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한 달을 둘 만 함께해야 한다. 좋기도하고 답답하기도하다. 하지만 휘는 또래의 사춘기 소년들에 비해 잘따라와 준다. 잠을 들 때도, 깰 때도 항상 어른 스럽다.

어제와 같은 아침 조식을 먹고 오늘은 조금 늦게 나가기로 한다. 어차피 에르미타주 미술관은 10시쯤에야 개관할 것이다. 샤워를 하고 부자는 천천히 밖으로 나간다.

아침도 든든히 먹었고 구글 지도는 변함없이 우리편이다. 에르미타주 미술관 찾는 길을 정확히 알려준다. 미술관까지 가는  버스는 많이 있었다. 그중 사람이 덜 많은 버스를 잡아타게 되면 버스로 대략 15분쯤...그리 멀지 않다. 넵스키 대로 끝에 위치 한 어떻게 보면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심가에 위치한 호텔은 여러모로 편리하다. 버스 두 대가 합쳐진 굴절버스를 선택한다. 러시아는 버스를 타면 안내원이 찾아와 버스 요금을 받고 영수증을 발급해 준다. 버스 카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처럼 버스에 비치되어있는 단말기에 카드를 접촉하면 된다. 버스 요금은 30루블로 현재 환율로 550원 정도이다. 환승은 되지 않지만 싸다. 러시아 환율이 좋을 때 버스요금 1100원 정도 였으니, 러시아 환율 반토막은 러시아 인들에게 치명적일 듯 싶다.

에르미타주 미술관, 세계 3대 미술관이라는...사실 누가 1대니 3대니 명칭을 부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건물의 위용이나, 소장품의 가치와 갯수로 봤을 때 대단한, 정말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갈 만한 미술관이다. 사실 세계 3대라는 프랑스 루브르, 대영 박물관, 에르미타주 3군대 모두 약탈의 오명을 벗을 수 없을 것이다. 전쟁 후 혹은 식민정책 이후 각지에서 강제로 빼앗어온 전시물들이지 않는가? 사실 수탈을 당한 역사가 많은 우리로서는 조금은 찜찜해 질 수 밖에 없는 곳이기도 하다.

10시전에 미술관에 도착했으나 10시30분 개장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개관 시간 전에 티켓오피스 앞에 길게 줄을 서고 있다. 만약 방문 예정인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하고 가시길, 줄이 매우 길다. 그것보다 줄이 줄지를 않는다. 10시에 줄을 서서 그렇게 뒤가 아니였음에도 2시간 가까이를 줄을 서 있었다. 그리고 당일 표를 구매하는 분은 전자발권기를 이용하시길... 줄 앞부분에 있었기에 전자발권기보다 빠르게 입장할 수 있을 거란 희망으로 줄을 서 있었으나, 전자발권기가 훨~씬 빠르다. 입장료는 성인 600루불, 국제 학생증은 가진 휘는 무료이다.

대한항공에서 지원하는 한국어 보이스 가이드는 김성주와 손숙씨가 녹음을 하였는데 보증금 인당 2,000루불에 대여료 500루불이다. 녹음 상태가 좋아서 듣기 나쁘지 않았다.

워낙 방대한 예술품을 보유하고 있어서 2일 패스를 가지고 있어도 다 보기 힘들 것 같다. 안내에 따르면 관림을 위한 총길이가 28km에 달한다고하니 상세히 보려면 대단한 체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휘와 나는 중요한 부분 위주로 보았음에도 수박 겉핥기 였다. 점심은 1층 카페에서 샌드위치를 먹었다. 전시물 보는 것도 힘들고 처음 2시간 가까이 티켓을 위해 대기하다보니 다리가 많이 아팠다. 사람들의 관심사가 저마다 다르니 미술품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하지만 당시 재정 러시아의 귀족들은 얼마나 사치스러움을 즐겼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현재 전시물도 일부만 전시한 것인지, 새로운 물품이 계속 운송되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미술관에서 나와 보이는 palace square의 규모 역시 엄청났다. 사람도 많고 광장의 크기도 압도적이다.

 시민문화회관의 석상들은 크기도 크지만 그 석상들 자체가 기둥을 대신하고 있고 여러 건축/예술가들이 수년에 걸쳐 완성 했다고한다. 10개의 석상들은 각 엄지발가락을 만지면 각기의 정해진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 휘와 나는 모든 석상의 발가락을 만지고 돌아온다.

미술관에서 벗어나 예정에는 없었으나 관광 보트를 타고 1시간 정도 수로를 따라 도시를 감상하려고 하였으나 줄도 길어지고 오늘 따라 배를 타려는 관광객이 많이 복잡해져서 내일을 기약하기로 하였다.

숙소로 돌아 온 우리는 빨래를 해두기로 한다. 우리층에 세탁기가 있는 것을 보았으므로 몇 가지 티셔츠와 양말, 속옷을 가지고 세탁기로 가져가 세탁기를 돌린다. 보통 30~60분이면 세탁이 만료되게 마련인데 너무 오래걸린다. 행굼과 탈수만 선택하는데도 오래 걸린다. 물론 그런 일련의 내용은 세탁기가 러시아어로 되어 있어서 구글 번역기의 사진을 문자로 인식하는 기능을 이용하여 알 수 있었다. 작년 중국에서 구입하여 늘 배낭에 넣어두고 있던 빨래줄을 꺼내서 빨래를 널어둔다.
휘와 7시가 넘어서 저녁을 먹으러 밖으로 나온다. 또 케밥이나 샤슬릭을 먹어야 겠지라며 여기저기 기웃거려 본다. 백화점 푸드 코트도 가보나 마땅치가 않다.

다시 구글을 이용하여 한국식당을 찾아본다. 모두 여기서 일정 거리가 있는데 모 블로그에서 넵스키 대로 근처에 Babjip이라는 한국 음식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구글 지도를 꺼내어 확인하니 2호점이 500m이내에 있다. 휘는 신이나서 찾아가자고 한다. 이녀석 아무거나 괜찮다고 하더니 한국 음식이 동하나 보다. babjip을 찾아간다. 러시아 종업원들이 우리말로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니 어색하다.

나는 부대찌게, 휘는 순두부찌게를 주문한다. 휘는 순두부찌게를 앞에 두고 한 숟가락 떠먹더니 매콤한데 맛있다면 연신 웃음이 가시질않는다. 계속 실실 웃어서 내가 놀리니 자신도 왜 자꾸 웃음이 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확실히 가격은 조금 있어서 일반 러시아 음식에 비해서 40%정도 비싸다. 부대찌게 470, 순두부 500 루불이다. 100루불에 현재 1,800원 정도, 보통 2,000원으로 계산하니 찌게 하나가 10,000원 정도이다. 아무튼 김치까지해서 오랜만에 배를 두둘긴다는 표현에 적합하게 배부르게 먹었다. 휘도 매우 만족스러워한다.

숙소로 돌아와 내일은 모스크바로 밤에 기차를 타고 떠나야해서 준비를 조금해야한다. 내일은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맞기고 돌아다니다 기차시간 전에 짐을 찾아서 열차에 타야한다.

10시 30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하늘은 이렇게 아직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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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추적추적 온다. 쏟아 지지는 않지만 충분히 젖을 만큼 온다. 아침 6시에 눈이 떠진다. 한국 시간으론 오후 12시이다. 방학 전인 딸은 학교에서 점심을 먹을 시간이다. 이제 집사람과 통화하려면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어제 12시가 넘어서 잤는데 한국 시간에 적응되어 있는 몸은 6시에 깨어버린다. 서서히 적응하면 나중엔 한국의 시간에 이질감을 느낄 것이다. 막상 비가 오니 무엇을 할까 고민이 된다. 비가 오는데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하는게 나을까? 아니면 오늘 세계 3대 미술관이라고 불리는 에르미타주 미술관을 가는게 나을까? 에르미타주로 결론을 내리고 혹시 월요일 휴관이 아닐까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예상대로 오늘 휴관일이다. 확실히 여행에 익숙해지니 노하우가 생기는 것 같다. 결국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둘러보기로 한다.

휘와 조식을 먹으러 움직인다. 여기 호텔 조식이 생각보다 훨씬 좋다. 계란을 이용한 즉석 음식 혹은 딱 먹기 좋은 것만 갖추어 만족스럽다. 커피도 좋고 갖구운 빵과 햄, 치즈, 오트밀 등도 괜찮다. 우리와 같이 식사하는 사람들은 중년 이상의 서양 부부들이다.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우리포함 3테이블이 전부다. 조용히 맛나게 식사를 한다.

우산을 쓰고 추울 것을 에상하여 점퍼와 긴바지를 입고 출발한다. 숙소 근처에 시티투어버스 sightseeing을 이용한다. 1day freepass 가격이 성인 800, 학생 600이다.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도 하기 때문에 듣는 즐거움도 있다. 일단 전체 한바퀴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곳에 내려 둘러보기로 한다.

투어버스의 출발점은 이삭 대성당인 모양이다. 이삭 대성당에서 한 동안 정차한다. 지도에도 이삭 대성당이 1번으로 표시되어 있다. 우리는 이삭 대성당을 둘러보기로 한다. 성인 250, 학생 150이다. 그런데 나중에 요금표를 자세히 보니 18세 미만 50루블로 표시되어있다. 아마도 자국 청소년을 위한 요금인 것 같다. 아무튼 버스나 성당이나 휘의 국제 학생증은 이용이 가능했다.

이삭 대성당은 이른 시간(10시경)임에도 사람이 적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한 번더 버스가 돌 때 확인하니 우리가 다녀온 시간은 엄청 한가한 편이였던 것 같다. 중국 단체부터 각국의 단체 여행객들로 매표소가 인산인해였다.

이삭 대성당은 지금은 별도의 예배는 진행하지 않고 관광객을 위한 자체 박물관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표토르 대제의 수호성인인 이삭의 이름을 딴 성당이라고 하는데 당대 최고의 성당을 건축하고 싶었는지 각종 부조와 대리석 기둥, 벽화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피라미드 다음으로 가장 많은 돌이 쓰인 건축물이라고 하는데 내외부로 충분히 아름다운 건축물이었다. 휘와 둘러보고 내부 의자에 앉아 한참을 천장을 바라보다가 나왔다. 무언가 뭉클하게 만드는 공간의 힘을 갖고있는 건축과 예술품들 이었다.

다시 버스를 타고 움직이다가 카잔 대성당에서 내린다. 이곳은 현재도 미사가 이루어지고 있고, 우리가 들어간 그 시점에도 미사 진행중이었다.

나는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게 조용히 그리고 경건한 자세를 유지하며 둘러보았다. 확실히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그 도시가 갖고있는 확실한 정체성이 있는 도시인 것 같다.

점심은 휘와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를 사먹는다. 15cm, 30cm를 하나씩 사서 둘이 나누어 먹는다. 크기가 커서 배부르다. 휘에게 5일째 이런 음식만 먹는데 괜찮냐고하자 괜찮긴한데 할머니 비지찌게가 먹고 싶다고 한다.

다음은 피의 궁전에 들러 건축물을 확인한다. 확실히 건축물의 화려함에 사람들이 몰리는 듯하다. 피의 궁전 옆 공원에서 미하일롭스키 정원을 한 바퀴 둘러본다. 비에 젖어 흙과 풀,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냄새가 사람을 안정되게 만든다.

이곳은 화장실 이용하기가 매우 힘들다. 정원에서 화장실을 찾으니 한 곳을 알려주는데 유료다. 소변 한 번 보길 30루불을 인당 지불한다. 우리나라 같으면 관광지에 화장실을 깨끗하고 편하게 지을 텐데 이곳은 돈을 지불하는 관광지에도 화장실이 없는 경우가 있다. 결국 개인이 화장실을 짓고 돈을 받는 시스템처럼 보인다.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하긴 음식점인 서브웨이도 화장실이 잠겨있고 바코드 같은 것을 찍어야 열리는 시스템이었다. 잠겨있어서 이용하진 않았지만...

2시가 넘어가고 피곤해진다. 잠시 숙소에 들어가 쉬다가 다시 나와서 저녁에 돌아볼까 생각해본다. 일단 투어버스를 타고 종점인 모스크바역 갤러리 백화점을 가본다. 백화점은 크고 화려하다. 하지만 우리가 관심있는 부분이 없고 살 것도 아니기에 뭐가 있나 둘러본다.

5층 푸드코트를 둘러본다. 보통 이런 푸드코드면 한,중,일식이 있기 마련인데 한국 음식은 없다. 확실히 여기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한류의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카자흐스탄만 해도 한류의 영향이 조금은 있었는데...문화의 힘이란 총칼보다 무서운 것이다.

확실히 세계의 관광지는 블랙홀처럼 중국 관광객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아니 중국 관광객들이 점령하고 있다고 표현해야 하나? 어디가나 유명 관광지는 시끄러운 중국 단체 여행객이다. 이곳 그 보이지 않던 동양인들이 관광지에 가면 깃발을 따라서 그리고 주차장에 수 많은 관광버스로 차지하고 있다.

휘가 짭잘한 과자를 먹고 싶다고하여 들른 슈퍼마켓에서 라면을 찾아 그냥 저녁은 숙소에서 라면과 간식거리 조금을 먹고 끝내기로 한다. 나도 동의하여 숙소로 돌아와 도시락면과 쿠키, 맥주 한 캔으로 마무리한다. 한국 음식을 먹고는 싶지만 아직 여기 케밥이나 빵과 고기를 곁들인 음식들이 싫지는 않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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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알람 소리에 휘와 동시에 눈을 뜬다. 몸은 무겁지만 정신은 무겁지 않다. 여행이 주는 긴장감은 신체를 뛰어넘는다. 연일 20,000보 이상을 걷고 있음에도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제 저녁에 짐정리는 어느정도 끝냈고 간단한 세면만 한다. 어제 저녁 체크인도 끝낸 상태, 프론트 직원에게 택시를 부탁한다. 첫날 체크인을 도왔던 여직원이 있어서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친구 참 친절하다. 택시가 도착하지 않자 도로까지 나와서 택시 타는 것을 봐준다. 새벽의 호스텔 앞은 토요일을 밤새 클럽에서 놀았는지 꽃을 든 예쁘게 차려입은 아가씨들이 웃고 떠들고 있다. 택시 기사는 가격 흥정이 맞지 않는지 공항으로 이동하면서 여직원과 기사가 통화하고 우리를 바꿔주고한다. 여직원은 공항까지 1,250tz + 콜비400tz를 주라고한다. 처음 도착했을 때 택시비에 비하면 엄청 저렴하다.

공항으로 향하는 새벽의 한가한 도로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도로가 한가해서 생각보다 빨리 공항에 도착한다. 기사에게 2,000tz를 주고 내린다. 거스름돈을 챙기는 것을 보고 그냥 넣어두라고 몸짓으로 표현한다. 기사는 고개까지 숙여가며 고맙다고 한다. 어차피 남아있는 텡게 쓸 일도 별로 없다. 공항에 와보니 지갑에 1,500tz가 남아있다. 지금도 지갑에 그대로 남아있다.

공항 직원들은 친절하고 일처리도 빠르다. 한국에선 큰 문제 없었던 보조배터리를 이 곳에서는 꼼꼼이 확인한다. 그리고 항공셔틀을 타고 우리가 타고갈 비행기까지 간다. 휘는 활주로를 버스로 타고 가서 비행기에 계단으로 오르는 것이 처음이라고 한다. 셔틀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니 알마티의 주위를 둘러싼 텐산의 위용이 장관이다. 이제 알마티와는 헤어진다. 처음이 어렵지 이렇게 적응하고 떠나려니 조금 아쉽다. 아들과 충분히 걷고, 충분히 느꼈던 도시이다. 때도 덜 묻고 친절한 사람들이 있었던 도시로 기억할 것이다.

다시 6시간 가까이를 비행한다. 8시25분 출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10시25분 도착이다. 그 중간 시차로 시간을 번다. 기내식과 맥주 두 캔을 먹고는 안대를하고 두 시간 가까이 잔다. 비행기에서 이렇게 잘잔 것도 오랜만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할 때까지 입국카드를 주지 않는다. 러시아는 입국시 입국카드를 별도로 작성하지 않는 모양이다.

배낭만 매고 찾을 짐이 없기에 가장 먼저 출국장으로 나온다. 휘는 약간 긴장을 한 것 같지만 기대감이 큰 모양이다. 일단 100불 환전을 하고 beeline 통신사를 택해 30gb 심카드를 12,000원 정도에 장착한다. MTC를 장착하고 싶었지만 풀포코 공항엔 MTC가 없다. 한국 통신비가 얼마나 비싼 것인지 알 수 있다. 구글 지도를 이용해 숙소를 찾아가야하기에 차선으로 beeline을 선택한다. LTE가 터져서 매우 빠른 인터넷을 사용이 가능하다. 버스를 타고 전철을 두 번 갈아타면 된다고 구글맵이 친절히 알려준다. 대략 3,40분 만에 숙소에 도착한다.

도착하여 또 이동 중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모습은 완벽한 유럽이다. 더구나 1700년대 차르 표트르 대제가 모스크바에서 이 곳으로 수도를 천도하기 위해 완벽한 계획도시로 설계되어 도로나 건물들의 형태가 훌륭하다. 내가 어려선 레닌그라드로 불리던 이곳. 1900년대 모스크바로 수도가 옮기기 전까지 약 200년을 제정 러시아의 수도였다. 각기의 개성이 있는 사람들이 여유있게 움직이는 모습이 근사하다. 그들을 보라 외모도 근사하지 않는가. 휘는 이제 동양인은 우리뿐이라며 두리번 거린다. 확실히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유럽의 영향권 도시이다. 이제 동쪽으로 우리가 움직임에 따라 중국, 몽골, 고려의 동양권 모습들이 섞일 것이다.

숙소는 Roses Hotel로 고풍스런 건물에 직원들의 영어도 훌륭하고 시설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그런데 내가 예약시 프로모션 할인 금액으로 예약을 해서 그런지 1명만 예약되어있다.

2명이 묶으려면 Extra Charge를 내야한다. 1,400루불을 추가 지불한다. 조식이 포함이고 커피와 차는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기에 괜찮은 조건이다. 휘는 방도 마음에 들어한다.

오늘 마린스크 극장에서 오페라를 예약해 놓은 것을 잊고 있었다. 가장 오래된 마린스크극장1은 우리가 있는 동안 일요일 말고는 볼만한 것이 없어 오늘 예약한 것이다. 발레를 보고 싶었으나 우선 극장을 선택하니 오페라를 예약하게 되었다. 푸시킨의 운문소설에 차이코프스키가 곡을 쓴 <예브게니 오네긴>을 7시에 보기로 했다. 배낭 여행자지만 최소한 예를 갖춰야 겠기에 긴반지를 입고 옷깃이 있는 젊잖은 스타일을 셔츠를 입는다. 휘도 마찮가지이다. 혹시 복장 때문에 입장 불가를 받지 않을까 했지만 특별히 복장을 지적하여 입장을 제한하지는 않는 것 같다. 다만 거의 대부분 여자들은 드레스 스타일을 남자는 양복 스타일의 옷들을 입었다. 극장은 그 자체로 골동품 같고 고풍 스러우며 화려하다. 선택할 수 있는 좌석도 거의 없었지만 일부러 극장 전체 분위기를 느끼려고 2층 앞부분을 선택했다.

막 오르기 조금 전에야 노란 단체복을 입고 어수선하게 입장하는 중국 학생 관람객을 제외한다면 분위기는 내가 원하던 그런 전통적인 오페라 분위기였다. 그런데 문제는 휘가 시차에 적응을 못하고 2막을 시작하면서 졸고 있다는 것이다. 에어컨 공기와 어울려 한기가 느껴지는데 웅크리고 불편한 의자에서 졸고 있으니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중간 3막 쯤에 퇴장하기로 하였다. 휘는 도저히 못견디겠다고 한다. 사실 말도 알아듣지 못하니 그냥도 관심이 없으면 졸음이 올만하다.

극장에서 나와 간단히 길거리 크레페로 요기를 하고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온다. 휘는 양치를 하고는 바로 잠이 들었고 10시인데도 환한 탓에 나는 잠시 밖에 나가 슈퍼에 들른다. 맥주3캔과 물, 오렌지 쥬스를 사려는데 카운터 여직원이 맥주를 가르키며 뭐라고 자꾸한다. 내가못알아 들으니 옆에 있던 사람이 이시간에는 맥주를 구입할 수 없다고 한다. 숙소에서 맥주 한 잔하려면 미리 사놔야겠다.

내일은 비가 오고 온도도 20도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Citytour 버스를 타려고한다. 11시가 넘어가면서 어둠이 서서히 내린다. 백야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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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무엇을 할까....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하는 생각이다. 이렇게 여러날 여행을 하게되면 혹은 한 곳에 여러날 묶여있으면 하게 되는 생각이다.
일단 침대에서 박차고 일어나는 것이 가장 큰 일일 것이다. 오늘은 더울 것 같은 하늘이다. 구름이 높고 청명하다. 이틀은 구름이 많고 비가 간간히 왔는데, 알마티에 도착하고 나서 가장 맑은 하늘이다. 한국에서는 이런 파란 하늘을 기대하는 것이 이제는 힘들어졌다.

일단 프론트에 가서 내일 아침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이른 체크인을 부탁한다. 그리고 아침 8시25분 비행기에 맞춰 공항까지 픽업을 요청한다. 호스텔 직원은 택시를 불러 주겠다고 한다. 가격을 물어보니 2,000tz를 이야기한다. 올 때 택시비에 비하면 아주 저렴하다. 즉시 콜을 외친다. 직원은 5시25분까지 택시를 불러 준다고 한다. 아무래도 가는 시간이 있으니 3시간은 남겨두고 출발하는 것을 권유한다. 나도 충분히 미리 출발하는 것이 좋다. 임박해서 움직이는 것은 체질상 나에게 맞지 않는다.

휘와 오늘 갈 곳을 생각하다가 알마티에 오면 많이들 간다는 메테오 동계 경기장과 침불락 스키 리조트를 가보기로 한다. 프론트 직원에게 버스를 타고 어떻게 가는지 물어 본다. 오늘 프론트 남자 직원이 많이 도와준다. 묵고있는 호스텔에서 전철로 한 정거장 정도를 이동해서 12번 버스를 타면된다고 한다.

아침은 간단하게 먹기로 하고 휘와 길을 나선다. 아침을 먹을 만한 매대가 열린 버스 정류장 근처로 걸어본다. 한 곳의 문이 열려있다. 이곳 카자흐스탄이 그런 것인지 8시가 넘었는데도 문을 연 테이크아웃 식당이 보이지 않는다. 오늘이 토요일이라서 그런가도 생각해 본다. 한 곳을 발견하여, 주문을 위해 손으로 사진을 짚었는데 잘못 알아들어 햄버거가 2개 나왔다. 상관 없다. 햄버거 두 개를 휘와 하나씩 들고, 걸으며 먹는다. 지하철을 타지 않고 걸어서 버스 정류장까지 간다. 꽤 멀다. 아침부터 햇살이 강해서 피부가 타는 것이 느껴진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현금 동전으로 인당 80tz를 내도 되는지 걱정을 한다. 알마티는 버스 기사들이 현금 착복이 심해서 현금 승차가 안되고 모두 버스카드를 이용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버스 카드가 300tz로 한 번 타려고 카드까지 사서 충전하기에는 노력과 비용이 아깝다. 그래봐야 한국돈으로 1,000원에 불과하지만...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결국 손에 쥔 동전을 기사는 잘도 받는다. 카드가 없어도 버스를 잘 탈 수 있었다. 12번 버스의 종점이 메테오 경기장이기에 만원 버스에 몸을 맡긴다. 약 20분을 달려 케이블카 승강장에 도착한다.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한 정거장을 더 가면 종점인 동계경기장이다. 일단 우리는 종점까지 간다.

종점인 메테오 경기장에 내리니 그 주변 풍광이 아름답다. 커피를 한 잔하고 주위를 둘러본다. 지대가 높아서 매우 시원하다. 경기장은 별로 볼 것은 없었다. 물론 우리가 대충 둘러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걸어서 케이블카 승강장까지 내려와 케이블카를 탑승하고 침불락으로 향한다. 인당 왕복 2,500tz의 케이블카는 우리를 해발 2,300m까지 올린다. 주변 풍경이 훌륭해서 연신 감탄을 한다.

케이블카 탑승권을 구매할 때 combo1,2를 같이 구매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combo는 케이블카 종점에서 스키 리프트를 타고 해발 3,000m 이상 스키 활강 지점까지 올려준다. 케이블카 종점에서 구매하면 가격이 훨씬 비싸진다. 그걸 모르는 우리는 리조트까지만 움직인다.

휘는 관광객에게 길들여진 매를 팔에 얹고 사진을 찍게해주는 것을 보고, 해보고 싶다고 해서 1,000tz를 주고 매를 팔에 얹어본다. 잠깐 사진만 찍는 것 이기에 이곳 사정을 감안하면 비싸다고 생각되지만 휘는 꼭 해보고 싶었다고해서 잘했다고 말해주었다. 겨울에 이곳의 풍경과 자연설 슬롭은 장관일 것 같다.

휘가 점심을 여기서 먹고 싶다고 해서 기왕 관광온거 먹기로 한다. 나는 케밥을 아들은 밥위에 고기를 얹은 메뉴를 주문하고 그린티와 맥주를 주문한다. 맛있게 먹고 역시나 8,000tz가 넘는 알마티와서 가장 비싼 밥을 먹는다. 고도가 있어서 그늘에 들어가면 몸아 떨릴 정도로 한기가 느껴진다. 자전거를 타고 눈이 없는 슬롭을 타고 내려오는 사람부터 아래에서부터 배낭을 짊어지고 트레킹을 오는 사람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보인다. 주말이어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이 곳 사람들도 많았다.

올 때는 반대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버스를 타고 우리가 탔던 곳에서 내린다. 음료수를 하나 손에 쥐고 다시 걸어서 숙소를 돌아온다.

숙소에서 세탁기를 사용한다. 300tz를 주면 세탁기를 이용 할 수 있는데 세제도 사용할 수 있어 저렴하다. 세탁을 하고 휘는 빨래를 빨래대에 널어둔다.

저녁 역시 어제 먹었던 동일한 식당에서 동일한 메뉴를 주문하여 먹는다. 마땅한 식당이 없다. 더구나 어느 식당이나 메뉴가 거의 같다. 식당 종업원들이 이제는 우리를 알아보는 눈치이다. 편해졌다. 이렇게 익숙해 지는 것은 좋은 것이다.

식당에서 나오면서 지갑의 카자흐스탄 지폐를 세어본다. 내일 호스텔비 잔금과 택시비를 주려면 환전을 조금 더 해야겠다. 케이블카 요금과 점심값이 컸다. 40불을 환전한다. 남게 환전하면 재 환전하던가 그냥 가지고 가야하기에 얼추 맞춰야한다.
 

저녁 숙소의 옥상은 각국에서온 청년들의 집합소이다. 옹기종기 모여 자신들의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다. 휘에게 내 양말이 하나 빈다고 이야기하고 찾아보지만 양말 한 짝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끼리 이야기하고 있으니 누가봐도 장기 여행자로 보이는 남자분이 말을 걸어온다. 3개월째 네팔에서부터 육로로 여기까지 왔다고 한다. 월요일에 기차로 러시아에 넘어가 발트해와 유럽으로 넘어간다고 한다. 한국에 아내분이 남아있고 혼자 여행 중인데 언제 끝이 날지는 자신도 아직 잘 모르겠다고 한다. 남과 말하기 좋아하는 것이 여행을 정말 잘 할것 처럼 보인다. 이런 성격이 여행에 잘맞는 성격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람이었다. 건강하고 행복한 여정을 기원해 본다.

우리는 내일 새벽에 일어나 아침 비행기를 타면 다시 6시간 정도를 날아 러시아에 들어간다. 이제 부터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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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에 일어난다. 밖은 어둡다. 한국과 3시간 시차니 한국은 6시리라. 얼추 일어날 시간은 맞다.
일어나서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다시 눕는다. 좀 처럼 다시 잠들 것 같지 않다. 몸은 훨씬 가벼워진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다시 눈을 뜨니 5시가 조금 지나있다. 이제는 정말 잠을 다시 못들 것 같아 휘가 깨지않게 조심해서 밖에 나가 본다.
알마티의 새벽은 멀리 근사한 만년설이 보인다. 알마티는 해발고도 700~1,000미터 그리고 고도가 3,000미터가 넘고 그 길이만 2,500km에 달하는 탠산산맥을 끼고있다. 그렇게 깊은 내륙임에도 바람이 시원하고 많이 부는 편이다. 이시각의 기온은 느끼기에 20도 밑으로 느껴진다. 낮에도 한국에 비하면 훨씬 시원해서 걸어다기기 좋다. 오늘은 낮기온이 27도 정도에 바람과 비가 가끔 흣날렸지만 내일은 32도가 될 예보이다.

새벽 공기를 쐬고 방으로 돌아와 일기를 남겨본다. 새벽에 조심조심 적느라고 또한 어제 컨디션 영향으로 날림으로 적어본다. 사실 어제는 특별히 한 것이 없기에... 한국에서 알마티로 오는 이동의 여정이었다.

7시쯤 휘도 깨어나고 오늘의 일정을 생각해 본다. 어제 호스텔 직원이 1박2일 버스투어를 신청하겠냐고 물었다. 우리는 알마티에서는 특별히 하고 싶은 것이 없기에 잠시 고민하다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오늘은 걸어서 알마티 시내를 돌아다닐 예정이다.

아침은 걸어 나가다가 간단히 먹기로했다. 집식구들과 통화를 하고(여긴 아침이지만 한국은 얼추 정오로 가고 있었다.) 간단한 복장으로 카메라 가방만 소지하고 호스텔을 나선다. 오늘 느낀거지만 아무리 미러리스라지만 핸드폰 카메라가 훌륭해서 카메라를 가방에서 꺼낼일이 없다. 당분간은 카메라 가방을 가지고 다닐 일은 없을 것 같다.

아들은 걷기 시작하면서 스마트폰으로 포켓몬 GO를 시작한다. 아침에 포켓몬을 잡는 방법을 연구한 모양이다. 결과적으로 휘는 오늘 하루 종일 걸으면서 포켓몬을 찾으러 다니고, 잡고 다녔다. 오늘 레벨을 5까지 올렸다고 신이 났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 자랑을 꽤나 하는 모양이다.

아침 식사는 제법 커보이는 식당에 들어가서 샤슬릭과 밥이 있는 메뉴를 주문하는데 아침에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침 메뉴가 한정되어 있는데 말이 통하지 않으니 대충 그림을 보면서 주문한다. 결국 휘는 주문이 캔슬되었고 나는 빵과 한국에서는 먹어보지 못한 야채고기스프를 주문했다. 아들과 나눠 먹고 알마티의 홍차를 마시고 나는 에스프레소 인줄 알고 시킨 마치 맛이 아주 진한 쌍화차 혹은 인삼차 같은 음료를 마신다. 홍차는 맛도 좋지만 가격도 우리돈으로 350원 정도여서 한 잔 더 시켜 먹는다.

공원과 거리를 걷다가 구글 지도로 museum 을 찾아서 카자흐스탄 국립박물관을 찾아 걷는다. 휘가 포켓몬 찾느라고 걷는 것을 아주 잘한다. 박물관을 찾은 유치원생들과 함께 입장한다. 외국인은 학생 할인도 없고 가격도 더 비싸서 인당 500tz를 받는다. 인당 1,700원 정도이다. 내국인은 성인은 300, 학생은 200tz를 받는다.

 외국인이라고 공짜거나 할인해주는 한국은 반성해야 한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고 영어 설명도 제한적이어서 눈으로 보기 바쁘다. 이 지역에 살았던 과거 유목민과 훈족에 관련 유물과 근현대에 대한 자료 91년 소련으로부터 독립하면서 정부 홍보성 자료들, 그리고 한국에서 제공한 것 같은 한국의 간단한 역사 문화가 특별 전시 형태로 전시되어 있었다. 한글을 보니 뿌듯해 졌다면 나도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인가 보다.

박물관을 둘러보고 나와서 점심을 먹는다. 이미 충분히 걸어서 좀 쉬어줄 필요가 있다.

점심은 제법 근사해 보이고 가격이 있을 것 같은 레스토랑을 찾아간다. 점심 메뉴 두 종류를 주문한다. 영어를 조금 하는 직원을 배정해 준다. 확실히 고급 식당이다. 그런데 점심 메뉴 가격이 1,500tz에서 형성되어 있어 이 나라 음식 값이 매우 저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000원 정도이니 휘와 둘이 아이스티와 블랙티까지 마시고 10,000원 정도에 성찬을 즐긴다.

맛도 훌륭했다. 과연 한국의 식료품과 음식값이 정상인가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나라 식료품 가격 정도의 나라가 세계에 별로 없을 것이다.

점심 식사 후 전철을 타 본다. 근처 전철역에서 두 정거장을 이동하면 그랜드바자르라는 큰 재래시장이 있다. 이 곳 알마티 지하철은 한국의 기술을 도입하여 우리와 친숙하다 지하철 노선도 짧아서 몇 정거장 되지도 않고 1호선 뿐이지만 정성들여 지어졌다. 지하철 역사도 매우 깊이 지하로 들어가있어서 에스컬레이터로 한참 내려가야 한다.

 이곳의 지하철은 현대로템에서 납품한 차량으로 우리나라 지하철과 완전히 똑같다. 지하철을 타면 타고 있는 외국인들만 아니면 한국의 지하철을 탄 느낌이다.

지하철은 역사에서 80tz를 주면 플라스틱 토큰을 주는데 탈 때 넣고 나면 나올 때는 그냥 나오면 된다. 그걸 모르고 우리는 자판기애서 100tz씩을 내고 카드를 구입했는데 그것은 카드값이었고 지하철을 5회 탈 수 있는 돈부터 카드에 충전할 수 있었다. 결국 우리는 그냥 기념품으로 카드를 간직하기로 했다.
시장은 매우 넓어서 옷가지와 소품들 과일, 육고기, 생선, 잡화 등이 구역을 나누어 팔고 있었다. 우리 전통 시장보다 깨끗하게 구획되고 정리되어 장사를하고 있었다. 우리 부자는 천도 복숭아를 1kg에 400tz에 구입하였다. 얼마티는 사과의 고장이라고 하는데 사과를 좋아하지 않는 우리 부자는 사과를 구입하지는 않았다. 고려인 후손들이 시장 한켠에서 김밥과 우리와는 조금은 다른 김치, 나물 종류를 팔고 있었다. 고기도 1kg에 6,000~7,000원 정도로 매우 저렴했다.

시장 구경 후 비가 오기 시작하여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온다. 이곳을 돌아다니면서 느낀 것이지만 동양계던 러시아계던 남녀가 모두 미남미녀이다. 모댈급 선남선녀도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 일반적인 저사람은 못생겼다고 생각이들 정도의 인물들은 거의 없고 평범한 사람들이 우리 눈에는 잘생겨보인다.

숙소로 돌아와 나는 낮잠을 한 시간 정도 자고 아들은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린다. 확실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스마트폰에서 벗어나기 힘든 모양이다. 저녁을 먹으로 또 돌아다녀 본다. 맥주도 한 잔하고 싶은데 휘는 저녁은 쌀을 먹어야겠다고 한다. 샤슬릭 식당 처럼 보이는 곳에 들어갔는대 메뉴를 한나도 알아볼 수 없고 주변 손님들이 모두 술을 마시는 것이 식당이 아니라 술집 같다. 우리는 미안하다고 하고 나와서 아침을 먹었던 옆식당으로 이동한다. 결국 아침에 주문하려했던 밥과 고기꼬치가 포함된 음식을 주문한다. 야채와 고기, 빵이 모두 입맛에 맞아 맛있게 먹는다. 휘도 만족해하니 다행이다.

오늘 걸은 걸음수를 보니 20,000보가 넘어있다. 둘 다 많이 걸었다. 숙소로 돌아와 천도복숭아를 먹으며 이 글을 적고 있다. 아들과 컴퓨터에 넣어온 드라마나 한 편보고 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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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중국 중원 지방을 방문하고 10월쯤 또 한 번 어머니, 동생, 아들과 배낭여행을 한후 이번 아들 여름 방학을 이용하여 다시 한 번 부자가 배낭여행을 하기로 하였다.아들인 휘와 가고 싶은 곳을 이야기하다가 유럽이나 러시아 지역을 다녀오기로 하였다.나는 어려서부터 영화 닥터지바고나 고려인들의 중앙아시아 강제이주의 영향으로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보고 싶었다.결국 우리 부자는 시베리아횡단열차를 처음부터 끝까지 타보기로한다.일정은 인천에서 카자흐스탄 알마티 - 상트페테르부르크 - 모스크바 - 노보시르비르크 - 이츠부르크 - 하바롭스크 - 블라디보스톡 - 인천의 여정이다.구매한 상트페테르부르크 비행기가 알마티를 경유해서 경유하는 김에 3박4일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Stopover(Startover)하기로 하였다.회사 김부장이 고맙게도 아침에 공항버스 출발지까지 태워다 줘서 바로 버스를 타고 공항까지 온다. 몇 년 전부터 공항을 무척 자주와서 낮설음이나 어색함이 없다.인천공항에서 Airastana 항공의 여객기에 오른다. 좌석은 미리 정했고 역시나 우리 부자 배낭만 짊어졌기에 짐을 별도로 붙이지 않고 간단하게 수속을 마친다. 카자흐스탄이나 러시아로 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엄청난 캐리어와 짐을 가지고 있어서 수속시 한참을 줄을 서서 대기한다. 한 시간을 넘게 체크인에 허비했다. 덕분에 휘와 점심을 간단하게 먹고 타려는 계획은 기내식을 먹기로 하였다. 휘가 배가 많이 고파해서 도넛 2개와 음료수를 사준다. 기특하게도 역시나 휘는 참을 성 많게 내가 하자는 대로 잘따라준다. 같이 여행하고 싶은 일순위 인물이다.아침부터 아랫배가 더부룩한게 컨디션이 시원찮다. 체했나 싶어서 약국에서 약을 사먹고 6시간 45분을 비행하는 기내에서 고생할까 싶어 살짝 걱정이 된다.

카자흐스탄 국적기인 Airastana는 시설이나 서비스가 좋은 편이다. 식사나 음료 서비스도 좋다. 기내에서 2시간 정도 잠을 잤다. 배앓이는 약을 먹고 조금 가라앉았다. 휘는 기내식을 신나게 먹고는 안대를 하고 귀마게 까지하고는 실컷잔다. 도착하기 30분전쯤에야 잠에서 깬다. 부럽다. 알마티에 도착하기 전에 보이는 우랄산맥의 만년설이 근사하다. 나중에 중앙아시아 종주를 해보고 싶은데 가능할까 싶다.알마티 공항 입국직원은 초짜인지 아들은 쉽게 통과했음에도 나에게는 비자를 찾는다. 한국은 무비자 입국이라고 해서 여권에서 비자를 찾고 있다. 지금 글을 적으면서 생각해보니 인천에서 출국시 자동출입국 심사로 나왔기에 출국 도장이 없어서 묻는 것이었던가 싶기도하다. 아무튼 어렵게 심사대를 나와서 환전을 일단 100달러 한다. 카자흐스타이나 러시아나 화폐가치가 많이 떨어져서 우리같은 여행객은 참 좋다. 5gb를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심카드을 구매하고 여직원에게 세팅을 부탁한다. 가격은 유심비와 5기가의 데이타까지 1800텡케(TZ)정도한거같다. 1000텡게가 3,400원정도이니 6,000원 정도에 3박4일 데이타를 쓸 수 있다. 무려 LTE도 잡힌다. 물론 지금까지는 되는 곳이 있고 3G로 잡히는 곳도 있다. 알마티 관광안내 지도 등을 받고 안내 직원에게 공항 셔틀을 물어보니 오늘은 끝났단다. 여기시간으로 6시도 안됐는데...사전 조사에서 시내까지 80텡게에 79번버스를 타면 된다고 조사했음에서 몸이 몸살이 온 것처럼 힘들어서 또 버스카드사고 버스타고 숙소 찾기 위해 걷고 찾는 것이 귀찮게 느껴져서 택시를 타기로한다.

우리나라 돈으로 10,000~15,000원 정도면 가는 것으로 알기에 30분이면 가는 택시를 선택했는데 이 기사들이 우리에게 바가지를 씌웠다. 택시기사에게 숙소이름인 Skyhostel을 아냐고 물었더니 안다고해서 얼마냐고 했더니 1,000탱게라고한다. 너무싸다. 공항 공식 택시였는데 3,400원에 간다고? 몇 번을 더 물었지만 그렇단다. 내 컨디션이 좋았다면 분명 정확히 짚고 넘어갔을텐게 그냥 우리 부자 택시에 탄다. 택시는 우리나라 총알택시 수준으로 날아서 숙소에 데려다 준다. 이놈들 숙소 위치도 모르고 있어서 내 구글 지도를 확인하여 데려다준다. 도착하여 영수증이라며 써주는데 1km에 1,000텡게란다. 17,800텡게를 내란다. 몸도 시원찮은데 이것들이 사람이을 뭘로보고... 따지는 것도 짜증나고 비도 오고 있어서 10,000텡게를 주고 끝냈다. 결국 34,000원을 주고 온 것이다. 여행 첫날은 항상 적응 시간이 필요한 모양이다.

SkyHostel Almaty는 알마티 숙소 검색에서 별점이 가장 높은 숙소였다. 가격대비 위치가 좋고 영어를 하는 직원이 있으며 깨끗하고 친절하다는 평이었다. 와 보니 나쁘지 않은 가격에 깔끔한 숙소였다. 물론 호스텔치고는 말이다. 우리는 2인실 트윈룸을 예약했다. 혼자온 세계각지의 여행자가 많은 듯했다.

일찍자야겠다는 생각으로 휘와 물을 사고 저녁을 간단하게 먹었다. 컨디션 때문에 자세히 메뉴도 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둘이 1,600텡게로 맛나게 먹고 나왔다.숙소로 돌아와 약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내일은 컨디션을 회복해야 할텐데...휘는 포켓몬을 내일부터 잡으러 다니겠다고 신나한다. 포켓몬고가 한국에서는 속초 지역만 된다지만 여기서는 곳곳에서 나타난다. 아마 내일은 걸어서 알마티 도심 지역을 돌아다닐 것이고 포켓몬도 잡고 맛난 것도 먹을 생각이다. 휘가 알마티라는 도시가 마음에 든다고 한다. 고려, 중국, 몽골인들이 섞인 동양 외모와 러시아의 서양외모를 한 사람이들 온전히 섞여있다. 우리 부자가 다녀도 이곳 동양계의 얼굴이 많아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 그리고 확실히 선남선녀들이 많다.  오늘은 이동하는데 모든 힘을 다써서 내일부터가 본격적인 여행이 될 것이다.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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