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16. 아들과 함께하는 러시아 배낭여행-노보시비르스크~이루쿠추크
여행/러시아 2016. 7. 30. 01:07 |어제 일기를 작성하고 11시 경 기차역으로 이동하였다. 우리와 같은 기차를 타려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있었다. 나는 기차 시간과 탑승구를 확인하고 휘와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 한국말로 물어본다. 앞에 앉아있던 사람이 한국말로 한국에서 왔냐고 묻는다. 그런데 영락없는 이쪽 러시아 사람 얼굴이다. 한국말 잘한다고 했더니 한국에서 일했었다고 한다. 7년 6개월 있었고 우즈베키스탄 사람이었다. 그 사람 내가 꽤나 반가웠나보다. 자신이 한국에 있을 때 찍었던 사진이랑 자신이 가본 곳을 쭉 이야기 한다. 한국에서 돌아온지 7년이 지났다고 하는데 여전히 한국말을 잘한다. 사실 갑자기 한국말로 친근하게 다가와서 경계를 좀 하고 있었는데 오랫동안 한국에서 일했던 사람이, 한국 사람을 봐서 반가워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한국에서 꼭 다시 찾고 싶은 전 회사 동료가 있는데 인터넷으로 찾아봐도 찾을 수 가 없다고 한다. 하긴 그사람 이름도 모른다. 경기도 광주에 있는 D&G라는 회사라는데 잠깐동안 느린 인터넷으로 찾아보려해도 쉬 찾아지지 않는다. 아쉽게 전에 일하던 회사를 찾아주지 못한다. 찾았으면 로드뷰로 보여주려고 했는데... 현재는 블라디보스톡에서 일하고 있으며, 우즈베키스탄에 다녀오면서 노보시비르스크를 경유하는 모양이다. 휘는 한국말하는 외국인이 신기해서 신이나있다.
기차는 정확한 시간에 플랫폼에 도착한다. 약 50분간 정차하는 사이 자리를 잡고 새 시트들을 받아서 깔아놓는다. 우리 앞자리가 출발하기 조금 전까지고 아무도 없어서 편안하게 가나보다 했는데 러시아 젊은이 3명이 가장 늦게 들어와 짐을 정리하고 시트를 정리하느라 분주하다. 일단 휘나 나나 몹시 피곤하다. 기차가 춟발을하는 것과 동시에 우리는 눕는다.
우리 객차의 사람들은 대부분이 노보시비르스크에서 탄 사람들을 배정해서 다들 늦게까지 잔다. 나도 8시가 넘어서 일어난다. 커피 한 잔 만들어서 마시고 있으니 사람들이 그제서야 일어나서 씻고 먹고하는 통에 분주하다. 휘는 10시가 넘어서 일어난다. 녀석 꽤 피곤했나보다. 우리 앞의 젊은 청년들은 각자 자신들이 먹고 싶은 것들을, 각자 배낭에서 꺼내 혼자 먹는다. 우리로서는 이해가 잘되지 않는, 모여서 함께 먹지 않고 알아서들 먹는다. 저녁 먹을 때까지 각자 먹는다. 나는 휘를 깨워서 어제 마트에서 구입한 사과파이와 제과빵을 먹는다.
먹고나서 앞에 청년들에게 어디까지 가냐고 영어로 물어보니 이 친구들 영어를 곧잘한다. 영어를 이만큼하는 일반 젊은 러시아인들은 처음이다. 우리와 같은 이루쿠츠크로 간다고 한다. 그들은 5일 일정이라고 한다. 3명이 한 달동안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톡까지 여행하는데 모스크바에서 기차로 바로 노보시비르스크로 온것이 아니라 둘러둘러 온 모양이다. 노보시비르스크까지 15일만에 왔다고 한다. 나보고 모스크바에서 노보시비르스크까지 몇 시간 만에 왔냐고 해서 대략 50~60시간 걸렸다고 했다. 한 친구는 여러나라를 여행한 모양이다. 작년은 마카오, 홍콩, 대만이 나와 겹친다. 어쩌면 스치면서 봤을 수도 있겠다. 나보고 북한은 여행해 봤냐고해서 남한 사람은 북한에 갈 수 없다고 말해준다. 이친구는 북한을 가본 모양이다.
내가 가진 보드카를 털어서 아침부터 나눠마신다. 그래봐야 남은게 각 2잔 남짓이지만... 좋아하면서 마신다. 자신들의 집에서 가져온 담근 음료(술)이라며 권해서 한 잔 마신다. 아침부터 독주가 조금 들어가니 몸에 혈액도 도는 것 같고 나른한게 좋다.
기차에서는 사실 글을 쓸만한 이벤트가 별로 없다. 대부분 점심을 먹고는 낮잠에 빠져든다. 나도 2시간 정도를 푹잔다. 점심은 사발면, 저녁은 물을 부으면 걸죽한 감자죽이되는 즉석 식품을 먹는다. 이거 고기도 들어있는 것이 맛이 괜찮다. 다음 기차에도 꼭 사가지고 타야겠다.
노보시비르스크를 지나 밤사이 8시간 이상을 달리고 보는 눈 앞의 창밖은 그동안의 러시아와 또 다르다. 모스크바에서부터 노보시비르스크까지는 넓은 초원과 습지대였다면 여기서부터는 언덕과 산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산이 보이기 시작하니 계곡물도 보이고 마을도 더 많아진 느낌이다. 평원에 촌락을 이루지 않고 언덕위에 촌락을 이루는 이유는 멀리서 오는 이방인을 살피기 위해서 일까? 풍경이 바뀌니 꽃들도 더 많아지고 전나무와 소나무들이 한국과 다르게 곧게 자란다. 자작나무와 그외 침엽수과 나무들이 높고 곧게자라는 것이 보기 좋고 목재로써 쓸모도 많을 것 같다.
넓은 평야와 언덕에는 황금색 밀밭들이 장관이다. 밀밭들이 너무 커서 그 크기가 도저히 감안이 안된다. 저 큰 땅을 어떻게 추수하려나...추수를 끝낸 밭도 많이 보인다. 흡사 골프장을 기차로 둘러보는 느낌이 가장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푸른 자연들이 눈을 즐겁게 만들어준다.
기차는 어느덧 8시가 넘어가고 다들 편안한 자세로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을 조용히하고 있다. 내일은 아침 7시30분 경에 이루크추크에 도착하고 바로 버스를 타고 6시간을 달려 올혼섬에 가야한다. 내일도 이동이 많은 일정일 것 같다.
크라스노야르스크12시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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