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는 생각보다 볼거리가 그렇게 많은 것 같지는 않다. 차라리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볼거리도 많고 이국적인 모습이었다. 마치 서울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도 않은지 모르겠다. 크렘린궁 주변으로 있는 볼거리를 제외 한다면 크게 다른 점도 없다. 사실 이러한 것도 몇 일 지내보며 하는 말이다. 보다 잘알고 심도있게 들어가면 훨씬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 할지 모르겠다.

아침식사를 휘와 남아있던 빵과 요플레로 해결하고 크렘린궁으로 나가본다. 늘 아침은 여기서 시작이다. 여전히 관광객은 많고 이제는 중국뿐이니라 세계 각지의 단체 관광객을 만난다. 시티투어 버스를 발견하고 일단 어떤 경로를 도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안내원에게 팜플릿을 요청하여 받는다. 홈페이지에는 경로도 지도로 나와있지 않고 정보가 부족하다. 역시나 모스크바 시티투어는 한국어 보이스 가이드가 없는 모양이다. 그리고 지도를 확인 결과 정말 크렘린궁 주변을 돌뿐이다. 사실 크램린을 중심으로 결어서 이미 휘와 본 것들이 많다. 그리고 구지 버스를 타지 않아도 충분히 둘러 볼 수 있는 경로였다. 휘와 시티투어버스는 타지 않기로 한다. 특별한게 없다.

5시 서커스를 예약해 놓았기 때문에 그 전의 일정을 생각해 본다. 그리고 어제 갔던 곳이 아닌 다른 데카슬론(Decathlon)을 가보기로 한다. 모스크바의 대형 소핑몰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굼과 같은 럭셔리 백화점 말고 이 곳 모스크바 시민들이 이용하는 쇼핑몰을 둘러보고 싶었다. 오늘은 토요일이고 사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구글 지도로 검색하여 제법 커보이는 데카슬론을 포함하는 쇼핑몰을 찾아 나선다. 지하철을 타고 움직여 본다. Awah라는 쇼핑몰로 이동한다. 전철역에서 제법 걷는데 오늘은 모처럼 화창하다. 그래도 긴팔을 입는 것이 맞는 정도의 기온이다.

우리 앞에 킥보드를 탄 세부녀가 다정하게 가고있다. 막내는 내가 쳐다만 봐도 까르르 넘어간다. 갑자기 우리 딸, 슬이가 보고 싶다. 오늘 집사람과 수영장에 갔다고 하는데, 신나게 까불고 놀겠지...세 부녀의 킥보드를 보자 우리도 킥보드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넘쳐난다.

결국 우리는 데카슬론에 들려 킥보드 oxelo twon9을 구입한다. 휘는 입이 귀에 걸렸다. 의젓하게 괜찮은 척 햇지만 꽤나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확실히 킥보드를 타고 이동해 보니, 이동 속도는 빨라지고 피로감은 덜하다. 내 배낭여행의 잇아이템이 될 것 같다. 우리 부자는 이동 수단의 능력이 +10 레벨업 되었다.

여기 쇼핑몰이 우리나라 어느 곳 보나도 크다. 총 7층으로 7층은 아이스 링크가 있다. 휘는 스케이트를 타보고 싶다고 해서 티켓부스로 갔는데 사람이 없다. 결국 좀 기다리다가 그냥 관두기로 했다. 겨울이 긴 나라여서 그런지 스케이트 타는 실력들이 보통이 아니다.

점심은 내가 먹고 싶은 것을 고르면 무게를 재서 가격을 측정하는 것인데, 고기나 빵, 음료 등을 추가하면 별도 과금하는 시스템이다. 별로 비싸보이지 않아서 닭꼬치, 고기꼬치, 음료 등을 추가 했는데 가격이 1,200루불 가까이 나왔다. 확실히 모스크바는 물가가 서울 만큼 비싼 것 같다. 모든 음식이 조금 추가하면 서울 만큼 나온다.

이곳에 5층 높이의 수족관이 있는데 안내를 보니 2015년도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족관으로 기내스북에 등재됐다고 한다. 그 높이다 21m가 넘는다. 그 수압을 견디는 유리도 대단하다.

어느덧 시간이 3시가 넘어가서 우리는 업그레이드된 이동수단을 이용하여 걸어올 때 보다 빠르게 지하철 역으로 이동한다. 이제 지하철에서 환승은 너무 쉽다. 흔히 볼쇼이 서커스라고 말하는 Moscow Great circus, 휘는 서커스를 한 번도 본적이 없다고 해서 좋은 서커스이길 바라본다.

서커스를 관람하러 가다가 모스크바 국립대학을 만난다. 휘와 이동수단이 생겨 빨리 다녀 올 수 있겠다 싶어 대학을 구경해 본다. 나중에 찾아보니 세계에서 학생수도 순위권, 대학 자체의 순위도 높은 그런 좋은 대학교이다. 휘에게 대학 내부를 보여주고 이렇게 좋은 학교에 다녀 보고 싶지 않냐고 꼬득여 본다.

 토요일이라 학생은 별로 없었다. 다만 교정의 크기가 몇 블럭을 통으로 잡고 있는 듯하다.

서커스장으로 이동하여 우리 자리를 찾아 앉는다. 앞에서 6번째줄 정면, 관람하기 좋은 위치다. 아이의 꿈 속에 천사가 나타나 각종 서커스와 동물들을 만난다는 큰 기본 줄거리이다. 브레이크 타임까지 2시간 30분 가량의 시간이었다. 휘는 매우 좋아하고 재미있어 했다. 박수도 많이치고 웃기도 많이 웃었다.

인간 신체의 가능성은 어디까지 일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꽉채운 관중석은 확실히 서양인들이 동양인들에 비해 관람 태도가 좋다. 반응도 잘하고 박수도, 함성도 좋은 반응을 한다. 그래서 같이 보고 있는 나도 흥이 더해 진다.

휘는 휘만 빼고 집사람과 슬이와 본 마카오의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와 비슷하냐고 묻는다. 사실 서커스도 재미없지는 않았지만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가 워낙 대단해서 이 서커스 보다는 재미있다고 말해준다. 나중에 휘도 보여주고 싶다.

9시가 다되서 숙소에 돌아온다. 저녁은 지치고 힘들어서 간단하게 또 케밥을 포장하여 숙소로 돌아온다. 간단하게 씻고 물을 실컷 마시고 케밥을 먹는다. 숙소 근처의 이번 케밥이 훨씬 맛있다. 몇 일을 이것만으로 먹어도 잘 버틸 것 같다. 휘도 맛있어 한다. 숙소로 돌아오면서 보드카를 담을 스테인레스 술병을 500루불에 하나 구입한다. 왠지 근사해 보인다. 사실 가지고 싶기도 했다. 담배도 하나 구입했다. 한국과 똑같은 에쎄체인지를 구입했는데 95루불로 1,800원 정도이다. Kt&G가 러시아에 진출하여 좋은 성과를 낸다고 하더니 한국 담배가 많다.

내일는 1시 기차로 노보시브르스크로 이동한다. 총 46시간의 이동이다. 일요일 기차를 타면 화요일에나 내릴 것이다. 인터넷 사정이야 당연히 좋지 않을 것이기에 일기는 화요일에나 다시 올 릴 수 있을 것 같다. 내일은 기차를 타기전에 먹을 간식과 밥거리를 충분히 사서 타야한다. 모스크바의 마지막 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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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서 집을 나선지 9일이 된다. 당연히 집 생각이 많이 난다. 집에서 편안하게 있으면 좋을 걸 왜 나왔나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본다. 어쨌든 이곳에 온 이상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오늘은 시티투어 버스를 타려고 하기에 10시쯤까지 투어버스 타는 곳에 가면 될 것이다. 휘에게 오늘은 투어버스 타는 곳부터 요금, 이용 방법 등 모든 것을 맞겨본다.

아침으로 어제 구입한 빵과 음료를 먹는다. 나는 휘에게 투어버스를 맞기고 내일 볼쇼이 서커스를 찾아본다. 내일 공연이 있고 현장 티켓 구입은 매진의 확률도 있고, 앞쪽자리는 예약으로 선점 된다고 한다. 일단 서커스 예약 사이트에 접속하여 러시아어로 되어있지만 그 동안의 경험으로 예약을 진행해 본다. 사실 어느 예약 사이트나 언어만 생소하지 누르고 확인하고 예약하는 방법은 비슷하다. 내일 서커스는 좋은자리가 별로 남아있지 않다. 나는 앞에서 6번째줄 정면쪽 좌석을 확보한다. 가격은 인당 2,500루불 인터넷 카드결재를 이용하여 예매를 완료한다. 내일은 5시 공연을 보면 된다.

그렇게 오전 볼 일과 샤워를 마치고 휘와 다시 전철역으로 향한다. 일단 모든 일정은 붉은광장 주변에서 시작되기에 붉은광장으로 향한다.

10시가 조금 넘어 도착하니 이미 관광객들이 광장을 점령했다. 어제 오전의 한가한 광장은 간데 없고 각나라의 단체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이다. 어제 한가한 틈에 휘와 둘러보았기에 우리 부자는 느긋하다. 그렇게  sightseeing 투어버스 탑승장을 찾는데, 쉽게 찾아지지가 않는다.

 버스를 찾아 걷다보니 크렘린궁 주변에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이 보인다. 우리 부자도 다가가 보니 크렘린 궁안을 관람할 수 있는 티켓 오피스 줄이다. 에르미타주 미술관의 줄을 생각하니 답답하다. 휘를 일단 줄에 세우고 티켓 오피스 건물로 들어가 본다. 역시나 건물안에 자동화 기기가 존재한다. 첫번째 기기는 고장이었지만 눈치껏 티켓을 뽑는 사람을 확인하고 뒤에선 기계에서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두 장을 구매한다. 한 장에 500루불이다. 학생할인이 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럴 예정이 없는 사람들은 한 두 시간 줄을 설바에 자동화 기기를 이용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을 듯 싶다. 러시아는 생각보다 곳곳에 자동화 기기들이 존재한다. 한국 만큼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유명한 관광지는 줄을 서기보다 자동화기기를 찾으시길... 결국 줄 끝에서 이어폰끼고 줄을 서고 있는 휘에게 회심을 미소를 날리며 바로 입장한다.

대통령 궁으로 들어가기에 보안 검색을 한다. 사실 크렘린궁에 입장했다는 의의 말고는 별로 볼만한 장소는 아니다. 궁안에 4개의 성당이 존재한다. 휘는 푸틴 대통령을 만나면 어떻게 하냐고 묻는다. 어쩌긴 인사하면 되지...뭐 그런걸 묻냐? 궁을 천천히 둘러보고 안에서 파는 미니 피자와 음료를 사먹는다.

맛은 없지만 궁안의 벤치에 앉아 먹는 맛도 나쁘지 않았다. 궁안은 각 나라의 노인들이 단체로 관광을 와있다. 그리고 동양이든 서양이든 단체관람객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느낀다.

물론 중국만큼 극성스러운 관광객은 없지만. 우리나라 단체 관광객도 확인한다.

그렇게 크렘린궁에서 나와 굼백화점에 화장실을 이용하러 들른다. 러시아 최고의 럭셔리 백화점 답게 고급 브랜드들의 향연이다. 그런 고급 브랜드 안에는 어김없이 중국 사람들이 물건을 보고 종업원들이 옆에서 최대한 존경의 표정을 하고 있다. 번잡한 중국 관광객을 서로 유치하려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뭐 우리 부자가 구경이라도 할까할 만한 내용물들이 아니어서 우리는 분위기와 화장실만 이용한다.

오늘의 투어버스는 관두기로 한다. 이미 시간도 2시가 넘었고 비가 한 두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대신 데카슬론(Decathlon)이라는 유럽쪽에서 유명한 스포츠 용품 전문점을 방문하기로 한다. 사실 데카슬론은 아시아에 싱가폴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대륙 쪽도 없고 오직 유럽 쪽에 매장들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에도 있고 모스크바에는 4, 5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난 트리톤사의  EasybreathMask를 구입하고 싶어서 한 번 들러야지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의 카피제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기왕이면 정품을 구입하고 싶었다. EasybreathMask는 일종의 스노클링 마스크이다. 처음 개념도와 시제품을 테스트 영상으로 보여줄 때부터 관심있었다. 그리고 휘는 러시아 특히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부터 많은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oxelo사의 킥보드를 보고는 가지고 싶어하는 눈치다. 데카슬론에 가면 팔고 있다고 했더니 가보고 싶다고 한다.

결국 우리 부자 데카슬론 매장을 검색하여 전철을 타고 찾아간다. 일단 관광객이 없는 전철역에 내리니, 모스크바 사람들이 사는 광경이 가감없이 보여진다. 그래! 이런게 보고 싶다. 매장까지 약 1km를 걸으며 우산을 쓰고 길거리 케밥을 먹는다. 점심이 부실했다. 개 당 130루불로 저렴하지만 양도 많고 맛도 일품이다. 지금까지 광광지 근처에서 사먹었던 것에 비해 훌륭하다. 그렇게 매장에 도착한다. 매장이 매우 큰데 대부분은 우리나라 이마트나 코스트코처럼 일반 판매 매장이고, 3층이 데카슬론이다.

정말 각종 스포츠 용품들의 집합이다. 캠핑, 낚시, 구기, 달리기, 스키, 트레킹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스포츠 용품이 구비되어있다. 나는 상하의 한 벌에 13만원 정도로 엄청 저렴하게 판매하는 요트복이 마음에 들었으나 역시나 배낭여행의 1/3 시점에서 가지고 다니는 것이 일이라 포기한다. EasybreathMask는 생각보다 무게와 부피가 있어서 역시나 탈락이다. 결국 휘와 Oxelo 킥보드를 타보며 살 것인지 말 것인지를 고민한다. 가장 좋은 제품인 town9을 보며 휘는 간절히 갖고 싶은 눈치였지만 결국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한국에서 과연 많이 타게 될까를 생각하다가 나중에 꼭 필요하면 전동쪽으로 생각해 보기로한다. 휘는 기특하게도 이런 부분에 있어서 합리적으로 판단한다. 그래서 아비로서 더 사주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사도 이동하는데 그리고 귀국하는데 약간은 짐이 될 것이 분명하기에 포기한다. 가격은 대략 한국돈 22만원 정도로 프랑스쪽 데카슬론에 비해 러시아가 4만원쯤 더 비싸다. 다른 물품들도 조금씩 더 비쌌다. 하지만 품질 좋고 진짜 스포츠 덕후 들이 만드는 제품들처럼 실용성과 디자인에서 최고의 제품들 이었다.

휘와 그렇게 아쉽게 데카슬론에서 맨손으로 나와 마트에 들러서 음료수를 하나씩 사먹는다. 이곳 마트에서 어제 내가 산 보드카 가격이 얼마인지 알기위해 찾아보니 일반 매장이 아닌 별도의 고가 주류 매장에 있다. 가격은 760루불 정도로 어제 내가 산 가격 1,300불에 비하면 40% 정도 저렴하다. 하지만 여긴 대형 할인 마트이니 이해하기로 한다. 결재는 캐셔가 해주는 것이 아닌 물품들을 바코드로 찍고 영수증을 나에게 주면 나는 그 영수증을 가지고 계산하는 자동화 기기로 가져가서 직접 결재하는 시스템이다. 뭔가 번거롭지만 매장이 복잡할 때는 계산원은 직접 돈을 받는 번거로움이 없으니 빨리 계산할 수 있을 것 같다.

휘와 다시 호텔로 돌아오며 괜히 킥보드를 사주지 않은 것에 미안해 졌다. 저녁은 오면서 먹었던 케밥을 사가서 출출할 때 호텔방에서 편안하게 먹기로 하고 포장을 해서 호텔로 가져온다. 오늘도 결국 20,000보를 넘게 걸었다. 나는 커피를 한 잔 마시고 보드카를 언더락으로 한 잔 한다. 휘와 컴퓨터로 드라마를 하나 보고 각자 편안하게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다. 모처럼 밤 시간을 각자 편안하게 보내고 있다.

내일은 투어버스를 타고 오후에 서커스를 관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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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무엇을 할까....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하는 생각이다. 이렇게 여러날 여행을 하게되면 혹은 한 곳에 여러날 묶여있으면 하게 되는 생각이다.
일단 침대에서 박차고 일어나는 것이 가장 큰 일일 것이다. 오늘은 더울 것 같은 하늘이다. 구름이 높고 청명하다. 이틀은 구름이 많고 비가 간간히 왔는데, 알마티에 도착하고 나서 가장 맑은 하늘이다. 한국에서는 이런 파란 하늘을 기대하는 것이 이제는 힘들어졌다.

일단 프론트에 가서 내일 아침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이른 체크인을 부탁한다. 그리고 아침 8시25분 비행기에 맞춰 공항까지 픽업을 요청한다. 호스텔 직원은 택시를 불러 주겠다고 한다. 가격을 물어보니 2,000tz를 이야기한다. 올 때 택시비에 비하면 아주 저렴하다. 즉시 콜을 외친다. 직원은 5시25분까지 택시를 불러 준다고 한다. 아무래도 가는 시간이 있으니 3시간은 남겨두고 출발하는 것을 권유한다. 나도 충분히 미리 출발하는 것이 좋다. 임박해서 움직이는 것은 체질상 나에게 맞지 않는다.

휘와 오늘 갈 곳을 생각하다가 알마티에 오면 많이들 간다는 메테오 동계 경기장과 침불락 스키 리조트를 가보기로 한다. 프론트 직원에게 버스를 타고 어떻게 가는지 물어 본다. 오늘 프론트 남자 직원이 많이 도와준다. 묵고있는 호스텔에서 전철로 한 정거장 정도를 이동해서 12번 버스를 타면된다고 한다.

아침은 간단하게 먹기로 하고 휘와 길을 나선다. 아침을 먹을 만한 매대가 열린 버스 정류장 근처로 걸어본다. 한 곳의 문이 열려있다. 이곳 카자흐스탄이 그런 것인지 8시가 넘었는데도 문을 연 테이크아웃 식당이 보이지 않는다. 오늘이 토요일이라서 그런가도 생각해 본다. 한 곳을 발견하여, 주문을 위해 손으로 사진을 짚었는데 잘못 알아들어 햄버거가 2개 나왔다. 상관 없다. 햄버거 두 개를 휘와 하나씩 들고, 걸으며 먹는다. 지하철을 타지 않고 걸어서 버스 정류장까지 간다. 꽤 멀다. 아침부터 햇살이 강해서 피부가 타는 것이 느껴진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현금 동전으로 인당 80tz를 내도 되는지 걱정을 한다. 알마티는 버스 기사들이 현금 착복이 심해서 현금 승차가 안되고 모두 버스카드를 이용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버스 카드가 300tz로 한 번 타려고 카드까지 사서 충전하기에는 노력과 비용이 아깝다. 그래봐야 한국돈으로 1,000원에 불과하지만...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결국 손에 쥔 동전을 기사는 잘도 받는다. 카드가 없어도 버스를 잘 탈 수 있었다. 12번 버스의 종점이 메테오 경기장이기에 만원 버스에 몸을 맡긴다. 약 20분을 달려 케이블카 승강장에 도착한다.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한 정거장을 더 가면 종점인 동계경기장이다. 일단 우리는 종점까지 간다.

종점인 메테오 경기장에 내리니 그 주변 풍광이 아름답다. 커피를 한 잔하고 주위를 둘러본다. 지대가 높아서 매우 시원하다. 경기장은 별로 볼 것은 없었다. 물론 우리가 대충 둘러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걸어서 케이블카 승강장까지 내려와 케이블카를 탑승하고 침불락으로 향한다. 인당 왕복 2,500tz의 케이블카는 우리를 해발 2,300m까지 올린다. 주변 풍경이 훌륭해서 연신 감탄을 한다.

케이블카 탑승권을 구매할 때 combo1,2를 같이 구매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combo는 케이블카 종점에서 스키 리프트를 타고 해발 3,000m 이상 스키 활강 지점까지 올려준다. 케이블카 종점에서 구매하면 가격이 훨씬 비싸진다. 그걸 모르는 우리는 리조트까지만 움직인다.

휘는 관광객에게 길들여진 매를 팔에 얹고 사진을 찍게해주는 것을 보고, 해보고 싶다고 해서 1,000tz를 주고 매를 팔에 얹어본다. 잠깐 사진만 찍는 것 이기에 이곳 사정을 감안하면 비싸다고 생각되지만 휘는 꼭 해보고 싶었다고해서 잘했다고 말해주었다. 겨울에 이곳의 풍경과 자연설 슬롭은 장관일 것 같다.

휘가 점심을 여기서 먹고 싶다고 해서 기왕 관광온거 먹기로 한다. 나는 케밥을 아들은 밥위에 고기를 얹은 메뉴를 주문하고 그린티와 맥주를 주문한다. 맛있게 먹고 역시나 8,000tz가 넘는 알마티와서 가장 비싼 밥을 먹는다. 고도가 있어서 그늘에 들어가면 몸아 떨릴 정도로 한기가 느껴진다. 자전거를 타고 눈이 없는 슬롭을 타고 내려오는 사람부터 아래에서부터 배낭을 짊어지고 트레킹을 오는 사람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보인다. 주말이어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이 곳 사람들도 많았다.

올 때는 반대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버스를 타고 우리가 탔던 곳에서 내린다. 음료수를 하나 손에 쥐고 다시 걸어서 숙소를 돌아온다.

숙소에서 세탁기를 사용한다. 300tz를 주면 세탁기를 이용 할 수 있는데 세제도 사용할 수 있어 저렴하다. 세탁을 하고 휘는 빨래를 빨래대에 널어둔다.

저녁 역시 어제 먹었던 동일한 식당에서 동일한 메뉴를 주문하여 먹는다. 마땅한 식당이 없다. 더구나 어느 식당이나 메뉴가 거의 같다. 식당 종업원들이 이제는 우리를 알아보는 눈치이다. 편해졌다. 이렇게 익숙해 지는 것은 좋은 것이다.

식당에서 나오면서 지갑의 카자흐스탄 지폐를 세어본다. 내일 호스텔비 잔금과 택시비를 주려면 환전을 조금 더 해야겠다. 케이블카 요금과 점심값이 컸다. 40불을 환전한다. 남게 환전하면 재 환전하던가 그냥 가지고 가야하기에 얼추 맞춰야한다.
 

저녁 숙소의 옥상은 각국에서온 청년들의 집합소이다. 옹기종기 모여 자신들의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다. 휘에게 내 양말이 하나 빈다고 이야기하고 찾아보지만 양말 한 짝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끼리 이야기하고 있으니 누가봐도 장기 여행자로 보이는 남자분이 말을 걸어온다. 3개월째 네팔에서부터 육로로 여기까지 왔다고 한다. 월요일에 기차로 러시아에 넘어가 발트해와 유럽으로 넘어간다고 한다. 한국에 아내분이 남아있고 혼자 여행 중인데 언제 끝이 날지는 자신도 아직 잘 모르겠다고 한다. 남과 말하기 좋아하는 것이 여행을 정말 잘 할것 처럼 보인다. 이런 성격이 여행에 잘맞는 성격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람이었다. 건강하고 행복한 여정을 기원해 본다.

우리는 내일 새벽에 일어나 아침 비행기를 타면 다시 6시간 정도를 날아 러시아에 들어간다. 이제 부터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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