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서 집을 나선지 9일이 된다. 당연히 집 생각이 많이 난다. 집에서 편안하게 있으면 좋을 걸 왜 나왔나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본다. 어쨌든 이곳에 온 이상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오늘은 시티투어 버스를 타려고 하기에 10시쯤까지 투어버스 타는 곳에 가면 될 것이다. 휘에게 오늘은 투어버스 타는 곳부터 요금, 이용 방법 등 모든 것을 맞겨본다.

아침으로 어제 구입한 빵과 음료를 먹는다. 나는 휘에게 투어버스를 맞기고 내일 볼쇼이 서커스를 찾아본다. 내일 공연이 있고 현장 티켓 구입은 매진의 확률도 있고, 앞쪽자리는 예약으로 선점 된다고 한다. 일단 서커스 예약 사이트에 접속하여 러시아어로 되어있지만 그 동안의 경험으로 예약을 진행해 본다. 사실 어느 예약 사이트나 언어만 생소하지 누르고 확인하고 예약하는 방법은 비슷하다. 내일 서커스는 좋은자리가 별로 남아있지 않다. 나는 앞에서 6번째줄 정면쪽 좌석을 확보한다. 가격은 인당 2,500루불 인터넷 카드결재를 이용하여 예매를 완료한다. 내일은 5시 공연을 보면 된다.

그렇게 오전 볼 일과 샤워를 마치고 휘와 다시 전철역으로 향한다. 일단 모든 일정은 붉은광장 주변에서 시작되기에 붉은광장으로 향한다.

10시가 조금 넘어 도착하니 이미 관광객들이 광장을 점령했다. 어제 오전의 한가한 광장은 간데 없고 각나라의 단체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이다. 어제 한가한 틈에 휘와 둘러보았기에 우리 부자는 느긋하다. 그렇게  sightseeing 투어버스 탑승장을 찾는데, 쉽게 찾아지지가 않는다.

 버스를 찾아 걷다보니 크렘린궁 주변에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이 보인다. 우리 부자도 다가가 보니 크렘린 궁안을 관람할 수 있는 티켓 오피스 줄이다. 에르미타주 미술관의 줄을 생각하니 답답하다. 휘를 일단 줄에 세우고 티켓 오피스 건물로 들어가 본다. 역시나 건물안에 자동화 기기가 존재한다. 첫번째 기기는 고장이었지만 눈치껏 티켓을 뽑는 사람을 확인하고 뒤에선 기계에서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두 장을 구매한다. 한 장에 500루불이다. 학생할인이 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럴 예정이 없는 사람들은 한 두 시간 줄을 설바에 자동화 기기를 이용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을 듯 싶다. 러시아는 생각보다 곳곳에 자동화 기기들이 존재한다. 한국 만큼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유명한 관광지는 줄을 서기보다 자동화기기를 찾으시길... 결국 줄 끝에서 이어폰끼고 줄을 서고 있는 휘에게 회심을 미소를 날리며 바로 입장한다.

대통령 궁으로 들어가기에 보안 검색을 한다. 사실 크렘린궁에 입장했다는 의의 말고는 별로 볼만한 장소는 아니다. 궁안에 4개의 성당이 존재한다. 휘는 푸틴 대통령을 만나면 어떻게 하냐고 묻는다. 어쩌긴 인사하면 되지...뭐 그런걸 묻냐? 궁을 천천히 둘러보고 안에서 파는 미니 피자와 음료를 사먹는다.

맛은 없지만 궁안의 벤치에 앉아 먹는 맛도 나쁘지 않았다. 궁안은 각 나라의 노인들이 단체로 관광을 와있다. 그리고 동양이든 서양이든 단체관람객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느낀다.

물론 중국만큼 극성스러운 관광객은 없지만. 우리나라 단체 관광객도 확인한다.

그렇게 크렘린궁에서 나와 굼백화점에 화장실을 이용하러 들른다. 러시아 최고의 럭셔리 백화점 답게 고급 브랜드들의 향연이다. 그런 고급 브랜드 안에는 어김없이 중국 사람들이 물건을 보고 종업원들이 옆에서 최대한 존경의 표정을 하고 있다. 번잡한 중국 관광객을 서로 유치하려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뭐 우리 부자가 구경이라도 할까할 만한 내용물들이 아니어서 우리는 분위기와 화장실만 이용한다.

오늘의 투어버스는 관두기로 한다. 이미 시간도 2시가 넘었고 비가 한 두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대신 데카슬론(Decathlon)이라는 유럽쪽에서 유명한 스포츠 용품 전문점을 방문하기로 한다. 사실 데카슬론은 아시아에 싱가폴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대륙 쪽도 없고 오직 유럽 쪽에 매장들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에도 있고 모스크바에는 4, 5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난 트리톤사의  EasybreathMask를 구입하고 싶어서 한 번 들러야지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의 카피제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기왕이면 정품을 구입하고 싶었다. EasybreathMask는 일종의 스노클링 마스크이다. 처음 개념도와 시제품을 테스트 영상으로 보여줄 때부터 관심있었다. 그리고 휘는 러시아 특히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부터 많은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oxelo사의 킥보드를 보고는 가지고 싶어하는 눈치다. 데카슬론에 가면 팔고 있다고 했더니 가보고 싶다고 한다.

결국 우리 부자 데카슬론 매장을 검색하여 전철을 타고 찾아간다. 일단 관광객이 없는 전철역에 내리니, 모스크바 사람들이 사는 광경이 가감없이 보여진다. 그래! 이런게 보고 싶다. 매장까지 약 1km를 걸으며 우산을 쓰고 길거리 케밥을 먹는다. 점심이 부실했다. 개 당 130루불로 저렴하지만 양도 많고 맛도 일품이다. 지금까지 광광지 근처에서 사먹었던 것에 비해 훌륭하다. 그렇게 매장에 도착한다. 매장이 매우 큰데 대부분은 우리나라 이마트나 코스트코처럼 일반 판매 매장이고, 3층이 데카슬론이다.

정말 각종 스포츠 용품들의 집합이다. 캠핑, 낚시, 구기, 달리기, 스키, 트레킹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스포츠 용품이 구비되어있다. 나는 상하의 한 벌에 13만원 정도로 엄청 저렴하게 판매하는 요트복이 마음에 들었으나 역시나 배낭여행의 1/3 시점에서 가지고 다니는 것이 일이라 포기한다. EasybreathMask는 생각보다 무게와 부피가 있어서 역시나 탈락이다. 결국 휘와 Oxelo 킥보드를 타보며 살 것인지 말 것인지를 고민한다. 가장 좋은 제품인 town9을 보며 휘는 간절히 갖고 싶은 눈치였지만 결국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한국에서 과연 많이 타게 될까를 생각하다가 나중에 꼭 필요하면 전동쪽으로 생각해 보기로한다. 휘는 기특하게도 이런 부분에 있어서 합리적으로 판단한다. 그래서 아비로서 더 사주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사도 이동하는데 그리고 귀국하는데 약간은 짐이 될 것이 분명하기에 포기한다. 가격은 대략 한국돈 22만원 정도로 프랑스쪽 데카슬론에 비해 러시아가 4만원쯤 더 비싸다. 다른 물품들도 조금씩 더 비쌌다. 하지만 품질 좋고 진짜 스포츠 덕후 들이 만드는 제품들처럼 실용성과 디자인에서 최고의 제품들 이었다.

휘와 그렇게 아쉽게 데카슬론에서 맨손으로 나와 마트에 들러서 음료수를 하나씩 사먹는다. 이곳 마트에서 어제 내가 산 보드카 가격이 얼마인지 알기위해 찾아보니 일반 매장이 아닌 별도의 고가 주류 매장에 있다. 가격은 760루불 정도로 어제 내가 산 가격 1,300불에 비하면 40% 정도 저렴하다. 하지만 여긴 대형 할인 마트이니 이해하기로 한다. 결재는 캐셔가 해주는 것이 아닌 물품들을 바코드로 찍고 영수증을 나에게 주면 나는 그 영수증을 가지고 계산하는 자동화 기기로 가져가서 직접 결재하는 시스템이다. 뭔가 번거롭지만 매장이 복잡할 때는 계산원은 직접 돈을 받는 번거로움이 없으니 빨리 계산할 수 있을 것 같다.

휘와 다시 호텔로 돌아오며 괜히 킥보드를 사주지 않은 것에 미안해 졌다. 저녁은 오면서 먹었던 케밥을 사가서 출출할 때 호텔방에서 편안하게 먹기로 하고 포장을 해서 호텔로 가져온다. 오늘도 결국 20,000보를 넘게 걸었다. 나는 커피를 한 잔 마시고 보드카를 언더락으로 한 잔 한다. 휘와 컴퓨터로 드라마를 하나 보고 각자 편안하게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다. 모처럼 밤 시간을 각자 편안하게 보내고 있다.

내일은 투어버스를 타고 오후에 서커스를 관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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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50분에 출발하는 모스크바행 밤기차를 타기 위해 일기를 마무리하고 10시25분경 바에서 일어난다. 4번 플랫폼에 가니 우리를 태울 기차가 이미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다. 2층 기차로 1, 2층으로 나뉘어 각 층마다 방이있고, 한 방에 2층 침대로 침대가 4개씩 있는 구조이다. 티켓이 온통 러시아어로 되어있어 우리가 몇 번 객차인지도 잘모르겠다.

대충 10번 객차인 것 같아서 10번 객차의 여자 차장에게 티켓을 보여주니 확인하고 표는 돌려주지 않고 13, 14번 침대로 가라고 알려준다. 아마도 우리가 내릴 역에서 티켓을 돌려주는 모양이다. 이런 침대칸 시스템은 중국이 더 좋은 것 같다. 다만 오늘 타는 객차는 4인 1실로 깨끗하고 신형 열차이다. 그런데 객차안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점령하고 있다. 우리 자리도 중국인 관광객이 미리 앉아있어서 비키라고 한다. 우리 자리 밑에 짐넣는 공간도 떡하니 자신들 케리어를 넣어 놓았다. 이런 여행에서 중국인 단체 관괌객은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은 민폐 손심들이다.

자리를 확인하자마자 휘는 바로 새 침대 시트들을 펴주고 잠을 잘 수 있도록 해주었다. 오늘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내색없이 잘따라와줘서 고맙다. 어른도 힘들어서 민감해 졌을 것이다. 나는 붐비기 전에 화장실로 가서 양치하고 세안을 한다. 곧 중국 아줌마 부대들이 고성과 이동을 시작한다. 화장실도 점령당한다. 우리방은 맞은편 2층 침대에 중국인 단체 중 남자 한 명, 1층 침대는 이 곳 러시안 아주머니, 그리고 우리 부지이다. 중국인 아저씨는 바로 눕기는 했는데 눕자마자 코를 골기 시작하여 아침 하차시까지 끊임없이 코골이를 해서 잠을 못자게 만든 주범 이었다. 러시아 아줌마는 모두 누웠는데도 들락날락하며 기차에서 나눠주는 간식과 음료 그리고 차를 타와서 계속 먹고 있다. 옆 방 중국 아주머니들은 연신 수다들이다. 잠자리에서 잠귀가 밝은 편인 나는 계속 뒤척이며 잠을 깊이 들지 못한다.
 

이 러시아 열차는 각 자리마다 독서등과 개인 콘센트를 제공한다. 그리고 기내식처럼 빵, 쥬스, 요플레, 에너지바, 사탕 등을 봉지에 담아서 한명씩 먹을 수 있도록 침대에 놓아 두었다. 이렇게 7시간 여를 달려 모스크바에 도착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모스크바까지 총길이 약 700km가 넘을 것이다. 도착 30~1시간 전에 차장이 와서 기차표를 돌려주며 깨운다. 이 열차는 종착이 모스크바이기에 모두를 깨운다. 새벽 모스크바에 도착해 이곳이 어딘지 모르겠다. 눈에 익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나 다시 낯선 곳에 오니 방향 감각이 다시 멈췄다. 역시 이럴 땐 구글 지도 만한 것이 없다. 지금 호텔에 가봐야 체크인 시간으론 무리다. 그래서 일단 전철을 타고 붉은광장을 향한다. 모스크바하면 우선 붉은광장과 그곳의 크렘린 궁 떠오르지 않는가!

이미 익숙한 러시안 전철을 타고, 물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전철이 훨씬 깨끗하지만, 붉은광장이 있는 오크트니리야드(Okhotnyy Ryad)역으로 향한다. 모스크바는 일회용 전철카드를 주는데 1회 탑승시 50루불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보다 20루불이 비싸고 토큰을 사용하지 않고 전자태크 카드를 사용한다. 나는 2명이라고 손가락 V자를 한 후 100루불을 냈는데 카드 한 장을 줄 뿐이다. 당황했다. 자세히 보니 카드에 100루불을 충전해 준 것으로 2회 탈 수 있는 카드이다. 휘도 2회분의 카드를 주문한다. 나중에 다시 이용해보니 카드는 최대 2회까지 충전할 수 있고 4회를 충전해 달라고하면 2회 충전된 카드를 두 장준다.

오전 8시경 불꽃이 꺼지지 않는다는 2차대전 위령 기념물 위병들의 교대식을 본다.

그리고 붉은 광장으로 걸어가 본다. 국립역사박물관과 바실리성당, 그램린궁 외벽이 보인다. 그리고 넓은 붉은광장.

 아침 이른 시간이어서 사람도 거의없고 있어도 중국인들 단체 몇 그룹이다. 아마 낮이면 많은 인파에 사진마다 사람 잔치였을 것이다. 광장은 물차가 청소중이었고, 러시아 방송국의 카메라가 몇 대 보인다. 휘와 내일이나 모래 제대로 보기로했기에 오늘은 오전 시간을 때울 겸 천천히 걸어본다.

그렇게 잠깐이지만 한적하리라 생각되는 붉은광장을 뒤로하고 10시경 호텔로 향한다. 호텔은 2시 체크인 시작이라고 나중에 올 것을 부탁한다. 일단 배낭을 러기지룸에 보관시키고 조금은 홀가분한 몸이 되어 호텔 옆에 있는 Kremlin In Izmailovo라는 건물을 가본다.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아 신혼부부들이 웨딩사진 찍으러들 와있다. 우리는 천천히 둘러보는데 모두 장사하는 건물들이 기본이다. 시간도 남기에 벤치에도 앉았다가 근처의 공원에 가본다.

 구글지도상 엄청 커보이는데 도심지에 있는 공원임에도 그 크기와 깊은 산속같은 정막과 숲속에 놀란다. 여러 부부와 연인들이 걷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공원은 크고 사람은 많지 않아 우리나라 여자들 같으면 두려움을 느꼈을 만한 장소이다.

휘와 서브웨이에서 아침겸 점심을 먹고 공원을 걷다가 나무와 나무사이를 연결하여 우리나라 유격과 같은 시설을 해 놓고 대부분 아이들을 상대로 체험을 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 체험하는 것을구경하다가 휘에게 해볼 것을 권유한다. 녀석 무서워서 안할줄 알았는데 선뜻 해보겠단다. 한국인은 처음 있던 듯 운영하는 직원도 외국인이라고 신나서 설명한다. 물론 그 친구 영어가 엄청 약해서 몸짓 발짓이 우선한다. 300루불로 휘는 재미난 체험을 한다.

이미 체력 방전이다. 공원은 직선으로 끝까지도 아니고 중간까지 걷다가 왔을 뿐인데...이런 자연환경을 도심지 옆에 가지고 있는 이 나라가 부럽다. 1시경 체크인을 하고 23층의 방을 배정 받는다. 휘는 호텔이 크고 시설이 좋아서 만족해 한다. 실제로 이 동네는 4성급 대형 호텔이 총 4곳이 모여있어서 대부분 관광객이다. 나는 낮잠을 약 2시간 자서 체력을 보충한다.

오후 5시경 휘와 아르바트 거리를 나가 본다. 푸쉬킨 박물관과 빅토르 최 추모벽을 보고 싶어서 간 것이었는데 길을 잘못들어 아르바트는 신아르바트와 구아르바트가 있는데 신아르바트로 가서, 신아르바트를 걸어다니다 구아르바트로 걸어가니 이미 체력이 방전이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러시아 동방정교회의 성당인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을 겉에서 바라만 보고 다음에 다시 오기로하고 8시가 넘어 호텔 근처로 복귀한다.

저녁을 먹기 위해 인도 식당으로 들어온다. 이미 오늘 걸은 걸음수가 30,000걸음이 넘어서 어제에 이어 연속으로 30,000걸음이 넘는, 거리로 20km를 넘게 걸었다.  난 꼬치구이인 샤슬릭을, 휘는 닭튀김과 야채 볶음밥을 주문한다. 빵도 주문했는데 바로 구워 뜨겁고 맛있었다.
둘이 맛난게 먹고, 근처 마트에 들러 조식을 신청하지 않은 관계로  아침으로 먹을 우유, 빵, 쥬스 등을 샀다.

그리고 러시아 온김에 꼭 먹어야 겠다고 생각한 보드카를 한 병 샀다. 이번 여행 내내 먹을 생각으로 구입하였는데 보드카 치고는 고급을 샀다. 보통 보드카는 싼 맛에 먹는 주류인데 보드카 중 가장 좋은 보드카라는 BELUGA를 구입했다. 한국에서는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여기서 1,300루불을 준다. 앞으로 20일을 마실 것이니 그냥 종업원이 권하는 BELUGA를 산다. 아마도 중국인이 선물하려고 산다고 생각했나보다. 지금 샷 한 잔을 따라 놓고 일기를 쓰는데 사실 보드카가 칵테일을 하지 않으면 무색, 무취, 무향이어서 어느 점이 좋은지 잘 모르겠다. 난 싸구려 보드카가 더 좋은 것 같다.

어제 오늘은 무리해서 오늘은 일찍 자고 내일은 좀 편안하게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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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일어난다. 오늘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나 모스크바로 이동하는 날이다. 하루를 온전히 벌기위해 밤기차를 선택했는데 잘한 것인지 모르겠다. 고속 열차로 4시간 이내에 갈 수 있는 곳을 8시간 이상 침대칸으로 간다. 자는 동안 이동하는 것이기에 온전히 하루를 벌 수 있고 숙박비도 줄일 수 있다. 숙박비야 원래 비싼 숙소에서 묵는 것이 아니기에 큰 부담은 아니지만 여러모로 합리적이라 생각했다.

11시경 체크 아웃을하고 짐을 호텔에 맡기고 하루 종일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둘러볼 생각이다. 그러니 11시까지 호텔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어제 빨래한 옷가지는 모두 잘 말라있어서 접어서 배낭에 넣는다. 그외 배낭 밖에 나와있던 소품들을 챙긴다. 휘와 익숙해진 조식을 먹고 들어와 샤워를하고 세면 도구를 챙기고, 마지막 충전용 전원기기들을 정리하여 배낭에 넣으면 마무리가 된다.

마지막으로 4일 동안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던, 보금자리가 되어준 호텔방을 다시 둘러보고 체크아웃을 위해 3층 카운터로 내려간다. 카운터에서는 간단하게 키를 반납하고 배낭을 8~9시 사이에 찾으러 오겠다며 맡아달라고 한다. 밖으로 나오니 비가 오고 있어 쌀쌀하다. 우산을 펼쳐들고 투어 보트를 타러 이동한다.

이제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넵스키 거리가 눈에 많이 익었다. 마치 종로거리를 편안하게 걷는 느낌이다. 대충 어떤 가게와 풍경이 있는지 알게되었고 처음 와서 보았던 상이감은 익숙함으로 변해 있다. 투어보트를 운영하는 곳이 곳곳에 있는데, 우리는 첫번째 수로에 있는 투어보트 매장으로 찾아간다. 어제 갔던곳은 성인 800루불로 기억하는데 여기는 1,000루불이다. 자세히 안내서를 보니 이곳은 1시간 30분 코스이다. 어제의 투어보트는 1시간 코스였다. 휘는 학생 할인을 받아 800루불로 1,800루불을 지불한다.

영어 가이드가 안내하는 보트를 11시에 탑승한다. 그런데 휘는 져지를 입혔는데 나는 긴바지만 입고 반팔로 나왔더니 너무 춥다.

보트 바깥쪽 선석에 앉자 있자니 바람이 몹시도 차갑다. 다른 서양 관광객들은 파카를 입은 사람도 있다. 선내에 들어가 담요를 챙겨나오자 다른 서양 관광객들도 서로 담요를 들고 나온다.

휘와 나는 담요를 둘러 싸고 대지에서 보던 것과는 사뭇 다른 도시의 풍경을 감상한다. 네바강의 수로에 있는 다리들은 높이가 낮아서 머리에 닿을 듯 아슬아슬하다.

네바강의 수로를 지나 본격 네바강에 들어서니 흡사 한강같은 느낌이 다가온다. 이곳을 통해 러시아의 해군이 운용을 할 정도이고 해군 본부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다.

해군 박물관도 이 네바강 옆에 위치하고 있다. 1시간 30분의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니 빗방울이 조금 더 굵어져 있다.

휘와 KFC에 가서 치킨 버거를 하나씩 먹고 나는 다시 호텔로 돌아와 배낭을 열어 바람막이 잠바를 꺼내입는다. 점심을 먹고 나니 아까의 추위는 가셔서 다행이다. 집사람이 딸과의 사진을 보내줘서 통화를 잠깐한다. 한국의 식구들이 보고 싶은 하루이다.

이제부터 무엇을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10시 50분 기차, 뭘하지? 아직 10시간 가까이 남았다. 일단 휘와 갤러리 백화점을 가서 어슬렁 거린다. 러시아에서 아직 담배가게를 만나지 못했다. 길거리 여기저기서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피는데 담배 판매점은 꼭꼭 숨겨두었다. 도대체 어디서 파는지 모르겠다. 백화점에도 마트에도 없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는 길거리 거리마다 가판대가 있었는데, 알마티는 담배가격이 우리 돈으로 6~800원 정도였다. 면세점에서 담배를 사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나라, 필리핀도 그중 하나이긴 하지만, 알마티도 면세점 담배는 2,000원 이상인데 오히려 일반 담배점은 싸다. 희한하다.  다른 백화점에도 가보고 커피도 한 잔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대형 마트에 가서 이곳 생필품들도 구경한다. 마트에서 소주 가격이 무려 8,000원인 것을 보고 놀랐다. 보드카나 와인이 소주보다 저렴하다. 어제 babjip의 소주 가격과 비슷하다. 휘와 커피점에서 커피를 마신다.

커피점에 늘어져 있다가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버스를 타고 네바강 넘어 프리메이슨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뱃머리 등대에 가본다. 뉴튼과 표트르 대제가 비밀회동을 하고 만들었다는 뱃버리등대 뭔가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비밀을 숨기고 있는 도시처럼 비춰지기도 하다. 해군박물관도 가보지만 줄이 길어서 포기한다. 그렇게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그 동안 가보았던 곳들을 걸어서 복기한다. 오늘 투어보트를 타고 또 걸어서 이렇게 복기하니 우리가 그동안 다녔던 곳들이 모두 근처에 모여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제법 큰 도시인데 우리 부자는 서울로 따지면 3박4일을 종로 거리만 다녔던 셈이다. 물론 일기에서도 보이다 싶이 이런 일정만으로도 충분히 알차긴 했다. 나중에 다시 오게 된다면 넵스키 거리를 벗어나 좀 더 넓게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즐기게 되길 바라본다.

저녁은 돌아다니며 간단히 먹기로 하였는데 걷다보니 어제 갔던 babjip 근처를 걷고있다. 휘에게 그냥 다시 가서 한국 음식을 먹자고 했더니 좋아한다. 어제 저녁을 먹은 경험이 있기에 들어가서 제육덮밥을 2인분 주문한다. 역시나 한국음식이다. 맛나게 먹는다. 이집 한국에서 먹는 음식과 거의 동일하게 맛을 낸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인은 거의 없고 모두 러시아인이고 손님도 많은 편이다. 우리가 다먹고 있을쯤 들어온 러시아 처자 두 명은 갑자기 한국말로 전화를 받으며 엄청난 한국어 실력을 자랑해서 휘의 눈을 휘둥그래하게 만든다. 어디서나 알아들을 사람은 알아들을 수 있으니 말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늘도 배부르게 한국식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걷는 저녁 길에서 이제야 담배 가게들도 보인다. 4일만에 적응이다. 8시경 호텔로 돌아가 배낭을 찾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모스크바역으로 향한다. 역은 호텔에서 가까와 쉽게 도착한다. 인터넷으로 예매한 프린트물을 이용해 실물 티켓으로 바꿔야 하는데 어디서 바꿔야 하는지 모르겠다. 두 군데 물어보니 모두 아웃사이드로 나가란다. 역사에 들어왔는데 다시 나가라니... 나가보니 역 옆면으로 티켓 오피스 건물이 따로 있다. 중국처럼  사람들이 매표소 앞에 줄을 서있는데 우리도 줄을 서야하나 망설이다. 자동화 기기가 보인다. 우리는 자동화 기기에서 발권을 하기로 한다. 영어를 선택할 수 있다. 예약 번호와 여권번호를 입력하니 바로 프린트하여 발권해준다. 줄서있는 사람들은 당일와서 구매하는 사람들인 것 같다. 예약을 못한 사람들을 노리는 암표상들도 곳곳에 있다. 이처럼 자동화 기기를 이용하니 편안하다.

다시 여객 터미널로 돌아오니 사람들은 많고 좌석은 부족하다. 휘는 화장실에 다녀오고 싶다고해서 기다리는데 휘가 다시 돌아와서 역 안에있는 화장실도 35루불을 줘야 이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맙소사! 역사안에 있는 화장실도 돈을 내야 한다. 35루불이면 버스비가 30루불이니 적은 돈이 절대 아니다. 러시아와서 느낀 점은 무료 화장실이 보이면 무조건 볼일을 보고 갈 것! 화장실 찾기도 힘들고 찾아도 유료라는점!

휘와 스낵과 간단한 주류를 파는 역사내 바에 들어와 남는 시간 동안 이 글을 적는다. 이제 한 시간 후에 기차를 타고 내일 새벽 7시경 모스크바에 도착할 것이다.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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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한 달을 둘 만 함께해야 한다. 좋기도하고 답답하기도하다. 하지만 휘는 또래의 사춘기 소년들에 비해 잘따라와 준다. 잠을 들 때도, 깰 때도 항상 어른 스럽다.

어제와 같은 아침 조식을 먹고 오늘은 조금 늦게 나가기로 한다. 어차피 에르미타주 미술관은 10시쯤에야 개관할 것이다. 샤워를 하고 부자는 천천히 밖으로 나간다.

아침도 든든히 먹었고 구글 지도는 변함없이 우리편이다. 에르미타주 미술관 찾는 길을 정확히 알려준다. 미술관까지 가는  버스는 많이 있었다. 그중 사람이 덜 많은 버스를 잡아타게 되면 버스로 대략 15분쯤...그리 멀지 않다. 넵스키 대로 끝에 위치 한 어떻게 보면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심가에 위치한 호텔은 여러모로 편리하다. 버스 두 대가 합쳐진 굴절버스를 선택한다. 러시아는 버스를 타면 안내원이 찾아와 버스 요금을 받고 영수증을 발급해 준다. 버스 카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처럼 버스에 비치되어있는 단말기에 카드를 접촉하면 된다. 버스 요금은 30루블로 현재 환율로 550원 정도이다. 환승은 되지 않지만 싸다. 러시아 환율이 좋을 때 버스요금 1100원 정도 였으니, 러시아 환율 반토막은 러시아 인들에게 치명적일 듯 싶다.

에르미타주 미술관, 세계 3대 미술관이라는...사실 누가 1대니 3대니 명칭을 부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건물의 위용이나, 소장품의 가치와 갯수로 봤을 때 대단한, 정말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갈 만한 미술관이다. 사실 세계 3대라는 프랑스 루브르, 대영 박물관, 에르미타주 3군대 모두 약탈의 오명을 벗을 수 없을 것이다. 전쟁 후 혹은 식민정책 이후 각지에서 강제로 빼앗어온 전시물들이지 않는가? 사실 수탈을 당한 역사가 많은 우리로서는 조금은 찜찜해 질 수 밖에 없는 곳이기도 하다.

10시전에 미술관에 도착했으나 10시30분 개장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개관 시간 전에 티켓오피스 앞에 길게 줄을 서고 있다. 만약 방문 예정인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하고 가시길, 줄이 매우 길다. 그것보다 줄이 줄지를 않는다. 10시에 줄을 서서 그렇게 뒤가 아니였음에도 2시간 가까이를 줄을 서 있었다. 그리고 당일 표를 구매하는 분은 전자발권기를 이용하시길... 줄 앞부분에 있었기에 전자발권기보다 빠르게 입장할 수 있을 거란 희망으로 줄을 서 있었으나, 전자발권기가 훨~씬 빠르다. 입장료는 성인 600루불, 국제 학생증은 가진 휘는 무료이다.

대한항공에서 지원하는 한국어 보이스 가이드는 김성주와 손숙씨가 녹음을 하였는데 보증금 인당 2,000루불에 대여료 500루불이다. 녹음 상태가 좋아서 듣기 나쁘지 않았다.

워낙 방대한 예술품을 보유하고 있어서 2일 패스를 가지고 있어도 다 보기 힘들 것 같다. 안내에 따르면 관림을 위한 총길이가 28km에 달한다고하니 상세히 보려면 대단한 체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휘와 나는 중요한 부분 위주로 보았음에도 수박 겉핥기 였다. 점심은 1층 카페에서 샌드위치를 먹었다. 전시물 보는 것도 힘들고 처음 2시간 가까이 티켓을 위해 대기하다보니 다리가 많이 아팠다. 사람들의 관심사가 저마다 다르니 미술품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하지만 당시 재정 러시아의 귀족들은 얼마나 사치스러움을 즐겼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현재 전시물도 일부만 전시한 것인지, 새로운 물품이 계속 운송되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미술관에서 나와 보이는 palace square의 규모 역시 엄청났다. 사람도 많고 광장의 크기도 압도적이다.

 시민문화회관의 석상들은 크기도 크지만 그 석상들 자체가 기둥을 대신하고 있고 여러 건축/예술가들이 수년에 걸쳐 완성 했다고한다. 10개의 석상들은 각 엄지발가락을 만지면 각기의 정해진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 휘와 나는 모든 석상의 발가락을 만지고 돌아온다.

미술관에서 벗어나 예정에는 없었으나 관광 보트를 타고 1시간 정도 수로를 따라 도시를 감상하려고 하였으나 줄도 길어지고 오늘 따라 배를 타려는 관광객이 많이 복잡해져서 내일을 기약하기로 하였다.

숙소로 돌아 온 우리는 빨래를 해두기로 한다. 우리층에 세탁기가 있는 것을 보았으므로 몇 가지 티셔츠와 양말, 속옷을 가지고 세탁기로 가져가 세탁기를 돌린다. 보통 30~60분이면 세탁이 만료되게 마련인데 너무 오래걸린다. 행굼과 탈수만 선택하는데도 오래 걸린다. 물론 그런 일련의 내용은 세탁기가 러시아어로 되어 있어서 구글 번역기의 사진을 문자로 인식하는 기능을 이용하여 알 수 있었다. 작년 중국에서 구입하여 늘 배낭에 넣어두고 있던 빨래줄을 꺼내서 빨래를 널어둔다.
휘와 7시가 넘어서 저녁을 먹으러 밖으로 나온다. 또 케밥이나 샤슬릭을 먹어야 겠지라며 여기저기 기웃거려 본다. 백화점 푸드 코트도 가보나 마땅치가 않다.

다시 구글을 이용하여 한국식당을 찾아본다. 모두 여기서 일정 거리가 있는데 모 블로그에서 넵스키 대로 근처에 Babjip이라는 한국 음식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구글 지도를 꺼내어 확인하니 2호점이 500m이내에 있다. 휘는 신이나서 찾아가자고 한다. 이녀석 아무거나 괜찮다고 하더니 한국 음식이 동하나 보다. babjip을 찾아간다. 러시아 종업원들이 우리말로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니 어색하다.

나는 부대찌게, 휘는 순두부찌게를 주문한다. 휘는 순두부찌게를 앞에 두고 한 숟가락 떠먹더니 매콤한데 맛있다면 연신 웃음이 가시질않는다. 계속 실실 웃어서 내가 놀리니 자신도 왜 자꾸 웃음이 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확실히 가격은 조금 있어서 일반 러시아 음식에 비해서 40%정도 비싸다. 부대찌게 470, 순두부 500 루불이다. 100루불에 현재 1,800원 정도, 보통 2,000원으로 계산하니 찌게 하나가 10,000원 정도이다. 아무튼 김치까지해서 오랜만에 배를 두둘긴다는 표현에 적합하게 배부르게 먹었다. 휘도 매우 만족스러워한다.

숙소로 돌아와 내일은 모스크바로 밤에 기차를 타고 떠나야해서 준비를 조금해야한다. 내일은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맞기고 돌아다니다 기차시간 전에 짐을 찾아서 열차에 타야한다.

10시 30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하늘은 이렇게 아직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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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추적추적 온다. 쏟아 지지는 않지만 충분히 젖을 만큼 온다. 아침 6시에 눈이 떠진다. 한국 시간으론 오후 12시이다. 방학 전인 딸은 학교에서 점심을 먹을 시간이다. 이제 집사람과 통화하려면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어제 12시가 넘어서 잤는데 한국 시간에 적응되어 있는 몸은 6시에 깨어버린다. 서서히 적응하면 나중엔 한국의 시간에 이질감을 느낄 것이다. 막상 비가 오니 무엇을 할까 고민이 된다. 비가 오는데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하는게 나을까? 아니면 오늘 세계 3대 미술관이라고 불리는 에르미타주 미술관을 가는게 나을까? 에르미타주로 결론을 내리고 혹시 월요일 휴관이 아닐까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예상대로 오늘 휴관일이다. 확실히 여행에 익숙해지니 노하우가 생기는 것 같다. 결국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둘러보기로 한다.

휘와 조식을 먹으러 움직인다. 여기 호텔 조식이 생각보다 훨씬 좋다. 계란을 이용한 즉석 음식 혹은 딱 먹기 좋은 것만 갖추어 만족스럽다. 커피도 좋고 갖구운 빵과 햄, 치즈, 오트밀 등도 괜찮다. 우리와 같이 식사하는 사람들은 중년 이상의 서양 부부들이다.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우리포함 3테이블이 전부다. 조용히 맛나게 식사를 한다.

우산을 쓰고 추울 것을 에상하여 점퍼와 긴바지를 입고 출발한다. 숙소 근처에 시티투어버스 sightseeing을 이용한다. 1day freepass 가격이 성인 800, 학생 600이다.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도 하기 때문에 듣는 즐거움도 있다. 일단 전체 한바퀴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곳에 내려 둘러보기로 한다.

투어버스의 출발점은 이삭 대성당인 모양이다. 이삭 대성당에서 한 동안 정차한다. 지도에도 이삭 대성당이 1번으로 표시되어 있다. 우리는 이삭 대성당을 둘러보기로 한다. 성인 250, 학생 150이다. 그런데 나중에 요금표를 자세히 보니 18세 미만 50루블로 표시되어있다. 아마도 자국 청소년을 위한 요금인 것 같다. 아무튼 버스나 성당이나 휘의 국제 학생증은 이용이 가능했다.

이삭 대성당은 이른 시간(10시경)임에도 사람이 적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한 번더 버스가 돌 때 확인하니 우리가 다녀온 시간은 엄청 한가한 편이였던 것 같다. 중국 단체부터 각국의 단체 여행객들로 매표소가 인산인해였다.

이삭 대성당은 지금은 별도의 예배는 진행하지 않고 관광객을 위한 자체 박물관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표토르 대제의 수호성인인 이삭의 이름을 딴 성당이라고 하는데 당대 최고의 성당을 건축하고 싶었는지 각종 부조와 대리석 기둥, 벽화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피라미드 다음으로 가장 많은 돌이 쓰인 건축물이라고 하는데 내외부로 충분히 아름다운 건축물이었다. 휘와 둘러보고 내부 의자에 앉아 한참을 천장을 바라보다가 나왔다. 무언가 뭉클하게 만드는 공간의 힘을 갖고있는 건축과 예술품들 이었다.

다시 버스를 타고 움직이다가 카잔 대성당에서 내린다. 이곳은 현재도 미사가 이루어지고 있고, 우리가 들어간 그 시점에도 미사 진행중이었다.

나는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게 조용히 그리고 경건한 자세를 유지하며 둘러보았다. 확실히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그 도시가 갖고있는 확실한 정체성이 있는 도시인 것 같다.

점심은 휘와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를 사먹는다. 15cm, 30cm를 하나씩 사서 둘이 나누어 먹는다. 크기가 커서 배부르다. 휘에게 5일째 이런 음식만 먹는데 괜찮냐고하자 괜찮긴한데 할머니 비지찌게가 먹고 싶다고 한다.

다음은 피의 궁전에 들러 건축물을 확인한다. 확실히 건축물의 화려함에 사람들이 몰리는 듯하다. 피의 궁전 옆 공원에서 미하일롭스키 정원을 한 바퀴 둘러본다. 비에 젖어 흙과 풀,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냄새가 사람을 안정되게 만든다.

이곳은 화장실 이용하기가 매우 힘들다. 정원에서 화장실을 찾으니 한 곳을 알려주는데 유료다. 소변 한 번 보길 30루불을 인당 지불한다. 우리나라 같으면 관광지에 화장실을 깨끗하고 편하게 지을 텐데 이곳은 돈을 지불하는 관광지에도 화장실이 없는 경우가 있다. 결국 개인이 화장실을 짓고 돈을 받는 시스템처럼 보인다.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하긴 음식점인 서브웨이도 화장실이 잠겨있고 바코드 같은 것을 찍어야 열리는 시스템이었다. 잠겨있어서 이용하진 않았지만...

2시가 넘어가고 피곤해진다. 잠시 숙소에 들어가 쉬다가 다시 나와서 저녁에 돌아볼까 생각해본다. 일단 투어버스를 타고 종점인 모스크바역 갤러리 백화점을 가본다. 백화점은 크고 화려하다. 하지만 우리가 관심있는 부분이 없고 살 것도 아니기에 뭐가 있나 둘러본다.

5층 푸드코트를 둘러본다. 보통 이런 푸드코드면 한,중,일식이 있기 마련인데 한국 음식은 없다. 확실히 여기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한류의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카자흐스탄만 해도 한류의 영향이 조금은 있었는데...문화의 힘이란 총칼보다 무서운 것이다.

확실히 세계의 관광지는 블랙홀처럼 중국 관광객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아니 중국 관광객들이 점령하고 있다고 표현해야 하나? 어디가나 유명 관광지는 시끄러운 중국 단체 여행객이다. 이곳 그 보이지 않던 동양인들이 관광지에 가면 깃발을 따라서 그리고 주차장에 수 많은 관광버스로 차지하고 있다.

휘가 짭잘한 과자를 먹고 싶다고하여 들른 슈퍼마켓에서 라면을 찾아 그냥 저녁은 숙소에서 라면과 간식거리 조금을 먹고 끝내기로 한다. 나도 동의하여 숙소로 돌아와 도시락면과 쿠키, 맥주 한 캔으로 마무리한다. 한국 음식을 먹고는 싶지만 아직 여기 케밥이나 빵과 고기를 곁들인 음식들이 싫지는 않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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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알람 소리에 휘와 동시에 눈을 뜬다. 몸은 무겁지만 정신은 무겁지 않다. 여행이 주는 긴장감은 신체를 뛰어넘는다. 연일 20,000보 이상을 걷고 있음에도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제 저녁에 짐정리는 어느정도 끝냈고 간단한 세면만 한다. 어제 저녁 체크인도 끝낸 상태, 프론트 직원에게 택시를 부탁한다. 첫날 체크인을 도왔던 여직원이 있어서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친구 참 친절하다. 택시가 도착하지 않자 도로까지 나와서 택시 타는 것을 봐준다. 새벽의 호스텔 앞은 토요일을 밤새 클럽에서 놀았는지 꽃을 든 예쁘게 차려입은 아가씨들이 웃고 떠들고 있다. 택시 기사는 가격 흥정이 맞지 않는지 공항으로 이동하면서 여직원과 기사가 통화하고 우리를 바꿔주고한다. 여직원은 공항까지 1,250tz + 콜비400tz를 주라고한다. 처음 도착했을 때 택시비에 비하면 엄청 저렴하다.

공항으로 향하는 새벽의 한가한 도로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도로가 한가해서 생각보다 빨리 공항에 도착한다. 기사에게 2,000tz를 주고 내린다. 거스름돈을 챙기는 것을 보고 그냥 넣어두라고 몸짓으로 표현한다. 기사는 고개까지 숙여가며 고맙다고 한다. 어차피 남아있는 텡게 쓸 일도 별로 없다. 공항에 와보니 지갑에 1,500tz가 남아있다. 지금도 지갑에 그대로 남아있다.

공항 직원들은 친절하고 일처리도 빠르다. 한국에선 큰 문제 없었던 보조배터리를 이 곳에서는 꼼꼼이 확인한다. 그리고 항공셔틀을 타고 우리가 타고갈 비행기까지 간다. 휘는 활주로를 버스로 타고 가서 비행기에 계단으로 오르는 것이 처음이라고 한다. 셔틀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니 알마티의 주위를 둘러싼 텐산의 위용이 장관이다. 이제 알마티와는 헤어진다. 처음이 어렵지 이렇게 적응하고 떠나려니 조금 아쉽다. 아들과 충분히 걷고, 충분히 느꼈던 도시이다. 때도 덜 묻고 친절한 사람들이 있었던 도시로 기억할 것이다.

다시 6시간 가까이를 비행한다. 8시25분 출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10시25분 도착이다. 그 중간 시차로 시간을 번다. 기내식과 맥주 두 캔을 먹고는 안대를하고 두 시간 가까이 잔다. 비행기에서 이렇게 잘잔 것도 오랜만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할 때까지 입국카드를 주지 않는다. 러시아는 입국시 입국카드를 별도로 작성하지 않는 모양이다.

배낭만 매고 찾을 짐이 없기에 가장 먼저 출국장으로 나온다. 휘는 약간 긴장을 한 것 같지만 기대감이 큰 모양이다. 일단 100불 환전을 하고 beeline 통신사를 택해 30gb 심카드를 12,000원 정도에 장착한다. MTC를 장착하고 싶었지만 풀포코 공항엔 MTC가 없다. 한국 통신비가 얼마나 비싼 것인지 알 수 있다. 구글 지도를 이용해 숙소를 찾아가야하기에 차선으로 beeline을 선택한다. LTE가 터져서 매우 빠른 인터넷을 사용이 가능하다. 버스를 타고 전철을 두 번 갈아타면 된다고 구글맵이 친절히 알려준다. 대략 3,40분 만에 숙소에 도착한다.

도착하여 또 이동 중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모습은 완벽한 유럽이다. 더구나 1700년대 차르 표트르 대제가 모스크바에서 이 곳으로 수도를 천도하기 위해 완벽한 계획도시로 설계되어 도로나 건물들의 형태가 훌륭하다. 내가 어려선 레닌그라드로 불리던 이곳. 1900년대 모스크바로 수도가 옮기기 전까지 약 200년을 제정 러시아의 수도였다. 각기의 개성이 있는 사람들이 여유있게 움직이는 모습이 근사하다. 그들을 보라 외모도 근사하지 않는가. 휘는 이제 동양인은 우리뿐이라며 두리번 거린다. 확실히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유럽의 영향권 도시이다. 이제 동쪽으로 우리가 움직임에 따라 중국, 몽골, 고려의 동양권 모습들이 섞일 것이다.

숙소는 Roses Hotel로 고풍스런 건물에 직원들의 영어도 훌륭하고 시설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그런데 내가 예약시 프로모션 할인 금액으로 예약을 해서 그런지 1명만 예약되어있다.

2명이 묶으려면 Extra Charge를 내야한다. 1,400루불을 추가 지불한다. 조식이 포함이고 커피와 차는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기에 괜찮은 조건이다. 휘는 방도 마음에 들어한다.

오늘 마린스크 극장에서 오페라를 예약해 놓은 것을 잊고 있었다. 가장 오래된 마린스크극장1은 우리가 있는 동안 일요일 말고는 볼만한 것이 없어 오늘 예약한 것이다. 발레를 보고 싶었으나 우선 극장을 선택하니 오페라를 예약하게 되었다. 푸시킨의 운문소설에 차이코프스키가 곡을 쓴 <예브게니 오네긴>을 7시에 보기로 했다. 배낭 여행자지만 최소한 예를 갖춰야 겠기에 긴반지를 입고 옷깃이 있는 젊잖은 스타일을 셔츠를 입는다. 휘도 마찮가지이다. 혹시 복장 때문에 입장 불가를 받지 않을까 했지만 특별히 복장을 지적하여 입장을 제한하지는 않는 것 같다. 다만 거의 대부분 여자들은 드레스 스타일을 남자는 양복 스타일의 옷들을 입었다. 극장은 그 자체로 골동품 같고 고풍 스러우며 화려하다. 선택할 수 있는 좌석도 거의 없었지만 일부러 극장 전체 분위기를 느끼려고 2층 앞부분을 선택했다.

막 오르기 조금 전에야 노란 단체복을 입고 어수선하게 입장하는 중국 학생 관람객을 제외한다면 분위기는 내가 원하던 그런 전통적인 오페라 분위기였다. 그런데 문제는 휘가 시차에 적응을 못하고 2막을 시작하면서 졸고 있다는 것이다. 에어컨 공기와 어울려 한기가 느껴지는데 웅크리고 불편한 의자에서 졸고 있으니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중간 3막 쯤에 퇴장하기로 하였다. 휘는 도저히 못견디겠다고 한다. 사실 말도 알아듣지 못하니 그냥도 관심이 없으면 졸음이 올만하다.

극장에서 나와 간단히 길거리 크레페로 요기를 하고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온다. 휘는 양치를 하고는 바로 잠이 들었고 10시인데도 환한 탓에 나는 잠시 밖에 나가 슈퍼에 들른다. 맥주3캔과 물, 오렌지 쥬스를 사려는데 카운터 여직원이 맥주를 가르키며 뭐라고 자꾸한다. 내가못알아 들으니 옆에 있던 사람이 이시간에는 맥주를 구입할 수 없다고 한다. 숙소에서 맥주 한 잔하려면 미리 사놔야겠다.

내일은 비가 오고 온도도 20도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Citytour 버스를 타려고한다. 11시가 넘어가면서 어둠이 서서히 내린다. 백야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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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무엇을 할까....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하는 생각이다. 이렇게 여러날 여행을 하게되면 혹은 한 곳에 여러날 묶여있으면 하게 되는 생각이다.
일단 침대에서 박차고 일어나는 것이 가장 큰 일일 것이다. 오늘은 더울 것 같은 하늘이다. 구름이 높고 청명하다. 이틀은 구름이 많고 비가 간간히 왔는데, 알마티에 도착하고 나서 가장 맑은 하늘이다. 한국에서는 이런 파란 하늘을 기대하는 것이 이제는 힘들어졌다.

일단 프론트에 가서 내일 아침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이른 체크인을 부탁한다. 그리고 아침 8시25분 비행기에 맞춰 공항까지 픽업을 요청한다. 호스텔 직원은 택시를 불러 주겠다고 한다. 가격을 물어보니 2,000tz를 이야기한다. 올 때 택시비에 비하면 아주 저렴하다. 즉시 콜을 외친다. 직원은 5시25분까지 택시를 불러 준다고 한다. 아무래도 가는 시간이 있으니 3시간은 남겨두고 출발하는 것을 권유한다. 나도 충분히 미리 출발하는 것이 좋다. 임박해서 움직이는 것은 체질상 나에게 맞지 않는다.

휘와 오늘 갈 곳을 생각하다가 알마티에 오면 많이들 간다는 메테오 동계 경기장과 침불락 스키 리조트를 가보기로 한다. 프론트 직원에게 버스를 타고 어떻게 가는지 물어 본다. 오늘 프론트 남자 직원이 많이 도와준다. 묵고있는 호스텔에서 전철로 한 정거장 정도를 이동해서 12번 버스를 타면된다고 한다.

아침은 간단하게 먹기로 하고 휘와 길을 나선다. 아침을 먹을 만한 매대가 열린 버스 정류장 근처로 걸어본다. 한 곳의 문이 열려있다. 이곳 카자흐스탄이 그런 것인지 8시가 넘었는데도 문을 연 테이크아웃 식당이 보이지 않는다. 오늘이 토요일이라서 그런가도 생각해 본다. 한 곳을 발견하여, 주문을 위해 손으로 사진을 짚었는데 잘못 알아들어 햄버거가 2개 나왔다. 상관 없다. 햄버거 두 개를 휘와 하나씩 들고, 걸으며 먹는다. 지하철을 타지 않고 걸어서 버스 정류장까지 간다. 꽤 멀다. 아침부터 햇살이 강해서 피부가 타는 것이 느껴진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현금 동전으로 인당 80tz를 내도 되는지 걱정을 한다. 알마티는 버스 기사들이 현금 착복이 심해서 현금 승차가 안되고 모두 버스카드를 이용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버스 카드가 300tz로 한 번 타려고 카드까지 사서 충전하기에는 노력과 비용이 아깝다. 그래봐야 한국돈으로 1,000원에 불과하지만...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결국 손에 쥔 동전을 기사는 잘도 받는다. 카드가 없어도 버스를 잘 탈 수 있었다. 12번 버스의 종점이 메테오 경기장이기에 만원 버스에 몸을 맡긴다. 약 20분을 달려 케이블카 승강장에 도착한다.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한 정거장을 더 가면 종점인 동계경기장이다. 일단 우리는 종점까지 간다.

종점인 메테오 경기장에 내리니 그 주변 풍광이 아름답다. 커피를 한 잔하고 주위를 둘러본다. 지대가 높아서 매우 시원하다. 경기장은 별로 볼 것은 없었다. 물론 우리가 대충 둘러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걸어서 케이블카 승강장까지 내려와 케이블카를 탑승하고 침불락으로 향한다. 인당 왕복 2,500tz의 케이블카는 우리를 해발 2,300m까지 올린다. 주변 풍경이 훌륭해서 연신 감탄을 한다.

케이블카 탑승권을 구매할 때 combo1,2를 같이 구매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combo는 케이블카 종점에서 스키 리프트를 타고 해발 3,000m 이상 스키 활강 지점까지 올려준다. 케이블카 종점에서 구매하면 가격이 훨씬 비싸진다. 그걸 모르는 우리는 리조트까지만 움직인다.

휘는 관광객에게 길들여진 매를 팔에 얹고 사진을 찍게해주는 것을 보고, 해보고 싶다고 해서 1,000tz를 주고 매를 팔에 얹어본다. 잠깐 사진만 찍는 것 이기에 이곳 사정을 감안하면 비싸다고 생각되지만 휘는 꼭 해보고 싶었다고해서 잘했다고 말해주었다. 겨울에 이곳의 풍경과 자연설 슬롭은 장관일 것 같다.

휘가 점심을 여기서 먹고 싶다고 해서 기왕 관광온거 먹기로 한다. 나는 케밥을 아들은 밥위에 고기를 얹은 메뉴를 주문하고 그린티와 맥주를 주문한다. 맛있게 먹고 역시나 8,000tz가 넘는 알마티와서 가장 비싼 밥을 먹는다. 고도가 있어서 그늘에 들어가면 몸아 떨릴 정도로 한기가 느껴진다. 자전거를 타고 눈이 없는 슬롭을 타고 내려오는 사람부터 아래에서부터 배낭을 짊어지고 트레킹을 오는 사람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보인다. 주말이어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이 곳 사람들도 많았다.

올 때는 반대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버스를 타고 우리가 탔던 곳에서 내린다. 음료수를 하나 손에 쥐고 다시 걸어서 숙소를 돌아온다.

숙소에서 세탁기를 사용한다. 300tz를 주면 세탁기를 이용 할 수 있는데 세제도 사용할 수 있어 저렴하다. 세탁을 하고 휘는 빨래를 빨래대에 널어둔다.

저녁 역시 어제 먹었던 동일한 식당에서 동일한 메뉴를 주문하여 먹는다. 마땅한 식당이 없다. 더구나 어느 식당이나 메뉴가 거의 같다. 식당 종업원들이 이제는 우리를 알아보는 눈치이다. 편해졌다. 이렇게 익숙해 지는 것은 좋은 것이다.

식당에서 나오면서 지갑의 카자흐스탄 지폐를 세어본다. 내일 호스텔비 잔금과 택시비를 주려면 환전을 조금 더 해야겠다. 케이블카 요금과 점심값이 컸다. 40불을 환전한다. 남게 환전하면 재 환전하던가 그냥 가지고 가야하기에 얼추 맞춰야한다.
 

저녁 숙소의 옥상은 각국에서온 청년들의 집합소이다. 옹기종기 모여 자신들의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다. 휘에게 내 양말이 하나 빈다고 이야기하고 찾아보지만 양말 한 짝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끼리 이야기하고 있으니 누가봐도 장기 여행자로 보이는 남자분이 말을 걸어온다. 3개월째 네팔에서부터 육로로 여기까지 왔다고 한다. 월요일에 기차로 러시아에 넘어가 발트해와 유럽으로 넘어간다고 한다. 한국에 아내분이 남아있고 혼자 여행 중인데 언제 끝이 날지는 자신도 아직 잘 모르겠다고 한다. 남과 말하기 좋아하는 것이 여행을 정말 잘 할것 처럼 보인다. 이런 성격이 여행에 잘맞는 성격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람이었다. 건강하고 행복한 여정을 기원해 본다.

우리는 내일 새벽에 일어나 아침 비행기를 타면 다시 6시간 정도를 날아 러시아에 들어간다. 이제 부터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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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에 일어난다. 밖은 어둡다. 한국과 3시간 시차니 한국은 6시리라. 얼추 일어날 시간은 맞다.
일어나서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다시 눕는다. 좀 처럼 다시 잠들 것 같지 않다. 몸은 훨씬 가벼워진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다시 눈을 뜨니 5시가 조금 지나있다. 이제는 정말 잠을 다시 못들 것 같아 휘가 깨지않게 조심해서 밖에 나가 본다.
알마티의 새벽은 멀리 근사한 만년설이 보인다. 알마티는 해발고도 700~1,000미터 그리고 고도가 3,000미터가 넘고 그 길이만 2,500km에 달하는 탠산산맥을 끼고있다. 그렇게 깊은 내륙임에도 바람이 시원하고 많이 부는 편이다. 이시각의 기온은 느끼기에 20도 밑으로 느껴진다. 낮에도 한국에 비하면 훨씬 시원해서 걸어다기기 좋다. 오늘은 낮기온이 27도 정도에 바람과 비가 가끔 흣날렸지만 내일은 32도가 될 예보이다.

새벽 공기를 쐬고 방으로 돌아와 일기를 남겨본다. 새벽에 조심조심 적느라고 또한 어제 컨디션 영향으로 날림으로 적어본다. 사실 어제는 특별히 한 것이 없기에... 한국에서 알마티로 오는 이동의 여정이었다.

7시쯤 휘도 깨어나고 오늘의 일정을 생각해 본다. 어제 호스텔 직원이 1박2일 버스투어를 신청하겠냐고 물었다. 우리는 알마티에서는 특별히 하고 싶은 것이 없기에 잠시 고민하다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오늘은 걸어서 알마티 시내를 돌아다닐 예정이다.

아침은 걸어 나가다가 간단히 먹기로했다. 집식구들과 통화를 하고(여긴 아침이지만 한국은 얼추 정오로 가고 있었다.) 간단한 복장으로 카메라 가방만 소지하고 호스텔을 나선다. 오늘 느낀거지만 아무리 미러리스라지만 핸드폰 카메라가 훌륭해서 카메라를 가방에서 꺼낼일이 없다. 당분간은 카메라 가방을 가지고 다닐 일은 없을 것 같다.

아들은 걷기 시작하면서 스마트폰으로 포켓몬 GO를 시작한다. 아침에 포켓몬을 잡는 방법을 연구한 모양이다. 결과적으로 휘는 오늘 하루 종일 걸으면서 포켓몬을 찾으러 다니고, 잡고 다녔다. 오늘 레벨을 5까지 올렸다고 신이 났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 자랑을 꽤나 하는 모양이다.

아침 식사는 제법 커보이는 식당에 들어가서 샤슬릭과 밥이 있는 메뉴를 주문하는데 아침에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침 메뉴가 한정되어 있는데 말이 통하지 않으니 대충 그림을 보면서 주문한다. 결국 휘는 주문이 캔슬되었고 나는 빵과 한국에서는 먹어보지 못한 야채고기스프를 주문했다. 아들과 나눠 먹고 알마티의 홍차를 마시고 나는 에스프레소 인줄 알고 시킨 마치 맛이 아주 진한 쌍화차 혹은 인삼차 같은 음료를 마신다. 홍차는 맛도 좋지만 가격도 우리돈으로 350원 정도여서 한 잔 더 시켜 먹는다.

공원과 거리를 걷다가 구글 지도로 museum 을 찾아서 카자흐스탄 국립박물관을 찾아 걷는다. 휘가 포켓몬 찾느라고 걷는 것을 아주 잘한다. 박물관을 찾은 유치원생들과 함께 입장한다. 외국인은 학생 할인도 없고 가격도 더 비싸서 인당 500tz를 받는다. 인당 1,700원 정도이다. 내국인은 성인은 300, 학생은 200tz를 받는다.

 외국인이라고 공짜거나 할인해주는 한국은 반성해야 한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고 영어 설명도 제한적이어서 눈으로 보기 바쁘다. 이 지역에 살았던 과거 유목민과 훈족에 관련 유물과 근현대에 대한 자료 91년 소련으로부터 독립하면서 정부 홍보성 자료들, 그리고 한국에서 제공한 것 같은 한국의 간단한 역사 문화가 특별 전시 형태로 전시되어 있었다. 한글을 보니 뿌듯해 졌다면 나도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인가 보다.

박물관을 둘러보고 나와서 점심을 먹는다. 이미 충분히 걸어서 좀 쉬어줄 필요가 있다.

점심은 제법 근사해 보이고 가격이 있을 것 같은 레스토랑을 찾아간다. 점심 메뉴 두 종류를 주문한다. 영어를 조금 하는 직원을 배정해 준다. 확실히 고급 식당이다. 그런데 점심 메뉴 가격이 1,500tz에서 형성되어 있어 이 나라 음식 값이 매우 저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000원 정도이니 휘와 둘이 아이스티와 블랙티까지 마시고 10,000원 정도에 성찬을 즐긴다.

맛도 훌륭했다. 과연 한국의 식료품과 음식값이 정상인가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나라 식료품 가격 정도의 나라가 세계에 별로 없을 것이다.

점심 식사 후 전철을 타 본다. 근처 전철역에서 두 정거장을 이동하면 그랜드바자르라는 큰 재래시장이 있다. 이 곳 알마티 지하철은 한국의 기술을 도입하여 우리와 친숙하다 지하철 노선도 짧아서 몇 정거장 되지도 않고 1호선 뿐이지만 정성들여 지어졌다. 지하철 역사도 매우 깊이 지하로 들어가있어서 에스컬레이터로 한참 내려가야 한다.

 이곳의 지하철은 현대로템에서 납품한 차량으로 우리나라 지하철과 완전히 똑같다. 지하철을 타면 타고 있는 외국인들만 아니면 한국의 지하철을 탄 느낌이다.

지하철은 역사에서 80tz를 주면 플라스틱 토큰을 주는데 탈 때 넣고 나면 나올 때는 그냥 나오면 된다. 그걸 모르고 우리는 자판기애서 100tz씩을 내고 카드를 구입했는데 그것은 카드값이었고 지하철을 5회 탈 수 있는 돈부터 카드에 충전할 수 있었다. 결국 우리는 그냥 기념품으로 카드를 간직하기로 했다.
시장은 매우 넓어서 옷가지와 소품들 과일, 육고기, 생선, 잡화 등이 구역을 나누어 팔고 있었다. 우리 전통 시장보다 깨끗하게 구획되고 정리되어 장사를하고 있었다. 우리 부자는 천도 복숭아를 1kg에 400tz에 구입하였다. 얼마티는 사과의 고장이라고 하는데 사과를 좋아하지 않는 우리 부자는 사과를 구입하지는 않았다. 고려인 후손들이 시장 한켠에서 김밥과 우리와는 조금은 다른 김치, 나물 종류를 팔고 있었다. 고기도 1kg에 6,000~7,000원 정도로 매우 저렴했다.

시장 구경 후 비가 오기 시작하여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온다. 이곳을 돌아다니면서 느낀 것이지만 동양계던 러시아계던 남녀가 모두 미남미녀이다. 모댈급 선남선녀도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 일반적인 저사람은 못생겼다고 생각이들 정도의 인물들은 거의 없고 평범한 사람들이 우리 눈에는 잘생겨보인다.

숙소로 돌아와 나는 낮잠을 한 시간 정도 자고 아들은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린다. 확실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스마트폰에서 벗어나기 힘든 모양이다. 저녁을 먹으로 또 돌아다녀 본다. 맥주도 한 잔하고 싶은데 휘는 저녁은 쌀을 먹어야겠다고 한다. 샤슬릭 식당 처럼 보이는 곳에 들어갔는대 메뉴를 한나도 알아볼 수 없고 주변 손님들이 모두 술을 마시는 것이 식당이 아니라 술집 같다. 우리는 미안하다고 하고 나와서 아침을 먹었던 옆식당으로 이동한다. 결국 아침에 주문하려했던 밥과 고기꼬치가 포함된 음식을 주문한다. 야채와 고기, 빵이 모두 입맛에 맞아 맛있게 먹는다. 휘도 만족해하니 다행이다.

오늘 걸은 걸음수를 보니 20,000보가 넘어있다. 둘 다 많이 걸었다. 숙소로 돌아와 천도복숭아를 먹으며 이 글을 적고 있다. 아들과 컴퓨터에 넣어온 드라마나 한 편보고 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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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중국 중원 지방을 방문하고 10월쯤 또 한 번 어머니, 동생, 아들과 배낭여행을 한후 이번 아들 여름 방학을 이용하여 다시 한 번 부자가 배낭여행을 하기로 하였다.아들인 휘와 가고 싶은 곳을 이야기하다가 유럽이나 러시아 지역을 다녀오기로 하였다.나는 어려서부터 영화 닥터지바고나 고려인들의 중앙아시아 강제이주의 영향으로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보고 싶었다.결국 우리 부자는 시베리아횡단열차를 처음부터 끝까지 타보기로한다.일정은 인천에서 카자흐스탄 알마티 - 상트페테르부르크 - 모스크바 - 노보시르비르크 - 이츠부르크 - 하바롭스크 - 블라디보스톡 - 인천의 여정이다.구매한 상트페테르부르크 비행기가 알마티를 경유해서 경유하는 김에 3박4일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Stopover(Startover)하기로 하였다.회사 김부장이 고맙게도 아침에 공항버스 출발지까지 태워다 줘서 바로 버스를 타고 공항까지 온다. 몇 년 전부터 공항을 무척 자주와서 낮설음이나 어색함이 없다.인천공항에서 Airastana 항공의 여객기에 오른다. 좌석은 미리 정했고 역시나 우리 부자 배낭만 짊어졌기에 짐을 별도로 붙이지 않고 간단하게 수속을 마친다. 카자흐스탄이나 러시아로 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엄청난 캐리어와 짐을 가지고 있어서 수속시 한참을 줄을 서서 대기한다. 한 시간을 넘게 체크인에 허비했다. 덕분에 휘와 점심을 간단하게 먹고 타려는 계획은 기내식을 먹기로 하였다. 휘가 배가 많이 고파해서 도넛 2개와 음료수를 사준다. 기특하게도 역시나 휘는 참을 성 많게 내가 하자는 대로 잘따라준다. 같이 여행하고 싶은 일순위 인물이다.아침부터 아랫배가 더부룩한게 컨디션이 시원찮다. 체했나 싶어서 약국에서 약을 사먹고 6시간 45분을 비행하는 기내에서 고생할까 싶어 살짝 걱정이 된다.

카자흐스탄 국적기인 Airastana는 시설이나 서비스가 좋은 편이다. 식사나 음료 서비스도 좋다. 기내에서 2시간 정도 잠을 잤다. 배앓이는 약을 먹고 조금 가라앉았다. 휘는 기내식을 신나게 먹고는 안대를 하고 귀마게 까지하고는 실컷잔다. 도착하기 30분전쯤에야 잠에서 깬다. 부럽다. 알마티에 도착하기 전에 보이는 우랄산맥의 만년설이 근사하다. 나중에 중앙아시아 종주를 해보고 싶은데 가능할까 싶다.알마티 공항 입국직원은 초짜인지 아들은 쉽게 통과했음에도 나에게는 비자를 찾는다. 한국은 무비자 입국이라고 해서 여권에서 비자를 찾고 있다. 지금 글을 적으면서 생각해보니 인천에서 출국시 자동출입국 심사로 나왔기에 출국 도장이 없어서 묻는 것이었던가 싶기도하다. 아무튼 어렵게 심사대를 나와서 환전을 일단 100달러 한다. 카자흐스타이나 러시아나 화폐가치가 많이 떨어져서 우리같은 여행객은 참 좋다. 5gb를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심카드을 구매하고 여직원에게 세팅을 부탁한다. 가격은 유심비와 5기가의 데이타까지 1800텡케(TZ)정도한거같다. 1000텡게가 3,400원정도이니 6,000원 정도에 3박4일 데이타를 쓸 수 있다. 무려 LTE도 잡힌다. 물론 지금까지는 되는 곳이 있고 3G로 잡히는 곳도 있다. 알마티 관광안내 지도 등을 받고 안내 직원에게 공항 셔틀을 물어보니 오늘은 끝났단다. 여기시간으로 6시도 안됐는데...사전 조사에서 시내까지 80텡게에 79번버스를 타면 된다고 조사했음에서 몸이 몸살이 온 것처럼 힘들어서 또 버스카드사고 버스타고 숙소 찾기 위해 걷고 찾는 것이 귀찮게 느껴져서 택시를 타기로한다.

우리나라 돈으로 10,000~15,000원 정도면 가는 것으로 알기에 30분이면 가는 택시를 선택했는데 이 기사들이 우리에게 바가지를 씌웠다. 택시기사에게 숙소이름인 Skyhostel을 아냐고 물었더니 안다고해서 얼마냐고 했더니 1,000탱게라고한다. 너무싸다. 공항 공식 택시였는데 3,400원에 간다고? 몇 번을 더 물었지만 그렇단다. 내 컨디션이 좋았다면 분명 정확히 짚고 넘어갔을텐게 그냥 우리 부자 택시에 탄다. 택시는 우리나라 총알택시 수준으로 날아서 숙소에 데려다 준다. 이놈들 숙소 위치도 모르고 있어서 내 구글 지도를 확인하여 데려다준다. 도착하여 영수증이라며 써주는데 1km에 1,000텡게란다. 17,800텡게를 내란다. 몸도 시원찮은데 이것들이 사람이을 뭘로보고... 따지는 것도 짜증나고 비도 오고 있어서 10,000텡게를 주고 끝냈다. 결국 34,000원을 주고 온 것이다. 여행 첫날은 항상 적응 시간이 필요한 모양이다.

SkyHostel Almaty는 알마티 숙소 검색에서 별점이 가장 높은 숙소였다. 가격대비 위치가 좋고 영어를 하는 직원이 있으며 깨끗하고 친절하다는 평이었다. 와 보니 나쁘지 않은 가격에 깔끔한 숙소였다. 물론 호스텔치고는 말이다. 우리는 2인실 트윈룸을 예약했다. 혼자온 세계각지의 여행자가 많은 듯했다.

일찍자야겠다는 생각으로 휘와 물을 사고 저녁을 간단하게 먹었다. 컨디션 때문에 자세히 메뉴도 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둘이 1,600텡게로 맛나게 먹고 나왔다.숙소로 돌아와 약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내일은 컨디션을 회복해야 할텐데...휘는 포켓몬을 내일부터 잡으러 다니겠다고 신나한다. 포켓몬고가 한국에서는 속초 지역만 된다지만 여기서는 곳곳에서 나타난다. 아마 내일은 걸어서 알마티 도심 지역을 돌아다닐 것이고 포켓몬도 잡고 맛난 것도 먹을 생각이다. 휘가 알마티라는 도시가 마음에 든다고 한다. 고려, 중국, 몽골인들이 섞인 동양 외모와 러시아의 서양외모를 한 사람이들 온전히 섞여있다. 우리 부자가 다녀도 이곳 동양계의 얼굴이 많아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 그리고 확실히 선남선녀들이 많다.  오늘은 이동하는데 모든 힘을 다써서 내일부터가 본격적인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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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인 마지막 날짜가 되었다. 초심과는 조금 변한 마음가짐이다. 처음 칭다오에 도착했을 땐 저녁 기차까지 남은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하여 그 무거운 배낭들을 들고서 칭다오 시내를 열심히 걸어다녔었다. 하지만 오늘은 별로 무언가 보기 위하여 바쁘게 몸을 움직이고 싶은 마음이 없다. 23일간의 장정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 집사람은 어머니 잘 모시고, 딸과 잘 지내고 있으니 한달 가까이나 잘 다닐 수 있었다.


오늘은 급할게 없기에 아침에 늦장을 부려본다. 9시가 넘어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오늘은 오전에 공항버스 타는 곳과 시간을 눈으로 확인하고, 아침을 먹고, 시장에 가서 기념품을 살만한 것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다. 어제 먹은 그 맛좋았던 칭다오 생맥주에 속이 부글거린다. 공장옆에서 바로 먹는 생맥주라서 효모가 살아있었나보다. 휘와 칭다오 기차역으로 걸어간다. 대략 여유있게 걸어서 25분쯤 걸린다.


공항버스 매표소는 칭다오역을 바라보고 왼편 끝에 있다. 5시 3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9시 30분까지 있다. 그 후는 30분 간격이다. 우리는 9시 50분 비행기라서 한 시간 이동 시간을 감안해 6시 30분 버스를 타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는 상황을 봐서 택시를 이용해도 무방하다. 택시를 타도 100원 안에 갈 수 있을 것이다. 버스비도 둘이 40원이다.


칭다오 역에서 찌모로 시장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어제 발견한 바로는 걸어가도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이다. 첫날은 버스를 타고도 엄청 멀게 느껴졌는데...


걷다가 코코에서 버블티도 한 잔 사먹는다. 달고 맛있다. parkson백화점에 들러 푸드코트를 찾아본다. 오늘은 시원한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아침겸 점심을 해결하기로 한다. 6층 푸드코트에 도착하니 한국 음식점이 있다. 물론 한국인이 주인처럼 보이진 않지만 왠만한 한식은 모두 있다. 휘는 순두부찌게를 시키고, 나는 다른 가게에서 그 동안 한 번쯤 먹고 싶었던 칭다오가 전문이라는 파이구이판을 시킨다. 순두부찌게는 맛있지는 않지만 흉내를 잘내서 그럴싸하다. 확실히 중국 음식의 국물맛과는 다르다. 파이구이판은 감자탕에 쓰이는 돼지뼈를 주는 것인데 이집이 별로인 것인지 딱히 맛나지 않는다. 보통의 백화점 푸드코트들이 맛이 비슷한가보다. 딱히 맛나지 않은... 아무튼 38원에 두 명이 한 끼를 해결한다.

다시 걸어서 찌모루시장에간다. parkson에서 걸어서 대략 25분쯤 걸린다. 도착하니 21일전에 왔던 곳인데도 어제 왔던 곳 처럼 익숙하다. 우리집 꼬마들 기념품이나 하나씩 사줄까하고 왔는데 정말 사줄 것이 하나도 없다. 부피가 있는 것은 배낭여행족이 가져갈 수가 없다. 결국 빈손이다. 나중에 한국에서 뭘하나 사주던지 해야 겠다.

호텔로 돌아와 더운 여름 태양을 피한다. 이제 저녁에 나가서 밥을 사먹고 나면 중국여행도 마무리된다. 내일은 새벽에 공항에 가서 집으로 돌아가는 일뿐이다. 나에게는 처음으로 하는 배낭여행이었다. 확실히 처음이라서 그런지 이제는 집이 그립다. 한국 음식도 그립다. 다음번에 이렇게 장기로 배낭여행을 하게 되면은 아마 조금은 더 성공적으로 짐을싸고 계획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행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는가 되 물어본다. 이번 중국여행은 알차기도 했고 이만하면 충분히 안전하게 별탈없이 아들과 잘지냈다. 아쉬운 점은 국내에서 데이터 유심을 사지 못한 것이다. 데이터만 됐어도 지도 어플과 간단한 검색을 통애 몸이 덜 피곤했을 것 같다. 올해 어머니와 대만에, 집사람과 일본에 다녀올 생각인데 이렇게 한 달씩가는 여행은 아니지만 휘와의 시행착오를 잘 기억해서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 휘는 아빠를 너무 믿어서 자기 주도적으로 여행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녀석 기특하게도 아주 든든하고 믿음직 스럽게 잘 해줬다. 내년, 후년에도 아빠를 따라서 방학에 움직여 주려나 모르겠다. 휘는 사춘기를 잘 이겨내고 있으니, 다음번 여행도 이번처럼 잘해주리라 믿는다.


저녁에 마지막으로 중국의 밤거리를 걸어본다. 바닷가에 나가 핫바도 하나 사먹고 악세사리샵에 들러 아이들줄 악세사리도 두 개 산다.



저녁은 왠지 입맛이 없어서 고민하다가 백화점 푸드코트로 가서 회전식 샤브샤브를 먹는다. 나는 맛이 별로였는데 휘는 맛있다고 먹는다. 중국에 있는 동안 휘가 큰 불만없이 아무거나 잘먹어서 다행이었다.ㅑ 이것으로 중국에서의 마지막 저녁까지 끝냈다. 9시 30분이 되어 호텔로 돌아왔다. 중국에서의 생활도 어느정도 정리가 된셈이다. 이제는 한국으로 돌아갈 짐정리를 하고 씻고 일찍자야 겠다. 내일도 새벽부터 바쁜 하루가 될 듯하다.
Posted by 휘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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