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사정이 좋지 못해 사진은 추후 사정이 좋아지면 올리겠습니다.

이곳 데이터 유심이 3G를 잡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사용하기 어렵다. 아침에 사진을 올려보려고 하였으나 역시나 속도가 나오지 않는다. 어제 보다 더 느려서 검색도 힘들다. 오늘은 늦잠을 좀 자본다. 조식은 관두기로하고 휘를 조금 더 재워본다. 아침 10시가 넘어 일어나 밖에 나가보니 빗방울이 비친다. 오늘은 비가 오려나...하늘도 흐려서 잿빛이고 물안개인지 시야가 뿌엿다. 바이칼은 쨍한 날이길 바랬는데 어제나 오늘 모두 시야가 터지지 않아 아쉽다.

이곳에서 별로 할 일은 없다. 섬투어를 진행한다는데 우리는 투어를 하지 않기로 했다. 어제 처럼 버스를 타고 비포장을 하루종일 다니며 좋은 뷰포인트를 보여주는 것 같은데, 하루를 온전히 써야한다. 점심도 주고 가격은 1,000루불과 800루불 짜리가 있는데 별로 비싸지는 않다. 하지만 지친 휘를 좀 쉬게 해줄 필요가 있지 싶다. 몸보신도 시켜주고 싶은데 여기 식당도 제대로 된 곳이 거의 없다. 다음에 만약 차를 가지고 올 수 있다면 온전히 일주일 정도를 이곳에 쓰고 싶은 곳이다. 개발이 전혀되지 않은 조금은 불편하지만 때뭍지 않은 곳이다.

아침겸 점심을 먹으러 나가 본다. 나가기 전에 주인 아주머니를 만나 내일 10시에 이르크추크로가는 버스를 불러줄 수 있냐고 물어본다. 아주머니는 알겠다고 한다. 내일 10시에 버스를 타면 될 것이다. 문을 연 것처럼 보이는 식당도 별로 없고 마땅치도 않다. 한 음식점에 들어가 본다. 메뉴판을 가져다 주지도 않는다. 내가 카운터에가서 메뉴를 자져와 구글 번역기를 돌려 본다. 생선으로 빚은 만두탕과 어제 저녁으로 먹은 감자수플레와 생선완자튀김 그리고 바이칼에 오면 먹어봐야 한다는 오물구이를 먹어본다. 오물은 여기서 잡히는 생선인 것 같다. 맛이 우리나라 청어나, 꽁치 구이와 비슷하다. 휘와 맛나게 먹는다. 그리고 어제 가본 뷰포인트에 가고 오늘은 해변을 걸어본다. 해변 곳곳에 이곳으로 피서를 온 러시아인들 혹은 세계각지에서 온 젊은이들이 쳐놓은 텐트촌을 지나간다. 텐트가 많지도 않고 조용한 것이 정말 우리나라와 다르게 캠핑하기 좋은 곳이다. 우리나라 처럼 좋은 장비에 의리의리하게 쳐놓지는 않았지만 나름 실속있고 재미있어 보인다.

해변은 많지 않은 사람과 안개로 조용하고 깨끗하다. 사람과 소들이 함께 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곳곳의 소똥만 피하면 된다. 나와 휘도 맨발로 걸어보고 발도 적셔본다. 차갑다. 이런 수온을 잘도 들어가서 노는 사람들이 3명 쯤있다. 이들도 역시나 추운 걸까. 다들 모래사장에서 선탠중이다. 이곳 해변에는 왠 굴뚝달린 트럭들이 해변에 주차를 하고 있다. 나는 캠핑족이 해변에 차를 주차한줄 알았는데 아저씨가 차 바닦에 장작을 때고 있다. 응? 이 차량은 이동형 사우나이다. 돈을 내면 주인이 차 밑에 불을 지펴주고 사람은 트럭 안으로 들어가 한증막을 하고 나오는 것이다. 물이 차서 그렇게 드려가려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

확실히 아이들은 신나하고 어른들은 누워서 일광욕을 즐긴다. 이곳은 한국과 다르게 파라솔이 없다. 파라솔을 피는 사람도 없고 그냥 누워있는다. 물론 오늘 같은 날씨는 해가 강하지 않아서 괜찮을 것 같지만 해가 강하면 필요할 텐데. 비는 오지 않기로 했는지 흐리지만 해가 난다. 해는 나지만 이 안개는 어쩔 수 없다. 안개인지 스모그인지 정체를 모르겠다.

휘와 숙소로 돌아와 쉰다. 낮잠도 좀 자고 다른 방의 서양인들처럼 그냥 쉰다. 중국인 관광객만이 아침 일찍 나가서 수다를 떨며 저녁에 돌아온다. 낮에는 조용히 책을 보거나 앉아있는 여기 현지인들 뿐이다. 그 틈에 우리도 있는다. 6시가 조금 넘어 식당에 가서 차를 한 잔 마신다. 마시면서 인터넷을 확인하니 이곳 와이파이가 어제와 다르게 조금 빠르다. 사진을 하나 올려봤더니 올라간다. 그래서 그제와 어제 일기에 사진을 올리며 저녁을 먹겠냐는 주방장의 물음에 고맙다고 쓰바시바를 말해본다. 식당에 이곳 동양계 러시아로 보이는 마치 고려인처럼 보이는 여자애가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까레아라고 하자 영어로  North or South를 묻는다. 그래서 물론 남한이라고하고 너 북한사람 보적있냐고 되 묻는다. 그녀도 없다고 한다.나 역시 없다고 말해준다. 저녁은 닭고기국과 귀리로 만든 밥에 고기를 얹어 덮밥으로 먹는다. 나름 맛이 있어서 휘는 모처럼 깨끗이 먹는다.  

저녁을 먹고 조금 쉬다가 저녁 마실을 나가 본다. 휘가 모처럼 입맛이 돗는 듯해서 니키타에 가본다. 휘는 저녁거릴 사주고 나는 맥주나 한 잔 할까한다. 니키타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보니 모두 음료나 맥주를 먹고 있다. 메뉴에 식사는 없다. 기껏해야 샌드위치 정도이다. 그래서 휘와 그냥 나온다. 나와서 어둑해진 거리를 걷다가 아침을 먹은 식당에 들어간다.

휘가 다른 메뉴를 찾아내서 통닭을 한마리 시킨다. 1kg에 350루불이라고 적혀있고 1kg이 넘어서 400루불이 조금 넘는다고 한다. 잘됐다. 휘를 위해 한마리 시킨다. 먹을 때 실컷 사줘야한다. 우리는 저녁 먹은지 2시간만에 '큰 닭을 그릴로 구워서 냉장을 시킨 닭을 오븐에 살짝 익혀 조금 차가운 치킨'을 먹는다. 우리 옆 테이블에는 우리와 숙소가 같고 버스도 같이 타고온 중국인 가족이 저녁을 먹고 있다. 들어오면서 서로 인사는 했다. 휘와 닭을 먹고 있는데 술취한 2쌍의 러시안이 불을 끄고 미러볼을 돌리며 일행중 한 사람이 생일인지 박수를 치고 소리를 지른다. 통닭 먹다 봉변이다. 음악을 크게 틀고 춤들을 추기 시작한다. 옆 중국인 아저씨도 끌려나가 춤을 춘다. 웃기는 상황이다. 밥을 먹는 테이블도 있는데...돌아가는 미러볼과 큰 음악 소리에 닭다리가 어디있는지도 헛갈린다. 역시나 이 큰 닭을 저녁까지 먹고 다 먹는 것은 무리였다. 그래도 휘가 꽤 잘먹었다. 산만스러운 식당을 나온다. 맥주와 환타까지 포함해서 500루불이 나오지 않았다. 여전히 러시안은 춤들을 추고 술취해 소리를 지르고 놀고있다. 앞서 먼저 나간 중국인 가족이 있다. 밖은 어두워서 주변 분별이 힘들다. 여기 가로등도 없다. 해가 떨어지면 암흑이다. 중국인 가족이 같이 가도 되냐고 묻는다. 아줌마가 서툰 영어로 투게더 고를 외친다. 밤길에 무서웠나 싶다. 그래서 나와 휘가 핸드폰으로 후레쉬를 켜주고 같이 걷는다. 숙소까지 10여분은 걸어야 한다. 후레쉬가 없으면 걷기 힘들 정도로 시골길을 걷는 느낌이다. 걸으며 중국인 부부가 어디사람이냐 아들이냐를 묻는다. 물론 대충 알아듣고 그쪽도 대강 분위기로 알아듣는다. 남자가 중국에 와봤냐고 묻기에 작년 갔던 중국 도시를 읆어주니 좋아한다. 시안을 이야기하자 자신들이 시안에서 왔다면 엄청 반가워한다. 한국 최고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 그냥 느낌이다. 시안을 이야기하자 급 친해진다. 딸은 영어로 몇 살이냐고 묻자 에잇이라고 말한다. 우리딸과 같다.

숙소로 돌아와 연신 고맙다고 쉐쉐를 반복한다. 별말씀을... 다른 중국인 6명이 내일 가는 버스표를 구했냐고 묻기에 오늘 아침에 카운터에 이야기해서 구했다고 했더니 자신들은 자리가 없다고 했나보다. 오전에 일찍 말해 놓길 잘했다.

이렇게 올혼의 오늘도 지나가고 내일 밤은 다시 시베리아횡단 열차를 타고 50시간을 넘게 달려 하바로프스키로 이동한다.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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