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한 달을 둘 만 함께해야 한다. 좋기도하고 답답하기도하다. 하지만 휘는 또래의 사춘기 소년들에 비해 잘따라와 준다. 잠을 들 때도, 깰 때도 항상 어른 스럽다.

어제와 같은 아침 조식을 먹고 오늘은 조금 늦게 나가기로 한다. 어차피 에르미타주 미술관은 10시쯤에야 개관할 것이다. 샤워를 하고 부자는 천천히 밖으로 나간다.

아침도 든든히 먹었고 구글 지도는 변함없이 우리편이다. 에르미타주 미술관 찾는 길을 정확히 알려준다. 미술관까지 가는  버스는 많이 있었다. 그중 사람이 덜 많은 버스를 잡아타게 되면 버스로 대략 15분쯤...그리 멀지 않다. 넵스키 대로 끝에 위치 한 어떻게 보면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심가에 위치한 호텔은 여러모로 편리하다. 버스 두 대가 합쳐진 굴절버스를 선택한다. 러시아는 버스를 타면 안내원이 찾아와 버스 요금을 받고 영수증을 발급해 준다. 버스 카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처럼 버스에 비치되어있는 단말기에 카드를 접촉하면 된다. 버스 요금은 30루블로 현재 환율로 550원 정도이다. 환승은 되지 않지만 싸다. 러시아 환율이 좋을 때 버스요금 1100원 정도 였으니, 러시아 환율 반토막은 러시아 인들에게 치명적일 듯 싶다.

에르미타주 미술관, 세계 3대 미술관이라는...사실 누가 1대니 3대니 명칭을 부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건물의 위용이나, 소장품의 가치와 갯수로 봤을 때 대단한, 정말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갈 만한 미술관이다. 사실 세계 3대라는 프랑스 루브르, 대영 박물관, 에르미타주 3군대 모두 약탈의 오명을 벗을 수 없을 것이다. 전쟁 후 혹은 식민정책 이후 각지에서 강제로 빼앗어온 전시물들이지 않는가? 사실 수탈을 당한 역사가 많은 우리로서는 조금은 찜찜해 질 수 밖에 없는 곳이기도 하다.

10시전에 미술관에 도착했으나 10시30분 개장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개관 시간 전에 티켓오피스 앞에 길게 줄을 서고 있다. 만약 방문 예정인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하고 가시길, 줄이 매우 길다. 그것보다 줄이 줄지를 않는다. 10시에 줄을 서서 그렇게 뒤가 아니였음에도 2시간 가까이를 줄을 서 있었다. 그리고 당일 표를 구매하는 분은 전자발권기를 이용하시길... 줄 앞부분에 있었기에 전자발권기보다 빠르게 입장할 수 있을 거란 희망으로 줄을 서 있었으나, 전자발권기가 훨~씬 빠르다. 입장료는 성인 600루불, 국제 학생증은 가진 휘는 무료이다.

대한항공에서 지원하는 한국어 보이스 가이드는 김성주와 손숙씨가 녹음을 하였는데 보증금 인당 2,000루불에 대여료 500루불이다. 녹음 상태가 좋아서 듣기 나쁘지 않았다.

워낙 방대한 예술품을 보유하고 있어서 2일 패스를 가지고 있어도 다 보기 힘들 것 같다. 안내에 따르면 관림을 위한 총길이가 28km에 달한다고하니 상세히 보려면 대단한 체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휘와 나는 중요한 부분 위주로 보았음에도 수박 겉핥기 였다. 점심은 1층 카페에서 샌드위치를 먹었다. 전시물 보는 것도 힘들고 처음 2시간 가까이 티켓을 위해 대기하다보니 다리가 많이 아팠다. 사람들의 관심사가 저마다 다르니 미술품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하지만 당시 재정 러시아의 귀족들은 얼마나 사치스러움을 즐겼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현재 전시물도 일부만 전시한 것인지, 새로운 물품이 계속 운송되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미술관에서 나와 보이는 palace square의 규모 역시 엄청났다. 사람도 많고 광장의 크기도 압도적이다.

 시민문화회관의 석상들은 크기도 크지만 그 석상들 자체가 기둥을 대신하고 있고 여러 건축/예술가들이 수년에 걸쳐 완성 했다고한다. 10개의 석상들은 각 엄지발가락을 만지면 각기의 정해진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 휘와 나는 모든 석상의 발가락을 만지고 돌아온다.

미술관에서 벗어나 예정에는 없었으나 관광 보트를 타고 1시간 정도 수로를 따라 도시를 감상하려고 하였으나 줄도 길어지고 오늘 따라 배를 타려는 관광객이 많이 복잡해져서 내일을 기약하기로 하였다.

숙소로 돌아 온 우리는 빨래를 해두기로 한다. 우리층에 세탁기가 있는 것을 보았으므로 몇 가지 티셔츠와 양말, 속옷을 가지고 세탁기로 가져가 세탁기를 돌린다. 보통 30~60분이면 세탁이 만료되게 마련인데 너무 오래걸린다. 행굼과 탈수만 선택하는데도 오래 걸린다. 물론 그런 일련의 내용은 세탁기가 러시아어로 되어 있어서 구글 번역기의 사진을 문자로 인식하는 기능을 이용하여 알 수 있었다. 작년 중국에서 구입하여 늘 배낭에 넣어두고 있던 빨래줄을 꺼내서 빨래를 널어둔다.
휘와 7시가 넘어서 저녁을 먹으러 밖으로 나온다. 또 케밥이나 샤슬릭을 먹어야 겠지라며 여기저기 기웃거려 본다. 백화점 푸드 코트도 가보나 마땅치가 않다.

다시 구글을 이용하여 한국식당을 찾아본다. 모두 여기서 일정 거리가 있는데 모 블로그에서 넵스키 대로 근처에 Babjip이라는 한국 음식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구글 지도를 꺼내어 확인하니 2호점이 500m이내에 있다. 휘는 신이나서 찾아가자고 한다. 이녀석 아무거나 괜찮다고 하더니 한국 음식이 동하나 보다. babjip을 찾아간다. 러시아 종업원들이 우리말로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니 어색하다.

나는 부대찌게, 휘는 순두부찌게를 주문한다. 휘는 순두부찌게를 앞에 두고 한 숟가락 떠먹더니 매콤한데 맛있다면 연신 웃음이 가시질않는다. 계속 실실 웃어서 내가 놀리니 자신도 왜 자꾸 웃음이 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확실히 가격은 조금 있어서 일반 러시아 음식에 비해서 40%정도 비싸다. 부대찌게 470, 순두부 500 루불이다. 100루불에 현재 1,800원 정도, 보통 2,000원으로 계산하니 찌게 하나가 10,000원 정도이다. 아무튼 김치까지해서 오랜만에 배를 두둘긴다는 표현에 적합하게 배부르게 먹었다. 휘도 매우 만족스러워한다.

숙소로 돌아와 내일은 모스크바로 밤에 기차를 타고 떠나야해서 준비를 조금해야한다. 내일은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맞기고 돌아다니다 기차시간 전에 짐을 찾아서 열차에 타야한다.

10시 30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하늘은 이렇게 아직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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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추적추적 온다. 쏟아 지지는 않지만 충분히 젖을 만큼 온다. 아침 6시에 눈이 떠진다. 한국 시간으론 오후 12시이다. 방학 전인 딸은 학교에서 점심을 먹을 시간이다. 이제 집사람과 통화하려면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어제 12시가 넘어서 잤는데 한국 시간에 적응되어 있는 몸은 6시에 깨어버린다. 서서히 적응하면 나중엔 한국의 시간에 이질감을 느낄 것이다. 막상 비가 오니 무엇을 할까 고민이 된다. 비가 오는데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하는게 나을까? 아니면 오늘 세계 3대 미술관이라고 불리는 에르미타주 미술관을 가는게 나을까? 에르미타주로 결론을 내리고 혹시 월요일 휴관이 아닐까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예상대로 오늘 휴관일이다. 확실히 여행에 익숙해지니 노하우가 생기는 것 같다. 결국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둘러보기로 한다.

휘와 조식을 먹으러 움직인다. 여기 호텔 조식이 생각보다 훨씬 좋다. 계란을 이용한 즉석 음식 혹은 딱 먹기 좋은 것만 갖추어 만족스럽다. 커피도 좋고 갖구운 빵과 햄, 치즈, 오트밀 등도 괜찮다. 우리와 같이 식사하는 사람들은 중년 이상의 서양 부부들이다.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우리포함 3테이블이 전부다. 조용히 맛나게 식사를 한다.

우산을 쓰고 추울 것을 에상하여 점퍼와 긴바지를 입고 출발한다. 숙소 근처에 시티투어버스 sightseeing을 이용한다. 1day freepass 가격이 성인 800, 학생 600이다.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도 하기 때문에 듣는 즐거움도 있다. 일단 전체 한바퀴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곳에 내려 둘러보기로 한다.

투어버스의 출발점은 이삭 대성당인 모양이다. 이삭 대성당에서 한 동안 정차한다. 지도에도 이삭 대성당이 1번으로 표시되어 있다. 우리는 이삭 대성당을 둘러보기로 한다. 성인 250, 학생 150이다. 그런데 나중에 요금표를 자세히 보니 18세 미만 50루블로 표시되어있다. 아마도 자국 청소년을 위한 요금인 것 같다. 아무튼 버스나 성당이나 휘의 국제 학생증은 이용이 가능했다.

이삭 대성당은 이른 시간(10시경)임에도 사람이 적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한 번더 버스가 돌 때 확인하니 우리가 다녀온 시간은 엄청 한가한 편이였던 것 같다. 중국 단체부터 각국의 단체 여행객들로 매표소가 인산인해였다.

이삭 대성당은 지금은 별도의 예배는 진행하지 않고 관광객을 위한 자체 박물관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표토르 대제의 수호성인인 이삭의 이름을 딴 성당이라고 하는데 당대 최고의 성당을 건축하고 싶었는지 각종 부조와 대리석 기둥, 벽화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피라미드 다음으로 가장 많은 돌이 쓰인 건축물이라고 하는데 내외부로 충분히 아름다운 건축물이었다. 휘와 둘러보고 내부 의자에 앉아 한참을 천장을 바라보다가 나왔다. 무언가 뭉클하게 만드는 공간의 힘을 갖고있는 건축과 예술품들 이었다.

다시 버스를 타고 움직이다가 카잔 대성당에서 내린다. 이곳은 현재도 미사가 이루어지고 있고, 우리가 들어간 그 시점에도 미사 진행중이었다.

나는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게 조용히 그리고 경건한 자세를 유지하며 둘러보았다. 확실히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그 도시가 갖고있는 확실한 정체성이 있는 도시인 것 같다.

점심은 휘와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를 사먹는다. 15cm, 30cm를 하나씩 사서 둘이 나누어 먹는다. 크기가 커서 배부르다. 휘에게 5일째 이런 음식만 먹는데 괜찮냐고하자 괜찮긴한데 할머니 비지찌게가 먹고 싶다고 한다.

다음은 피의 궁전에 들러 건축물을 확인한다. 확실히 건축물의 화려함에 사람들이 몰리는 듯하다. 피의 궁전 옆 공원에서 미하일롭스키 정원을 한 바퀴 둘러본다. 비에 젖어 흙과 풀,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냄새가 사람을 안정되게 만든다.

이곳은 화장실 이용하기가 매우 힘들다. 정원에서 화장실을 찾으니 한 곳을 알려주는데 유료다. 소변 한 번 보길 30루불을 인당 지불한다. 우리나라 같으면 관광지에 화장실을 깨끗하고 편하게 지을 텐데 이곳은 돈을 지불하는 관광지에도 화장실이 없는 경우가 있다. 결국 개인이 화장실을 짓고 돈을 받는 시스템처럼 보인다.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하긴 음식점인 서브웨이도 화장실이 잠겨있고 바코드 같은 것을 찍어야 열리는 시스템이었다. 잠겨있어서 이용하진 않았지만...

2시가 넘어가고 피곤해진다. 잠시 숙소에 들어가 쉬다가 다시 나와서 저녁에 돌아볼까 생각해본다. 일단 투어버스를 타고 종점인 모스크바역 갤러리 백화점을 가본다. 백화점은 크고 화려하다. 하지만 우리가 관심있는 부분이 없고 살 것도 아니기에 뭐가 있나 둘러본다.

5층 푸드코트를 둘러본다. 보통 이런 푸드코드면 한,중,일식이 있기 마련인데 한국 음식은 없다. 확실히 여기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한류의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카자흐스탄만 해도 한류의 영향이 조금은 있었는데...문화의 힘이란 총칼보다 무서운 것이다.

확실히 세계의 관광지는 블랙홀처럼 중국 관광객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아니 중국 관광객들이 점령하고 있다고 표현해야 하나? 어디가나 유명 관광지는 시끄러운 중국 단체 여행객이다. 이곳 그 보이지 않던 동양인들이 관광지에 가면 깃발을 따라서 그리고 주차장에 수 많은 관광버스로 차지하고 있다.

휘가 짭잘한 과자를 먹고 싶다고하여 들른 슈퍼마켓에서 라면을 찾아 그냥 저녁은 숙소에서 라면과 간식거리 조금을 먹고 끝내기로 한다. 나도 동의하여 숙소로 돌아와 도시락면과 쿠키, 맥주 한 캔으로 마무리한다. 한국 음식을 먹고는 싶지만 아직 여기 케밥이나 빵과 고기를 곁들인 음식들이 싫지는 않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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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알람 소리에 휘와 동시에 눈을 뜬다. 몸은 무겁지만 정신은 무겁지 않다. 여행이 주는 긴장감은 신체를 뛰어넘는다. 연일 20,000보 이상을 걷고 있음에도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제 저녁에 짐정리는 어느정도 끝냈고 간단한 세면만 한다. 어제 저녁 체크인도 끝낸 상태, 프론트 직원에게 택시를 부탁한다. 첫날 체크인을 도왔던 여직원이 있어서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친구 참 친절하다. 택시가 도착하지 않자 도로까지 나와서 택시 타는 것을 봐준다. 새벽의 호스텔 앞은 토요일을 밤새 클럽에서 놀았는지 꽃을 든 예쁘게 차려입은 아가씨들이 웃고 떠들고 있다. 택시 기사는 가격 흥정이 맞지 않는지 공항으로 이동하면서 여직원과 기사가 통화하고 우리를 바꿔주고한다. 여직원은 공항까지 1,250tz + 콜비400tz를 주라고한다. 처음 도착했을 때 택시비에 비하면 엄청 저렴하다.

공항으로 향하는 새벽의 한가한 도로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도로가 한가해서 생각보다 빨리 공항에 도착한다. 기사에게 2,000tz를 주고 내린다. 거스름돈을 챙기는 것을 보고 그냥 넣어두라고 몸짓으로 표현한다. 기사는 고개까지 숙여가며 고맙다고 한다. 어차피 남아있는 텡게 쓸 일도 별로 없다. 공항에 와보니 지갑에 1,500tz가 남아있다. 지금도 지갑에 그대로 남아있다.

공항 직원들은 친절하고 일처리도 빠르다. 한국에선 큰 문제 없었던 보조배터리를 이 곳에서는 꼼꼼이 확인한다. 그리고 항공셔틀을 타고 우리가 타고갈 비행기까지 간다. 휘는 활주로를 버스로 타고 가서 비행기에 계단으로 오르는 것이 처음이라고 한다. 셔틀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니 알마티의 주위를 둘러싼 텐산의 위용이 장관이다. 이제 알마티와는 헤어진다. 처음이 어렵지 이렇게 적응하고 떠나려니 조금 아쉽다. 아들과 충분히 걷고, 충분히 느꼈던 도시이다. 때도 덜 묻고 친절한 사람들이 있었던 도시로 기억할 것이다.

다시 6시간 가까이를 비행한다. 8시25분 출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10시25분 도착이다. 그 중간 시차로 시간을 번다. 기내식과 맥주 두 캔을 먹고는 안대를하고 두 시간 가까이 잔다. 비행기에서 이렇게 잘잔 것도 오랜만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할 때까지 입국카드를 주지 않는다. 러시아는 입국시 입국카드를 별도로 작성하지 않는 모양이다.

배낭만 매고 찾을 짐이 없기에 가장 먼저 출국장으로 나온다. 휘는 약간 긴장을 한 것 같지만 기대감이 큰 모양이다. 일단 100불 환전을 하고 beeline 통신사를 택해 30gb 심카드를 12,000원 정도에 장착한다. MTC를 장착하고 싶었지만 풀포코 공항엔 MTC가 없다. 한국 통신비가 얼마나 비싼 것인지 알 수 있다. 구글 지도를 이용해 숙소를 찾아가야하기에 차선으로 beeline을 선택한다. LTE가 터져서 매우 빠른 인터넷을 사용이 가능하다. 버스를 타고 전철을 두 번 갈아타면 된다고 구글맵이 친절히 알려준다. 대략 3,40분 만에 숙소에 도착한다.

도착하여 또 이동 중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모습은 완벽한 유럽이다. 더구나 1700년대 차르 표트르 대제가 모스크바에서 이 곳으로 수도를 천도하기 위해 완벽한 계획도시로 설계되어 도로나 건물들의 형태가 훌륭하다. 내가 어려선 레닌그라드로 불리던 이곳. 1900년대 모스크바로 수도가 옮기기 전까지 약 200년을 제정 러시아의 수도였다. 각기의 개성이 있는 사람들이 여유있게 움직이는 모습이 근사하다. 그들을 보라 외모도 근사하지 않는가. 휘는 이제 동양인은 우리뿐이라며 두리번 거린다. 확실히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유럽의 영향권 도시이다. 이제 동쪽으로 우리가 움직임에 따라 중국, 몽골, 고려의 동양권 모습들이 섞일 것이다.

숙소는 Roses Hotel로 고풍스런 건물에 직원들의 영어도 훌륭하고 시설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그런데 내가 예약시 프로모션 할인 금액으로 예약을 해서 그런지 1명만 예약되어있다.

2명이 묶으려면 Extra Charge를 내야한다. 1,400루불을 추가 지불한다. 조식이 포함이고 커피와 차는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기에 괜찮은 조건이다. 휘는 방도 마음에 들어한다.

오늘 마린스크 극장에서 오페라를 예약해 놓은 것을 잊고 있었다. 가장 오래된 마린스크극장1은 우리가 있는 동안 일요일 말고는 볼만한 것이 없어 오늘 예약한 것이다. 발레를 보고 싶었으나 우선 극장을 선택하니 오페라를 예약하게 되었다. 푸시킨의 운문소설에 차이코프스키가 곡을 쓴 <예브게니 오네긴>을 7시에 보기로 했다. 배낭 여행자지만 최소한 예를 갖춰야 겠기에 긴반지를 입고 옷깃이 있는 젊잖은 스타일을 셔츠를 입는다. 휘도 마찮가지이다. 혹시 복장 때문에 입장 불가를 받지 않을까 했지만 특별히 복장을 지적하여 입장을 제한하지는 않는 것 같다. 다만 거의 대부분 여자들은 드레스 스타일을 남자는 양복 스타일의 옷들을 입었다. 극장은 그 자체로 골동품 같고 고풍 스러우며 화려하다. 선택할 수 있는 좌석도 거의 없었지만 일부러 극장 전체 분위기를 느끼려고 2층 앞부분을 선택했다.

막 오르기 조금 전에야 노란 단체복을 입고 어수선하게 입장하는 중국 학생 관람객을 제외한다면 분위기는 내가 원하던 그런 전통적인 오페라 분위기였다. 그런데 문제는 휘가 시차에 적응을 못하고 2막을 시작하면서 졸고 있다는 것이다. 에어컨 공기와 어울려 한기가 느껴지는데 웅크리고 불편한 의자에서 졸고 있으니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중간 3막 쯤에 퇴장하기로 하였다. 휘는 도저히 못견디겠다고 한다. 사실 말도 알아듣지 못하니 그냥도 관심이 없으면 졸음이 올만하다.

극장에서 나와 간단히 길거리 크레페로 요기를 하고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온다. 휘는 양치를 하고는 바로 잠이 들었고 10시인데도 환한 탓에 나는 잠시 밖에 나가 슈퍼에 들른다. 맥주3캔과 물, 오렌지 쥬스를 사려는데 카운터 여직원이 맥주를 가르키며 뭐라고 자꾸한다. 내가못알아 들으니 옆에 있던 사람이 이시간에는 맥주를 구입할 수 없다고 한다. 숙소에서 맥주 한 잔하려면 미리 사놔야겠다.

내일은 비가 오고 온도도 20도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Citytour 버스를 타려고한다. 11시가 넘어가면서 어둠이 서서히 내린다. 백야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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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인 마지막 날짜가 되었다. 초심과는 조금 변한 마음가짐이다. 처음 칭다오에 도착했을 땐 저녁 기차까지 남은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하여 그 무거운 배낭들을 들고서 칭다오 시내를 열심히 걸어다녔었다. 하지만 오늘은 별로 무언가 보기 위하여 바쁘게 몸을 움직이고 싶은 마음이 없다. 23일간의 장정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 집사람은 어머니 잘 모시고, 딸과 잘 지내고 있으니 한달 가까이나 잘 다닐 수 있었다.


오늘은 급할게 없기에 아침에 늦장을 부려본다. 9시가 넘어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오늘은 오전에 공항버스 타는 곳과 시간을 눈으로 확인하고, 아침을 먹고, 시장에 가서 기념품을 살만한 것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다. 어제 먹은 그 맛좋았던 칭다오 생맥주에 속이 부글거린다. 공장옆에서 바로 먹는 생맥주라서 효모가 살아있었나보다. 휘와 칭다오 기차역으로 걸어간다. 대략 여유있게 걸어서 25분쯤 걸린다.


공항버스 매표소는 칭다오역을 바라보고 왼편 끝에 있다. 5시 3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9시 30분까지 있다. 그 후는 30분 간격이다. 우리는 9시 50분 비행기라서 한 시간 이동 시간을 감안해 6시 30분 버스를 타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는 상황을 봐서 택시를 이용해도 무방하다. 택시를 타도 100원 안에 갈 수 있을 것이다. 버스비도 둘이 40원이다.


칭다오 역에서 찌모로 시장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어제 발견한 바로는 걸어가도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이다. 첫날은 버스를 타고도 엄청 멀게 느껴졌는데...


걷다가 코코에서 버블티도 한 잔 사먹는다. 달고 맛있다. parkson백화점에 들러 푸드코트를 찾아본다. 오늘은 시원한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아침겸 점심을 해결하기로 한다. 6층 푸드코트에 도착하니 한국 음식점이 있다. 물론 한국인이 주인처럼 보이진 않지만 왠만한 한식은 모두 있다. 휘는 순두부찌게를 시키고, 나는 다른 가게에서 그 동안 한 번쯤 먹고 싶었던 칭다오가 전문이라는 파이구이판을 시킨다. 순두부찌게는 맛있지는 않지만 흉내를 잘내서 그럴싸하다. 확실히 중국 음식의 국물맛과는 다르다. 파이구이판은 감자탕에 쓰이는 돼지뼈를 주는 것인데 이집이 별로인 것인지 딱히 맛나지 않는다. 보통의 백화점 푸드코트들이 맛이 비슷한가보다. 딱히 맛나지 않은... 아무튼 38원에 두 명이 한 끼를 해결한다.

다시 걸어서 찌모루시장에간다. parkson에서 걸어서 대략 25분쯤 걸린다. 도착하니 21일전에 왔던 곳인데도 어제 왔던 곳 처럼 익숙하다. 우리집 꼬마들 기념품이나 하나씩 사줄까하고 왔는데 정말 사줄 것이 하나도 없다. 부피가 있는 것은 배낭여행족이 가져갈 수가 없다. 결국 빈손이다. 나중에 한국에서 뭘하나 사주던지 해야 겠다.

호텔로 돌아와 더운 여름 태양을 피한다. 이제 저녁에 나가서 밥을 사먹고 나면 중국여행도 마무리된다. 내일은 새벽에 공항에 가서 집으로 돌아가는 일뿐이다. 나에게는 처음으로 하는 배낭여행이었다. 확실히 처음이라서 그런지 이제는 집이 그립다. 한국 음식도 그립다. 다음번에 이렇게 장기로 배낭여행을 하게 되면은 아마 조금은 더 성공적으로 짐을싸고 계획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행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는가 되 물어본다. 이번 중국여행은 알차기도 했고 이만하면 충분히 안전하게 별탈없이 아들과 잘지냈다. 아쉬운 점은 국내에서 데이터 유심을 사지 못한 것이다. 데이터만 됐어도 지도 어플과 간단한 검색을 통애 몸이 덜 피곤했을 것 같다. 올해 어머니와 대만에, 집사람과 일본에 다녀올 생각인데 이렇게 한 달씩가는 여행은 아니지만 휘와의 시행착오를 잘 기억해서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 휘는 아빠를 너무 믿어서 자기 주도적으로 여행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녀석 기특하게도 아주 든든하고 믿음직 스럽게 잘 해줬다. 내년, 후년에도 아빠를 따라서 방학에 움직여 주려나 모르겠다. 휘는 사춘기를 잘 이겨내고 있으니, 다음번 여행도 이번처럼 잘해주리라 믿는다.


저녁에 마지막으로 중국의 밤거리를 걸어본다. 바닷가에 나가 핫바도 하나 사먹고 악세사리샵에 들러 아이들줄 악세사리도 두 개 산다.



저녁은 왠지 입맛이 없어서 고민하다가 백화점 푸드코트로 가서 회전식 샤브샤브를 먹는다. 나는 맛이 별로였는데 휘는 맛있다고 먹는다. 중국에 있는 동안 휘가 큰 불만없이 아무거나 잘먹어서 다행이었다.ㅑ 이것으로 중국에서의 마지막 저녁까지 끝냈다. 9시 30분이 되어 호텔로 돌아왔다. 중국에서의 생활도 어느정도 정리가 된셈이다. 이제는 한국으로 돌아갈 짐정리를 하고 씻고 일찍자야 겠다. 내일도 새벽부터 바쁜 하루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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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는 중국내에서도 휴양도시의 성격이다. 칭다오의 크기가 서울의 24배 인구가 800만명이라고 하니 엄청나게 큰 도시이다. 하긴 중국에 크지 않은 도시는 보질 못했다. 운대산이 있던 초작시도 처음 들어봤는데 막상 도착하니 엄청 컸다. 초작 시내에서 운대산까지 택시로 50분이 걸릴 정도이니...칭다오는 중국내 여행객도 많다. 여기저기, 특히나 바닷가 근처는 휴가온 중국인들로 인산인해이다. 바다를 처음보는 중국인도 많다고 한다.

우리는 오전에 잔교 근처로 걸어가 100달러를 환전하고 바닷가를 걸어서 산책하기로 했다. 9시에 은행이 오픈하니 시간 맞춰서 '중국은행'으로 간다. 시간이 조금 일러 칭다오의 명물 중 하나인 성당을 구경한다.


사실 볼 것은 없다. 건물이 유럽풍인 성당일 뿐이다. 신자가 아닌 우리로서는 이미 필리핀에서도 실컷 보았던 풍경들 중 하나이다. 은행에 도착하여 환전을 하러 왔다고 하니 여권을 제시하란다. 이런 환전에도 여권이 필요하다. 휘에게 맥도날드에서 기다리라고하고 숙소로 돌아가 여권을 챙겨 나온다. 다시 번호표를 받고 100불짜리 한 장을 환전한다. 622.5 위안을 받는다. 중국은 사설 환전소는 못본 것 같다. 아무 곳에서나 환전을 하지는 못하지만 믿을만한 환율에, 공적인 은행이라서 믿음은 간다. 오늘 포함 이틀만 사용하면 되니 700위안 정도면 13일 오전 공항가는데까지 충분 할 듯싶다. 다행이 우리 부자가 돈을 그렇게 많이 쓰는 편이 아니고 칭다오는 돈내는 관광지는 피하려고 한다.


휘는 식빵같은 길거리 음식을 사먹는다. 맛있다며 하나를 다 먹어 치운다. 잔교 근처는 아침부터 중국인들이 많다. 사실 중국은 어딜가나 관광지는 사람이 많다. 이제는 조금 익숙해졌다. 잔교에서 군사박물관 방향으로 이동한다. 박물관은 군함 몇 대 놓고 인당 50원을 받는다. 그런데도 줄을 서 있다. 중국인들 볼거리가 꽤나 없는 모양이다. 나같으면 공으로 들어가라고 해도 패스할 것 같다. 물론 박물관으로 해서 소청도까지 이어지는 모양이지만 별로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은 없다. 루쉰공원에 가서 잠시 앉아서 쉰다. 우리는 걷다가 제1해수욕장을 지나 화석루까지 간다.


꽤 걸었다. 해수욕장은 사람은 많은데 안전 요원은 안보인다. 멀리 나와서 수영하는 사람들은 조금 위태해 보인다. 오늘 바람도 많이 불어 파도가 제법 높던데. 멀리는 윈드서핑을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통영도 서핑하는 동호인들이 많이 바다에 떠있겠다. 여기까지 온 김에 5.4광장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대략 4정거장 정도이다.


5.4광장은 칭다오 민주화의 상징중에 하나인데 밤에 와야 볼만하다고 한다. 한낮에 온 우리 부자는 덥기만하다. 여기까지 온김에 걸어서 요트 경기장까지 가본다.


수영만 정도 규모가 되려나... 매년 혹은 격년으로 황해 중국컵 요트대회가 전곡항에서 열린다. 전곡항 인쇼어 경기, 전곡항 출발 칭다오 요트경기장 도착하는 외해 경기, 다시 전곡항으로 돌아오는 일주일짜리 경기이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출발하면 요즘은 중국 정부에서 쉽게 입항을 받아주는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중국 입항이 매우 까다롭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외국 항해자들이 중국령은 제외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이 유연해지면 나도 칭다오나 중국내 다른 좋은 섬에 가보고 싶다. 다채롭지는 않지만 요트경기장에는 제법 요트들이 많다. 내배와 같은 메이커인 베네토와 같은 선종인 오셔니스들이 보인다. 올림픽 초기에는 도입된 경기정 몇 척과 베네토 신정 몇 척이 전부라고 알고 있었는데.



요트 경기장을 나와서 온김에 근처 한인 식당가가 있다고 들은적이 있어서 찾아본다. 한참을 헤멘 후에 한국식당을 찾아 21일, 3주만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국식당에서 한국 음식을 먹는다. 손님도 모두 한국인이다. 부대찌게 작은 것을 시킨다. 김치를 두 번 리필하고 휘는 밥을 한 공기 더 먹는다. 나는 맥주도 한 잔한다. 100원을 지불한다. 싼 금액은 아니다. 그렇게 배부르게 먹고 오랜만에 우리말로 '잘먹었습니다'라는 인사를 하며 밖으로 나온다. 평생 가장 오랜 기간 동안 한국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기간이 아닌가 싶다.

호텔로 돌아오는 버스를 타고 3시가 넘은 시간에 돌아온다. 오늘 햇빛에 많이 노출되었더니 더 많이 탔다. 집사람에게 한소리 듣겠다. 조금 쉬다가 저녁에 맥주광장에 나가 야외에서 칭다오 맥주를 한 잔하고 돌아올 생각이다. 일단 휘는 푹쉰다. 나는 일지를 조금 적는다.

낮잠을 잠깐자고 7시가 다되어 우리는 맥주박물관 근처의 노상 주점을 찾아간다. 212번 버스를 타라고 바이두가 알려주어 버스를 타기위하여 조금 걷는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여 주위를 둘러보니, 휘나 나나 낯이 익다. 분명 와본 곳인데? 생각해 보니 중국 여행 첫날 방문했던 찌모루 시장이다. 어이쿠 여기가 이렇게 가까운데였다. 역시 사람은 무언가 알고나면 간단한 것인가 보다. 내일은 이곳에 걸어와서 우리집 꼬맹이들 줄 기념품이 있나 찾아봐야겠다.






버스를 타고 맥주박물관에서 내린다. 내려서 길을 걷다보니 길거리로 간이주점이 잔뜩 들어서 있다. 그중 사진으로 메뉴판을 보여주는 곳으로 정한다. 오늘 돈도 찾았겠다. 해산물을 3가지 시키고 제일 비싼 칭다오 생맥주 대략 2,000cc되어 보이는 피쳐를 하나 시킨다. 이집 맛집인가보다. 테이블이 빈틈이 없이 계속 찬다. 오징어, 바지락, 생선조림을 시킨다. 모두 맛이 괜찮다. 휘도 먹을만하다며 밥을 한 그릇 뚝딱 해치운다. 나는 맥주 피쳐 하나를 뚝딱 해치운다. 계산을 하고 보니 148원이 나왔다. 이만하면 준수하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휘는 군고구마를 하나 사서 먹는다. 맛이 좋다. 내일은 이글도 마지막이 될 것이다. 22일차 참 오래되었다. 처음 출발할때만 해도 영원할 것 같았던 날짜인데 벌써 내일이다. 내일을 마지막으로 23일차에는 새벽같이 일어나 공항으로 향할 것이다. 9시 50분 비행기니 일찍 출발해야 한다. 한국 도착시간 12시 20분. 시차 때문에 올때는 30분 차이더니 갈때는 2시간 30분차이다. 어딘가 손해보는 느낌이다.

내일 중국여행의 마무리를 무리하지 말고 잘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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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중국에 온지 20일이 지나고 있다. 음식 맛도 전과 같지 않지만, 한국 음식이 그리워진다. 된장찌게나 삽결살에 냉면 같은 음식이 그립다. 오늘 칭다오에 가면 먹어볼까도 생각중이다. 역시나 6시면 자동으로 기상이다. 일어나서 지난/제남을 그냥 통과하기에는 아쉽다. 휘가 일어나기전에 가이드북을 뒤져본다. 현재 위치에서 멀지 않은 관광지가 있나 찾아본다. 대명호가 버스로 약 3, 4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다. 1시 기차이니 아침 일찍 준비하면 다녀올 수 있겠다.


휘를 깨운다. 휘도 중국에 적응을 한건지 일어나는 모습이 조금씩 힘들어 한다. 아침까지 잠을 잘 잔다는 것은 어느정도 적응을 했다는 것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아직 나의 몸은 여행자 모드인 것 같다. 대명호로 가는 버스를 알아본다. 인터넷만 된다면 바이두 지도는 그런점에서 버스 노선까지 정확히 알려주기에 정말 좋은 앱이다. 물론 인터넷이 될 때만 제 기능을 발휘한다. 오프라인 모드에서는 GPS를 잡아주는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다. 바이두가 알려주는 버스를 타고 아침 7시에 출발한다.



약 30분을 달려서 우리는 대명호 남문쪽에 내린다. 확인 결과 대명호는 북문과 연결된 통로 쪽은 3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고 한다. 남문쪽으로 진입하면 무료이다. 대명호를 반으로 나눠 북문쪽은 유료 남문쪽은 무료인데 호수 주변이고 편의 시설이나 조경시설도 별차이 없어 보인다. 대명호를 한바퀴 돌 사람이라면 유료도 이용해야 겠지만 대명호 전경을 둘러보실 분은 남문으로도 충분하다.




우리 부자 역시 남문쪽으로 반바퀴를 왕복하며 구경하는데 큰 문제 없이 잘했다. 아침 나절의 호수 주변에 운동과 산책하는 많은 중국인과 어울려 걸어 다녔다.


대명호는 지난의 상징적인 곳이어서 그런지 관리를 아침부터 열심히 하고 있다. 호수물을 청소하고, 주변을 정리하는 모습들이 한창이다. 연꽃과 수국들이 멋들어지게 피어있다. 대명호 반을 둘러보고 아침을 간단한 치킨버거와 콜라로 해결한다.


아침까지 대명호 근처에서 먹고나니 10시가 조금 넘어있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이길 잘했다. 돌아오는 버스 역시 같은 노선을 이용했는데 잠시 딴생각을 하는사이 우리가 내려야할 지난역 주변을 지나쳐 버렸다. 휘는 근처라고 생각했는데 나에게 말을 하지 않았단다. 휘는 나에게 한마디 잔소리를 듣는다. 주변 중국인 청년에게 물어보니 5 6 정거장 지나쳤단다. 그런데, 이친구 대단히 친절하다. 영어도 어느 정도 된다. 같이 버스에서 내려서 맞은편 버스 정류장으로 데려다 주고 노선을 확인 후 버스까지 친절히 알려준다. 그리고 한참을 지켜보며 우리가 잘가는지 봐준다. 고마운 청년이다. 휘는 그런 모습을 보고 자신도 다른 사람이 어려움에 처하면 잘 알려주겠단다. 결국 되돌아오는 버스를 다시 타고 역앞에 내린다. 오전 잘했는데 마무리가 아쉽다.


12시 체크아웃을 하고 역으로 향한다. 나의 마지막 치명적 실수인 칭다오역이 아닌 칭다오북역행 열차를 예매한 잘못으로 우리는 칭다오에 내려서 버스를 또 타야한다. 지난 역에서는 미리 발권한 열차표덕에 문제 없이 열차에 올라 2시간 20분 가량을 움직인다. 칭다오북역에 내려 버스를 잘못타는 실수를 또한다.중국에 와서 방향감각이 좋은 나는 극성을 잃어버린 나침판처럼 길찾기 기능이 불안하다. 환전을 못해서 수중에 160원 정도 뿐이어서 택시도 타지 않는다. 약 1시간 30분을 시내 버스를 타고 칭다오 해수욕장 근처에서 내려서 버스를 다시 갈아타고 잔교로 와서 걸어서 호텔로 들어간다. 호텔은 중국와서 가장 비싼 호텔이다. 그래봐야 하룻밤 7만원 정도지만 운대산의 3만원에 비하면 두 배이상이다. 호텔 전체적인 시스템이나 로비는 무난하나 두 배 값어치가 있는 룸은 아니다. 방학 시즌에 성수기이기 때문이겠지만 시안의 Z-MON에 비하면 시설도 떨어지면서 가격도 2배이다. 호텔에는 영어를 잘하는 직원이 있어서 그나마 체크인이 편안했다.

오늘은 아침부터 바삐 움직이고 막판에 기차역에서 부터 버스를 타고 2시간 가까이 이동을 했더니 많이 피곤하다. 호텔 앞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맥주 몇 캔과 물을 사서 들어온다. 오늘도 이쯤에서 대충 마무리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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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운대산을 제대로 즐겼다고 하기에는 모자른 날이었다. 역시나 한 번의 실수는 치명적이어서 중요한 장소 두 곳을 놓친 것이 가장 컸다. 일찍 숙소에 자리를 잡은 우리 부자는 잡아놓은 일정 탓에 어제 하루를 의미없이 운대산 삔관에서 보낸다. 낮잠을 잔 탓인지 일찍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아침 6시 전에 떠진 눈은 다시 잠들지 못했다. 일찍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휘가 깰세라 조용히 샤워하고 짐을 정리했다. 7시가 넘어서 휘를 깨우고 우리는 8시 전에 삔관을 나서기로 하였다. 삔관 카운터에 맞긴 야진 100원을 찾고 택시를 불러달라고 했다. '다음 중국어사전'을 이용해서 택시를 보여 줬더니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핸드폰 데이터 통신만 처음 계획대로 준비했더라면 여행이 훨씬 수월했을 텐데. 다음 여행에는 반드시 데이터 통신을 준비하리라 마음 먹는다.


그런데 택시를 호출하고 30분이 지나도 오지 않는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8시 50분에 온단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초작시에서 부터 불러오는 것 처럼 여겨진다. 거의 초작에서 부터 오는 시간만큼 걸린다. 택시비는 60원을 준비하라니, 처음 타고온 택시보다 10원이 저렴하다. 중국의 자가용과 차량들은 신형에 좋은 차들이 많다. 그런데 우리에게 배차된 택시는 폐차직전의 차량이 왔다. 문은 잘열지리 않고 창문은 올리거나 내기기 힘들다. 이런 차량이 굴러가나 싶은 정도이다. 다행이 에어컨은 나와서 다행이다. 50여분은 달려 택시는 우리는 역 건너편에 내려준다. 그나마 잘 데려다줘서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 가진 현금이 부족하여 100달러를 일단 환전하고 싶은데 환전할 은행을 찾는 것이 문제이다. 현재 200원이 조금 넘게 있는데, 오늘 저녁을 먹고 나면 빠듯하다. 한국에서 600불을 준비해 왔으니 충분하긴한데 문제는 환전을 못하고 있다. 분명 은행 앞에 Money Exchange라고 적혀 있음에도 3군데 은행을 들렀건만 환전이 않된다고 한다. 아마도 '중국은행(China Bank)'으로 가야 환전히 되는 모양이다. 그런데 초작역 앞에 '중국은행'을 찾을 수 없다. 시간이 조금 여유있다면 찾아 보았을 텐데, 그럴 시간 여유가 없어 근처 3군데 은행만 둘러보고 급히 기차역으로 향한다.


기차역 Ticket office는 사람으로 인산인해이다. 인터넷으로 예몌한 중국인들은 자동화 기기에서 신분증만 올려놓으면 바로 발권이 되는데 외국인인 우리는 처음부터 줄을 서서 표를 구입하는 사람들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줄은 줄어들지 않고 시간은 점점 다가와서 초조하다. 내 앞에 사람 둘에게 두 사람만 앞에서 표를 발권하고자 한국인인데 시간이 없다는 제스추어를 하는데 앞 젊은 사람이 큰소리로 안된다고 한다. 무안하다. 나는 예약번호와 여권만 내면 바로 발권되는데, 어쩔 수 없이 내차례까지 꼬박 기다려 출발 15분 전 발권을 한다. 발권 후 검색대를 그냥 통과하지 못한다. 가방에 과도와 헤어스프레이가 걸렸는데, 나는 스프레이만 제시한다. 여태까지 스프레이는 확인되면 가져갈 수 있었는데 초작시 공무원은 여권번호와 이름 등을 적더니 스프레이를 압수한다. 다행은 과도는 못본 모양이다. 어차저차해서 역사안으로 입장하고 시간은 10여분이 남았다. 그래도 기차를 8시간 10분이나 타야해서 컵라면 2개와 캔맥주 2캔을 구입한다. 오랫동안 기차를 타야한다. 다행이 침대칸을 구해서 그나마 다행이다. 11시 16분에 출발하면 19시 26분쯤 도착한다.


중국의 침대칸은 참 좋다. 나라가 넓어서 이동하는 시간이 길 수 밖에 없으니 이런 문화가 발달한 모양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칸이 존재하면 젊은 친구들이 숙박비도 아낄겸 많이 이용할 것 같은데, 우리나라는 그 만큼 넓지가 않아서 실용성이 없다. 컵라면과 맥주를 한 캔하고 휘는 자기 자리에 누워 읽던 책을 마져본다. 아마 노래도 듣고, 책도 보고, 모바일 게임도 하겠지... 나는 이것저것 해보다가 결국 키보드를 펴고 오늘의 일지를 작성해 보기로 한다.


8시간 이상을 같은 객차안에서 보낸 사람들은 제법 친해진다. 말도 쉽게하고 먹을 것도 잘 나누어 먹는다. 나는 아이들에게 과자를 나누어 주려고하는데 중국아이들이라서 그런건지 낯을 엄청가린다. 결국 과자 나눠주기는 받아먹는 아이가 하나도 없다. 내가 얼굴도 많이 타서 무서워 보이는가? 기차는 8시 40분이 다되어 지남역에 도착한다.


내가 미리 예약한 숙소는 모텔168이라는 체인점이다. 기차역 앞에 있어서 예약한 숙소인데 기차역 앞에서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질 않는다. 결국은 지칠대로 지친 우리는 9시가 넘어서 낙양에서 머물렀던 슈퍼8 호텔로 발길을 돌린다. 프론트 여직원이 2명이다. 방있냐는 기본적인 영어도 못알아들어서 피곤한 나는 오늘따라 이런 직원들이 짜증스럽다. 우리 부자가 설마 호텔에 방 얻으러 왔지 무슨 목적으로 왔겠는가! 참 눈치도 없는 중국 직원들이다. 결국 인터넷에 연결하여 중국어 사전을 보여주고는 방을 구한다. 158원으로 역시 저렴하다. 중국은 음식점이든 호텔이든 체인점이 깔끔하고 체계적이다.



너무 늦어 숙소 앞에 있는 노점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한다. 꼬치구이 모듬과 조개찜(탕), 모듬 콩, 그리고 생맥주를 시킨다. 휘는 밥을 두 그릇먹는다. 생각 없다는 놈이 막상 먹으면 무척 잘먹는다. 차라리 생각 없다는 말을 하지 말지 얄밉게... 맛있게 저녁을 흡입하고 숙소로 돌아와 고단했던 하루를 끝낸다.

내일은 처음 중국으로 들어왔던 칭다오로 돌아간다. 이제 3일 후면 한국으로 돌아간다.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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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되지만 가끔은 어쩔 수 없는 실수를 하게 된다. 그것은 우리가 의도치 않은,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고 잠깐의 방심이나 망각이 만들어 내기도 한다. 어제 분명히 나는 운대산 티켓은 한 번 들어간 곳은 다시 들어갈 수 없는 시스템인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가볼 곳도 많은데 한 번 본 곳을 또 들어갈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수는 거기서 시작되었다.


어제 미후곡에 들렀다가 시간도 마땅찮고 힘도 들어서 담폭협과 천폭협은 오늘 보려고 마음 먹고 있었다.그런데 이 세가지 관광지가 모두 같은 출입구를 사용하고 있었고 한 번 들어간 출입구는 재입장이 안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휘와 담폭협 입구쪽에 있는 Dicos에서 모닝메뉴를 먹고 나머지를 관람할 생각으로 아무생각 없이 입장을 시도했다. 당연히 어제 입장을 했으니 오늘은 입장 불가였고, 그냥 들어가게 해달라는 우리의 의견은 여지없이 묵살되었다. 중국 직원들 참으로 여유가 없다. 구지 통역되는 사람을 찾거나 번역기를 찾아서 되는 방법을 찾아주는 것이 나이라 안된다고 말을하고 있다. 안된다는 말을 듣기 위해 우리는 30분을 입구에 서 있었다. 아쉽긴 하지만 어쩌겠는가 명백하 우리의 실수인 것을...




결국 우리는 방향을 돌려 수유봉을 관람하려 갔다. 수유봉은 운대산에서 가장 높은 곳인데 올라가는 동안 아찔한 높이의 구비길을 버스를 타고 여러 굴을 지나면서 통과한다. 모두들 안전벨트를 매게하고 버스는 험악하게 달린다. 일종의 놀이기구처럼 운행한다.




주차장에서 배가 고픈 우리는 식당에서 파는 치킨버거를 하나씩 사먹었는데 형편없는 맛이었다. 주차장에서 부터 수유봉까지는 대략 1.3km를 올라가야 한다. 계단을 등산하기 시작한다. 꽤나 가파른 계단을 끊임없이 올라간다. 만약 이글을 보고 가시려는 분은 수유봉은 패스하셔도 무방하다. 다만 버스타고 정상근처까지 가보는 고갯길은 가보셔도 무방. 정상에 힘겹게 올라도 뷰가 그렇게 훌륭하지는 않다. 적어도 노력에 비해서... 내려오는 계단은 정말로 계단만 있어서 다리 근육의 인내를 시험한다.




운대산은 하루만 둘러봐도 충분해보인다. 일찍부터 담폭협, 천폭협, 미호곡을 둘러보고, 오후 홍석협을 둘러보면 될 것 같다.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싶다면 1박2일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오늘은 중국인이 좋아하는 8자가 가득한 8월8일에 토요일이라서 사람이 정말 엄청나게 많았다. 제대로 둘러보기 힘들 정도이다. 최근에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중국은 여전히 산아제한 정책으로 아이가 귀해서 중국 관광객들은 무조건 아이를 데리고 다닌다. 그 아이를 엄청 귀하게 여기기에 아이들이 막무가네로 움직인다. 물론 부모가 제지도 잘하지 않는다. 그렇게 사람도 많고 아이도 많아서 어차피 오늘 구경은 사람 구경이었을 것 같다. 어제 미리 하일라이트인 홍석협을 둘러봐서 다행이었다. 오늘 홍석협쪽을 둘러보니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다. 일단 중국의 관광은 주말은 무조건 피하는게 맞다.





오후에 숙소에서 푹쉬고 저녁을 간단히 먹는데 이제는 한국음식이 먹고 싶은가 보다. 중국 음식에서 특유의 돼지비린내가 너무 심하게 느껴져서 많이 먹지 못했다. 저녁에 동네 산책을 좀하고 휘와 숙소로 돌아오면서 복숭아와 특이한 모양의 사과 하나를 구입했다.

내일은 지난으로 8시간을 기차 침대칸을 타고 이동한다.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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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으로 고량주를 한 병 마시고 숙소로 들어왔더니, 피곤한데다 노곤해져서 글을 작성하는데 졸음이 몰려오고 오타가 너무나서 날림으로 글을 적었다. 아침에 일어나 어제 적었던 글에 보충을 조금하려고 한다.


이곳 안상촌은 운대산의 바로 밑에 있는 마을로 운대산 관광객을 대상으로 식당과 숙박업을 하며 먹고 사는 듯한 동네이다. 동네는 전혀 크지 않고 작은 것이 오히려 알차다. 그런 점이 나에게 더욱 정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상술의 동네인데 이 안상촌은 뭔가 조금 다르다. 아직 때가 덜뭍은 동네라면 적당할까? 이 동네 식당은 호객을 할 때 사람을 부르거나 손짓으로 가게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지 않는다.


여기서는 '안녕~'인사를 할 때 하는 손짓을 한다. 그러니까 마을을 걸어갈 때 마치 모든 식당의 종업원들이 나에게 '안녕~'이라고 인사를 하는 듯 느껴지는 진풍경이다. 이 것이 의외로 사람을 기분좋게 만든다. 누군가 모르는 사람들이 나를 막 환영해 주는 분위기이다. 음식의 가격도 관광지라고 특별히 비싸지 않으며, 사람들의 표정도 해맑아 아주 기분 좋은 마을로 기억될 것 같다.


여기 숙소도 살펴보자. 이 동네 숙소는 농가 삔관이라고해서 원래 살던 원주민들이 자신의 집을 민박처럼 내어주면서 시작된듯 싶다. 그래서 안상촌 대부분의 집들이 민박처럼 숙소로 사용이 가능하다. 우리 부자가 머무는 곳도 일종의 그러한 개념의 숙소인데 작년에 지은 새 건물이라서 깨끗하다.


처음 숙소를 선택할 때 화장실이 수세식이어서 선택한 삔관이다. 대부분의 다른 삔관은 쭈그려쏴 화장실 이었다. 가격도 저렴해서 평일은 50원대 오늘같은 주말은 100원대이다. 그리고 말도 못하게 친절하다. 말은 전혀 통하지 않지만 표정과 도와주려는 몸짓으로 느껴지는 따뜻함이 전해진다. 인터넷 속도도 도시보다 이 곳이 빠르다. 중국에 온중에 가장 빠른 인터넷이다. 어제도 정신이 없어서 사진 리사이즈를 하지 않았음에도 끓김없이 한 번에 올라갔다. 처음이다.


이곳 식당은 깔끔하고 맛은 괜찮은데 단골이 아니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이어서 아르바이트생들이 많다. 그중 어린 종업원 여성들이 휘에게 엄청 들이덴다. 휘가 나이가 들어보여서 인지 고등학생쯤 되어보이는 여 종업원들이 서로 휘에게 서빙을 하려고 쟁탈전까지 벌일 정도였다. 귀여운 학국 남자애가 나타났으니 어련하겠는가! 이곳은 우리처럼 자고가는 외국인이 거의 없었던 모양이다. 외국인에 대한 호감과 호의가 지나칠 정도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단체로 왔다가 단체로 식당가고, 단체로 떠날테니 그리고 기본 당일 코스로 올테니, 우리같은 한국인 부자는 처음일 것도 당연하다.


운대산은 산세가 신비롭고 아름답다. 화산과 면산을 합쳐놓은 느낌이라는 표현이 가장 알맞는 듯 싶다. 깍아지른 봉우리와 근사한 협곡을 가지고 있다. 이 운대산은 60원의 버스비를 지불하면 언제든지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물론 버스표 검사를 하지는 않는다. 입장료에 버스비가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는게 맞고 입장료는 150원이 아니라 210원으로 생각하는 것이 맞다.


첫번째 찾은 장소는 운대산에서 제일 유명한 홍석협이다. 말그대로 붉은돌협곡이다. 붉은 바위와 협곡사이로 걷는 트레킹코스가 편도로 2km 정도 이어져 있는데 물과 바위와 절벽이 절경을 이룬다. 운대산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장소라고 생각된다. 물론 아직 다 둘러 본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사람도 많아서 다른 사람 뒤통수를 늘 보며 걸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어제 오후에 하산길에 보니 오히려 5시쯤 홍석협을 찾는다면 호젓하고 느긋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정을 조율 할 수 있다면, 다른 곳을 둘러보고 홍석협은 5시쯤 둘러보길 권한다.


홍석협을 관람하고 미후곡을 관람했다. 이곳에서 사는 원숭이가 있다는 미후곡 물론 야생원숭이를 보지는 못했다. 미후곡 올라가는 길에 우리안에 있는 원숭이와 원숭이쇼를 보았는데 조련사의 약간은 윽박지르는 듯한 모습과 뭔가 주늑들어있는 원숭이의 모습에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미후곡을 나와 담협폭을 들러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어의치 않아 다음날로 미루어 놓는다. 아마도 다음날은 부지런히 여러 계곡과 산을 구경해야 할 듯 싶다.


새벽에 일어나서 휘가 깨기전에 어제 못다한 글을 조금 보충해 본다.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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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평소의 아침이라면 꽤나 힘든 기상일 것이다. 그동안 육체를 움직인 것이 평소의 몇 십배는 될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다. 푹자고 6시전에 일어난다. 물론 알람은 필요없다. 휘역시 부름과 동시에 일어나서 자신이 해야할 일을 준비한다. 어제 저녁에 대충 준비해 놓은 짐들을 마무리하고, 간단한 세안과 모자로 마무리한다. 오늘은 처음 계획과는 다른 4일을 시작하는 날이다. 원래는 오늘 취푸로 출발해서 공묘와 공림을 관람하기로 되어있다. 어제 관림에 방문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급하게 운대산과 지남으로 일정을 변경하면서 계획된 일정에서 어떻게 보면 일탈이다.


6시 30분에 체크아웃을 하고 호텔밖으로 나온다.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하였는데 휘가 가진 과자와 빵 봉다리가 찢어진다. 택시를 타라는 이야기인가 본다. 우리는 택시를 잡는다. 기사가 메터기를 꺽는 것을 확인후 관림역으로 이동하자고 이야기 한다. 젊은 기사는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바로 관림역으로 이동한다. 나도 이번에 일정을 변경하면서 관림역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 12시 이후에 낙양역에서 초작으로 움직이는 기차가 있고 오전에는 관림역에서 있다. 관림역은 관우묘인 관림에서 멀지 않다. 택시로 30원이 나온다 숙소에서 꽤나 먼 거리이다. 덕분에 버스보다 훨씬 빨리 도착하여 7시에 관림역에 도착한다. 9시 16분 기차이니 아직 2시간이 남았다. 모자른 것 보다는 나은 것이겠지...



2시간을 기다려 3등석 완행 열차에 몸을 싫는다. 앞으로 2시간을 간다고 되어 있는데 관림역에서 25분을 소모한다. 확실한 완행 열차이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오히려 편안하다. 사람들은 자신의 자리에 관계없이 빈자리에 누워서 이동한다.




출발한 역을 확인하니 호화호특에서 지남으로 이동하는 멀고먼 열차이다. 호화호특이라면 몽골인데, 거기서 부터 3등칸에 타고온 사람이라면 피곤할 만하다. 우리 부자는 사람이 별론 없는 3등칸도 탈만하다는 생각을 하며 편안하게 초작역에 내린다.


버스 터미널이나, 버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역시나 역에 내리니 택시 기사들이 운대산 표지판을 들고 호객을 하고 있다. 70원 정도면 적정가격이라는 정보를 보고 왔기에 택시 기사에게 얼마냐고 묻는다. 70원을 불러서 미련없이 택시에 탑승한다. 짐을 들고 버스터미널을 찾는 것보다 효울적으로 느껴진다. 버스도 두 사람 30원이다. 택시는 약 36km를 달린다. 이정도 거리에 70원이면 합당하다. 택시기사에에 우리가 예약한 숙소를 보여주자 숙소앞까지 데려다 준다. 호텔은 찾는 수고까지 덜어주니 일석이조이다. 기분좋게 70원을 지불한다. 숙소는 일박에 108원으로 주말가격이고 주중은 50여원이었다. 108원도 저렴하다. 2만원 가격에 두 사람이 꽤나 넒은 방에 묵으니 좋은 조건이다.

우리 부자는 짐을 덜어 놓고 바로 점심을 해결하기 위하여 숙소에서 운영하는 듯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맛이 깔끔하고 괜찮다. 점원 아가씨들이 휘 또래처럼 보이는데 모든 여자 종원업들이 휘에게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휘가 부럽다. 점심을 먹고 버스를 타고 '홍석협'에 들어간다. 붉은 바위가 계곡의 곳곳에 박혀있어 지어진 이름인 것 같다., 운대산의 가장 하이라이트가 홍석협이라고 들은 것 같다. 말그대로 장관에 사람의 넔을 빼놓는다.











오늘은 2시경부터 운대산을 보기 사작하는 것이므로 2군데 정도만 둘러보려한다,  운대산은 한 번 티켓팅을 하면 이틀을 사용가능하다고 한다. 더구니 휘는 학생할인을 바랬건만 13세라고 써넣은 한자를 봐서인지 버스요금(60원)을 제외한 요금을 공짜로 처리해 줬다. 무려 80원 가까이를 이득을 봤다. 처음으로 제대로된 학생(어린이) 대접이다.






두 번째는 이쪽 원숭이들이 머문다는 미호게곡을 구경한다. 정상에서는 원숭이 쇼를 진행하는데 휘는 재미있게 보면서 원숭이가 불쌍하다는 코멘트를 남긴다. 휘에게 어려서 일산에 원숭이쇼를 보여준 적이 있는데 기억을 못한다고 한다,. 확실히 어려서 보여주는 좋은 구경은 별 필요가 없음을 느낀다.



저녁은 한국인이 좋아한다는 요리 두 가지와 고량주를 한 병 마신다. 오늘 느꼇는지 모르겠지만 여행기가 날림인 이유는 저녁으로 먹은 고량주의 탓이다.  대충적고 있으니 읽는 독자분들의 양해를 정중히 바라는 바이다.

내일은 나머지 운대산의 절경을 구경할 게획이다.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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