하면 엄청 맛난 식단이다. 그리고 한쪽에 빵도 한가지가 있다. 모처럼 조식을 잘 먹었다. 프론트에 잠시들러 세탁 서비스에 대해 물어보고 물론 세탁기 사진을 핸드폰에 저장해 보여주면 진행한 대화이다. 방으로 올라와 출발 준비를 한다.



9시경 호텔에서 나와 지하철역으로 향한다. 시안역으로 가서 306번 버스를 타야하는데 시안역까지 지하철이 없다. 지도와 노선도를 확인하고 무작정 지하철로 두 정거장을 가서 시안역을 찾아 걷는다. 시안의 날씨는 정말로 40도가 넘는 폭염이다. 걷는 일이 보통 힘든 것이 아니다. 그런데 시안역이 있을만한 위치에 없다. 우리는 이미 한 시간을 걸었는데... 그냥 호텔에서 걸었어도 이보다 먼저 도착했을 것 같다.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도착하고 보니 우리는 시안역 뒷편, 시안 성벽 뒷쪽을 걷고 있었다.



그 뒷편은 마치 슬럼가처럼 집들은 모두 부서지고 또 재개발을 예정하고 있는 것 처럼 대부분의 집들이 비어있는 상태였다. 아들 데리고 다니기는 조금 아니다 싶은 곳을 다녀온 셈이다.


오늘 날이 워낙 더워서 그런지 306 버스는 10여분 정도 줄을 서고 바로 탈 수 있었다. 편도 7원으로 비교적 저렴하고 에어컨이 나와서 그나마 갈만 했지만 병마용까지 가는 길은 너무나 막혀서 1시간30분은 이동한 듯 싶다. 결국 병마용을 둘러보기도 전에 녹초가 되었다. 병마용에 도착하니 12시가 넘어 있었고 호텔에서 출발한지 3시간이 지난 후였다.


밥을 먹기로 한다. 지금 먹지 않으면 4, 5시나 되어 먹을 판이다. 병마용앞 우리나라로 말하면 관광지 앞에 노점 식당에서 먹기로 한다. 그냥 때울 예정이어서 가장 저렴한 10원짜리 아무거나 짚이는데로 2가지를 달라고 한다. 하나는 마치 올챙이 모양의 묵같은 국수에 야채와 콩나물이 들어간 뜨겁지 않은 국수있데 먹을만했다. 두 번째 주문한 음식은 첫번째를 다먹도록 나오지 않아서 첫 번째 음식만 둘이 나눠먹고 10원을 내고 나온다. 맛도 나쁘지 않았고 적당히 먹어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병마용 입구까지 걸어올라간다. 입구에 도착하니 티켓을 사는 티켓오피스가 보이지 않는다. 입구 직원에게 물어보니 달랑 하나 있는 자동화 기기에서 구입하란다. 이게 아닌데... 그럼 아들 학생할인은? 아마도 정식 티켓오피스는 우리가 보지 못하고 지난친 듯하다 설마 이 많은 인원이 자동화 기계 하나로 통과할리 없다. 더구나 기기앞에는 아무도 없고 우리 부자 뿐이다. 결국 150원을 둘다 내고 입장권을 구매한다. 학생이 반값이라면 15,000원을 손해봤다. 어쩌겠는가 너무 더운 것이 죄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집에 올 때까지 티켓오피스를 발견하지 못했다.






1호갱이 위엄은 정말 모든 것을 압도했다.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을 나가라고하고 혼자서 하루 종일 군인과 말 피규어를 보고 있고 싶었다. 사후에도 이들이 자신을 지킬 것이라 믿었을 진시황은 과연 그들의 지원으로 행복한 죽음을 영유하고 있을까? 행복한 죽음중이라... 이상한 표현이다. 1호갱의 모든 발굴이 끝난다면 다시와서 보고 싶다. 이 엄청난 장관을...



2호갱은 발굴이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볼거리는 거의 없다. 휘가 좋아하는 인디아나 존스같은 고고학자는 없겠지만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하는 고고학자에게는 무척이나 행복한 작업공간일 듯 싶다. 진시황릉은 고고학적 기술이 아직 부족하다 생각되어 발굴을 후대에 미뤄놨다니 중국은 역사적인 부분에서는 본받을 만하다.




3호갱은 크기도 작고 상대적으로 1호갱의 위용을 이미 맛본터라 쉬 둘러본다. 3호갱을 둘러보는 와중에 프랑스 친구를 다시 조우한다. 이번은 가족없이 혼자인 상태로 본다. 그와 나는 서로 알아보고는 둘다 큰소리로 웃고는 포옹을 한 번 진하게 한다. 그리고 악수 후 아무말 없이 제갈길을 갔다. 정말 인연이다. 다음에 길거리에서 본다면 밥이나 술이라도 한 잔 해야 겠다. 그런데 나는 아직 그 친구 - 친구인지는 모르겠지만 - 이름도 모른다.




나는 둘러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거라 생각했는데 3시간 정도 둘러보니 마쳤다. 너무 더워서 물과 음료수를 여러번 사서 마셔야 했다. 휘와 벤치에 앉아 쉬는데 서양인 한 명이 내 담배와 비슷한 모드기기 전자담배를 피며 나온다. 나는 반가와서 내 전자담배를 높이 치켜들고 그에게 건배의 자세를 취한다. 이 친구도 비슷한 담배를 들고 있는 내가 신기했는지 바로 신나게 달려와 자신도 사고 싶었던 기종이라며 지금 품절이라고 어디서 샀냐고, 바이두냐고 뭍는다. 인터넷으로 사기는 했는데 지금은 잊었다고 하니 알았단다. 자신은 오래 흡연을 했는데 폐에 무리가 오는 듯 싶어 전자담배로 바꾸었는데 대단히 만족한다고 말한다. 서양인 특유의 한 건 잡으면 말 많음을 이 친구도 여실히 보여준다. 너무 말이 많아서 우리 부자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재미있는 아저씨다. 휘는 전자담배로 어른들이 이렇게 반가와하고 수다떠는 모습이 신기했다고 한다.

더운데 버스 줄이 길면 어떻하나 걱정을 하고 정류장으로 왔는데 915번 버스가 다행이 대기중이다. 306번이나 915번이 병마용가는 버스였다. 나는 306번만 간다고 알고 갔는데 아니였다. 다만 915번이 시설이 아주 조금이지만 좋고, 가격이 10원으로 3원이 비싸다. 그래서 현지인들이 306을 선호하는 모양이다. 물론 나의 짐작이다. 그러니 시안역에 에어콘을 켜고 대기중인 915번을 타는 것이 오늘 같은 날씨엔 이득이다.

깔끔하게 시안역으로 돌아와 이번에는 그냥 걸어서 숙소로 돌아가기로한다. 약 3Km, 덥지만 않으면 걷기 좋은 거리이다. 의외로 길도 찾아가기 나쁘지 않다. 숙소로 돌아가다가 덥고 휘가 피곤해해서 버스를 탄다. 대충 방향이 맞으면 3, 4 정거장 타면 숙소 근처이기에... 그런데 버스비가 칭다오처럼 1원이라 생각하고 냈더니 인당 2원이다. 물과 음료수를 많이 사먹어서 1원짜리 지폐가 두 장 뿐인데... 주머니에 1원짜리 동전이 있있어서 그냥 1원을 더 내고 모른척 자리에 앉는다. 기사도 아는 눈치지만 외국인인 우리를 봐주는 눈치다. 4정거장 후 내린다. 이 버스 운좋게도 숙소 근처까지 가는 버스이다.


숙소로 돌아와 쉬며 내일 화산에 가는 방법을 모색한다. 그리고 Ctrip을 이용하여 아침 8시대 기차를 예매하고, 돌아오는 6시대 기차도 예매한다. 250원 정도가 들었지만 Ctrip Money 80원이 포함되기에 나중에 호텔 결재시 쓰면 된다. 화산은 입장료와 케이블카 비용이 비싸서 학생할인을 받아도 우리 부자 20만원은 들 것 같다. 이번 일정 중 면산은 즉흥적이었기에 유일하게 남겨둔 산이다. 그 만큼 가보고 싶었던 곳이어서 꼭 가보기로 한다. 하루 화산에서 자고 일출을 보고 싶지만 그냥 당일로 결정한다.

내일은 6시경 일어나서 준비를해야 할 것이다. 내일은 더위가 조금 물러나길 바란다. 휘와 나 모두 더위에 오늘은 꽤나 지쳤다. 글 쓰기가 힘들만큼...
Posted by 휘슬호
:


오늘은 핑야오의 마지막 날이다. 사실 마지막날은 어제로 끝났지만 오늘까지 핑야오에 있으니 공식적으론 오늘 오전까지이다. 아침 10시5분 기차로 시안으로 넘어간다. 어제 저녁 혼자 객잔에 손님이 모두 자리를 뜨고 혼자 남은 테이블에서 작별인사를 하고 마무리했다. 객잔 직원들은 테이블에서 키보드를 펴고 무언가 열심히 적고 또 놀고 있는 나를 위해 12시 넘어서까지 전등을 켜주었다. 내가 들어가고 나 서 바로 모든 내당 전등이 소등했으니 나 때문이 맞을 것이다. 그런 작은 배려가 너무나 감사하다. 마지막까지 작은 성의를 보여준 핑야오에게 감사한다.


6시가 조금 넘어서 일어나 짐을 챙기기 시작한다. 짐을 챙기는 동안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휘가 일어난다. 휘에게 8시에는 출발하자고 말하고 씻고 머리도 드라이로 말린다. 휘도 모두 준비를 마친 시간이 7시 50분쯤이다. 10분간 조식을 먹고 체크아웃을하고 역으로 출발하면 될 것 같다.


조식은 우리가 먹을게 없다는 걸 잘알지만 1시 이후에 시안에 도착할테니 먹어두는게 좋을 것 같다. 간단히 해결을 하고 체크아웃을 하고 야진으로 걸었던 100원을 돌려 받는다. 이제 진짜 이별이다. 방은 다 둘러보았고 급하게 작별을하고 젠거름을 재촉한다. 표도 발권해야하고 1시간 전엔 기차역에 도착해야 안심이 된다. 택시를 타기로한다.


늘상 다니던길을 나두고 생소한 길로 나섰더니 길을 잃었다. 어라! 시간없는데 택시도 없다. 급하게 됐다. 다시 돌아서 큰길로 나선다.


반대편 택시에 손을 흔드니 유턴으로 마구잡이로 돌려 세운다. 말로는 시안고성역(고속열차역)을 알아듣지 못한다. 당황스럽다. 결국 네비게이션을켜고 나서야 알겠단다. 얼마냐 몸짓으로 물어보니 50원을 달란다. 미터기로 가자니 고장났단다. 그 수법 너무나 뻔한데 이번은 시간 때문에 내가 을이다. 30원에 가지고 우겨도 40원이하로는 안된단다. 어쩔수없이 40원에 가기로 한다.


바가지 쓰는것 같아 빈정 상했는데 이 친구 대단히 유쾌하다. 뭐가 그리 좋은지 - 아침부터 봉잡아서 겠지만, 싱글벙글 담배까지 권한다. 난 전자담배로 변경했는데... 안핀다고하니 중국담배 좋다면 한 대 피란다. 휘에게도 권한다. 이것참... 결국 안핀다며 사양한다. 그런데 달리다 보니 생각보다 멀다. 한국 같으면 8,000원 잘나오겠다. 결국 한국 택시비라 생각하고 기분좋게 주고 기분좋게 헤어진다.



시안역에 도착해 발권을 하고 나오니, 어라 지난 핑야오에 도착했을 때 만난 프랑스 가족도 오늘 떠나는지 역에서 만난다. 내가 반갑게 손을 흔드니 프랑스 남자가 뛰어와 반갑게 악수하고 휘와도 악수한다. 우리와 베이징에서 부터 일정이 완전히 동일하다. 시안에 간단다. 나는 어제 면산에 다녀왔다니 자기도 가고 싶은데 아들도 배앓이를하고 이번엔 못갔다고 한다. 너무 좋았다고 담에 가보라고 권해준다. 물론 내 짦은 영어로 어색한 문장이지만... 이 친구 서양인들 특징인 한 번 물면 안놓는, 말하기 좋아하는 친구이다. 자신은 시안에서 상하이로 넘어간다고 한다. 나는 시안, 뤄양, 취푸, 칭다오라고 말해준다. 총 23일 일정이라고하니 자신도 23일 휴가라고 한다. 이 가족 우리랑 인연이다. 자신은 학교 역사 교사라고 한다. 내 직업도 물어 알려준다. 아들을 불러 네 명이서 이야기를 한다. 아들은 2주후 16세라고 하는데 아버지는 190은 넘게 큰데 아들은 휘와 비슷한 키다. 휘나 그 16세 아들이나 마리 없다. 아~ 호르몬이여~ 그렇게 옆앞에서 수다를 떨다 자연스럽게 역사로 들어가 헤어진다. 시안역에서 나와 지하철 앞까지 같은 동선이었는데 어느 순간 사라졌다. 정말 인연이면 다시 만나겠지...



중국의 고속기차는 참 좋다 2등석임에도 충분히 깨끗하고 편안하다. 제일 앞자리에 앉아 다리 뻗을 공간도 충분했다. 3시간을 넘게 달려 시안에 도착한다.


시안에 내려서 가장 먼저든 생각은 너무 덥다. 기차에서 내릴때 36도라고 나왔는데 그 이상이다. 어지껏 중국은 그늘에서는 시원했는데 완벽한 내륙이어서 그런지 숨이 탁막힌다. 체감 40도 이상이다. 베이징과 동일한 시스템의 전철을 타기 위해 시안북부역으로 이동한다. 기차역사와 동일한 건물에 있어서 쉽다. 하지만 이슬람문화권의 영향이 있는, 서역의 소수민족과 접해있는 시안이어서 인지 보안이 좀 더 철저하다. 결국 아들이 핑야오에서 신나게 구입했던 너클을 검색대에서 걸려 뺏기고만다. 한국인이라고 애가 산거라고 한 번만 봐달라고 하는데도 공안 여경이 더 미안해 하면서 두이부치라고 한다. 어쩔 수 없다. 그냥 주고 돌아온다. 휘가 분개했음은 물론이다. 나도 살짝 부하나 났지만 생각해 보니 본인의 임무를 충실히한 공안 여직원이 뭔 죄란 말인가? 테러로 불특정 다수를 공격하는 행위에야 말로 분개해야 한다. 그들의 주장이 옳든 그르든 불특정 다수가 공격이 대상일 수는 없는 일이다.


예약한 Z-MON 시안 호텔을 찾기위해 길을 나선다. 너무 더워서 배낭을 메고 움직이는 것은 너무 힘들다. 그렇게 더운데 길까지 잘못들어 3키로는 손해를 봤다. 전철역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는데 너무 오래 간다 싶어서 길가에 정복을 입은 사람에게 물었는데 아직도 한참 더가라는 것이 아닌가 이건 아니다 싶어 가던길을 멈추고 택시를 타기로 한다. 택시기사 50원을 부른다. 미친것 같다. GPS가 드디어 들어와서 확인하니 지하철과 가깝고 우리는 반대 방향이다. 도데체 더가라는 그자는 뭔가? 중국인은 자신이 모르면 모른다고 안하고 아는척을 해서 사람을 골탕먹인다. 지난번 베이징도 초반 잘못 알려준 정보로 큰 고생을 하지 않았나. GPS를 쫒아 다시 역으로 돌아와 반대편으로 걸어 쉽게 호텔을 찾는다.



여기 호텔 직원도 역시나 영어를 한마디도 못한다. 그리고 역시나 Passport를 모른다. 눈치로 찾아서 보여줘야 한다. 호텔비는 카드로 결재하고 야진은 현금으로 100원을 건다. 나중에 카드 취소하고 다시 결재하고 번거롭다. 호텔비는 카드로 하고 이상 없으면 야진은 현금으로 돌려받으면 서로 편하다. 물론 이러한 일련의 소통들은 충분한 마임을 통해 가능했다.



방으로 올라가 보니 깨끗하고 좋은데 청소가 안되어있다. 프론트로 내려가 짐을 맡기고 청소를 부탁한다. 우리는 밥을 먹고 오겠다고 밥먹는 시늉을 한다.


호텔 바로 옆에 있는 깨끗해 보이는 식당에 들어간다. 메뉴판을 한참보다가 결국 볶음밥 두 개와 너무 덥고 땀을 흘려 맥주 한 병을 주문한다. 밥은 오이를 넣고 볶았는데 의외로 아주 맛있다. 아들과 깨끗이 먹고 계산을하니 볶음밥이 10원에 맥주가 7원, 총 29원을 받는다. 차도 한 주전자 주었는데, 정말 싸고 맛있어서 휘에게 이렇게 먹으면 우리 돈 남겠다고 너스레를 떨어본다. 호텔로 돌아오니 깨끗이 방이 정돈되어 있다.


일기를 조금씩 틈나는데로 자주 써야 당시의 상황과 생각을 적을 수 있는데 밤 12시에나 몰아서 정리하니 사건 나열밖에 되지 않아 아쉽다. 또한 당시의 생각이 아니라 의무감에 적는 생각이 결핍된 글이되는 것 같다. 혼자 여행하면 시간과 생각도 많아져서 잘적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무튼 호텔에서 7시 가까이까지 있다가 저녁을 먹으로 나가니 그때까지도 열기에 화끈거린다. 에어컨 없으면 시안에서는 버틸 수 가 없다.



종루와 시루에 나가서 시안 사람들을 좀 관찰하고 투어리스트 센터에 들러서 에어컨 바람을 좀 훔치고 간단한 지도와 명소가 한글로 적힌 팜플랫을 얻어온다. 혹여 중국인으로 생각할까봐 영어로 질문을하는 센스를 보여 관광객임을 표현한다. 종루와 시루는 중심가 답게 북적인다. 나중에 다시와서 찬찬히 둘러봐야 겠다.



어제 발마사지를 받아서 인지 더워서 더위를 먹었는지 휘가 발이 아프다고 해서 빨리 회족거리로 옮겨 사람이 많은 맛있을 것 같은 꼬치집에 들어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들고 다니는 꼬치를 잔뜩사고 회족이 식사로 하는 빵을 두 개 사서 꼬치와 환타와 같이 먹는다. 회족은 술을 금기시하기 때문에 맥주 대신 환타로 배를 채운다. 다 먹고 꼬치가 남아 싸달라고 부탁하고 계산을 하니 95원이다. 생각보다 많이 먹었다. 아무 생각없이 꼬치를 계속달라고한 잘못이다. 어쨌든 시안의 첫날을 잘보냈다. 아들과 새로운 것도 자꾸 찾고 먹으려고하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하는, 여행의 맛이 점점 깊어지고 숙성되어 맛이 좋아진다.


돌아오는 길에 호두 30원어치와 포도 큰거 한 송이를 5원에 구입한다. 글을 쓰면서 호두를 까먹는데, 너무라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지만 정말 너무 맛있다. 어려서 먹던 그 호두 맛이다. 볶지 않은 과일 호두를 먹는 아삭이는 식감과 신선한 맛! 늘 껍질이 벗겨져 볶은 호두가 아니라 생호두를 껍질을 까먹으니 정말 맛나다. 지나치게 많이 샀다고 생각했는데 얼른 먹고 한 번 더 사먹어야 겠다.

내일은 병마용에 다녀올 생각이다. 주변 진시황릉이나 화청지는 패스하고 병마용만 다녀올 생각이라 새벽같이 출발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주말인 아닌 평일에 다녀와서 그나마 사람이 덜많겠지...물론 중국이니 매우 많겠지만.
Posted by 휘슬호
:





오늘은 면산에 가기로 기차 예약을 한 상태이다. 9시 18분 기차이니 걸어가는 시간을 감안해 7시반쯤에 출발하기로 하였다. 6시 반쯤 일어나 씻고 조식은 과일만 먹기로 한다. 어제 먹은 소주에 맥주 때문인지 아니면 그 동안 너무 걸어서 몸이 혹사되서인지 몸이 개운치 않다. 수박과 배, 기본으로 주는 삶은 계란과 미음맛이 조금 나는 죽을 먹는다.





모든 준비를 끝내고 조식을 마치고 바로 걷기 시작한다. 아침의 중국인은 여전히 번잡스럽나다. 이제 이 객잔의 외국인은 우리 부자뿐인 듯 싶다. 어제 걸은데로 서문을 향해 걷는다. 어제 맛본 떡볶이 집도 지나치고 부지런히 걸어서 역에 도착하니 8시가 조금 지나있다.







너무 부지런을 떨었다. 늦는 것 보단 나으니... 아들과 아침부터 농담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휘의 모습이 조금은 학교생활 할 때의 모습과는 다르게 밝아지고 대화량이 많아졌다. 긍정적이고 반갑다. 역시 사람은 자꾸 부딪쳐야 되는 것이다. 모든 인간 관계가 이렇듯 자주 보고 자꾸 싸워야 긍정적으로 변하는 듯 싶다.







중국의 고속열차가 아닌 일반 열차는 정말 번잡스럽고 시골스럽기 짝이 없다. 마치 예전 영화 중 닭이 날라다니고 담배 피고 술마시던 열차의 모습같다. 실제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휘 옆사람이 낮은채로 담배를 폈다고 한다. 휘와 떨어져 앉아 있었다. 열차에 탑승하니 버젓히 우리 자리에 다른 사람들이 앉아있다. 내 자리 옆에 서서 비키라는 무언의 눈짓과 표정을 짓는다. 그래도 남의 자리를 차지해서인지, 눈치를 보며 자리에서 일어나 준다. 하지만 내 자리인 창가자리는 내 주지않는다. 어차피 한 정거장만 갈 것이니 서서가도 되긴하다. 기차는 정확한 시간에 출발한다. 중국은 다른 것은 모두 조금씩 틀에서 어긋나 있는데 기차 시간 만큼은 정확하다.




개슈역에 내려서 면산가는 버스 탑승장을 찾아 거리를 약간 헤멘다. 한참을 걷다 길을 잘못든 것 같아 주변에 물어보니 역시나 잘못됐다. 다행이 면산가는 버스 사진을 인터넷에서 캡쳐해 갔더니 물어보기 편하다. 시간은 10시가 넘어간다. 인터넷 정보와는 다르게 면산가는 버스는 버스터미널에서 수시로 있다. 그리고 버스 터미널은 개슈역 왼쪽에 100m 옆에 있다.




아침이 부실하고 면산에 가면 식사가 번거로울 것 같아 중국식 햄버거 패스트푸드점으로 간다. 역 바로 옆에 있는... 패스트푸드점 이름은 DICOS, KFC와 비슷한 메뉴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치킨버거 세트를 주문하는데 역시나 못알아 들어서 메뉴를 달라고 해서 짚어준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KFC에 비해 좋다. 두 세트에 36원에 먹는다. 기분 좋게 치킨버거를 먹고 터미널로 가서 면산이라고 적혀있는 버스에 올라 기사에게 '멘산?'이라고 물으니 맞다고 긍정의 표현을 한다. 버스비는 인당 5원, 면산 티케팅 부스 앞이 종점이다. 대략 20~30분에 한 대씩 운행하는 듯 싶다.







버스는 11시 정각에 출발하고 약 30분을 달린다. 달리는 와중 여러 토굴과 토굴에 문을 세운 토굴집들이 많이 보인다. 이쪽은 석회와 석탄의 재질인 토양으로 보인다. 얼핏 듣기로 이곳에 석탄이 많이 난다고 들은 것 같다. 역시나 공기도 좋지 않고 도로 주변은 흙먼지가 날린다. 도로에는 큰 덤프 차량들이 많이 왕래한다.



면산에 도착하여 거대하고 그럴듯하게 지은 매표소로 들어간다. 여름 방학 성수기여서 사람이 매우 많을 것이라 생각하고 오늘도 줄 좀 서겠구나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사람이 없다. 놀랍게도 티켓팅 창구가 비어서 바로 티켓을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휘의 국제 학생증이 통과를 못한다. 베이징의 천단공원처럼 중국학생만 할인을 적용한단다. 국제학생증도 공인된 것이라고 따져 물어도 요지 부동이다. 어쩔 수 없다. 인당 150원을 지불한다. 왜 150원인지는 모르겠다. 여러 단계가 적혀있는 요금표였는데 제일 비싼 1Day 프리 티켓이다. 그럼 300원만 받아야 하는데 50원을 더 받아 350원을 지불한다. 50원은 뭐하는 돈인지 아직 모르겠다. 카드 패스를 주기에 어디 들어가거나 버스 탈때마다 카드를 태그하는 줄 알았는데 들어갈 때를 제외하고 한 번도 쓰지 않았다. 그럼 110원짜리나 90원짜리를 구매하는 것과 무슨 차이인가? 버스 탈 때 조차 그냥 무임승차인데...


아무튼 대기하는 버스를 바로 타고 면산으로 고갯길을 오른다. 아슬아슬하다. 버스도 신형이고 주위 표지판도 모두 한글로 안내가 되어있다. 국가 5A를 받은 최고급 관광구여서 그런지 시절들이 모두 훌륭하고 동선도 훌륭하다. 관광객 받을 줄아는 설계와 시스템이다. 이런 기획과 시스템이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만족도를 높여주는 것 같다. 가격이 싸기만하다고 훌륭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면산이 보여준다. 면산 내부 버스로 갈아타고 오른다. 면산내 버스 정류장이 7, 8 정류장은 되는 듯 싶다.


각 정류장마다 관광지가 있으니 얼마나 큰지 짐작이 가능하리라... 물론 버스는 모두 공짜이고, 우리는 처음엔 마지막 정류장에서 내려 계곡을 즐기고, 각 정류장 마다 되짚어 오면서 볼만하다 싶으면 내린다. 총 5번 버스를 내리고 다시 탄 것 같다.




각각의 관광지는 모두 특색이 있고 불교와 도교, 유교 그리고 역사적 가치가 있는 장소들이 줄지어 있다. 이번 중국여행에서 가장 잘한 관광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계곡을 따라 걷는 곳은 꼭 올라가 보고 싶었지만 그전 정류장에서 다리가 부러진 것인지 여자 한명이 업혀 내려와서 버스에 널부러지는 것을 보고는 절대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끄러져 다리라도 다치면 이번 여행은 끝이기 때문이다. 결국 내려오는 사람이 많아 대기도 해야 했지만 위험해 보이는 계곡내 위험길은 포기하기로했다. 무엇보다 안전이 제일이다.



공중에 뜬 길인 잔도를 걷는 것은 휘가 너무나 무서워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것 같다. 온몸과 발에 힘이들어가서 다시는 걷고 싶지 않다고 해서 나의 놀림이 된다. 아침길에 들은 '옴마니반메홈' 음이 오늘 입속에서 계속 맴돌았는데 토굴 사당에 우리만 있게되서 우리는 '옴메니반메홈'을 노래하며 사당에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다.



나중에 사당을 나와 한글 설명을 읽으니 장량과 공명을 모시는 곳이었다. 부처와 관계가 있는 사당이 아님에도 우리는 토굴내 울림이 멋들어져 '옴마니반메홈'을 노래했으니 아이러니하다.






대리궁에서는 인터넷에서 읽은대로 호텔로 들어가서 투숙객인양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랐다. 10층에 내리니 프론트가 또 있어서 뜨끔했지만 휘의 유창한 영어 덕분에 직원들에게 우리는 외국 관광객임을 보여 줌으로써 눈치 보기를 조금은 면 할 수 있었다. 사람은 참 마음 먹기에 다른게 이런한 사소한 것에도 외국인임이 갖는 시선의 자유로움이 있다.




아마도 중국 일반 관광객이었으면 공짜 엘리베이터에 뜨끔했을 것이다. 역시나 정상에 쉽게 오르니 다른 중국 관광객들은 정상에 퍼져있다. 올라오는 길이 가팔아 보이긴하다. 우리는 편안하게 수초만에 올라왔으니 그들보다 팔팔하다.







아들과 4시간 투어를 하기로 했는데 시간을 귀신같이 맞췄다. 우리는 4시에 출발하는 개슈행 버스를 타고 돌아올 수 있었다. 6시 13분 출발 기차이니 2시간 정도 여유가 있다. 시원한 백화점에 들어갔다가 배도 조금 고프기도해서 오전에 같던 DISCO에 또 간다. 역시나 치킨버거 세트를 주문한다. 이번엔 휘에게 주문을 시킨다. 주문한 음식을 느긋하게 먹고 휴대용 Bottle과 함께주는 콜라 이벤트를 구입하여 49.7원을 지불한다. 그동안 500mml 물을 구입하여 먹고 리필했는데 Bottle이 있으니 휴대나 물 담기가 편하겠다. 나중에 거추장 스러우면 버리고 가도 되니까...


매장내 아르바이트 여학생들이 자꾸 휘를 힐끔거린다. 이 친구들 외국인이 오니 신기한가보다라고 짐작한다. 휘와 시원한 매장에서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5시30분에 기차역으로 나선다. 기차역 계단쯤 왔을 때 매장 유니폼을 입은 여학생 한 명이 뛰어와서 우리를 잡는다. 휘가 무언가 두고 온 것인가? 휘가 맨 카메라 가방에 돈이 많이 들었는데? 카메라 가방은 잘매고 있다. 휘 뒷주머니의 지갑을 두고 왔나? 지갑에 20만원 정도를 넣어놨는데... 그것도 아니였다.







여학생이 친구하고 싶단다, 휘하고... 전화번호 좀 달라고 한다. 헉! 휘가 번호따이는 고백의 현장을 아비로써 목격하게 된 것이다. 휘가 학교에서 여학생들에게 많은 고백을 받았다고 들었는데 그 때마다 내가 놀렸더니 더 이상 나에게 그런 말을 하지 않았었다. 이 녀석 이 또래 남자 애들이 그렇듯 여자에게 관심이 조금도 없다. 나는 늘 휘에게 '남자고 여자고 친구를 많아 사귀어라, 애인으로 사귀라는 말이 아니고 친구로 연락하고 지내면 너의 인간관계나 사람을 특히 이성을 대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고 말해 왔는데 국제적으로 고백을 받으니 당황스럽다. 한국인이라고 말해도 이 여자친구 막무가네다. 하긴 유니폼을 입고 뛰어 쫒아올 정도이니 마음가짐이 오죽했으랴... 우리가 중국내 사는 외국인으로 생각했나보다. 한국인이라고, 한국 전화번호 뿐이라고 했는데고 알려달란다. 대단한 각오이다. 페이스북 주소를 알려주라고 했는데 결국 휘는 한국 핸드폰 번호를 적어주었단다. 이름도 적어주지 않고 번호만 딸랑. 전화 받아봐야 말도 통하지 않을 터인데 어찌하려고... 여학생이 갑자기 불쌍해진다 TT; 메일 주소라도 적어주지 그랬냐고 물었더니 깜빡했다고 한다. 페이스북 주소는 최근에 바꿔서 기억을 못한단다... 무심한 놈. 오는 기차에서 두고두고 놀림을 당한다. 결국 오늘 이 시간까지 연락은 오지 않았다. 여학생은 이름도 모르고 말도 통하지 않는데 어이할꼬... 그래도 번호 받아서 함박 웃음을 지으며 '안녕'이라고 서툰 한국말을 하는 여학생, 이런놈을...불쌍하다.

이번 역시 자리를 비켜주지 않는 중국인과의 기싸움에 이겨 내자리에 앉아서 왔다. 저녁은 건너 뛰기로 하고 칼이 없어 다른 과일은 못사고 크고 맛나보이는 복숭아 4개를 사서 돌아온다. 아저씨가 덤으로 하나를 더 줘서 5개에 9원을 줬다. 하나에 우리돈으로 330원 쯤하는 것 같다. 와서 먹어보니 꿀맛이다. 과일이 정말 신선하고 싸다. 많이 사먹어야 겠다.




숙소로 돌아와 발마사지를 받자고 휘를 꼬신다. 휘는 나가기 싫다고 그냥 누워있는게 편하다는데 끌고 나간다. 매장밖 알림판에는 기본 발마사지 30원 어깨까지 포함 45원이라고 적어놓고 막상 들어가니 발마사지 45원 어깨 포함은 58원을 부른다. 비싸다고 간다고 하자 둘이 어깨 포함 100원에 합의 본다. 둘이 60분 18,000 정도면 싸다. 나는 덩치가 있어서 남자가하고 휘는 아줌마가 해준다. 시원하기 보다는 아프다. 어쨌든 발마시지까지 받으니 몸이 노곤한게 기분 좋은 상태이다. 오늘은 술은 먹지 않기로 한다. 이 노곤함이 좋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웃으며 떠들며 먹는 술자리가 파하길 기다려 10시 30분쯤 기분 좋게 내 전용 자리로 나와 글을 쓴다. 내일은 핑야오 마지막날이다. 내일 오전 10시경 고속 열차로 시안/장안으로 떠난다. 내일도 기차를 4시간쯤 탈듯 싶다.


핑야오는 관광보다는 도시를 둘러보고 사람사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늘 관광객이 북적이지만 핑야오 사람들은 아직 때도 덜 뭍고 친절하고 아름답다. 언젠가 이 곳도 많이 변해 있을 것이다. 지금도 가라오케를 틀고 가수들이 밖까지 큰소리가 들리게 노래를 하는 주점이 여러개 있다. 그리고 새롭게 짓고 있는 전통 가옥들도 여기저기 공사중이다. 핑야오는 느긋하게 시쳇말로 좀비처럼 즐기면서 다니는 맛이 있다. 저녁 거리를 걷는, 어깨쯤 부딪쳐도 전혀 불쾌하지 않은 편안한 도시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자 그럼 내일 오전 떠나기까지 이런 좋은 기억으로 남길 기대해 본다.

Posted by 휘슬호
:


오늘은 여유가 많다. 특별한 일정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은 느긋하게 핑야오 고성안을 좀비처럼 어슬렁거리면 된다. 모처럼 7시 넘어서까지 잠을 잔다.




숙박에 조식도 포함되어 있기에 천천히 밥을 먹으러 움직인다. 부페식이다. 그런데 먹을게 없다. 무릇 조식이라면 토스트, 계란후라이, 커피면 충분하거늘... 중국식이다. 이름 모를 그리고 맛모를 음식들의 향연이다. 조심씩 접시에 담아본다. 입맛에 맞는 것이 드물다. 그나마 볶음밥도 엉망이다. 그냥 밥을 볶았다는데 중점을 둔 기름밥이다. 그나마 수박과 배는 조금 먹을만한다. 계란도 삶은 계란을 준다. 퍽퍽하다. 하지만 공짜라는데 의의를 둔다. 언제부터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꽤나 짠돌이가 된 기분이다.




아침을 먹고 샤워를 한다. 정말 느릿느릿 좀비 처럼 고성안을 헤멘다. 우리는 고성안을 둘러볼 수 있는 135원짜리 투어리스트 패스를 구입하지 않았다. 인터넷으로 알아본 결과 볼만한 것이 - 그 돈을 주고 - 없다. 오래전 상인의 생가나 표국 등을 돈내고, 더구나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북적이는 곳을 여기까지와서 줄서서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밖에서 보는 것 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북문에서 남문으로 동문으로 느릿느릿 정성껏 둘러본다. 한 블럭만 둘러봐도 점방에서 파는 상품들은 동일하다. 모자 종류나 수량, 기념품, 그림, 간장 모두 동일하다. 어제부터 보니 조금쯤 지루하다. 아들은 여러 소품들 중에 손가락에 끼워 싸울 수 있는 너클에 관심을 보여서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하나 사주겠다고 했다. 눈에 불을 켜고 찾는다. 사실 어른들 눈에는 정말 쓸모없는 물건이다. 결국 15원에 하나 구입한다. 하루 종일 손가락에 끼고 놀고 있다.













10시 반쯤 둘러보기가 끝났다. 햇볓도 따가와 이만하면 됐다. 오후에 또 둘러보기로하고 숙소로 철수한다. 이 숙소 처음엔 독일인 가족이 있더니 이제는 완전히 중국 관광객들만 남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끊임없이 시끄럽다. 그나마 방에 있으면 괜찮다. 어제부터 말썽이던 인터넷과 티비가 해결된다. 오전에 빨리 글을 티스토리에 올린다.







1시가 조금 넘어 휘와 나와서 좀비 모드로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돌아다닌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음식 그림중에 두부와 갈비를 끓인 갈비탕처럼 보이는 음식이 보인다. 이 식당으로 낙점이다. 휘는 전에 먹은 탕수육 비슷한 음식을 시켜준다고 시켰는데 전혀 다른 음식이 나온다., 마늘쫑과 돼지고기와 양파를 볶은 음식인데 나름 맛이 좋다. 그리고 두부와 갈비를 끓인 음식과 맥주를 시킨다. 도합 92원쯤한다. 두부갈비탕도 입맛에 맞다. 오늘 점심도 성공이다. 휘와 맛나게 점심을 먹고 다시 숙소로 컴백한다.

낮잠을 살짝잔다. 자고 일어났더니 휘도 자고 있다. 휘가 자는 틈에 내일 면산에 가기 위해 교통편을 알아본다. 핑야오역에서 20분이면 개휴/제슈역에 갈 수 있고 제슈역에서 버스를 타면 면산에 간다고 한다. 오후에 핑야오역에 걸어가 기차표를 예약해야겠다. 잘할수 있겠지... 일단 말이 통하지 않을 터이니 종이에 날짜와 제슈역을 한자로 적고 씨트립으로 확인한 열차번호를 적는다. 그리고 장수를 적는다. 돌아오는 편도 동일하게 종이에 적고 주머니에 넣어 놓는다. 이러면 표를 살 수 있겠지...













5시30분경 휘와 핑야오역을 찾아 걷는다. 인터넷에는 핑야오 북역으로 가서 왼쪽으로 가면 금방이라고해서 걸어가는데 금방이 아니다. 혹시 길을 잘못들었나 싶어 공원에 인상쓰며 혼자놀이하고 있는 중국 청년에게 화쿼찬을 외친다. 화쿼찬이 중국말로 기차역이라고 알고있었는데 이 친구 전혀 못알아듣는다.







급기야 나는 마임을 시작한다. '칙칙폭폭' 의성어와 마임까지 보탰음에도 이 친구 갑자기 'What 's your name?'을 시전한다. 이것은 왠 뜬금포란 말인가. 갑자기 나의 마임은 의미없는 몸짓이요 헛짓거리가 되고 말았다. 이 친구가 알고 있는 유일한 영어 문장이었던 것 같다. 이런 뷰~ㅇ, 아니 그냥 됐다고하고 나의 길을 간다. 아마도 이 친구는 친구들에게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했다며 무용담을 펼치리라 생각한다. 물론 살을 붙여서... 그 살에는 나의 '칙칙폭폭'은 없길 간절히 기원해 본다.










어쨌든 조금 더 걸어 기차역에 도착했다. 고속역이 아니기에 역도 작고 표를 구입하는 줄도 짧다. 여권과 미리 한자로 작성한 나의 쪽지를 긴장한 손아귀에 꼭 쥐어본다. 내 차례가되서 여권과 쪽지를 수줍게 내민다. 역무원은 쪽지를 보고 아주 쉽게 예매를 시작한다. 기차표를 구입하는데 왜 내 여권번호와 기차표에 내 이름을 인쇄해주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름이 살포시 인쇄된 기차표 4장을 받는다.




내 덕분에 내 뒤 대기자는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나는 혼자서 기차표를 예매했다는 뿌듯함에 휘에게 5원짜리 음료수를 쏜다.

북문은 걸어오는데 멀었다. 분명 더 가까운 문이 있을 것 같아 방향을 어림잡아 다른 곳으로 걸어본다. 시내 중심으로 걷는데 고성과 달리 시내는 일단 중국과 큰 차이가 없다. 결과적으로 핑야오 서문이 더 가깝다. 시내 중심쯤에 갑자기 한글이 보인다. 떡볶이 전골이라니...한국인이 운영하는 분식점인가? 먹고 싶다. 휘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곳이 아니라고 말한다. 왜냐고 물으니 메인 간판의 글자를 제외하면 말도 않되는 한글이 적혀있다. 말그대로 한글을 모르는 중국인을 상대로 사기치는 곳이다. 그래도 우리 한국인이 한 번 방문해 주면 저집 주인은 가문의 영광이 아닐까 싶다는 뻘생각을 하며 떡볶이집으로 발을 향한다.




정말로 중국인이 운영하는 떡볶이집이다. 더구나 한국인은 처음 방문이다. 갑자기 주인과 모든 종업원들이 긴장을 시작하고 분주해진다. 메뉴판 제일위에 19원이라고 적힌 것이 떡볶이인것 같다. 이것을 두 개 주문하니 소주를 두 병가지고 온다. 이런! 소주는 좋지만 깡소주를 먹을 순 없잖아~ 어떻게 주문하는 것인가? 주인에게 물으니 모든 종업원이 출동했다. 말이 안통한다. 내생에 가장 어려운 떡볶이 주문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입장하면 부페식으로 인당 58원이다.




재료는 내맘대로 골라서 부르스타에 끓여먹으면 된다. 비싸다. 그런데 재료가 신기하고 신선하다. 야채, 오뎅, 치즈떡, 김치, 단무지, 해물, 쏘세지, 고기 등등 그릇에 담아서 주면 고추장을 넣어서 사리까지 선택하면 끓여 먹으면 된다.




맛은? 두둥~ 훌륭하다. 정말이다. 신당동 떡볶이 못지않다. 사실 떡볶이는 기본 양념만 되면 재료가 푸짐할 수 록 맛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더구나 일주일만에 보는 김치는 너무나 맛나다. 정말 김치없으면 못살겠다. 마지막에 새우와 오징어까지 넣어서 맛나게 먹고 소주도 한 병 먹는다. 주인은 번역기를 가져와 끊임없이 뭍는데 문장으로 물으면 번역기 수준이 엉망이라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다. 나는 대답은 단답으로 간단한 단어로만 해준다. 그러면 제대로 번역되는 듯 싶다. 이 양반 번역기만 믿고 간판을 제작했다가 한국인들이 비웃고 넘어갈 간판이 됐다는 것을 알까... 주인이 꽤나 한국빠인 것 같다. 가계안은 온통 한글과 한국 음악, 런닝맨을 틀어 놓았다. 맛있다는 뜻으로 '호'와 엄치를 치켜주니 주인 얼굴에 함박웃음이다. 가게를 나설 때 모든 종업원의 인사를 받으며 기분 좋게 나온다.









숙소로 돌아와 혼자 핑야오 밤거리를 조금 걷다가 들어와 휘는 샤워를 하고 나는 맥주를 한 캔들고 객잔 마당 테이블에 앉아 이글을 쓴다. 내일은 한 달전 어머니께서 다녀오시고 극찬을 하셨던 면산에 간다. 원래 일정은 아니였지만 갈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Posted by 휘슬호
:
모처럼 6시간 이상 잠을 잤다. 거의 7시간을 잤으니 충분하다. 오늘은 핑야오로 이동을 해야 한다. 사실 이번 중국여행 일정중 가장 기대가 되는 곳이기도 한다. 번잡하지 않고 - 물론 요즘 많이 알려져 관광객이 많다고 한다. - 고스런히 중국풍의 가옥과 성안의 생활상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한다. 그런 고성에서 3박 4일 묵으며 저녁에 조용히 맥주 한 잔 하고 싶다. 그래서 핑야오의 숙소도 중국 전통식 객잔의 모습을 간진한 곳으로 예약해 놓았다. 10시 33분 출발 기차이니 적당히 텐션 조절하며 준비하면 될 것이다.




오늘은 아들이 먼저 일어나 스마트폰을 뒤적거리고 있다. 어제 9시쯤 잠들었으니 충분히 잤겠지...어제 세탁한 옷가지 들이 모두 말라있다. 휘는 어제 옷을 말리느라고 켜두었던 에어컨에 목이 잠겨있다. 따뜻한 물로 샤워하라고 시키고 나는 짐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한국에서 가져온 짐들이 옷가지와 몇 가지 전자제품, 그리고 소품이어서 줄어들 것이 없다. 가방을 모두 정리하니 처음 한국에서 올 때보다 무겁게 느껴진다. 별로 무게가 늘어난건 없는데 아마도 마음 가짐이 변해서 짐의 무게도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거겠지...

휘에게 아침은 컵라면으로 먹자고 제안하고 호텔앞 구멍가게에서 사오라고 시켰다. 먹어보지 않은 것으로 먹자고 했더니 특이한 라면 두 종을 사왔다. 둘다 맛이 없지도 있지도 않은 특별 할 것 없는 중국식 컵라면 맛이었다. 아들에게 방을 살짝 정리하도록 주의를 주었다. 아무리 청소 하는 사람이 다시 정리를 하더라도 사람의 마음 가짐이 어떻게 작용하고 필요한 것인지 설교를 좀 했는데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모르겠다. 중학생 이니까...



호텔로비로 내려와서 체크아웃을 부탁하자 체크아웃을 못알아듣는다. 여기 호텔 직원은 진짜 뭐지?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방키를 주자 정산을 시작한다. 처음 예약 금액은 744원이었는데 체크인시 900원을 카드 결재했다. 156원이 야진(보증금, Deposit)인 것이다. 900원을 결재 취소하고 744원으로 새롭게 결재를 했다. 내가 새로 만들어온 우리은행 은련카드는 결재 후 승인 문자가 왜오지 않는지 모르겠다. 이 부분 때문에 어제 밤에 우리은행 앱으로 들어가 문의를 해놓은 상황이다. 중국에서 쓰고나서 문자확인이 꼭 필요한데 왜 누락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744원이 결재되었는지 900원은 승인 취소되었는지 인터넷이 되는 곳에서 앱으로 확인해야 한다. 프론트 직원에게 문의하자 구글 번역기를 돌리는지 화면을 보고 문장이 조금은 이상한 영어를 적어서 보여준다. 일단은 내가 원하는바 대로 된 것은 같은데 오늘 저녁 인터넷에 연결되면 확인해 봐야 겠다




이제는 정말 능숙해진 지하철을 타고 베이징서역으로 이동한다. 베이징서역은 7호선의 종착역이다. 베이징서역에 도착하여 기차역으로 이동한다.







중국은 국내를 이동하는데도 케리어들이 무척 크고 무거워보인다. 땅이 넓으니 거의 해외 여행 수준의 짐들을 가지고 있다. 다들 비닐봉지 하나 가득 먹을 것들을 가지고 있어서 우리 부자도 라면이나 음료, 빵 등을 사가지고 타야할 것 같다.







칭다오에서 기차표를 미리 발권했기 때문에 승강장으로 바로 이동한다. 승강장은 역시나 여권과 함께 표를 보여주고, 엑스레이를 통과한다. 그리고나면 수많은 사람과 소음을 느낄 수 있다. 이제는 이러한 광경이 없다면 생소하게 느껴질 것 같다.







역사안에는 각종 패스트푸드 점과 매점들이 즐비하다. 우리는 작은 매점에 들러 맥주 2캔과 물 2병, 빵 2개, 음료 1개를 구입한다. 총 42원 정도 소요됐다. 우리가 타고갈 열차는 G609 고속열차이다.




종착역은 영제인것 같다. 우리는 중간 핑야오역에서 내리면 된다. 도착 예정시간은 오후 2시 32분이다.  9번 플랫폼에 도착하니 출발까지 50분 정도가 남았다. 그런데 사람들은 벌써 줄을 서고 있다. 참 줄서기 좋아하는 민족인 듯 싶다. 그냥 앉아있다가 게이트가 열리면 타도되는데 줄을 선다. 우리 역시 앉을 자리가 없어서 줄을 선다TT; 출발 30분 전쯤 게이트가 열리고 우리를 태워갈 깔끔한 G609가 기다린다.







우리가 타고갈 좌석은 16번칸, 제일 마지막 칸이다. 발권도 4일전에 했는데 좌석 준 꼬라지보소! 아들과 나의 좌석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따로 앉게해놓았다. 참나! 일처리를 어떻게하면 이렇게할까? 중국 열차는 3,2좌석 배열을 가지고 있어서 왼쪽 3명 오른쪽 2명이 앉는 시스템이다.




우리는 왼쪽 끝, 오른쪽 끝에 배정을 받았다. 결국 오른쪽 창가자리 젊은 친구에게 자리를 바꾸어 줄 수 없겠냐고 물었다. 영어로 물어보니 이 친구 당황하더니 얼떨결에 자리를 바꾸어 준다. 분명 창가보다 많이 불편할텐데... 고마워서 고개를 꾸벅 숙여 답례한다. 누군가 배려를 하면 고마워 할 줄아는 것이 인간 아니겠는가! 음료수라고 하나 사줄까하다가 그건 오바인건 같아서 참는다.




기차에 타서 빵과 맥주를 한 캔 먹고 아들과 지난번에 보다만 영화를 마져보고 키보드를 펼치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 기차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몇 번의 정류장에 정차한다. 정차한 정류장 중에 타이위안역에 정차하였을 때 잠시 기차에서 내려서 전자담배를 한 모금한다. 작년 말부터 다시 시작한 전자담배는 지금까지 잘 이어오고 있다. 예전에 한 일년 반을 잘 피우다가 식구들이 외국에 나가기로하고 다시 시작한 담배는 작년 말부터 다시 전자담배로 바꾸었다. 무엇보다 깔끔하고 간편해서 좋다. 딱히 끊을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튼 타이위안에 도착하여 담배를 피는데 런닝만 입은 - 다 늘어난 - 중국 할아버지가 중국말로 관심을 보인다. 정말 하나도 알아듣기가 힘들다. 잘모른다고 영어로 이야기하고 주변을 살펴보니 백인 한명이 - 나와 나이가 비슷해보이는 - 담배를 피러 나온다.




5분여의 짬이다. 백인에게 말을 걸어본다. 혹시 핑야오에 가냐고 물어보니 그렇단다. 내 앞쪽에 앉아있고 와이프와 휘 또래의 애들과 여행하는 듯 싶어서 가족과 여행 중이야고 묻는다. 와이프 와 아들, 딸과 네식구가 여행중이란다. 베이징에서 구경하고 핑야오로 간다고 해서 나도 같다고 나 역시 아들과 여행중이라고 말한다. 중국인이냐고 뭍기에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한국 서울에서 왔냐고 자신이 군인이었을 때 한국을 왔었다고 말한다. 어디 사람이냐고 물으니 프랑스인이다. 말투를 보고 짐작했었다. 나보고 중국은 처음이냐고 뭍는 폼이 이 친구는 몇 번 왔던 모양이다. 좀 더 이야기 하고 싶지만 기차가 출발한다고 기적을 울려서 자리로 돌아간다.

휘에게 저 프랑스 남자 아이나 여자 아이는 네 또래 같은데 사귀라고 하니 싫다고 한다. 한국에 돌아온지 1년이 되가는 우리 아들은 영어로 무언가 이야기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듯 싶어서 다시 기차안에서 정신 교육에 들어간다. 심각한 만남을 하는 것고 아니고 잠시 스치는 간단한 만남에 질색은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신이시여...이 또래의 뇌에는 무슨 호르몬을 주입하고 계신 것입니까 ?




약 40분 후 기차는 핑야오역에 도착한다. 사실은 핑야오 고속열차역이다. 대부분의 중국역이 그렇듯 핑야오도 핑야오역과 핑야오 고속열차역이 있는 모양이다. 핑야오역은 고성 바로 옆에 있는데 고속역은 약 9km 떨어진 외곽에 있다, 물론 GPS로 확인한 바이다. 기차역에 내려서 허허벌판에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다. 잠시 주저하는데 저 멀리 프랑스 가족도 그러한 눈치이다.







휘와 나는 계단을 내려와 버스가 서있는 곳으로 가서 기사에게 '고성'이라고 한국말로 외쳐본다. 기사는 고개를 끄덕이고 버스비는 3원이다. 버스에 올라 이정표를보니 고성이 한자로 적혀있어 안심이다 버스로 대략 7정거장 정도이다. 휘에게 프랑스 가족에게 이 버스 타면 된다고 말해주라고 하는데도 이 녀석 우물 쭈물이다. 오~신이여! 4식구이니 혹시 택시를 탈까싶어 그만둔다. 9km면 4식구 택시나 버스나 요금은 비슷할 듯 싶다. 짐도 많던데... 버스에 우리가 타고 있는 것을 보고 프랑스 친구들이 버스로 오고 있다가 택시 삐끼에게 걸려 택시로 가는 듯 싶다. 아무튼 버스는 출발을했고 버스 기사는 대단히 신경질 적이고 난폭하며, 크락션을 사랑한다. 대중교통업을하는 나로서는 이런 기사라면 당장 보직해임감이다. 엉장진창으로 운전을 하며 더구나 관광객이라고는 나와 아들뿐인데 고성앞에서 말도 없이 내려주지 않고 지 갈길을 간다. 젠장할  Nom이다. 아무래도 지나친 것 같아서 옆에 대학생으로 보이는 아가씨에게 물으니 이런! 정말 영어라고는 전혀모른다. 그런데 물어볼 사람이 이 아가씨 뿐이다. 도와주려고는 하는데 정말 손짓발짓을 해가며 알아낸 내용이 우리가 정류장을 이미 5정거장이나 지나쳤다는 것이다. 젠장할~ 휘와 내려서 택시를 타기로하고 내렸다. 내렸더니 삐기까 붙는다. 택시 삐기라 생각하고 따라갔더니 전기차 기사를 부른다.







아마도 고성안에는 화석연료 엔진을 사용하는 도구는 움직일 수없기 때문이리라 짐작한다. 맨처음 호텔 팜플릿을 흔들기에 필요없다고 했는데 알고보니 우리가 원하는 호텔 쪽으로 데려다 주려는 모양이다. 나는 눈치 빠르게 호텔 약도가 적힌 쪽지를 보여준다. 알았다고하고 30원을 부른다. 젠장할~ 나는 15원을 부르고 실갱이 끝에 15원에 가기로 합의한다. 중국은 일단 부르는 값의 반으로 치고 볼일이다. 물건을 살때 정가가 아닌것은 모든게 그랬다.




고성의 중간쯤에서 내려준다. 아마도 더 깊이는 이 차로도 들어갈 수 없는가 보다. GPS는 먹통에 여기가 어딘지 감도 안온다. 주변 상인에게 뭍는데 개가 짖냐라는 표정이다. 오늘 저녁 늦게 휘와 결정한 것이지만 정말 영어를 모르는구나 중국. 휘와 앞으로는 영어가 아니라 우리말로 뭍기로 했다. 같은 한자 문화권이니 차라리 얻어걸리는 것은 우리말이 나은 것 같다. 아무튼 거리의 주소를 보고 찾아갈 수 있었다. 문제는 호텔(객잔)을 찾아 갔는데 프론트가 없다. 식당안에 객잔이 있는데 프론트는 없다. 식당 종업원에게 이야기 했더니 여기가 예약한 객잔이 맞단다. 근데 프론트가 없다! 객잔안에 여기 저기 기웃거리다 객잔 주인인 듯한 사람에게 이야기 했는데 두이부치만 외친다. 투숙객 이었다. 아~ 답답하다. 옆에 독일말을하는 가족이 있어서 한참 얘기 중이지만 실례를 무릅쓰고 물어본다. 프론트를 물어보니 식당 데스크에 물어보란다. 식당이 프론트라고 친절히 말해준다. 그럼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식당 종업원들은 무엇을 한 것인가? 이야기를 하던지... 여기도 영어는 눈꼽만큼도 못한다. 갑자기 방을 보여주더니 계산기로 방 가격을 이야기한다. 어라! 난 예약하고 이미 방값도 지불했단 말이다! 못알아 듣는다. 또 못알아듣느다. 또또 못알아듣는다. 결국 주인과 전화로 이야기 하는 듯 싶더니 예약을 확인해 준다. 야진(보증금, Deposit)은 100원이고 조식은 포함이라 조식권을 3박용 6장을 준다.  방을 확인했는데 매우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깨끗하고 욕실도 훌륭하다. 완전 전통 중국식 객잔으로 젓가락으로 파리를 잡아야 어울릴것 같은 분위기이다.







일단 점심을 먹어야 겠기에 나와서 빈정상한 객잔 내의 식당 말고 다른 식당에 들어간다. 이 동네 특식인 도샥면과 만두를 시킨다. 맛이 훌륭하고 깔끔하다. 방에 들어와 뜨거운 해를 피해 낮잠을 한 시간 잔다. 달콤하다. 일어나 보니 7시다. 슬슬 휘와 밖으로 나온다.































저녁 무렵의 핑야오를 최대한 힘을 빼고 느릿느릿 걷는다. 사진도 몇 장 찍어본다. 도성벽 근처의 동네 주민들이 애용할 것 같은 식당에 들어간다.










야외 테이블인데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친절은한데 역시나 중국말... 아저씨가 굽고 있는 꼬치중에 돼지고기꼬치 10개와 꽁치 같은 생선 꼬치 2개를 손가락으로 주문한다. 그리고 밥 2개, 옆 테이블에서 먹고 있는 고량주 한 병을 주문한다. 108원인데 고량주 가격이 40원은 하는 듯하다. 중국와서 처음먹는 맥주 외 주류이다. 맛은? 기가막힌다. 맛난다.













고량주는 한국에서 먹는 빽알이나 이과두주 보다 도수가 높은 듯 식도를 타는 듯 훝고 지나간다. 기분 좋다. 한 병을 먹으니 말이 많아지는게 취기까지 있다. 기분 좋게 숙소로 돌아와 휘도 블로그 글을 쓰고 나는 쉰다. 다만 티비와 인터넷이 먹통이다. 프론트에 먹통이라고 말해도 지도 않된단다. 해결할 생각이 없는 듯 싶어 오늘은 글만 작성하고 내일 올려야 겠다. 휘는 잠들었고 나는 식당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맥주 한 병을 시키고 키보드를 편다.

내일은 핑야오 고성을 두루 걸어다니고 혹시 면산에 갈 수 있는 투어가 있는지 알아봐야 겠다.

Posted by 휘슬호
:






잠에서 깨어보니 새벽 4시가 조금 넘어 있다. 더 자야 겠다고 노력해 보지만 잠은 더 이상 오지 않는다. 그냥 미련을 떨치고 일어난다. 휘는 세상 모르고 이불을 박차고 자고있다. 에어컨을 살짝 틀고 이불을 덮어 준다. 세상은 조용하고 밖은 어둡다. 이번 여행 며칠전부터 잠을 깊게, 오래 못잔다. 티비를 켜면 아들이 깰 것이고 어차피 그림만 보길 켤필요가 없다. 태블릿을 켜고 글을 작성한다. 새벽이라 인터넷 속도도 좋아서 사진까지 한 두번의 오류만 나고 깨끗이 올라간다. 이렇게 글을 쓰고 사진을 올리고 나니 일어날 시간이다. 이번 여행은 블로그를 작성해봐야지하고 생각하고 와서인지 글을 작성하는 것도 하나의 여행이 되었다. 이렇게 적고 있으면 하루가 정리되는 느낌이다. 예전 중학교 선생님께서 빈 노트에 글을 적으며 공부하면 보고, 듣고, 쓰는 것을 동시에 하기때문에 빠르게 정리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른들 말씀은 나중에 생각하면 맞는 말씀이 많다.




오늘은 천안문, 자금성에 갈 것이기 때문에 9시쯤 출발하기로 하였다.
휘를 깨우고 냉장고에 남아있는 복숭이 두 개를 씻어 하나씩 먹어 아침을 대신하기로 하였다. 복숭아가 물이 많고 달아서 먹기 좋다. 한국에서는 2, 3천원은 할텐데, 여기서 3개 10원에 구매했으니 하나에 600원 꼴이다.

이제는 너무나 능숙하게 전철역으로 걸어가서 매일 그러했다는 듯이 표를 구입한다. 천안문은 east와 west역이 있다. 우리는 east역에 내렸다. 내리는데 역사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이런...오늘은 토요일이다. 더구나 천안문이다. 중국 시골 혹은 학교에서 단체로 온다는...




천안문엔 근처도 못가고 줄을 선다. 엄청난 인파다. 천안'문'에 가기위해 보안 검색'문'을 만들고 가방을 투시기에 집어 넣고 신분증을 꺼내서 보여주고 '문'앞에 입장한다.







문안이 아니다 문앞이다. 최근 테러를 이유로 지하철도 타기 위해 엑스레이 투과기를 통과하고 물을 들고 있으면 보는 앞에서 마셔서 진짜 물임을 증명해야한다. 휘에게 그러는 이유를 설명하고 공산의 폐쇄성을 설명하니 중국이 조금 무서워졌다고 이야기한다. 정말 생각이 많아진 눈치이다.




천안문 앞에는 촌부들과 학생, 그리고 단체 여행객과 외국인 무리로 아수라장이다. 우리는 앞사람 뒷통수를 바라보며 또 내 뒷통수를 뒷사람에게 내어주며 앞으로 걸어, 아니 밀려 간다. 밀려가다 어느 순간 표를 내고 입장하는 곳 앞에 다다른다. 그런데 우린 입장표가 없다. 끊은 적이 없으니 당연히 없다. 표를 가진 사람에게 어디서 샀냐고 물어본다. 우리가 지나친 곳 중에 표를 구입하는 곳이 있다. 다시 되돌아 표 구입처로 간다. 그런데 이게 줄이 쉽게 줄지를 않는다. 돈내고 표사길 왜 줄이 이렇게 않줄지? 앞쪽에 왔을 때 이유를 알았다. 표를 구입하기 위해 신분증을 꺼내 실명 인증을 해야한다. 광화문 경복궁 들어가는데 주민등록증 꺼내서 확인 후 구입하는 것과 같다. 테러를 막기 위함이겠지만 별 근거 없는 행위로 보여진다.




다행이 오늘은 외부에서 많이 걸을거라 생각해서 팔토시와 복면을 하고 나와서 살이 타는 것은 조금 줄일 수 있겠다. 표는 성인 60원 학생 20원이다. 휘는 국제 학생증을 이용해 20원에 구입했다.













구입한 표를 가지고 입장구로 가서 다시 여권을 꺼내 실명 인증을하고 표를 내고 입장한다. 이제 천안문을 관람하려고하는데 오토메틱 가이드를 선택해서 설명을 들으며 관람이 가능하다. 물론 돈은 지불해야 한다. 한국어 서비스 가이드의 경우 40원이어서 휘와 하나씩 귀에 착용한다. GPS인지 Point를 이용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건물이나 설명이 필요한 곳 근처에 가면 구수한 조선족 혹은 북쪽 억양이 남아있는 목소리의 남자가 설명을 해준다. 천단공원은 아무런 정보없이 다녔는데 천안문은 이 장치 덕분에 조금은 내용을 들으며 관람이 가능하다.
















자금성을 돌아보며 느낀건데 정말 사람이 우리나라 경복궁 만큼만 있으면 하루 종일도 보고 싶다는 것이다. 그 규모와 웅대함, 역사를 함께 느끼고 싶은데 여기저기 아이들 악쓰는 소리, 사람들 부르는 소리, 단체 관람객들 줄지어 다니며 내는 소리... 정신이 하나도 없다. 휘에게 돌아다니면서 정말 사람이 별로 없으면 너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도 아들도 별로 없으면 좋겠는 그 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인 걸 생각하면 아이러니이다.

휘와 빵을 하나 사먹고 음료를 마시고 각종 유물전시장 에어컨 앞에서 바람을 쐬어도 귀에 이어폰으로 듣고 있어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더구나 덮고 힘들어서, 대충 둘러보며 간 곳이 출구였다. 휘와 고민을 좀 하다가 출구로 그대로 퇴장하기로 하였다. 사람들 때문에 의미없다는 생각이다. 정말 나중에 오게 된다면 비가 많이 오는 평일에 관람객이 별로 없을 때 오고 싶다.




출구로 나와서 이정표를 보니 우리가 온 곳으로 되돌아가는데 걸어서 1.8km라고 표시된다.










성이 크긴 정말 크다. 성 주변으로 물이 흐르고 있어 운치가 있다. 휘에게 성주변에 왜 물이 흐르겠느냐고 물었더니 답은 알고 있으나 자신은 수영을 잘해서 잠수로 침투하면 더 쉬울 것 같다는 말을해서 한참 쿠사리로 정정해 주었다. 한참을 걸어서 천안문역에 도착해서 어제 갔던 용안리에 가기로 했다. 어제 산 것 중에 바꿔야 할 것도 있고, 점심도 그곳에 LG 트윈타워 지하 식당가에 먹기로 하였다. 천안문 지하철에 들어가려고 또 다시 줄을 서고 가방을 검색기에 집어 넣고 마시던 물을 마시는 것을 보여 물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천안문역은 지하철을 처음 타보는 듯한 중국인도 참 많다. 내 앞에 젊은 부인이 표를 4장 구매하는데 20원짜리 지폐를 자동화기기에 집어넣으니 자꾸 토해낸다. 중국 지하철 기기는 5, 10원짜리 지폐만 받는다. 내가 손가락으로 안내판을 지적해 주니 난감해 하면서 중국말로 20원짜리를 10원짜리로 바꾸어 달라는 것 같다. 지갑을 뒤져보니 바꾸어줄 잔돈이 없어서 영어로 미안하다 했더니 깜짝 놀라 도망간다. 나 중국인도 지하철 기기 사용법을 알려주는 사람이다.




트윈타워에 갔더니 한국 음식을 파는 식당이 세 군데가 있다. 하나는 치킨집이고 하나는 불고기 등 한식집, 하나는 중국 음식 퓨전에 김치를 준다. 김치다! 먹고 싶었다. 휘와 중국식 치킨카레 덥밥에 콜라, 김치가 포함된 버전을 시켰다. 아니 시키라고 지시하고 다리가 아파 나는 자리를 찾아 앉았다. 휘가 밥을 받아왔는데 콜라, 김치가 빠진 밥만 가지고 왔다. 세트로 시키지 않고 단품으로 시킨 것이다. '이눔아 아빠는 김치때문에 시킨거라구~'  휘에게 추가금을 지불하고 세트로 달라고 시키라했더니 매대에서 그렇게는 않된다고 했단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데 어쩌리... 그냥 김치없이 먹었다 TT; 아~ 김치 먹나보다 하고 잠시나마 즐거웠는데... 밥은 맛있었다. 다만 김치가 있으면 3배는 더 맛잇을 것 같았다.

수수가에서 물건을 쉽게 교환하고 보조 배터리나 싼 전기면도기나 하나 살까했는데 이런 공산품도 흥정을해야 해서 포기했다. 이런 품목은 흥정이 피곤하다. 왠지 흥정해도 더 주고사는 기분이랄까? 싼 선글라스를 하나 더 살까했는데 휘가 너무 힘들어해서 호텔로 컴백했다. 이제 지하철 승하차는 너무나 쉬워졌다. 아니 익숙해 졌다.














호텔로 들어와 빨래를 하였다. 호텔에는 세탁서비스를 물어보기 겁난다. 말이 안통해서... 호텔앞에 세탁소가 있는데 양말, 속옷, 티셔츠, 반바지 두 세개를 맡기는 것이 거추장 스러워서 가루 세제를 트윈타워 마트에서 구입해서 세면대에서 샤워하며 빨았다. 초벌을 내가 하고 첫번째 셔츠와 반바지를 빨고 있으니 휘가 자신이 하겠다고 해서 나머지는 휘에게 맞겼다. 옷을 빨고 에어컨 아래에 널어 놓고 식구들과 전화하고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고 있으니 천국이 따로 없다. 한국은 오늘 비가 오고 태풍이 올라온다고 한다. 통영에 휘슬호가 걱정이다. 김회장님, 박회장님께서 돌봐주시겠지...내일쯤 전화나 한 번 드려야 겠다.







저녁은 호텔을 오가며 보았던 호텔 앞에 깨끗해 보이는 식당으로 갔다. 가기전 인터넷으로 한국인 입맛에 맞는 음식과 반찬을 캡쳐해서 가져가서 비교하며 주문하였다. 돼지고기 채썬 것에 채소와 죽순, 숙주나물로 볶은 요리인 위샹로우쓰, 땅수육이나 깐풍기와 닮은 꿔바로우를 주문하고 사진에서 소고기를 맛나게 볶은 듯한 음식 하나 해서 세가지 요리를 시키고 쌀밥인 미판을 두 그릇 주문했다. 휘는 꿔바로우와 위샹로우쓰가 너무 맛잇다고 밥을 두 그릇 먹었다. 먹고나서 우리는 앞으로 요리를 두 가지만 시키기로 다짐하였다. 세 가지는 너무 많은 양이다. 이렇게 맛있게 먹고 122원을 카드로 결재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빨래는 내일까지 마를 것 같고 영화나 하나 보고 자려고 했지만 테블릿이 인식을 제대로 못하고 플레이스토어도 되지 않아 휘는 책을 읽다가 잠들었다. 나도 오늘은 일찍자야겠다.

내일은 오전 10시 30분 기차로 핑야오 고성으로 이동한다. 아마 고속열차로 5시간 가까이 이동하는 것일 것이다. 내일은 발바닥이 아니라 엉덩이가 불이나게 생겼다. 핑야오 고성은 특별한 일정 없이 중국의 고성의 맛을 제대로 즐길 생각이다. 

Posted by 휘슬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