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사정이 좋지 못해 사진은 추후 사정이 좋아지면 올리겠습니다.

어제 저녁 일기를 작성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기에 자려고 준비중이었다. 앞에 세 청년이 가방에서 먹다 남은 진을 꺼낸다. 한 잔 하겠냐고해서 좋다고 나눠 마신다. 그래봐야 각 한 잔이다. 그리고 다른 친구가 러시아식 맥주를 먹어보았냐고 해서, 하나 남아있던 맥주를 꺼냈더니 그건 러시아 맥주가 아니란다. 자신이 남은 러시아 맥주를 한 캔을 꺼내어 또 나눠먹는다. 러시아 맥주는 맥주라기 보다 흡사 와인에 가까운, 예전에 내가 맥주 만들어먹을 때 탄산화가 덜되어 곡물과 과즙의 향이 남아있는 맛이다. 그렇게 맥주도 나눠 먹고 한 친구가 식당칸 가서 한 잔씩만 더하잔다. 마다할 이유가있나! 휘까지 데리고 5명이 식당칸으로 이동한다. 이미 여러 자리에서 맥주를 먹는 사람들이 있다. 첫 잔은 내가 사겠다고하니 다들 각자 계산 하자고 한다. 그들이 고르는 맥주를 한 병씩 마시고 아쉬워 한 병씩 더 마신다. 내 평생 가장 많은 영어를 떠든 순간이었다. 한국의 교육 문제부터 여러가지 이슈를 다뤘는데 뭔 정신에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다. 휘와 같이 이렇게 새로운 친구들과 이야기할 수 있다는게 기분이 좋아져 내가 계산을 해버렸다. 1,500루불 정도 였으니 별로 비싸지도 않다. 한국 전통은 형아가 계산하는거라는 말과 함께. 그 친구들 생각보다 나이가 많다 33살이라고 한다. 혹시 블라디보스톡에서 다시 만난다면 나를 술을 사줘서 복수하겠단다. 이미 12시가 되어가고 식당 칸에도 우리 외에는 없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 자리로 들어와 눈을 감는다.

아침 7시에 눈을 떠야하는데 그게 걱정되서인지 1시간 마다 눈을 뜨고 시계를 확인한다. 중국처럼 깨워주는 시스템이 아니라 자신이 알아서 일어나야 한다. 결국 6시경 일어나 씻고 내릴 준비를 한다. 어제 같이 술자리를 한 동료들도 내릴 준비를 한다. 항상 헤어지는 것이 어색하다. 남은 여정 안전하라고 말하고 악수를 하고 기차에서 헤어진다.

10시전에는 바이칼의 섬인 올혼(알혼)섬에 들어가는 버스를 타야한다. 10시 이후에는 버스가 없다고 인터넷에서 본 것 같다. 기차역 앞 트렘 정류장에서 4a트렘을 타라고 본 것 같고 구글도 그렇게 지시하는데 트렘을 3대나 보냈는데도 모두 1번 트렘이다. 구글 지도를 확인하니 1번도 간다고 나온다. 이런...처음부터 자세히 볼 걸.

1번 트렘을 타고 중앙시장 앞에서 내린다. 시장앞이 버스터미널이다. 어떤 버스를 타야하는 것인지 몰라 서성이는데 한 사람이 다가와 올혼에 가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하니 숙소 이름을 묻고 따라 오라고 한다. 길 옆 올혼으로 가는 현대 카운티 차량이 서있다.

차량은 사람들이 가득 차있고 우리가 들어가니 곧 출발한다. 휘와 나는 보조 의자에 앉는다. 다른 사람들은 차량이 다 찰 때까지 1시간을 기다렸다고 한다. 그리고 조금 더 가다가 다른 두 사람을 더 태운다. 캐나다 대학생인 남자들로 오랫동안 여행중인지 수염과 장발이다. 휘는 예수님인줄 알았단다. 그들은 차에 타자 남은 보조의자 2자리 인것을 알고는 쉣을 외친다. 그렇게 우리는 만석이된 카운티를 타고 6시간을 넘게 달린다. 아스팔트길도 사정이 그렇게 좋지는 않아 꽤 덜컹거린다. 내 시계의 만보계가 내가 걷는 중인 줄 알고 카운트를 하고 있다...

차는 포장도를 3시간 가까이 달려 한 휴게소에 내려준다. 얼마나 쉬는지도 모르는 우리 부자는 다른 승객에게 얼마나 쉬는 거냐고 묻자 그들도 모른단다. 내가 기사가 다먹나 않먹나 지켜보고 잇어야 겠다니까 그렇꺼 같다고 같이 웃는다. 일단 아침도 먹지 않은 우리 부자는 샤슬릭과 고기 만두식 음식을 하나씩 340루불에 먹는다. 한참 먹는데 버스가 떠난단다. 1/3 정도를 남기고 버스에 올라탄다. 다시 버스는 비포장 도로를 한 시간쯤 달려 선착장에 도착한다.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기사는 멍하니 있고 인터넷에서 찾아본 우리 부자는 배가 선착장에 도착하여 차는 차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배에 올라 섬에 도착하면 버스를 다시 타면 된다는 것을 알았기에 서양 애들보다 눈치껏 움직인다. 배에 타는 요금은 내지 않는데 배가 그렇게 크지 않아 한 번에 탑승할 수 있는 차량이 그렇게 많지 않다. 버스류와 승용차류를 분류하여 1:1비율로 탑승 시킨다. 당연히 버스 대수가 적기에 우리는 다음 배에 바로 승선 할 수 있었다.

배가 들어오기 전까지 휘와 나는 선착장 옆 언덕에 올라 본다. 이곳이 정말 호수란 말인가! 그냥 바다다. 파도까지 치는 갈매기도 있는 바다라고는 몇 천키로미터 밖에나 있는 내력 중간에 바다가 있다. 바닷물이 짜지 않을 뿐이다. 이런 호수가 세상에 있다니 경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긴 올혼섬도 호수 옆에 있는 작은 섬인데 그 크기가 제주도의 절반이라고 한다. 호수안에 있는 섬이 제주도 절반만하다! 세계에있는 민물의 1/5이 이곳에 있는 물이라고하니 놀랍기 그지없다. 아마 우리나라라면 이런 호수를 가지고 있다면 벌써 세계적인 관광지로 개발했을 것이다. 여기까지 비포장 도로라니 아마 섬까지 다리도 놨을 것이다.

섬에 도착하여 버스에 다시 올라다니 비포장 도로를 끊임없이 달린다. 주변 풍경은 윈도우XP 바탕화면이 끝없이 펼처져있다. 골프채를 들면 그냥 골프장이고 눈이 있다면 그냥 스키장이다. 나무는 하나도 없고 녹색 잔풀들만이 있을 뿐이다. 겨울에 오면 얼마나 장관이고 추울까! 겨울에는 호수가 얼어서 차로 들어 올 수 있다고 한다. 바이칼호는 최대 수심이 무려 1,500m가 넘는다고 한는데...호수에는 세일링 요트들까지 떠다닌다. 왠만한 서해나 남해보다 세일링 수역이 좋다.

그렇게 약 1시간 30분을 달려 드디어 숙소앞에 다다른다. 우리가 버스에 타기전 미리 숙소를 말해 놓아서 숙소 앞에 내려주고 버스 요금을 지불한다. 버스 요금은 인당 800루불로 15,000원 정도이다. 6시간 30분을 넘게 달리고 숙소앞까지 데려다 주는 요금이니 수긍이 간다. 이곳으로 이동하는 버스는 모두 800루불이라고 인터넷에서 확인했다.

우리를 따라서 우리 뒤에 탓던 중국 부부와 딸도 여기서 내린다. 나는 먼저 숙소로 들어가니 사무를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이내 중국 가족이 들어와 중국말로 이것저것말하는데 작년에도 느꼈지만 중국인들은 남이 알아듣건말건 막무가내 중국어이다. 좀 있다가 다른 6명의 중국인들이 오고 난장판이 된다. 주인 아주머니가 돌아오고 이미 먼저 들어온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 중국 아줌마들이 달려들었다. 설상가상 다른 중국인 단체팀이 또 들이닥친다. 이 숙소가 중국에 많이 알려졌나보다. 처음 내가 예약하려한 니키타라는 처음부터 이곳에서 호스텔을 하는 곳은 모든 룸이 이미 예약이 되어있어서 여기를 잡은 것인데, 이렇게 러시아와서 중국말을 듣게될 줄은...우리 부자까지 도매금으로 중국인 취급이 되었다. 6명이온 중국인들은 이곳에서 6명을 예약받고 5명이 잘 수 있는 방밖에 없다고 하는 모양이다. 난리가 났다. 3명의 가족은 2인실을 보여준 모양인데 거긴 안된다고 난리이다. 결국 주인 여자는 넑을 놓았고, 우리는 말도 못 꺼내고 있다. 주인은 러시아말로 고객은 중국말로 서로 떠든다. 결국 우리방을 보여주는데 실망스럽다. 그래도 일단 자리를 잡는다. 이렇게 갑자기 여러명이 날타날 줄 몰랐던 걸까? 우리방 양 옆으로 결국 중국인 6명 중 4명을 2명씩 방을 주고 한 방은 따로 주었나보다. 중국인들이 우리에게 와서 방을 바꿔 달란다. 휘는 워낙 정신이 없어서 싫어하는 눈치였지만, 가만보니 그쪽 방이 더 좋은 것 같아 일단 방이 어떤지 확인한다. 어~우리방보다 훨씬 크고 좋다. 나는 못이기는 척 방을 바꿔준다. 중국인들은 연신 쉐쉐를 연발한다. 사실 우리가 더 득봤는데...

휘와 동네를 구경간다.집사람에게 잘도착했다고 통화를 한다. 이곳의 풍경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근사하다. 휘는 자꾸 바다와 헷갈린다. 수평선 멀리 땅은 보이지 않는다. 바다와 똑같이 모래 해변 아니 호변에는 사람들이 선탠과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휘와 나도 물에 발을 적셔본다. 차다! 수온이 바다와는 다르게 차다. 내친김에 세수도 해본다. 마셔도 될만큼 깨끗하다는데, 이동네는 살짝 물이끼가 보여서 마시긴 좀 그렇다. 하지만 1급수라고 하니 엄청 깨끗한 물이다. 민물이서 물놀이를 해도 개운할 것 같다.

일단은 워낙 오기 힘들었어서 숙소로 돌아와 조금 쉰다는 것이 7시가 넘어서까지 잠을 자버렸다. 8시가 다되어서 휘에게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한다. 중국인들은 숙소내 식당에서 식사를 마무리 중이다. 휘와 나는 나가서 맛난걸 먹을까 싶어 걸어나가다 아까 본 봐로는 제대로된 식당이 없다는 것을 상기하고 힘든데 그냥 숙소 식당에서 먹기로 하고 돌아간다.

우리가 식당에 들어가니 주방장이 짜증을 낸다. 그러면서 저녁 시간은 7시란다. 뭐지? 싶어 생각하니 여기 숙소 아침 뿐아니라 저녁도 준다. 결국 감자국과 감자수플레, 물고기완자 튀김과 빵을 얻어 먹는다. 생각보다 맛이 있다. 덕분에 저녁을 공으로 먹었다. 생각보다 여기 숙소 괜찮다라는 생각이 든다. 2박3일에 겨우 3,600루불에 예약한 숙소인데 매 2끼를 챙겨주다니... 차는 언제든지 마실 수 있게 준비되어있다.

저녁을 먹고 휘와 잠깐 산책을 하고 돌아와 나는 일기를 쓰고 휘는 누워서 쉬고 있다. 오늘은 이동하느라 지친 하루이다. 일찍 마무리하고 자야겠다. 낮에는 인터넷이 못쓸 정도는 아니다 싶었는데 저녁되면서 속도가 죽어 거의 쓰기 불가능할 지경이다. 사진이 문제가 아니라 이글이 올라갈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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