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사정으로 사진이 올라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늘 저녁은 마지막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는 날이다. 오늘 저녁 탑승으로 전구간 약 10,000km를 완성하게 된다. 오늘 아침은 느긋하다. 체크아웃 시간까지 룸에서 쉬다가 나가면 된다. 8시쯤 잠에서 깬다. 휘는 벌써 깨있다. 어제와 같은 조식을 먹는다. 작년의 중국 조식에 비하면 훨씬 좋다. 커피와 빵 종류면 아침으로 충분한데, 러시아는 각종 햄과 계란, 치즈 등이 다양해서 좋다. 이곳의 조식은 러시아 온중에 가장 떨어지는 수준이다. 휘와 한접시를 해치우고 룸으로 올라온다.

휘는 오랜만에 탕목욕을 하고 11시까지 뒹굴거린다. 11시에 모든 짐을 챙겨서 프론트로 내려간다. 프론트에 짐을 맡기고 홀가분한 몸으로 호텔을 나온다. 하지만 갈데가 없다. 2박3일의 하바롭스크는 관광객에게 더이상 볼거리가 없다. 트립어드바이져를 이용해서 우리가 놓친 관광사이트가 있는지 살펴보지만 없다. 이때부터 기차타기 전까지 무료한 시간이다. 두 세번은 돌아다녔던 거리와 중요 포인트를 돌아다닌다. 영화라도 한 편 볼까하여 극장에 가본다. 가장 대사가 적을 것 같은 아이스에이지3를 보려고 했는데 오늘 토요일이라 그런지 아이스에이지는 상영을 하지 않는다. 마트를 천천히 둘러보고, 레닌광장에서 아무르강가까지 걸어간다. 가면서 공원을 만나면 벤치에 앉아서 쉬고 움직이고 한다. 오늘은 햇빛도 따갑다. 러시아와서 별로 안탔는데 오늘 좀 타겠다. 점심은 한국식당인 Koreya로 간다. 갑자기 한국 라면이 둘 다 땡겨서 갔는데 오늘은 토요일이라 라면이나 카레는 없단다. 토요일은 간단하고 싼 요리는 않하는가 보다. 결국 나는 비빔밥, 휘는 볶음밥을 시킨다. 볶음밥은 김치볶음밥인줄 알았는데 그냥 고기 볶음밥에 매운 소스를 뿌린 것이다. 하지만 역시 한국식 음식이 좋다. 비빔밥은 고추장을 더 달라고해서 김치까지 넣어 비볐는데 러시아 친구들은 아마 매워서 못먹을 것이다. 서빙보는 친구가 고추장을 더 달라고 했더니 놀라는 눈치다. 아들 볶음밥도 가장 맵게 해달라고해서 다 먹는다.

점심은 맛있게 잘먹었는데, 이제 할일이 없다. 5시간 이상을 뭘하지 싶다. 공원에 앉아서 휘와 잡담도하고 핸드폰도 만지작거리고 시간을 때운다.

5시경 Pizza Town으로 이동하여 이른 저녁을 먹는다. 8시 출발 기차이기에 피자집에서 시간을 때우기로 한다. 아이스티인줄 알고 시킨 음료와 피자를 시키고 맥주도 두 잔 곁들인다. 7시까지 앉아있다가 호텔로 돌아와 짐을 찾고 기차역으로 와서 우리의 마지막 기차를 탄다. 4인실로 하바롭스크와 블라디보스톡만 운행하는 열차이다. 같은 방에는 할머니와 휘 또래의 손녀가 같이 탄다. 인사하고 간단히 우리의 여정을 설명한다. 휘도 나도 많이 지치고 힘들다. 일찍 자야겠는데, 일기는 써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 날림으로 글을 적고 자려한다.

내일 아침이면 블라디보스톡이고 기차에서 내리면 누가 뭐래도 우리 부자는 시베리아를 횡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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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종반을 다가오고 20일이 넘어가면서 지치기 시작한다. 이제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은 많이 덥다고 하는데 그래도 식구들과 밥먹고 쉬고 싶다. 아침 8시경 일어나 티비를 만지작 거리지만 알아들 수 있는 방송은 음악방송뿐이다.

휘와 9시가 넘어 조식을 먹으러 내려간다. 조식은 그냥저냥 러시아에서 흔히 먹던 간단한 아침이다. 빵과 야채를 조금 덜고 푸딩을 하나 선택해서 먹는다.

샤워를 하고 킥보드를 끌고 나간다. 딱히 목적지가 있느 것은 아니다. 러시아의 건축양식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은 이미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에서 충분히 봤기에 하바롭스크의 오랜된 건축물은 이제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이곳의 사람들도 왠지 앞선 도시들에 비하면 촌스러워 보인다.

Gorodskoy 공원으로 목적지를 잡고 킥보드를 타고 출발한다. 아직 하바롭스크는 이런 킥보드가 거의 없다. 성인용 킥보드를 타는 사람을 하나도 보지 못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나 모스크바는 성인들이 많이 타고 다녀서 보기 좋았는데 여기는 보편화 되지 않았나 보다. 사실 길도 킥보드가 다니기에는 보도가 매끄럽지 못하고 페인곳이 많다. 확실히 공원도 많고 사람은 많지 않아 좋다.

공원을 한바퀴 둘러보고 아무르강가에 다시 나가본다. 하늘은 파랗고 공기는 덥지 않아 좋다. 이렇게 해가 내리쬐도 많이 덥지 않다. 킥보드를 타고 있으면 사람들이 얼마냐고 자주 묻는다. 사실 말이 잘 안통해서 뭐라 얘기해 주기도 힘들다. 레닌 광장으로 이동하며 하바롭스크 시내를 다녀본다. 인구 60만의 하바롭스크는 사실 볼거리가 거의 없다. 노보시비르스크와 큰 차이도 잘 모르겠다. 시내도 작다. 지금까지 다녀본 러시아의 도시는 모두 레닌광장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점심은 트립어드바이져를 확인하고 피자를 먹으러간다. 피자집은 피자만이 아니라 초밥과 간단한 일식을 겸하고 있다. 휘는 벤또를 선택하고 나는 피자를 선택한다. 둘다 맛도 있고 좋은 선택이었다. 피자집이름은 Pizza town으로 메뉴판에 주방장이 태극기와 일장기가 새겨진 옷을 입고 있어 인상적이었고 이름이 한국인이나 고려인의 이름이었다.

점심을 먹고 호텔로 돌아온다. 2시가 넘어있다. 어제 맡긴 세탁물도 얌전히 올려져있다. 휘와 호텔에서 쉰다. 나는 낮잠이 들었다. 낮잠을 자고 이 동네 쇼핑몰을 둘러보기로 한다. 두 군데의 쇼핑몰을 다녔는데 모두 크기가 고만고만하고 특색이 없다. 확실히 하바롭스크는 블라디보스톡에 밀려 정체되는 도시처럼 보인다. 쇼핑몰을 나와 저녁을 먹으러 움직이면서본 카바로브스키 극장에는 2차대전 종전 71년을 기념하는 고려인문화대축제가 8월 13일에 열린다고 한글이 병기된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런 곳에서 한글을 보고, 고려인들이 훌륭하게 지역 사회에서 활동하는 것 같아 뿌듯함을 느낀다.

저녁은 트립어드바이져에서 이곳 식당들 중 평가 3위를 한 식당을 찾아간다. 평들이 대부분 고루 좋아서 기대를 해본다. Kabachok이라는 동유럽식 식당이다. 가서 나는 치킨커틀릿을 휘는 돼지고기 볶음을 시킨다. 밥이 없어서 빵을 주문한다. 그런데 주문을 한지 한시간이 넘기고 재촉하자 음식이 나온다. 기다리느라 지쳐서 음식맛을 모르겠다. 그리고 야외 테이블은 모기가 달려들어 권하고 싶지 않다. 가격도 음식맛도 별로 였다. 차라리 점심을 먹은 곳이 더 좋았다.

9시가 다되어 걸어 호텔로 들어온다. 이렇게 오늘 하루도 지나간다. 여행도 몇 일 반짝 시간내서 갈 때 신나서 여러곳을 둘러보는 것이지 20일 넘게 장기로 들어서면 경외감이나 신선함이 떨어지는 것 같다. 더구나 한나라를 너무 오랫동안 다니고 있는 것 같다.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시내관광 위주이다보니 어느 순간 메너리즘과 식상함을 느낀다. 다음번 장기 여행은 렌트카나 손쉬운 이동 수단을 마련해야 겠다. 내가 정말 보고 싶은 좋은 풍경은 대중 교통이 미치지 않으면 움직이기 쉽지 않다. 다음번 장기 여행 프로젝트는 꼭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정하리라 생각해 본다.

내일은 저녁 8시경 기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톡으로 간다. 밤에타서 아침에 내린다. 이 구간을 이용하면 시베리아횡단열차의 전구간을 타보게 된다. 나의 버켓리스트 중 하나를 완성한다. 한국의 어머니와 집사람, 딸이 보고 싶어지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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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경 눈을 뜬다. 화장실이 고장 났는지 승무원들이 분주하게 들락거려 일어난다.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하여 옆 칸을 이용한다. 결국 내릴 때까지 우리칸의 화장실은 이용불능이다. 덕분에 세수도 양치도 못한다. 능숙하게 침구를 반납하고 우리가 내릴 하바로프스크역에 내린다. 여기 시간은 이제 한국과 같다. 다시 6시간을 거슬러 동진한 것이다. 이제 집에 갈 때까지 한국과 동일한 기간대에 들어섰다. 자동으로 시차 적응을 할 수 있겠다. 하바로프스크는 블라디보스톡과 함께 러시아의 극동 전진기지이자 극동 러시아의 최대 도시이다. 더구나 중국과 국경을 인접하고 있는 국경도시이다. 그럼에도 우리칸에는 내리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놀랐다. 대부분 블라디보스톡까지 가는 모양이다. 역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고, 하차 인원도 대도시라는 생각에 비해 많지 않았다.

한국에서 미리 예약한 아파트형 숙소는 취소하고 몇 일전 역 옆의 호텔로 변경하였다. 아파트형 숙소에서 음식도 해먹고 빨래도하고 하는게 좋았을지에 대해서 아직 잘 모르겠다. 어쩌면 처음 생각한데로 아파트형 숙소가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역에서 나와 100m이내에 숙소가 있다. 그건 참 맘에 든다. 배낭과 짐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8시도 되기전에 도착하여 체크인을 물어보니 당연히 안된다. 짐을 맡기고 휘와 오슬로 킥보드를 타고 시내로 나가본다.

어라! 킥보드를 끌고나오자 비가 오기 시작한다. 다시 숙소로 돌아가 킥보드도 맡기고 우산을 들고 나온다. 3일을 샤워도 못하고 머리도 감지 못해서 떡져서 모자를 썼다. 빨리 샤워하고 싶다. 이루크추크에서도 제대로된 샤워를 못해 여간 찝찝한 것이 아니다. 역 앞의 긴 공원을 걷는다. 공원이 마치 뉴욕의 센트럴파크처럼 도심을 관통하고 긴데 이름도 없다. 러시아는 곳곳에 좋은 공원이 많은 것이 부럽다. 일단 목적지를 하바롭스크의 자연사,향토사 박물관으로 잡는다. 공원 끝에 있는데 공원 길이가 2km는 되는 것 같다. 공원중간에 중앙시장의 입구가 있어서 어슬렁 거려 보지만 아침 일찍이라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둘러보기로 한다. 공원의 끝이 아무르강변과 맞다아있다.

이 아무르강은 남으로 내려가며 중국과 러시아의 국경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으로 가변 이 아무르강은 중국은 쑹화강, 우리에게는 흑룡강이라는 이름으로 변한다. 강폭은 한강보다 넓어 보이며, 그 위용이 대단하다. 강변을 따라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낚시를 하고 있다. 하바롭스크는 이 아무르강과 우수리강이 합쳐지며 국경으로 변하기 전에 가장 넓은 삼각주에 위치하는 최대 도시이다. 중국과 국경을 인접해서인지 중국계 동양인들이 많이 보인다. 내가 알기로 고려인 후예들도 많이 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 한국 국적의 교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강변을 휘와 걷다가 다시 도심으로 나온다. 박물관은 10시부터 개관이기에 아침을 사먹으려고 하는데 대부분의 식당이 10시나 11시 오픈이다. 그 흔한 KFC나 Subway도 보이지 않는다. 결국 길거리 핫도그를 2개 사서 아무르스키 동상이 있는 작은 광장 벤치에서 먹는다. 이 아무르스키는 동시베리아 총독으로 시베리아횡단열차를 처음 건설 계획한 사람이기도 하다 덕분에 우리 부자 기차도 잘타고 왔고 이렇게 옆에서 핫도그도 먹는다. 10시가 되어 박물관에 간다. 입장료는 인당 350루불이며, 두 개의 건물을 이용할 수 있다. 입구에는 중국인과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몇 있다. 특히 한국에서 오신 듯한 아주머니들이 계셔서 놀랐다. 이런 아침부터...

첫 건물의 박물관은 자연사를 주제로 화석과 동물 박제 등을 전시하였고, 두번째 건물은 이곳 하바롭스크의 과거 주인인 동양계 원주민들의 생활상과 의류, 도구 등을 전시하고 러시아의 유입과 발전상을 소개하고 있다. 사실 이땅의 주인은 몽골과 거란, 말갈계 유목 민족이었을텐데, 일제시대에는 많은 독립투사들께서 이곳에서 독립운동을 준비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중에서도 김알렉산드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공산/사회주의자 여성으로 독립운동을 하다 반혁명군에 아무르강변에서 총살당하고 버려진다. 아마 암살 전지현의 모델이었을지도... 그래고 하바롭스크의 중심가는 독립운동가 김유천 장군을 기려 김유천거리가 있다. 하지만 박물관은 그다지 특색이 없고 유물도 큰 흥미를 유발하는 것은 없다. 대략 1시간 30분 정도 둘러보니 내부 전시물은 거의 둘러 보았다. 휘와 이제 호텔로 들어가기로 한다. 아무래도 좀 씻어야 겠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 중앙시장에 들러본다. 고려인의 영향으로 시장안에는 김치와 고사리나물, 콩나물무침, 깍두기 등을 팔고 있다. 이곳으로 또 더한 사할린으로 강제 이주 되었을 우리의 선조들...그리고 이 척박한 곳에서 일가를 이뤄 이제는 고려인, 4, 5세들이 이렇게 한국을 잊지 않고 한국 음식을 만들고 팔고, 사먹고 있다. 나라가 힘이 없을 때 가장 불쌍한 것이 국민들 아니겠는가! 김치를 보니 저녁은 꼭 한국식당에서 먹자고 휘와 약속한다. 휘는 친구들 기념품을 사주고 싶다는데 정말 마땅한 것이 없다. 집에 식구들도 뭐 사줄게 있을까 살펴보지만 역시나 없다. 러시아는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 사람이 서있으면 차량이 무조건 정차해야하는가보다. 우리가 횡단보도에 서기만하면 모든 차량들이 멈춘다. 횡단보도 건널 때 안심이 된다. 여지껏 러시아의 모든 곳이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는 차량들이 먼저 멈춰줬다.

호텔 프론트에서 체크인을 하고 룸으로 들어와 샤워를 한다. 룸은 생각보다 깔끔하고 만족스럽다. 호텔 프론트에 세탁서비스를 묻는다. 세탁기가 있냐고 물었을 때 3, 5층에 있다고 해서 양말과 속옷까지 가지고 3층에 가봤으나 다림질 시설 뿐이다. 메이드 아주머니에게 몸짓으로 물어보니 날 1층 프론트로 데려간다. 프론트 직원의 영어를 바라는 것 같은데, 프로트 직원의 영어도 사실 별로라서 결국 서로 모두 몸짓이다. 결국 세탁기는 없단다. 아주머니가 세탁 서비스를 해주고 300루불을 달란다. 그게 편하겠지...결국 우리돈 5,000원 정도를 주고 모든 빨랫거리를 맞긴다.

저녁은 한국식당에 가기위해 인터넷 검색을 한다. 위치가 잘 나오지 않는다. 한인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봐도 구글지도에서 찾기 힘들다. 결국 부산식당이라는 곳을 찾았다. 역 근처인 숙소에서 2.5km정도 거리이다. 휘와 열심히 킥보드를 타고 가본다. 이런! 문이 닫혀있다. 몇 일 내부 수리던지 아님 휴가 기간인 것 같다. 휘가 엄청 실망한다. 재빨리 트립어드바이져를 열어서 한국식당을 검색한다. 어라! 숙소 근처에 Korea라는 Korean restaurant가 있다. 다시 숙소로 이동하여 식당을 찾는다. 좀 외진 곳이지만 깨끗한 식당을 찾았다. 가서 메뉴를 확인하니 한국인이 운영하는 전통 한국식은 아닌 모양이다.

비록 노래는 한국음악을 틀고 티비는 한국 사진들을 보여주지만 아무도 한국말은 모른다. 그리고 손님도 모두 러시안이다. 한참을 메뉴의 사진을 들여다보고 가장 실패 확률이 적은 부대찌게와 제육볶음을 시키는데 제육볶음은 주방장이 안된단다. 결국 돼지고기 볶음을 시켰는데, 돼지갈비살을 양념해서 통으로 구워 내왔다. 맥주 한 병을 시키고 공으로 주는 보리차를 두 잔 마신다. 김치, 마늘쫑 등 밑 반찬과 함께 아들과 둘이 밥 세 공기를 먹는다. 물론 휘가 두 공기를 먹는다. 한국인 입맛엔 별로 이지만 여기는 어디까지나 현지인을 위한, 이곳에 맞게 변화된 한국식당이다. 이런 식당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세계 곳곳의 일식, 중식당을 보라. 모두 일본인, 중국인이 운영하는 집이 아니다. 오히려 현지인이 운영하는 집이 더 많다. 한국식 식당이라고 해서 꼭 한국인 입맛에 맞을 필요는 없다. 현지인들에게 맞으면 좋은 것이다. 그것이 한식의 세계화가 아닐까? 우리는 이런 비슷한 맛을 내는 식당에도 만족한다. 가장 맵게 해달라고 했음에도 한국에서 먹는 정도의 매움이거나  오히려 덜 맵다. 이렇게 저녁을 먹고 1,500루불을 지불한다.

다시 킥보드를 밀며 숙소로 돌아와 휘와 누워서 각자 편안히 쉰다. 내일은 뭘할지 특별히 정한 것은 없다. 내일일은 내일 일어나서 정하기로 맘먹는다.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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