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는 끊임 없이 달린다. 새벽 두 시경 정차한 역에서는 여러명의 승객이 탑승하여 짐을 옮기고 침구를 정리하느라 소란하다. 잠을 깨다가 자다가 반복이다. 어차피 자고 싶으면 언제든지 잘 수 있기에 특별히 잠에 대한 미련은 별로 없다. 5시경 눈이 떠져서 더이상 잠이 오지 않는다. 혼자 일어나 앉아서 창밖을 멍하니 처다본다. 여전히 자작나무와 참나무가 시야를 가리고 있다. 가끔씩 터져나오는 평야와 한적한 시골 마을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아침에 이런 풍경을 커피 한 잔과 함께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갑자기 내가 20대 중반, 돌아가신 아버지가 50대 중반인 시절에 같이 한 달 정도 이렇게 여행을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밀려왔다. 아버지와 기차에서 보드카도 한 잔 하고, 러시아 남자들과 말은 통하지 않아도 신나게 웃으시며 가시는 모습이 상상이 됐다. 넓은 벌판을 보며 '저런 좋은 땅을 얘들은 왜 버려둔다니, 콩이나 깨라도 심지...'라고 말씀하실 것 같았다. 정말로 아버지와 여행하고 싶어지는 아침의 창 밖이었다. 과연 휘가 나중에 아빠와 그렇게 여행 할 때가 가장 행복했었는데라며 그리워 할까?

우리 앞에 모녀는 10시 쯤에야 기상한다. 휘와 나는 비스킷과 음료로 아침을 대신한다. 러시아 기차 안은 중국 기차보다는 서로를 배려하는 -소리를 죽인다든지, 함부로 행동하지 않는다던지- 것 같다. 특별히 요란하지 않고 양보를 잘한다. 이 기차에는 총 3개의 콘센트가 있고 남들을 위해 잠깐씩 여러번 충전하는 것 같다. 우리 부자는 보조 배터리를 충분히 가져와서 콘센트 쟁탈은 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한국에서 누군가 온다면 멀티탭을 가져 온다면 모두들 좋아했을 것이다.

휘와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고 누워서 다시 잠들기도 하면서 특별할것 없는 기차 여행을 하고 있다. 기차내에 기차 시간표를 미리 핸드폰으로 찍어놓고 정류장에 얼마나 정차하는지 확인한다. 오래 정차하는 역에서는 모두들 내려서 기지개도 켜고 먹을 것도 사먹는다. 점심은 간단한 빵과 초콜릿 음료를 휘와 사먹는다. 간식은 기차가 무려 50분을 정차하여 역사 밖으로 나가 야채와 감자빵을 사와서 먹는다. 이렇게 길게 정차할 때는 아예 역 밖에서 식사를 하고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기차 근처에서 배회한다.

우리 앞의 모녀는 예카테린부르크 역에서 내린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내리는 것을 보니 제법 유명한 피서지인 듯 싶다. 오면서 보니 호수가 넓게 펼쳐져있다. 모녀도 Hotels.com 바우처를 인쇄해서 보는 것을 보니 호텔을 예약하고 가는 모양이다. 친절하고 깨끗하고, 조용해서 좋았는데 누가 우리 앞에 올지 걱정이 된다. 휘가 러시아 말로 '여행잘하세요'라고 '우다츠노버 뿌쪠쉐스뜨비야"라고 말하자 서로 한바탕 웃을 수 있었다.

그리고 초등학교 3, 4학년 남자 둘과 엄마로 보이는 여자가 우리 앞으로 왔다. 한녀석의 이름은 샤샤. 러시아인들도 영어를 전혀 못하니 기본적인 대화도 힘들다. 좀 소란스럽긴하지만 우리가 사발면을 먹는 것을 보고는 자신들도 사발면을 먹고는 8시도 되지 않아서 누워서 자려고들 한다. 내일 모스크바 시간으로 오후 2시경 노보시비르스크에 도착이니 한국 시간으로는 저녁 8시가 넘어서 일 것이다. 기차는 잘달리고 있고 기차안은 평온하게 흘러가고 있다.

정류장에 잠시 섰을 때 일기를 올려야 하는데 사진을 같이 올릴 만한 시간이나 속도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2,30분 정차하는 역에서 시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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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시베리아횡단 열차를 탑승하는 날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모스크바로 넘어오는 기차는 러시안 대륙 횡단 열차로 치지 않는다고 한다. 거리가 700km정도 여서 그런가 아님 수도인 모스크바까지를 종점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인가?

11시  체크아웃하고 기차역으로 이동하면 된다. 아침이 급할 건 없다. 카잔스키야역은 호텔에서 지하철로 4정거장 정도이고 13시08분 열차이기에 시간은 충분하다. 휘와 8시경 킥보드를 타고 공원에 나가본다. 공원에서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움직여 본다. 이 공원 참 매력적이다. 일요일 아침의 공원은 산책나오거나 운동 나온 사람들이 간간히 보일뿐 정막하고 조용하다. 이제 모스크바와도 작별이다. 사실 모스크바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곳은 아니였다. 마치 삶의 현장 같은 느낌이었고, 수도 답게 물가도 높고 사람들의 표정도 사무적으로 보였다. 아마도 우리가 있는 동안 계속 비가 오며 흐려있어서 더 그렇게 느껴 졌는지 모르겠다.

카잔스키야역으로 구글 지도를 앞세워 이동한다. 배낭은 더 가벼워지지 않고 오히려 무거워진다. 크게 늘어난 짐이 있는 것도 아닌데, 아마 마음이 조금씩 움직이는 것이겠지. 카잔스키야역에 도착하여 익숙하게 자동화 기기로 발권을 하려 했으나, 어라 상트페테르부르크와는 자동화 기기가 다르다. 경비원에게 물어보니 이 역이 아니란다. 건물 오른편으로 돌아가라는 시늉을 한다. 휘와 다시 이동한다.

이번은 맞는 것 같다. 자동화 기기에서 발권을 하고 휘에게 대합실에서 대기하라고하고 48시간을 먹을 음료와 사발면, 빵 등을 보러간다. 역 건물 밖으로 나와보니 무언가 역이름이 생소하다. 카잔스키야역이 아니다. 다시 대합실로 들어가 다른 경비원에게 물으니 카잔스키야역은 길 건너편이란다. 이런, 다시 휘와 걸어서 이동한다. 이 곳에 기차역이 무려 3, 4개가 모여 있나보다. 그런데 영어로 역이름이 적혀있는 것도 아니다. 이번에는 정확하다. 우리가 타고갈 열차가 대합실 안내판에 반짝인다. 역 2층으로 올라가보니 각종 음료와 과자를 팔고 있어서 구매를 한다. 러시아는 카드 사용을 많이 해서 잔돈을 준비하느니 카드로 결재하는 것이 편하다. 휘와 도시락 사발면 4개, 빵 종류 2개 음료수 2병, 그리고 물인줄 알고 산 탄산수 2병, 일반물2병을 구매한다. 기차안에서도 살수있다고하니 큰 걱정은 없다.

12시 30분쯤 탑승하라는 안내를 보고 우리가 탈 열차를 1번 플랫폼에서 탄다. 20칸은 매달고 가는 것 같다. 우리는 18번 객차로 3등칸이다. 약 70~80명이 누워서 가는 곳이다. 우리 맞은편에는 러시아 모녀로 보이는 가족이 탄다. 털복숭이 아저씨들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몇 가지 말을 나눴는데 영어를 전혀 못하니 좀 제한적이다. 내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보스톡까지 간다고 하고 내 일정을 담은 지도를 보여주니 엄지손가락을 펼쳐보인다. 딸에게 대단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어쩌면 또라이들 이라고 했을 수도...

기차안은 덮다. 2층 침대에 누운 휘는 아주 시원하다는데, 내자리 1층은 엄청 덮다. 이 열차 에어컨은 켜줄 생각도 없는 것 같다. 1시간쯤 열차를 타자 모든 사람들이 누워서 자기 시작한다. 밤에는 어쩌려고 그러는지... 나도 슬그머니 누워있다가 잠이 들었다. 약 2시간을 자고 사람들이 분주한 소리가 들려서 일어나보니 모두 내리려하고 있다. 아마 20여분 정차하는 모양인데 내려서 기지게도 켜고 담배들도 피려는 모양이다. 러시아 사람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엄청나게 담배들을 피니... 앞에 모녀도 틈만나면 둘이 담배피어 나간다. 휘는 아랑곳 않고 자고 있다. 나도 따라 내려서 담배 한 대 핀다. 이름 모를 역에 내리자 장사꾼들이 커피잔, 전등갓, 찻잔셋트 등을 팔러들 나와있다. 기차역에서 이런 것들을 왜 파는지 모르겠으나 선물용으로 사가라는 것인가 보다. 또 의외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 물과 기념품을 파는 사람도 있다. 마치 우리 예전의 기차역에서 머리에 다라이를 이고 옥수수 등을 파는 광경처럼 보인다.

기차는 계속 달린다. 뜨거운물은 언제든지 받을 수 있기에 커피도 한 잔하고, 컵라면도 끓여 먹는다. 기차 풍경밖은 자작나무와 전나무 숲이다. 끊임없이 자작/전나무 숲이다. 지루하다는 생각을 하다가 내가 이런 것을 보기위해 이곳에, 또 이열차에 탔다는 것을 상기해 본다. 끊임없는 지평선과 그 지평선을 보지 못하게 자작나무들이 기차에 붙어서 자라고 있다. 그러니 평원이 아니라 나무 숲이 계속 움직인다. 잠깐씩 나오는 마을 비슷한 집들이 몇 채있는 곳은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맞나 싶은 곳들이 많다. 가끔 굴뚝으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면 사람이 살고있기는 한 것 같다. 논밭이 있는 것도 아닌데 참 외지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소련시절 사람들에게 나눠줬다는 시골땅, 시골집인지도 모르겠다. 예전 소련시절 국민들에게 시골 집터를 나눠줬다고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그 명칭은 잊었다.

이곳 집들은 지붕이 뾰족하고 급격한 삼각형이거나 오각형의 지붕을 가지고 있다. 한국 처럼 처마를 가지고 평평한 지붕을 가지고 있는 집은 없다. 아마도 겨울에 눈이 많이 오니까 눈이 지붕에 쌓이지 못하게 뽀족하고 길죽하게 지붕을 만드는 것 같다.

기차안에 동양인은 우리 부자뿐이다. 러시아 남자들은 모두 웃통을 까고 있고 여자들은 저마다 편안한 옷을 가져와 갈아 입고 있다. 우리 부자는 호텔에서 주는 슬리퍼를 가져와 여기서 신고있다. 가져오길 얼마나 잘했는지 맨발에 편한 슬리퍼가 아주 좋다. 이제 7시가 넘어가고 있다. 모두들 낮잠을 자서인지 신문 퍼즐을 맞추거나 핸드폰으로 드라마들을 보고 있다. 휘는 2층에서 내 전자책으로 '초한지'를 읽고있다.

과연 핸드폰 인터넷이 잡혀서 이글을 오늘 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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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는 생각보다 볼거리가 그렇게 많은 것 같지는 않다. 차라리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볼거리도 많고 이국적인 모습이었다. 마치 서울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도 않은지 모르겠다. 크렘린궁 주변으로 있는 볼거리를 제외 한다면 크게 다른 점도 없다. 사실 이러한 것도 몇 일 지내보며 하는 말이다. 보다 잘알고 심도있게 들어가면 훨씬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 할지 모르겠다.

아침식사를 휘와 남아있던 빵과 요플레로 해결하고 크렘린궁으로 나가본다. 늘 아침은 여기서 시작이다. 여전히 관광객은 많고 이제는 중국뿐이니라 세계 각지의 단체 관광객을 만난다. 시티투어 버스를 발견하고 일단 어떤 경로를 도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안내원에게 팜플릿을 요청하여 받는다. 홈페이지에는 경로도 지도로 나와있지 않고 정보가 부족하다. 역시나 모스크바 시티투어는 한국어 보이스 가이드가 없는 모양이다. 그리고 지도를 확인 결과 정말 크렘린궁 주변을 돌뿐이다. 사실 크램린을 중심으로 결어서 이미 휘와 본 것들이 많다. 그리고 구지 버스를 타지 않아도 충분히 둘러 볼 수 있는 경로였다. 휘와 시티투어버스는 타지 않기로 한다. 특별한게 없다.

5시 서커스를 예약해 놓았기 때문에 그 전의 일정을 생각해 본다. 그리고 어제 갔던 곳이 아닌 다른 데카슬론(Decathlon)을 가보기로 한다. 모스크바의 대형 소핑몰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굼과 같은 럭셔리 백화점 말고 이 곳 모스크바 시민들이 이용하는 쇼핑몰을 둘러보고 싶었다. 오늘은 토요일이고 사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구글 지도로 검색하여 제법 커보이는 데카슬론을 포함하는 쇼핑몰을 찾아 나선다. 지하철을 타고 움직여 본다. Awah라는 쇼핑몰로 이동한다. 전철역에서 제법 걷는데 오늘은 모처럼 화창하다. 그래도 긴팔을 입는 것이 맞는 정도의 기온이다.

우리 앞에 킥보드를 탄 세부녀가 다정하게 가고있다. 막내는 내가 쳐다만 봐도 까르르 넘어간다. 갑자기 우리 딸, 슬이가 보고 싶다. 오늘 집사람과 수영장에 갔다고 하는데, 신나게 까불고 놀겠지...세 부녀의 킥보드를 보자 우리도 킥보드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넘쳐난다.

결국 우리는 데카슬론에 들려 킥보드 oxelo twon9을 구입한다. 휘는 입이 귀에 걸렸다. 의젓하게 괜찮은 척 햇지만 꽤나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확실히 킥보드를 타고 이동해 보니, 이동 속도는 빨라지고 피로감은 덜하다. 내 배낭여행의 잇아이템이 될 것 같다. 우리 부자는 이동 수단의 능력이 +10 레벨업 되었다.

여기 쇼핑몰이 우리나라 어느 곳 보나도 크다. 총 7층으로 7층은 아이스 링크가 있다. 휘는 스케이트를 타보고 싶다고 해서 티켓부스로 갔는데 사람이 없다. 결국 좀 기다리다가 그냥 관두기로 했다. 겨울이 긴 나라여서 그런지 스케이트 타는 실력들이 보통이 아니다.

점심은 내가 먹고 싶은 것을 고르면 무게를 재서 가격을 측정하는 것인데, 고기나 빵, 음료 등을 추가하면 별도 과금하는 시스템이다. 별로 비싸보이지 않아서 닭꼬치, 고기꼬치, 음료 등을 추가 했는데 가격이 1,200루불 가까이 나왔다. 확실히 모스크바는 물가가 서울 만큼 비싼 것 같다. 모든 음식이 조금 추가하면 서울 만큼 나온다.

이곳에 5층 높이의 수족관이 있는데 안내를 보니 2015년도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족관으로 기내스북에 등재됐다고 한다. 그 높이다 21m가 넘는다. 그 수압을 견디는 유리도 대단하다.

어느덧 시간이 3시가 넘어가서 우리는 업그레이드된 이동수단을 이용하여 걸어올 때 보다 빠르게 지하철 역으로 이동한다. 이제 지하철에서 환승은 너무 쉽다. 흔히 볼쇼이 서커스라고 말하는 Moscow Great circus, 휘는 서커스를 한 번도 본적이 없다고 해서 좋은 서커스이길 바라본다.

서커스를 관람하러 가다가 모스크바 국립대학을 만난다. 휘와 이동수단이 생겨 빨리 다녀 올 수 있겠다 싶어 대학을 구경해 본다. 나중에 찾아보니 세계에서 학생수도 순위권, 대학 자체의 순위도 높은 그런 좋은 대학교이다. 휘에게 대학 내부를 보여주고 이렇게 좋은 학교에 다녀 보고 싶지 않냐고 꼬득여 본다.

 토요일이라 학생은 별로 없었다. 다만 교정의 크기가 몇 블럭을 통으로 잡고 있는 듯하다.

서커스장으로 이동하여 우리 자리를 찾아 앉는다. 앞에서 6번째줄 정면, 관람하기 좋은 위치다. 아이의 꿈 속에 천사가 나타나 각종 서커스와 동물들을 만난다는 큰 기본 줄거리이다. 브레이크 타임까지 2시간 30분 가량의 시간이었다. 휘는 매우 좋아하고 재미있어 했다. 박수도 많이치고 웃기도 많이 웃었다.

인간 신체의 가능성은 어디까지 일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꽉채운 관중석은 확실히 서양인들이 동양인들에 비해 관람 태도가 좋다. 반응도 잘하고 박수도, 함성도 좋은 반응을 한다. 그래서 같이 보고 있는 나도 흥이 더해 진다.

휘는 휘만 빼고 집사람과 슬이와 본 마카오의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와 비슷하냐고 묻는다. 사실 서커스도 재미없지는 않았지만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가 워낙 대단해서 이 서커스 보다는 재미있다고 말해준다. 나중에 휘도 보여주고 싶다.

9시가 다되서 숙소에 돌아온다. 저녁은 지치고 힘들어서 간단하게 또 케밥을 포장하여 숙소로 돌아온다. 간단하게 씻고 물을 실컷 마시고 케밥을 먹는다. 숙소 근처의 이번 케밥이 훨씬 맛있다. 몇 일을 이것만으로 먹어도 잘 버틸 것 같다. 휘도 맛있어 한다. 숙소로 돌아오면서 보드카를 담을 스테인레스 술병을 500루불에 하나 구입한다. 왠지 근사해 보인다. 사실 가지고 싶기도 했다. 담배도 하나 구입했다. 한국과 똑같은 에쎄체인지를 구입했는데 95루불로 1,800원 정도이다. Kt&G가 러시아에 진출하여 좋은 성과를 낸다고 하더니 한국 담배가 많다.

내일는 1시 기차로 노보시브르스크로 이동한다. 총 46시간의 이동이다. 일요일 기차를 타면 화요일에나 내릴 것이다. 인터넷 사정이야 당연히 좋지 않을 것이기에 일기는 화요일에나 다시 올 릴 수 있을 것 같다. 내일은 기차를 타기전에 먹을 간식과 밥거리를 충분히 사서 타야한다. 모스크바의 마지막 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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